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보기 작게보기
페이스북
인터넷 정보를 통한 극적인 신천지 탈출
최상민(가명) hd4391@hdjongkyo.co.kr
2017년 04월 05일 19시 59분 입력

2013년 1월, 제가 막 스무 살이 됐을 때입니다. 당시 교회에 다닌 지 1년도 채 안 된 초신자로 열심을 품고 하나님을 알아가는 중이었습니다. 궁금증이 많아 교회 전도사님이나 형들에게 성경에 대해 이것저것 묻곤 했습니다. 이상하게도 그분들의 대답은 어딘지 모르게 시원치 않게 느껴졌습니다. 저의 신앙적 질문에 제대로 대답해주는 사람이 없는 것 같았습니다.

 

저와 비슷한 시기에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던 친구에게 이러한 고민을 털어 놓았습니다. 그 친구는 자기 친척 언니(이하 A)가 성경에 대해 잘 안다면서 만나볼 것을 권유했습니다(친구의 친척 언니는 신천지였습니다.). 당시 저는 신천지, 하나님의교회, 통일교 등이 이단이고, 거기에 빠지면 안 된다는 것은 알았지만, 이단들이 어떤 식으로 접근하고, 어떤 교리를 가르치는지는 알지 못했습니다. 무엇보다 신천지가 ‘우리는 신천지에서 나왔습니다’라고 처음부터 자신의 신분을 밝히고 활동하는 줄 알았습니다.

 

별다른 의심 없이 친구의 친척 언니를 만났습니다. A를 만나자마자 그동안 궁금했던 성경에 대한질문들을 쏟아냈습니다. A는 저의 질문들을 듣더니 “너의 궁금증을 충분히 이해해. 그 질문들에 대한 답이 분명히 있는데 그것을 지금 당장 알려줄 수 없고, 내가 잘 아는 강도사님과 성경공부를 해보면 어떻겠니”라며 성경공부를 권했습니다. A가 확신에 찬 태도로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서‘여기서 뭔가 답을 찾을 수 있겠다’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A의 소개로 저는 주 2회 정도 인천에 있는 소위 ‘복음방’이라는 곳에서 성경공부를 했습니다. 제가 부천에 살기 때문에 집에서 멀지 않은 곳이었습니다. 자신을 강도사라고 소개하는 한 남자(이하 C)가 성경을 가르쳤고, A의 친동생(이하 B)도 저와 함께 공부했습니다.

 

복음방에서 C가 가르친 내용들은 기존 교회에서는 전혀 들어보지 못했던 새로운 것들이었습니다. 먼저 C는 구원의 확신을 흔들어 놓았습니다. 마태복음 7장 21절을 인용하며 저에게 “너 정말 구원받았냐? 이 말씀을 읽어봐라. 주님을 믿는다고 다 천국에 가는 게 아니다”라고 가르쳤습니다. 또, 성경에 나온 기적들에 대해서 문자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되고, 비유적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가르쳤습니다. 예를 들어 “창세기에 나오는 뱀이 진짜 뱀이겠냐? 뱀이 어떻게 말을 하냐? 요한계시록에 예수님이 재림하실 때 구름을 타고 오신다는데 정말 구름을 타고 오겠냐? 이것들은 다 비유적으로 해석해야 된다”고 말입니다. 기존의 교단 및 교회와 목회자들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한기총이나 대형교회 목사들의 행태를 봐라. 이 사람들이 정말 구원받은 사람들이냐? 그들은 성경을 제대로 깨닫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복음방에서 성경공부를 시작한지 한 달 정도 지났을 때 C는 좀 더 체계적인 성경공부를 위해 일명 ‘센터’라는 곳을 소개해 주었습니다. 센터에서는 2시간 30분씩 주 4회, 총 100회 과정의 성경공부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했습니다. 별다른 의심 없이 센터 교육 과정에 참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복음방에서 함께 성경공부를 했던 B도 센터 교육 과정으로 넘어왔습니다. 프로그램에는 약 30여 명 정도 참석했습니다. C가 아닌 다른 젊은 여자 강사가 수업을 진행하였고, 정갈한 유니폼을 입은 3,40대의 여자 스태프들이 안내 및 사무를 담당하고 있었습니다. 센터에서는 복음방에서보다 좀 더 자세하게 성경의 비유풀이에 대해 배웠습니다. 거기서 배우는 내용들을 열심히 필기했습니다. 새로운 것을 깨닫는 것 같았습니다.

 

당시 같은 교회에서 만난 여자친구가 있었는데 여자친구에게 제가 배운 내용들을 조심스레 보여줬습니다(신천지에서는 성경공부를 할 때 이 사실을 절대로 기존 교회에 알리지 말라고 가르치기 때문에 처음에 얘기를 꺼내는 것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내용을 보여주면서 내심 열심히 한다고 칭찬 듣기를 원했는데, 저보다 훨씬 신앙생활을 오래 했던 여자친구는 조금 이상하게여겼습니다. “이거 뭔가 좀 이상한 것 같은데? 괜찮은 곳 맞아? 굳이 밖에서 성경공부를 할 필요가 있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러나 여자친구도 저처럼 이단에 대한 지식이 없었기 때문에 성경공부를 강하게 막진 않았습니다.

