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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신이란 이름의 합법적 착취
잊을 수 없는 3년 반의 신천지 활동
김예진 (가명) mrmad@hdjongkyo.co.kr
2017년 05월 24일 11시 41분 입력

 

 

■ 신천지에서 시키는대로 하지 않으면 ‘믿음 없는 자’ 

■ 「천지일보」는 신천지를 알리는 중요한 언론이라며 모든 입교생들에게 구독

■ 생활비 포기하면서 팀원의 돈까지 납부

 

신천지에 있었던 지난 3년 6개월 내겐 가족도 친구도 없었다. 그저 그들이 시키는 대로 미친 듯이 일했다. 매일 길거리로 나가 7~8시간씩 포교했고 집회에 오지 않는 구역원과 팀원을 찾기 위해 미행도 마다치 않았다. 그래서였을까? 다른 누구보다 승진이 빨랐다. 부구역장, 구역장, 전도교관, 전도특전대팀장, 대학부팀장 등 신천지 안에서 높은 직책을 맡게 되었다.

모든 포교비용 부담

신천지 센터과정[신천지 교리를 세뇌시키기 위한 과정] 6개월 중 3개월이 지났을 때 센터 담당 전도사는 성경공부하는 곳이 신천지라는 사실을 밝혔다. 당시 신천지가 ‘이단’이라는 사실을 알았음에도 이미 신천지 성경관이 생긴 상태였고, 지금까지 들었던 말씀이 틀리지 않다고 생각해 성경공부를 이어갔다. 이후 그들은 내게 노골적으로 돈을 쓰게 했다. 길거리 포교 시 필요한 물품을 구매하게 했고, 포교대상자와의 만남 시 모든 비용을 부담해야했다. 신천지인과 포교대상자를 연결시킬 때면 그들이 마시는 찻값도 내야 했다. 점점 늘어나는 포교비용이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행함을 강조하는 신천지에서 그들이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믿음 없는 자’로 여겨졌다. 결국 포교비용을 만들기 위해 편의점, 한의원 보조, 옷가게 아르바이트 등 닥치는 대로 일하며 포교 비용을 모았다.

「천지일보」 강제 구독

센터 과정을 마치고 신천지에 입교하게 되었다. 입교 전 교적부를 쓰는데 「천지일보」 관계자가 와서 구독을 권유했다. 한 달에 9천 원씩 1년 단위로 구독할 수 있다고 했다. 「천지일보」는 신천지를 알리는 중요한 언론이라며 모든 입교생들에게 구독을 강요했다. 돈이 없어 고민이 됐다. 신천지 전도사는 “「천지일보」 구독은 성도의 의무”라며 구독을 강요했고 1년 구독을 신청했다. 생활비를 비롯해 포교비용까지 부담하다 보니 돈을 내지 못했고 미납금은 늘어만 갔다. 사물함에는 읽지 않는 신문들이 쌓여갔다. 해지하고 싶었지만, 해지를 해도 1년 치 구독료를 전부 내야 했다. 구독료로 힘들어하는 건 나뿐만이 아니었다. 대부분의 「천지일보」 구독자 청년들이 골치를 앓았다. 나와 같은 이유였다. 위에서는 계속 독촉 메시지를 보냈다. 구독이 끝났지만 해지하는 절차가 까다로워 바로 해지할 수 없었다. 결국, 2년이 지나서야 오랜 설득 끝에 구독을 끊을 수 있었다.

