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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포교 위해 바친 청춘
김예진(가명) mrmad@hdjongkyo.co.kr
2018년 01월 18일 10시 19분 입력

 

▲신천지 수료식에 참석한 청년들

  

■ 밤 12시까지 길거리에서 전도

■ 신천지 간부, “‘높은 학력’ 사용하도록 권유, 직업과 나이까지 바꾸도록”지시

■ 특전대 “나이 드신 노인에게 30만 원”에 열매 팔아

신천지에 온 청춘을 바쳐가며 일했던 지난날이 떠오른다. 매년 1인 1명을 전도하라는 신천지의 지시에 전도하는 데만 열성을 쏟았던 나는 학교, 교회, 동아리 지인들에게 매번 전도를 시도했고, 지하철과 버스 안에서도 사람들의 전화번호를 받아내는 등 물불을 가리지 않고 전도활동을 펼쳤다. 뿐만 아니라 전도하지 못한 자는 염소 같은 신앙인(심판받는 사람)이 된다는 신천지의 협박에 나뿐 아니라 팀원들이 열매(신천지에서 전도된 사람을 부를 때 쓰는 말) 맺지 못할까 봐 염려되어 밤 12시까지 길거리로 나가 전도를 이어갔다.

 

▲신천지에서 포교하기 위해 사용했던 포교 도구들

열심히 전도해서 받은 ‘양 같은 신앙인 상’

 

길거리 설문조사, 대학 내 동아리 활동, TM(TeleMarketing), 성경 스피치, 이침(耳針), 타로, 버스킹 공연, 추수꾼 활동 등 신천지는 온갖 방법을 동원해 사람들을 미혹한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전도했는지에 따라 그 사람의 믿음을 판단하는 신천지에서는 열매 없는 사람은 염소 같은 신앙인, 흰무리(제사장이 되지 못한 자), 믿음 없는 자, 불타 없어질 가지로 간주한다. 그렇기 때문에 신천지는 센터 과정에서부터 수강생에게 신천지라는 사실을 알리고 나면 곧바로 전도를 시킨다. 뿐만 아니라 신천지는 센터 과정 6개월이 끝나면 신천지로 입교하게 되는데 입교할 때 1명 이상 전도하지 못하면 신천지에 입교할 수 없는 규칙도 있어 신천지에서 전도활동은 필수라고 할 수 있다. 아침, 저녁으로 센터 수강을 했던 나는 오전반 수강 후 점심을 먹고 노방전도를 했으며 오후반 수강 후에도 지인들을 전도하기 위해 늦게까지 남아 센터 전도사와 피드백을 했다. 신천지 입교 후에도 전도활동은 계속되었다.

매일 길거리로 나가 설문조사를 받았으며 대중교통을 이용할 땐 십자가 목걸이나, 묵주 반지를 착용한 사람을 찾아내 다양한 방법으로 전화번호를 받아냈다. 그리고 팀원들도 전도할 수 있도록 매일 신촌, 홍대, 이대 거리로 나가 함께 전도를 했으며, 하루에 수십 통 이상 팀원들의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만남을 계획했다. 추운 겨울에는 목표달성을 위해 길거리로 나가 설문조사를 받다가 동상에 걸리는 일도 있었고, 차비를 아끼기 위해 걸어 다니다 보니 온 발바닥에는 굳은살이 생겼다. 힘들었지만 쉬지 않고 열심히 전도했다. 이렇게 열심히 하는 내 모습에 하나님께서 감동하셔서 나뿐 아니라 팀원 모두가 열매 맺는 양 같은 신앙인, 14만 4천 제사장이 되게 해주실 것만 같았다. 그렇게 물불 안 가리고 전도하다 보니 신천지에 있는 3년 반 동안 수십 명의 사람들을 전도했고, 신천지에서 받기 어렵다는 ‘양 같은 신앙인 상’을 받게 되어 이만희 교주 고향인 제2의 성지, 청도에 방문할 기회를 갖게 되었다.

포교 이어가기 위해 학력 위조, 이름까지 개명

 

 

▲이화여자대학교를 사칭해 사용했던 설문지

‘모략’이라는 명목으로 거짓말을 합리화하는 신천지에서는 더 많은 사람들을 미혹하기 위해 신도들을 높은 학력으로 위조하게 해 전도활동을 시킨다. 신천지에 입교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새신자 때 신천지 간부는 상담강의를 열어 상담에 대한 이론과 함께 상담 시 자기만의 컨셉을 정하는 방법과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한 전도 멘트를 가르쳐주었다. 대부분 상담을 통해 사람들을 전도하는 신천지에서 상담사 양성은 꼭 필요한 과정이다. 상담강의를 하는 강사는 상담 시 ‘높은 학력’으로 컨셉을 잡아 사용하도록 권유했으며, 학력뿐 아니라 상황에 맞게 직업과 나이도 바꾸게끔 지시했다.


