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신천지(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 이만희)의 법적인 책임을 묻는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계속되는 재판 과정 가운데 신천지 측과 검찰 간의 이견이 첨예하게 대립 중이다. 한편 신천지 내부의 심상치 않은 변화도 감지되고 있다. 이만희 재판을 둘러싼 법적 공방 내용을 살펴보았다.

4차 공판기일, 보건복지부 소속 간부 증인신문 진행

지난 10월 21일 4차 공판기일이 진행되었다. 이날 공판에서는 정부의 코로나19 역학조사 과정에서 신천지 측에 주민등록번호가 포함된 신도 명단을 요구한 것이 적법했는지에 대한 공방이 벌어졌다. 수원지법 형사11부(김미경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4차 공판에는 보건복지부 소속 국장급 간부 A씨가 증인으로 나서 신도 명단을 받으면서 주민등록번호를 요구한 배경에 관해 설명했다.

A씨는 “주민등록번호를 통해 출입국 기록·의료 기록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역학조사에 필요한 요구였다”며 “당시 신천지 12지파 중 대구 포함 11개 지파 소속 교회에서 확진자가 나와 확산이 우려됐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신천지 측은 “방역대책본부가 신천지에 처음 보낸 공문에는 명단 제출 기한과 주민등록번호를 달라는 요구 내용이 명시되어 있지 않았다”며 “증인 A씨와 신천지 총무 B씨가 나눈 통화내용에는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문제 등으로 증인과 협의하려는 모습이 보인다.

이는 정부 측과의 합의점을 찾기 위한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법원은 지난 3차 공판기일에 A씨가 출석하지 않아 과태료 500만 원을 부과했지만 이날 재판에 A씨가 출석함에 따라 부과 결정을 취소했다.

재판 방청권 응모를 향한 치열한 경쟁

이씨의 재판 방청에 다수의 인원이 몰리고 있다. 방청석은 17석에 불과하지만, 문자 응모에는 9800건이 몰렸다. 코로나19 상황과 형평성 등을 고려해 법원에서는 지난 10월 19일 3차 공판기일부터 문자 응모에 의한 추첨으로 방청을 진행했다. 하루 2시간 동안 문자 신청을 받으며, 방청을 원하는 응모자 이름과 생년월일, 휴대폰 번호 등을 응모번호로 발송하는 방식이다.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대표 신강식, 전피연) 측은 “신천지가 청장년들을 총동원하여 문자를 발송해 조기에 마감된다. 예약 발송 기능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방청권을 따려고 노력 중(이다)”라며 “피해자 측에서만이라도 재판에 참석할 수 있도록 협조해 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은 지난 10월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씨의 재판에 대한 방청 신청과 배부 방식에 개선이 필요하다. 현 방식으로 수많은 신천지 신도가 한꺼번에 방청을 신청할 경우 상대적으로 소수인 피해자 가족이 방청권을 얻을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지적했다. 또한 “신천지 신도들의 집단 신청이 강하게 의심된다.

  

재판을 제기한 피해자 측에 방청권을 일부 배정한 후 잔여분에 대해 추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피해자 방청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방청권 배부 방식에 대한 소견을 밝혔다. 한편 방청석 문자 응모 실행 전인 지난 10월 14일 진행된 2차 공판에서는 방청권을 얻기 위해 법원 앞에서 신천지 신도와 피해자 등이 전력질주 달리기를 하는 과정에서 뒤엉켜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7차 공판기일에 이만희 출석, 신천지 총무 증인신문 진행

올해 초 신천지 신도 명단 제출과 관련한 협상 자리에 청와대 측 코로나19 담당자에 신천지 신도가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지난 11월 2일 수원지법 형사11부(김미경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7차 공판에 출석한 신천지 총무 A씨는 올해 2월 말 신천지 신도 명단을 정부에 제출하는 과정에서 청와대 근무자 등 특수직 종사자의 명단 일부를 고의로 누락한 이유에 관해 설명했다.

검찰은 A씨와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실에 근무하는 B씨(신천지 신도로 당시 청와대에서 코로나19 관련 업무를 담당)와의 통화내용을 공개했다. 통화내용에는 “방역당국에 특수직군과 유아 신도들의 명단은 제공하지 않기로 암묵적으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A씨는 “신도 가운데 B씨처럼 공무원이거나 정치인의 경우 신천지 신도라는 이유만으로 핍박받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협상 당시 정부 측 관계자에게 이런 사정을 말하니 ‘알아서 하라’는 대답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A씨는 “당시 B씨는 ‘내가 신천지 신도임이 드러나면 곤란하다고 항의했다’며 당시 신천지 신도임이 드러나면 곤란할 수 있는 이들의 항의 전화가 많이 와 그들을 안심시키려는 의도가 컸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이들의 행위가 신천지 신도를 보호하기 위한 대책 마련임을 강조했다. 한편 지난달 10월 26, 28일에 각각 열린 5차, 6차 공판에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출석하지 않았던 이만희는 하얀색 수의 차림으로 7차 공판기일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씨의 변호인 측은 이씨와 A씨의 또 다른 통화 녹취록을 증거로 제시하며 “정부는 신천지가 할 일을 대신하고 있다. 적극 도와라”라고 말한 부분을 강조하며 변호했다.