헌금 납부하기 위해 생활비 포기 

 

 ▲매월 팀별 헌금 수치를 비교하는 그래프

“회비 및 헌금 꼭 챙겨주세요. 오늘이 마감일입니다. 어려워하는 구역원 있으면 천원이라도 꼭 납부할 수 있게 독려해주세요.” 매달 마지막 주는 각종 헌금과 회비 마감으로 분주했다. 회계를 맡은 자매는 팀장인 내게 팀원들이 돈을 낼 수 있게 압박해 달라고 했다. 윗선에서는 팀별 헌금 수치를 비교하며, 헌금을 독촉하는 메시지를보내왔다. 담당 구역장과 함께 집회에 참석하지 않는 팀원을 찾아가 헌금과 회비를 받아왔다. 때로는 처음 보는 팀원에게까지 다짜고짜 돈을 내라고 했다. 민망할 법도 한데 물불을 가리지 않았다. 부족한 대학부 전체의 헌금을 채우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회계 담당자도 있었다. 나는 팀원을 대신해 돈을 냈다. 팀장으로 온종일 신천지에 매달려 받은 돈 30만 원이 전부였기에 팀원의 돈을 대신 내는 건 큰 부담이었다. 그럼에도 생활비를 포기하면서까지 팀원의 돈을 대신 낼 수밖에 없었다. 내가 맡은 팀이 제시간에 돈을 납부하지 못하면, 신천지에 피해를 주는 일이라고 수없이 강요당했기 때문이다.

 

돈벌이 수단을 위한 행사

창립기념일, 초막절, 수장절, 유월절, 종교대통합 만국회의, 체전, 평화행사, 이만희 김남희가 해외로 가서 하는 동성서남행(편집자 주: 동쪽인 한국에서 이루어 진 역사를 서쪽인 해외까지 널리 알려 포교하자란 의미로 신천지에서 해외포교를 설명하기 위해 만든 용어) 등 신천지가 자체적으로 만든 기념일이 많다. 신천지는 행사를 이용해 신도들에게서 헌금을 강요한다. 실제 신천지에서는 행사가 있는 날이면 행사 전 홍보하는 팸플릿이나 CD, 티셔츠, 배지, 사진 등 많은 물건을 판매한다. 대부분의 행사 제품은 의무로 구매해야 한다. 신천지는 계시록 14장에 나오는 성경을 인용해 물품을 살 수 있는 것은 제사장만이 누릴 수 있는 권한이고 나중에 흰무리1)가 오면 그 가치가 더할 것이라며 신도들이 물건을 사도록 유도했다.

구걸하는 청년들

신천지는 2014년 만국회의를 개최했다. 행사를 위해 필요한 건 당연 돈이었다. 그들은 만국회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청년들에게 무작정 모금을 해오라고 지시했다. 맨몸으로 나온 청년들이 모금함을 만들어 길거리로 나갔다. 우리 팀은 독거노인을 위한 모금 마련이라는 명목으로 돈을 구걸했다. 몇몇 행인들 중에는 우리에게 어느 기관에서 나왔냐며 의심에 눈초리로 묻기도 했다. 우리는 아무렇지않게 “○○기관에서 나왔어요”라며 공공기관을 사칭했다. 다른 청년들은 지하철에서 볼펜을 팔기도 했고, 길거리로 나가 버스킹을 하며 돈을 구걸하기도 했다. 오랜 시간 구걸하다 보니 다리가 아팠다. 하지만 쉴 수 없었다. 모금이 다 걷어지면 팀별로 얼마나 많은 돈을 수거했는지 확인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위장행사를 위한 신천지의 착취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직장을 다니는 신도들에게는 헌금을 따로 강요했다. 명목은 “하나님의 일을 안 하고 세상일을 하는 대신 헌금이라도 내야 하지 않겠느냐”는 이유다.

신천지에서는 이만희가 10원도 아껴 쓰는 사람이라고 이야기한다. 그의 삶은 누구보다 검소하여 본받을 만한 사람이라고 세뇌한다. 나 역시 그들이 요구하는 대로 행동했고, 그것이 하나님과 예수님을 믿는 자녀로서 해야 할 도리라고 생각했다. 신천지의 재정확보를 위한 헌금 강요 및 노동력 착취는 계속되고 있다. 대부분 피해자는 나와 같은 청년들이다. 더는 나와 같은 ‘신천지 희생양’이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


1) 신천지는 신천지에 먼저 등록한 자신들을 144,000명인 제사장이라고 주장하며, 144,000 이후 신천지로 모여들어 제사장들이 가르치는 신도들을 흰무리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