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 최대 이단이라고 할 수 있는 신천지의 이만희 교주가 2020년 8월 1일 구속됐다. 이만희 교주 구속 후에도 신천지는 흔들리지 않는 듯한 모습이다. 과연 교주의 구속은 신천지에 돌이킬 수 없는 내상을 일으킬 것인가, 아니면 오히려 그들을 견고하게 하는 계기가 될까?

▲정윤석 목사 기독교포털뉴스 대표 한국교회이단정보리소스센터장

  

법정 판결문에 보면 상대에게 불리한 정황과 유리한 정황이라는 표현을 볼 수 있다. 상대에게 판결을 할 때 불리하거나 유리한 이유를 적시할 때 사용하는 용어다. 필자는 이 표현을 사용해서 이만희 교주 구속이 오히려 한국교회에 불리한 정황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기하고자 한다.

이만희 교주가 구속됐다고 한국교회는 신천지에 대한 경계심을 내려놓아서는 안되며 그들의 행태를 주시해야 한다. 그들은 이미 한국사회는 물론 한국교회에 큰 피해를 입힌 대적자들이기 때문이다. 첫째, 이만희 교주 사후의 예행 연습이 가능한 상태가 됐다. 코로나19 이전, 신천지는 대단위 모임이 잦은 단체였다.

크게는 설립 기념일인 3월 14일에도 모였고, 9월 14일 만국회의 때도 모였다. 부인 유천순씨 생일 때도 모였다. 모 지파장은 때때로 선물을 바리바리 싸 들고 이만희 교주를 찾았다. 교주와 그 부인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다. 이를 잘 파악한 눈치빠른 지파장은 지금도 신천지 내에서 떵떵거리고 힘깨나 쓰는 위치를 차지한 상태가 됐다.

이만희 교주는 때론 꾸중하고 때론 격려하던 신천지 내에서의 큰 어른이자 나아가 만왕의 왕, 구원자였다. 그가 지금 감옥에 갇혀 재판을 받고 있다. 초림예수 때와 동일한 핍박이라며 내부 단속을 해가지만 12지파장들은 현재 발생한 교주의 공백을 그의 사후, 신천지를 어떻게 견고하고 탄탄한 조직으로 유지할 수 있을지 실험대에 놓인 심경이 됐다. 그들은 어쩌면 자기 몫이 될 신천지의 지분을, 어떻게 판을 깨지 않고, 칼부림(실제 칼부림이 아니라 표현상 그렇다) 내지 않고, 단단히 챙길 수 있을지를 예행 연습할 수 있게 됐다.

교주의 구속으로 생긴 공백은 오히려 교주 사후의 공백을 대비할 수 있게 했다. 그래서 교주의 구속, 나아가 교주의 사망으로 신천지가 무너져 내리길 바라는 한국교회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불리한 정황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더해 교주의 구속으로 생긴 충격까지도 버텨내고 남은 신천지 신도들이라면 교주의 사망이란 더욱 큰 충격이 오더라도 결국은 버텨갈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한국교회에는 불리한 정황이다.

정리하자면 지금 현재 신천지에 있는 사람은 김남희 태풍, 코로나19 태풍, 이만희 구속 태풍 등 거센 풍파에도 신천지를 버리지 않은 사람들이다. 결국 이들이 이만희 교주 구속 후에 남을 사람들이라는 점에서 어쩌면 이만희 교주가 사망하더라도 신천지는 큰 풍파를 겪지 않을 가능성 또한 높아졌다.

둘째, 지방분권 체제의 가속화다. 신천지는 과천에 있는 총회 본부를 중심으로 전국 12개 지파로 나눴고 그 12개 지파에는 지파장이 리더로 세워진 지방분권 체제다. 각 지파마다 모두 나름대로의 조직력을 갖추고 있다. 중앙의 지원은 물론 때론 통제와 견제를 받던 12지파였다.

