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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피해자, 가스 분사기 사용 정당방위 무죄!
조믿음 기자 jogogo@hanmail.net
2016년 02월 03일 16시 33분 입력

폭행을 당했다. 오물을 뒤집어썼다. 위치추적기로 감시를 당했다. 신천지 피해자 A씨가 신천지 신도들로부터 당한 일이다. 억울하고 분하지만, 내 가족을 지키고 누군가가 사교에 미혹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시위는 멈출 수 없었다. 여느 때처럼 시위 도중 신천지 신도들과 충돌이 일어났다. A씨는 호신용 가스분사기를 사용했고, 이는 재판으로 이어졌다.

폭행, 오물투척, 위치추적기 피해가 원인

A씨는 시위 도중 발생하는 신천지 신도들의 방해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신도들은 A씨에게 폭력을 행사하거나 오물을 투척하기도 했다. 심지어 한 신도는 A씨의 차량에 위치추적기를 달아 감시하는 범죄행위까지 저지르며 A씨를 괴롭혀 왔다. A씨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호신용 가스분사기를 소지할 수밖에 없는 이유였다.

▲ 시위하는 A씨에게 오물을 투척하는 신천지 신도

지난 2014년 4월 24일, A씨는 강원도 속초시의 한 신천지 센터에서 시위를 진행했다. 역시나 신도들의 방해가 이어졌다. 신도들이 A씨를 둘러쌌다. 한 신도는 “이리와, 이리와 XX야 너 오늘 죽었어”라고 위협하며 A씨의 목과 팔 부위 등을 붙잡고 공터 쪽으로 끌고 갔다. 이 과정에서 A씨의 안경이 파손됐다. 신변의 위협을 느낀 A씨는 신도 두 명을 향해 가스분사기를 사용했다.

1심은 유죄, 2심은 무죄

사건은 재판으로 이어졌다. A씨에게는 상해와 폭행 혐의가, A씨를 직접적으로 폭행한 신천지 신도에게는 상해 혐의가 적용됐다. 춘천지방법원 속초지원은 A씨와 신도에게 각각 7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두 사람 모두 정당방위를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두 사람은 즉각 항소했다.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은 지난달 7일, 항소심에서 A씨의 정당방위를 인정해 무죄를 선고했다. 신천지 신도의 항소는 기각해 A씨의 판결만 결과가 뒤집어졌다. 1심과 2심은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2심은 1심 판결보다 당시 상황을 아주 상세하게 묘사했다.

1심: 물리력 행사에 대비하여 가스분사기를 미리 소지하고 있었던 사정
2심: 피고인이 사용한 가스분사기는 사전에 호신용 분사기로 허가를 받아 소지하고 있었으며 살상을 할 수 있는 성능을 갖춘 가스총과 달리 호신용으로서 사람의 활동을 일시적으로 곤란하게 하는 취루 또는 질식 등의 작용제를 분사할 수 있는 기기인바, 발사된 약제는 ‘인체에 무해한 분말 또는 천연액체’로 보이는 점

1심: 피고인 측이 당시 상황에 비추어 경찰에 신고하기에 특별한 지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고 곧바로 경찰관이 출동했던 사정
2심: 피고인은 폭력을 당하는 와중에 경찰에 신고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고, 설령 신고할 수 있었더라도 경찰이 바로 도착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려우며, 실제로 신고가 되고 수 분후에 경찰이 현장에 도착하였으므로, 피고인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하여 경찰에게만 의지할 수 있었던 상황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1심: 피해자 김00을 비롯한 조00 측 일행이 추가적인 물리력을 행사하지는 않았는데도, 피고인은 자신에게 물리력을 행사하는 조00에게 뿐만 아니라 물리력을 행사하지 않은 김00에게도 미리 소지한 가스분사기를 발사한 사정
2심: 비록 김00은 000(A씨)에게 직접적인 물리력은 행사하지 않았으나 조00 바로 옆 내지 뒤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000(A씨)이 수차례 비키라고 외쳤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000(A씨)에게 다가갔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 000(A씨)으로서는 만일 자기가 가스분사기를 얼굴 외의 부분에 분사하거나 아예 가스분사기를 사용하지 않고 자신의 신체만으로 저항하면 오히려 조00과 그 일행으로부터 더 큰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는 공포심을 충분히 느꼈을 수 있는 점

또한 ▲ 당시 피고인(A씨)은 합법적인 방법으로 시위하고 있었음에도 신천지 측에서 이러한 피고인(A씨)의 시위를 저지하려는 과정에서 이 사건이 발생한 점 ▲ 피고인(A씨)은 이 사건 전에도 신천지 측으로부터 여러 차례 폭행 내지 협박 등을 당하였던 점 등은 2심 판결문에서 새롭게 추가된 내용이다.

부적절한 공소장 표현들

1심에서 검사의 공소사실을 보면 적절치 못한 단어들이 등장한다. 첫째, 가스총. 검사는 범죄사실에서 “A씨가 미리 준비한 가스총을 소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우리나라의 총포. 화약류 등 단속법에 따른 시행령 제3조, 같은 시행령 제6조의2에는 ‘가스총’과 ‘가스분사기’를 구분하고 있다. 가스총은 호신용이라 볼 수 없다. 가스총은 사람이나 가축을 살상할 수 있는 성능을 가진 공격형 기기다. A씨가 지니고 있었던 것은 호신용 가스분사기다.

둘째, 비방. 검사는 A씨가 “신천지교회를 비방하는 내용의 피켓을 휴대하고”라며 범죄 사실을 밝혔다. 하지만 비방보다 비판이라는 단어가 적절해 보인다. 신천지 피해자들은 까닭 없이 신천지와 교주 이만희씨를 ‘비웃거나 헐뜯지’ 않는다. 피해자들은 신천지의 교리와 행위가 ‘옳고 그른 것인지를 판단하고 잘못된 점을 지적’해 비판하는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신천지의 실체를 알리는 공익적인 목적이다.

A씨는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것보다 공소사실에 사실이 아닌 부분이 많은 것이 더 답답했다. 공소사실이 수정되고 난 이후에도 내 행위가 범죄라면 당연히 처벌을 받겠다는 마음이었다”고 전했다.

▲ 신천지는 A씨의 부모님 집 앞에서도 시위를 했다. 시위의 책임자인 원주 빌립지파 섭외부장 김모씨는 모욕죄로 70만 원의 벌금형에 처했다.

신천지 피해자들은 신천지로부터 협박, 폭행, 고소 등의 괴롭힘을 당해왔다. 가족을 찾겠다는데 “얼마 받고 시위하는 아르바이트생이냐”라는 모욕적인 언사도 들었다. 이번엔 적극적인 대응이 있었고, 결국 정당방위로 무죄 판결을 받았다. 무죄 판결 자체가 신천지 피해자들에게 위로요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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