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보기 작게보기
페이스북
신천지 스팸 손편지 속에 숨겨진 의도
친밀감 이용한 포교 및 신도들의 통제를 위해 사용
김정수 기자 rlawjdtn@hanmail.net
2020년 02월 24일 08시 50분 입력

신천지에서 손편지를 각 교회와 신학교, 선교단체, 변호사 사무실 등에 무차별적으로 보내고 있다. 신천지에서 손편지를 보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날로그 감성 손편지

신천지가 손편지로 상대의 마음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이는 손편지만의 특별한 아날로그 감성이 있기 때문이다. 손편지는 쓰는 사람의 진심이 느껴진다. 굳이 편지지를 사서 볼펜을 들고 시간을 들여 한 자 한 자 꾹꾹 눌러 써내려 가는 손편지는 키보드 자판을 두드리거나 일괄적으로 복사한 A4 용지에 담긴 내용에 비해 진실된 마음을 전하기 쉽다. 손편지는 얼마나 정성을 보이고 있는지, 얼마나 마음을 전하고 싶은지 느낄수 있다. 이러한 아날로그 감성은 최근 트렌드이기도 하다. 택배를 받거나 배달음식을 시키면 손편지가 함께 오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따뜻한 마음과 감사를 전하며 재구매율을 높이기 위함이다.

손편지 내용, 그들의 목적
 

▲신천지가 기성교회 목회자와 기독교 동아리에 보낸 손편지

 

손편지를 받았다는 제보가 끊이지 않는다. 그 대상도 다양하다. 기성교회 목회자, 신학교 교수, 선교단체, 변호사 등 다양한 곳에서 신천지가 손편지를 보내왔다고 알려왔다. 손편지의 편지지와 발신자, 글씨체는 각각 다르지만, 편지에는 특정 매뉴얼에 따라 쓴 것처럼 반드시 들어있는 내용이 있다.

첫째, 자기를 소개하고 기성교회 출신임을 밝힌다. ○○대학교 학생, 장로교에서 20년 신앙생활한 ○○○ 집사, 자영업자, ○○기업에 근무하는 직장인 등 자신의 이름과 신분을 명확히 밝히고 있다. 이는 편지를 받는 사람에게 신뢰를 주려는 목적이 있다.

또 대부분 기성교회에 다니다가 신천지를 가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기성교회에 다니는 수신자에게 자신이 기성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해봤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다. 신천지 경험이 없는 수신자에게 자신은 기성교회와 신천지를 모두 경험해 본 결과 신천지가 진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은 것이다. 기성교회에 대한 불신의 씨앗을 심어주면서 신천지가 이단이 아니라는 것을 전하기 원하는 것이다.

둘째, 신천지 10만 수료식을 언급한다. 신천지에서 2019년에 10만 명이 수료식을 했다는 것, 자신이 참석하게 되었다는 점을 편지에 담는다. 신천지가 진리이기 때문에 이렇게 수많은 사람이 찾고 있고 수료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신천지 측은 기성교회는 성도 수가 줄고 있는데, 신천지는 늘고 있다며 신천지가 진리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인원수 증감으로 진리 여부를 판단하는 것 자체가 오류이며, 이단 전문가들은 10만 명의 수료 인원도 부풀린 숫자라고 입을 모은다. 신천지가 대외적으로는 신천지가 진리라고 외치며 손편지도 보내고 당당한 척하지만, 막상 포교할 때는 신천지임을 밝히지 못한다. 신천지는 10만 수료식을 내세우며 신뢰할 만한 단체로 보이고 싶어 하지만, 변치 않는 거짓말과 연기를 이용한 포교방법은 바로 신천지의 모순(矛盾)이며, 자가당착(自家撞着)임을 드러내는 것이다.

셋째,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전광훈 목사, 한기총)를 비판한다. 한기총 비판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수년 전부터 길거리에서 전단지를 나눠주는 것은 물론 주일마다 교회 앞에 찾아와 전단지를 뿌리기도 했다. 최근에는 많은 사람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 전광훈 목사의 발언이 이슈가 되어 그 내용을 손편지에 적어 넣었다. 한국 교계, 기성교회에는 희망이 없다는 것을 느끼게끔 하려는 것이다. 한기총의 부정적인 모습을 꾸준히 비판하면 기성교회의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신천지는 한기총을 한국 기독교의 대표기관으로 보는 것 같다. 물론 가장 역사가 깊은 기독교 연합기구이긴 하나, 수년 전부터 대형 교단들의 탈퇴로 대부분 군소 교단이 회원 교단으로 남아있는 상황이다.

목적 달성을 위한 폭탄 손편지

▲한 변호사에게 보낸 180여 장의 손편지

 

신천지는 기독교를 비판하고 신천지를 자랑하며 신천지에 대한 의식의 변화를 꿈꾸며 손편지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명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손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한 변호사 사무실에 도착한 손편지는 무려 180여 장. 보낸 사람은 모두 달랐으나 편지 내용은 비슷했다. 서두에는 자신의 신분과 이름을 밝혀 신뢰를 준다. 그 뒤에는 자신이 대한민국, 한반도의 평화를 염원하는 사람임을 나타낸 후 HWPL, DPCW, IWPG 등 신천지 단체에 대해 긍정적인 소개를 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위 단체를 거짓으로 비판하고 있다고 썼다. 마지막에는 이들이 편지를 쓴 목적이 드러난다. HWPL의 행사에 초청한다는 것이다. 참석해 달라고 부탁한다는 내용이다. HWPL의 소개 및 초청공문과 함께 180여 명의 손편지를 보내 HWPL 초청에 응할 수 있도록 노력한 것이다. 또 이렇게 많은 손편지를 보며 HWPL에 대해 생소한 사람들은 규모가 있는 단체라고 우회적으로 느낄 수도 있는 것이다.

신천지의 손편지는, 친밀감을 통해 그들의 목적 달성을 위한 미혹 방법이다. 진심과 정성으로 포장한 손편지를 통해 미혹 성공의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다. 또한 신천지 신도는, 자신이 신천지를 진리로 믿게 된 이유와 자랑을 적어나가면서 자신의 선택을 스스로 합리화하는 계기가 된다. 신천지 손편지의 의도를 꿰뚫어보는 그리스도인들의 혜안이 필요하다.

- 저작권자 (C) 월간 현대종교(hdjongkyo.co.kr), 영리 목적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