그러나 총회 수뇌부의 구속으로 중앙본부가 예전과 같은 기능을 발휘하기가 쉽지 않게 됐다. 더욱이 베드로지파(전남 광주)와 맛디아지파(대전)는 이만희 교주 구속 전부터 쥐락펴락할 수 없는 대단히 강력한 지방호족들이었다. 문제는 교주의 구속과 베드로지파와 맛디아지파 등 횡령 혐의로 수사의 부담을 가진 틈을 타서 나머지 지파들이 약진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숫자적으로 열세였던 지파, 지방분권이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 조직들이 총회본부와 독립적으로 갈 수 있는 길을 미리 준비하고 모색할 수 있는 시간과 생각들이 생겼다는 점은 한국교회에 별로 좋을 게 없는 정황이다. 12개 지파 내부에선 분명히 실력자들의 권력 암투가 벌어지고 있을 게 뻔하다.

결국 누가 조직의 부동산과 돈을 효과적으로 장악하느냐가 종교 비즈니스의 본질 아니던가. 여기서 한 푼이라도 제 것을 취하기 위해 12개 지파에서 각자 활로를 모색해간다면 오히려 신천지의 중앙은 약화돼도 베드로·맛디아지파도 무시 못할 지방분권의 실력자들이 튀어나올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이들 또한 신천지 신도들의 이탈은 곧 자신들의 권력의 누수 현상이기에 매우 강력한 세뇌 작업을 온라인을 통해 더욱 견고하게 다져갈 것이다.

셋째, 위장교회·위장 언론의 기독교 흑색선전 동원이다. 신천지는 우리가 생각하는 교회와는 개념이 다른 조직이다. 각 지파에는 각종 위장 단체들이 소속해 있다. 특히 위장교회가 있다. 이들은 대한예수교장로회 등 건전한 교단 간판과 소속을 갖고 활동하는 모습을 취한다.

심지어 실제 군소 교단에 가입한 위장교회도 있을 정도다. 나아가 이들이 실제로 교단 하나를 만들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또 하나 유념할 게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신천지 명단을 제출하라고 했을 때 신천지가 명단에서 숨긴 사람들이 누구였을까? 정치인, 의사, 공무원이었다. 여기에 하나가 더 있었다. 바로 언론인이었다. 각 지파별 정보통 신부에 소속한 언론, 여기서 활동하는 신천지 언론인의 활동을 무시할 수 없다.

각 지파별로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신천지 소속 언론들은 집계조차 불가능 할 정도다. 위장교회와 위장언론이 결국 하는 일은 여론 조성이다. 기독교에는 불리한 여론, 예를 들면 전광훈씨와 같은 동종의 사건이 터졌을 때, 마치 일반 시민인 것처럼 활동하며 신천지에는 유리한 여론을, 기독교에는 절대적으로 불리한 여론을 조성하는 이들의 활동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의 활동은 이만희 교주의 구속으로 더욱 교묘해졌을 것이라는 점은 한국교회에 있어 불리한 정황이다.

이만희 교주의 구속, 그리고 나아가 그가 사망할 경우 한국교회는 신천지의 몰락과 붕괴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오히려 이만희 교주의 구속은 내부적으로 신천지 신도들의 내성과 충성도를 키워줘, 그의 사망이라는 신천지 역사상 최대, 최악의 사건을 미리 예행 연습할 수 있게 해줬다는 점에서 매우 불리한 정황이 됐다.

그렇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이만희 교주의 구속뿐 아니라 신천지 지도부의 구속에 이어 대구시의 1000억 원 손배소, 국세청의 국내외 신천지교회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 신천지의 사기 전도를 무력화시킬 청춘 반환소송, 전피연의 이만희 교주에 대한 2000억 원 횡령 추가 고발 건까지 이어지고 있다. 전방위적 민형사상 소송이 숨 쉴 틈 없이 몰아치면서 신천지는 어쩌면 이만희 교주 구속 후 조직 정비조차 제대로 하지 않은 상황에서 돌이킬 수 없는 위기를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 저작권자 (C) 월간 현대종교(hdjongkyo.co.kr), 영리 목적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유튜브 세상 이단사이비 분별 지침
• 교회의 어린이 이단예방교육
• 『신천지, 왜 종교 사기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