 

2시간 30분씩 주 4회로 진행되는 센터 교육과정은 저에게 녹록치 않은 과정이었습니다. 그 곳에서는 “지금 성경 배우는 것이 중요하지, 학교생활이 중요하냐”라는 식으로 이야기했지만, 이제 막 대학에 입학해서 대학생활을 즐기고 싶은 저에겐 그 과정이 부담스럽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신천지임을 깨달아서가 아니라 일정이 빡빡하게 느껴져서 그 곳을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센터로 인도했던 C에게 연락해서 솔직하게 저의 심정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랬더니 C는 그 과정이 힘들면 자기와 공부하자고 제안했고, 센터에서 복음방으로 돌아가 성경공부를 이어가게 되었습니다.

 

복음방에서 다시 성경공부를 시작한 지 한 달 정도 지났을 때였습니다. 저는 방에 누워서 그동안 복음방에서 배운 성경 비유들을 머릿속으로 한 번 상기시켜 보았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이러한 내용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은 마음이 들어 인터넷에 ‘성경 비유’라고 검색해 보았습니다. 그 순간 저는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성경 비유’라고 검색하자마자 신천지에 관한 내용들이 쭉 나오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제 눈을 계속해서 의심했습니다. ‘약 4개월 동안 내가 신천지에 빠져 있었다니’ 신천지가 이단이란 것은 확실히 알고 있었기에 저는 곧바로 A와 C에게 연락해 신천지인 걸 알았으니 더 이상 성경공부를 진행하지 않겠다고 이야기하고 확실히 신천지를 빠져 나오게 되었습니다.

 

돌아보니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인터넷에 ‘성경 비유’라고 검색해보지 않았더라면 그곳이 신천지였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을까요? 신천지였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끝내 100회 과정을 수료했다면 저의 삶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아직도 그때 생각을 하면 아찔하기만 합니다. 뒤늦게나마 신천지에서는 인터넷을 악한 것으로 규정하고, 절대 인터넷을 보지 말라고 가르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다행히 그 가르침을 받기 전이어서 인터넷을 자유롭게 이용하고 있었고, 그 덕분에 신천지의 존재도 알게 되었습니다.

 

신천지에서 빠져 나온 이후 저의 신앙생활을 돌아보았습니다. 왜 신천지에 빠지게 되었는지를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표면적인 이유는 친구와 A 때문이었지만, 본질적인 이유는 다름 아닌 성경을 제대로 알지 못해서였습니다. 지금 다시 보면 신천지의 교리가 참 말도 안 되는 내용투성이였는데 당시 성경에 대해 무지하다보니 거기서 주장하는 내용들이 신선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래도 감사한 것은 그때 이후로 하나님을 제대로 알기 위해 성경과 신앙서적들을 읽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또, ‘중앙대학교 기독학생연합회’라는 좋은 선교단체를 만나 그 곳에서 제대로 된 성경공부를 하면서 건강한 신앙을 확립해 나갈 수 있었습니다.

 

신천지를 경험하니 이 땅에서의 모든 믿음이 다 같은 믿음일 순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열심에 있어서는 그들이 우리보다 더 열심이었습니다. 가정과 학업과 직장을 포기하고, 하루에 한 끼 먹어가면서 포교활동에만 매진하는 그들의 열정은 어느 누구도 따라갈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열심히 한다고 그 신앙이 합리화되는 것은 아닙니다. 기독교는 상식을 초월하는 종교지, 몰상식한 종교가 아닙니다. 이 길이 옳은 길인지를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물어봐야 합니다. 덮어놓고 믿는 믿음은 참된 믿음이 아닙니다. 결코 겉모습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신천지에서 빠져 나온 지 4년이 다 되어 가지만, 신천지를 비롯한 이단들의 위협은 그때보다 더욱 심해진 것 같습니다. 학교 내에서 자신들의 이름을 숨긴 채 활동하는 이단을 매일같이 발견하고 있습니다. 그들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픕니다. 특히 신천지 때문에 가정이 파괴된 당사자들을 접할 때마다 더욱 가슴이 아픕니다. 아마 신천지에 잠깐 빠졌던 사람으로서 그 곳이 어떤 곳인지를 잘 알기에 그들에게 더 마음이 가는 것 같습니다.

 

신천지에 세뇌가 되면 빠져 나오기는 점점 더 힘들어집니다. 다시 돌아오는 것 자체가 기적입니다. 더 늦기 전에 이들을 위해 기도해야겠고,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삶의 자리에서 조금씩 힘써야겠습니다. 저를 신천지에서 돌이키게 해주신 하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신천지에 빠진 많은 이들이 저처럼 다시 하나님께로 돌아올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사랑하는 자들아 영을 다 믿지 말고 오직 영들이 하나님께 속하였나 분별하라 많은 거짓선지자가 세상에 나왔음이라 (요일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