이화여자대학교(이화여대) 프리랜서 상담사 컨셉으로 전도활동을 해오던 나는 가끔가다 나의 소속에 대해 의심하는 사람들이 있으면 정확한 소속 확인을 위해 이화여대 안 카페에서 전도 대상자와 만남 약속을 잡았고, 일부러 이화여대 로고가 새겨진 필통과 파일을 사서 눈에 잘 띄는 곳에 두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신천지 간부는 실제 학교에 다니는 신천지 이화여대 학생을 섭외해 “교수님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라는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신천지 활동을 위한 나의 거짓말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전도활동을 하다 가족들에게 신천지라는 사실이 알려질까 걱정이 되었던 나는 신천지 입교 후 이름까지 개명하며 신천지 전도활동을 이어갔다. 지파완성을 위해, 하나님 나라를 이루기 위해 거짓말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스스로를 합리화시키며 살았다.

특전대 활동으로 전도한 열매, 30만 원에 팔아

신천지는 신천지 전도활동에만 몰입할 수 있는 전도특공대특전대가 있다. 이만희 교주 지시사항으로 갑작스럽게 특전대에 들어가게 된 나는 학교 복학 전까지 약 두 달 동안 특전대 활동을 하게 되었다. 특전대 일정은 다른 부서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매우 힘들었다. 매일 아침 7시에 집합해 이만희 교주 설교를 들어야 했으며, 잠깐의 성경공부 시간 외에는 온종일 전도만 해야 하는, 그야말로 전도하는 기계로 사는 곳이었다. 하루 12시간 이상 전도활동을 하지만 받는 돈은 월 30만 원이 전부였고 교통비, 식비 등 모든 전도비용은 30만 원 안에서 해결해야 했다. 지각하거나 결석을 하게 되면 돈을 받지 못했고 반복적으로 지각했을 때는 운동장 10바퀴를 돌게 했다. 특전대는 4~5명이 한 팀으로 모여 활동했는데 팀별로 매일의 전도 목표가 주어졌고, 목표 달성을 하지 못하면 집으로 복귀할 수 없었다. 새벽부터 움직이는 고된 일정 속에 이동하는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쪽잠을 자다 정거장을 지나치는 일이 다반사였고, 바쁜 일정 속에 끼니를 거르는 일도 종종 있었다.

매일 전도활동을 하는 게 힘들기도 했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전도했다. 목표를 달성할 때마다 보람 차 쉬지 않고 전도했고 그렇게 두 달 만에 2명을 전도하게 되었다. 1인 1명의 목표를 달성한 나는, 같은 팀에서 활동하던 동생에게 열매가 없어 다른 한 명을 양도해 주기로 했지만, 특전대 총 담당자가 이미 “나이 드신 신천지 신도에게 30만 원을 받고 열매를 팔기로 했다”고 통보했다. 힘들게 고생해서 전도한 사람인데 돈을 받고 팔다니…, 신천지에 오는 생명이 천하보다 귀하다고 이야기하면서도 돈으로 열매를 사고파는 행동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 전도활동만 하는 특전대에서 많은 사람들을 전도해, 전도활동을 할 수 없는 노인들에게 30만 원씩 열매를 팔았고, 그 대가로 매달 30만 원씩 지원금을 받고 있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신천지에서는 노인들 외에도 전도를 못 한 사람이 신천지를 입교하기 위해서, 또한 전도하지 못한 사람들이 1명의 열매를 맺기 위해 전도한 대상자들을 돈을 주고 거래하고 있었다.

 

▲특전대를 통해 포교되어 온 청년들


신천지에서 가르치는 잘못된 교리들로 인해 그곳이 진리라고 생각해 수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인 지난날의 모습이 너무나 후회스럽다. 회심한 지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신천지라는 지옥으로 많은 사람들을 전도했다는 생각에 죄책감이 든다. 여전히 그곳에서 이만희 교주를 재림주로 믿으며 살아가고 있을, 이만희 교주 말이라면 가정도, 직장도, 인간관계도 끊고 살아갈 사람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지난날 나의 잘못을 회개하는 마음으로 신천지의 잘못을 알리며 전도한 모든 사람들이 회심할 때까지 신천지와의 싸움을 이어나갈 것이다. 하루속히 신천지가 거짓임을 깨달아 20만 신도들이 모두 나오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