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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희의 필리핀 민다나오와 UN 행보 의문 투성
민다나오는 여전히 불안, UN 연설자 명단에도 없어
조믿음 기자 jogogo@hanmail.net
2015년 11월 30일 14시 50분 입력
▲ 이만희씨가 제70차 UN총회에서 평화연설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출처: HWPL 홈페이지).

이만희씨가 외국을 다니며 (사)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HWPL)을 앞세워 평화운동가를 자처하고 있다. 신천지는 이씨가 그 누구도 해내지 못한 아시아 최대 분쟁지역 민다나오에서 평화협정을 이뤄냈고, 제70차 유엔총회에서 평화연설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다나오 평화협정?
필리핀 민다나오는 지난 수십 년간 정부군과 이슬람 반군, 공산 반군간의 충돌로 15만 명 이상의 사상자를 낸 분쟁지역이다. 필리핀 정부는 오랜 기간 반군단체와 평화협정을 맺기 위해 애써왔다. 몇 번의 협상실패 끝에 작년 1월 25일, 필리핀 정부는 이슬람 반군단체인 모로이슬람해방전선(MILF)과 평화협정에 합의한다고 발표했다. 그로부터 두달 뒤인 3월, 평화협정이 체결됐다.

그런데 난데없이 신천지가 끼어들었다. 신천지는 정부와 반군단체가 맺은 평화협정에 이만희씨가 결정적이고 실제적인 역할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수 개월간 「천지일보」의 보도를 종합하면 이렇다. ▲필리핀 정부는 1997년부터 이슬람 반군단체 모로이슬람해방전선(MILF)과의 평화협정을 꾸준히 진행했지만 실패했다 ▲이만희씨는 민다나오의 각 종교 대표자들을 초청해 평화협정문에 서명할 수 있도록 설득했고, 지난해 1월 24일 전쟁종식과 세계평화협약에 합의했다 ▲이만희씨가 이끌어낸 민간 평화협정을 계기로 바로 다음날(1월 25일) 정부군과 반군이 공식 평화협정을 맺었다 ▲이만희씨는 민다나오의 평화를 이끌어낸 실질적인 인물로 업적을 인정받았다.

신천지 신도들은 보도를 기초로 “이만희씨가 필리핀 정부도, UN 등 국제기구나 교황도 해결 못한 필리핀 민다나오에 정부군과 반군 사이의 평화협정을 이끌어낸 장본인”이라고 믿고 있다.

하지만 이는 신천지의 교묘한 왜곡일뿐이다. ‘실상’은 이렇다. 정부와 반군 사이의 평화협정은 현 필리핀 대통령인 베니그노 노이노이 아키노가 오랜 세월 공들여 추진해온 정책이다. 아키노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 중 민다나오 내전을 종식시키기 위해 애써왔다. 특히 지난 2011년 8월, 일본에서 극비로 진행된 아키노 대통령과 MILF 무라드 의장의 회담은 평화협정의 촉매제가 되었다.

▲ 필리핀 정부와 MILF의 평화협정 서명식이 지난 2014년 3월 27일, 필리핀 마닐라 대통령궁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무라드 MILF 의장, 라자크 말레이시아 총리,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 델레스 평화협정 담당 보좌관(출처: voakorea.com)

그런데 신천지는 이만희씨가 작년 1월 24일 민간차원에서 이뤄진 협정이 1월 25일 평화협정발표에 결정적 영향을 줬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만희씨가 민간평화협정을 체결한 곳은 필리핀 민다나오고 정부와 MILF가 평화협정합의를 발표한 곳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르다. 제3국에서 열리는 정부 차원의 협정에 하루전날 열린 민간차원의 행사가 영향을 줬다는 주장은 터무니없다. 이만희씨가 현지 민간단체들과‘무엇을’ 해놓고 자신이 평화협정을 이룬 것 마냥 포장하는 건 상식에 어긋나는 일인 동시에 이 일에 오랜 기간 힘써온 필리핀 정부와 대통령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

본지는 주한 필리핀 대사관에 이만희씨와 HWPL의 활동을 알리고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대사관 관계자는 (신천지가 주장하는) 민다나오에서 진행된 민간차원의 평화협정에대해서 전혀 인지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한편, 이만희씨는 지난 5월, 「천지일보」를 통해 “필리핀 민다나오 섬이 세계 최고의 분쟁지에서 평화의 지역으로 탈바꿈됐다”고 밝혔다. 정말 그럴까? 민다나오는 정부와 MILF와의 평화협정에 반대하는 이슬람 무장세력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또한 평화협정에 불만을 품은 일부 MILF 내부자들과 경찰의 충돌로 경찰관 수십 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민다나오의 상황은 또다른 이슬람 반군 세력인 모로민족해방전선MNLF, 아부샤아프, 필리핀공산 반군 NPA 등으로 인해 여전히 불안정하다.

UN에서 평화연설?
제70차 유엔총회가 지난 9월 15일부터 10월 9일까지 미국 유엔본부에서 진행되었다. 「천지일보」는 이만희씨가 유엔에서 평화메시지를 전했다고 보도했다. 「천지일보」는 “(사)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HWPL) 이만희 대표와 평화사절단이 유엔에서 열린 ‘글로벌피스리더십 컨퍼런스’에 참석해 평화의 메시지를 전했다. HWPL에 따르면 이 대표는 지난달 28일 유엔에서 진행된 컨퍼런스에서 기조발제에 나서 ‘유엔과 국제기구의 역할’에 대해 연설했다”고 보도했다. 정말 이만희씨는 유엔에서 연설했던 것일까?

제70차 유엔총회 일정표Conferences, Meetings and Events, http://www.un.org/en/events/에는 글로벌피스리더십 컨퍼런스라는 행사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즉, 공식일정이 아니었다는 뜻이다.

유엔 홈페이지에 따르면 70차 총회에서 공식적으로 연설한 한국 사람은 박근혜 대통령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밖에 없다. 총 37명의 연설자 명단에 한국인은 박근혜 대통령과 반기문 사무총장만이 있을 뿐, 이만희라는 이름은 보이지 않는다(http://gadebate.un.org/).

▲ 「NEWSDAY」는 HWPL에서 행사를 주관했다고 보도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글로벌피스리더십 컨퍼런스) 행사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스케쥴표에 없으면 신뢰하기 어렵다며 한국 사람 중에 민간단체장이 유엔에서 연설한 전례는 없다고 전했다. 한 외국 언론의 기사에 따르면 글로벌피스리더십 컨퍼런스는 유엔이 아닌 HWPL에서 사적으로 주관(hosted)한 것임을 알 수 있다.

가출, 학업포기, 가정파괴의 온상으로 여겨지는 사이비종교 신천지와 교주 이만희씨. 그리고 그의 측근이자 신천지 실세인 김남희씨. 이들은 평화를 이루는 ‘종교대통합’이라는 이뤄지지도 않을 황당한 목표를 세워 교묘하게 신도들을 세뇌시키고 있다. 신도들은 이씨의 행보에 열광하며 더욱 신천지에 빠져들고 그런 신천지인을 가족으로 둔 피해자들의 신음은 날로 깊어진다.

신천지 신도 약 14만 명. 매년 신천지로 포교 되는 예비 신천지인 약 2만 명. 그로 인한 피해자가 수십만 명. 이것이 현실이다. 국민이 아파하고 국격이 훼손됨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종교의 자유를 운운하며 이들의 활동을 수수방관해도 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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