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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에 빠진 어머니의 딸로 산다는 것 (1)
조민기 기자 5b2f90@naver.com
2015년 11월 18일 20시 19분 입력
▲ 박서연(가명)씨의 일기장

“엄마, 누가 뭐래도 누가 손가락질해도 나는 엄마 딸로 태어난 것 절대 후회 안 해요. ‘엄마가 (신천지에서) 돌아오게 해주세요’라는 기도보다 ‘엄마가 돌아왔을 때 힘들어하지 않고 더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 모든 일이 우리 가정의 간증이 되게 해주세요’라고 기도할게 그리고 너무 늦게 돌아오진 않았으면 좋겠어 엄마 사랑해”

청소년 시절부터 청년이 된 지금까지 7년 이상을 신천지에 빠진 어머니와 함께 지내는 박서연(가명)씨가 있다. 밤마다 박씨의 손을 붙잡고 “진짜 하나님을 믿게 해주시옵소서”라고 눈물로 기도하는 신천지에 빠진 어머니. 그런 어머니 때문에 박씨는 또다시 눈물로 기도한다.

우연히 알게된 신천지, 우연을 가장한 신천지

▲ 어머니께서 공부하시는 신천지 교육자료

박씨가 17살이 되던 여름, 박씨는 어머니의 방에서 신천지 책자를 발견했다. 박씨는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을 돕기 위한 자료일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책자를 발견하고 며칠 후 어머니께서는 박씨에게 “여기 있는 책자 봤니?”라고 물으셨다. 박씨는 “응 봤어 그런데 엄마 이거 믿어?”라고 되물었다.

어머니는 망설이시다가 “응 믿는다”라고 답변하셨다. 박씨는 “가슴이 찢어진다, 눈 앞이 캄캄하다라는 표현을 이럴 때 쓰는 구나 싶다”라고 고백했다. 박씨는 어머니께서 신천지에 빠졌다는 사실을 부정하고 싶어 어머니가 보는 앞에서 책을 찢고 던지며 울었다고 했다.

박씨의 가족들도 어머니가 신천지에 빠진 것을 알게 되었다. 어머니는 외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신 후 우울증이 찾아와 기도원을 다니셨다. 어머니는 기도원에서 우연히 한 전도사를 만나게 되었다. 어머니는 그 전도사의 소개로 심리상담을 받고 자연스럽게 성경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렇게 어머니는 신천지에 빠졌다.

어머니는 가족의 염려에도 신천지 활동을 더 활발하게 하셨다. 밤낮없이 신천지 성경공부를 하셨다. 포교를 위해 ‘선교사의 아내’, ‘사업가’ 등으로 신분을 바꿔가며 포교하시는 어머니를 볼 때면 박씨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만 같았다고 했다.

신천지 출석을 강요하는 어머니
어머니가 신천지에 빠지고 박씨의 가정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어머니와 아버지 간의 부부싸움은 하루에도 수차례 이어졌다. ‘이혼’하자는 말도 오갔다. 아버지께서 신천지에 출석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어머니는 박씨를 포교하기 위해서도 노력했다. 학업이나 진로,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다가도 어머니께서는 “진짜 하나님을 믿어야 한다. 신천지에서 성경을 배워야 한다”로 맺으셨다.

박씨가 뉴스를 보고 있으면 어머니께서는 “나라가 시끄러운 이유는 사람들이 신천지를 믿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말씀하셨다. 개그 프로그램을 보고 있으면 “개그 프로그램보다 재미있는 건 신천지 성경공부다”라고 이야기하셨다. 박씨가 큐티를 하고 있으면 “넌 무슨 뜻인지 제대로 알고 그런거 하냐?”고 비꼬셨다.

박씨가 봉사활동을 하고 오는 날이면 “너의 정신은 아름다운 신천지 정신과 딱 맞는데 기성교회에 있어서 너무 아깝다”라고 아쉬워하셨다. 때로는 어머니의 말씀에 짜증을 내기라도 하면 “너희 교회 목사가 그렇게 가르치더냐?”라며 언성을 높이셨다.

박씨는 어머니가 일상적인 이야기를 할 때와는 다르게 종교적인 이야기가 나오면 눈빛부터 달라진다고 했다. 때로는 내 가족이 아닌 느낌이 든다고 했다. 박씨는 “도저히 딸에게 할 수 없는 말을 내뱉으시는 어머니를 보면서 과연 교회와 가정 중에 무엇이 더 중요한 것일까?”라는 의문이 든다고 했다. 박씨는 이런 어머니 때문에 몸과 마음이 너무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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