“자살을 해서라도 고통을 면하고 싶다”
신천지 이만희, 8차 공판에서 보석 호소

신천지 이만희가 “자살을 해서라도 고통을 면하고 싶다”며 보석 허가를 요청했다. 지난 11월 4일 수원지법 형사11부(김미경 부장판사) 심리로 신천지 이만희의 8차 공판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이씨는 보석 허가를 호소했다. 감염병예방법 위반,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씨는 8차 공판에서 보석을 요청하는 호소의 말과 자필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씨는 재판부에 “재판이 끝나기 전, 수명이 마칠 것 같다. 살아있다는 것이 말로 다 할 수 없는 고통이다”라며 “차라리 살아있는 것보다 죽어있는 것이 낫겠다. 자살을 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이씨 변호인 측은 신천지소속 지파장 등 신도 75명의 탄원서도 법원에 제출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신천지 내부 문서 관리 등을 맡은 신천지 총회본부 행정서무 A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있었다. 검찰은 A씨에게 신천지 신도 명단과 시설현황 등이 담긴 자료를 방역당국에 제출하는 과정에 이씨의 개입 여부를 신문했지만 부인했다.

이씨는 9월 18일 법원에 보석을 신청했다. 신천지 측은 보석 요청 당시 “만 90세의 나이에 수감생활을 계속한다면 침대에 누워 연명만 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며 “치료받으며 재판에 임할 수 있도록 보석을 허락해 달라”고 했다. 하지만 검찰은 “피고인은 건강상의 문제로 구속 상황을 감당할 수 없다고 주장하나, 당장 수술이나 입원 치료 등이 필요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보석의 사유가 없다”며 신천지 측의 보석 요청에 반하는 내용으로 재판을 마무리했다.

이씨의 재판은 신천지 간부 및 방역당국 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증인신문을 중심으로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 주 2회 집중심리로 진행되고 있다. 양측간의 주장이 첨예한 가운데 재판부의 결정에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신천지 상대 청춘 반환 소송 2차 항소심 재판이 지난 11월 6일 대전지법에서 진행되었다. 전피연 고문 박향미 목사는 “재판부에서 항소심 증인 전부를 채택해주었고, 우리 쪽 주장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며 “당일 제출한 항소 자료는 신천지의 사기 포교 관련 포교 과정과 교리 내용이다”라고 전했다. 청춘 반환 소송다음 재판 일정은 12월 18일이다.

이만희, 요트값과 해외 순회강연비 등 수억 원 사용
10차 공판에서 횡령 혐의 정황 포착

신천지 이만희가 각 지파장으로부터 헌금 수억 원을 전달받은 정황이 드러났다. 수원지법 형사11부(김미경 부장판사) 심리로 지난 11월 11일 열린 10차 공판에서 검찰은 전 세계여성평화그룹(IWPG 대표) 김남희의 진술 내용과 이씨의통장 입출금 내역을 바탕으로 이씨의 횡령 혐의를 설명했다.

  

검찰은 김남희의 진술과 계좌추적을 통해 이씨가 요트값으로 1억 3000만 원, 해외 순회 강연 경비 1억 8000만 원을 수표로 받아 개인 용도로 사용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검찰이 공개한 김씨의 진술에 따르면 “이씨는 경기도 평화의 궁전을 건축하는 과정에서 각 지파장에게 집이 완성되면, 북한강에 배를 띄우는 행사를 할 것이다. 지파마다 배를 한 대씩 사야 하니 돈을 내라고 말했다”며 “지파장 중 한 명이 수표를 가지고 와 이씨에게 전달하는 것을 봤다”고 진술했다.

또한 “이씨가 해외 순회강연을 가기 전 지파장을 만날 때마다 노잣돈을 대라고 말했고, 지파장들은 돈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은 이씨의 측근 등이 텔레그램을 통해 나눈 메시지를 증거로 대면서 “피고인 측에서 김씨에 대한 진술 신빙성을 문제삼고 있다. 김씨에 대한 신천지의 악의적 공격임이 확인된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제시한 이씨의 통장 입출금 내역서을 통해 2010년 12월 8일 540만 원의 잔액이 2016년 12월 3억 1235만 원으로 증액되어 모두 또 다른 통장으로 옮겨진 것이 파악됐다.

또한 개설된 통장으로 11억 원가량의 수표와 현금이 입금된 것과 유천순씨(이씨의 본처)의 통장에 14억 6000만 원이 출금된 정황도 포착했다. 이씨에게 전달된 돈 대부분은 지파장 개인 돈이 아닌 신천지 헌금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 변호인 측은 “해당 자금이 지파에서 나온 돈인 것은 인정한다”며“검찰의 공소는 김남희의 시각에서만 본 것이며, 피고인은 이 돈이 교회 헌금인 줄 몰랐다”고 반박했다.

법원, 신천지 이만희 보석 신청 조건부 허가
전자장치 부착 및 주거지 제한, 보석 보증금 납입 조건

법원이 감염병예방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수감 중인 신천지 이만희의 보석요청을 받아들였다. 수원지법 형사11부김미경 부장판사)는 11월 12일 이씨의 보석 신청에 대해 전자장치 부착과 주거지 제한, 보석 보증금 1억 원 납입을 조건부로 인용 결정했다. 법원은 ▲증거인멸의 우려가 크지 않은 점 ▲고령인 이씨가 구속상태에서 건강이 악화된 것으로 보이는 점 ▲그동안 성실히 재판에 임한 점 등을 고려해 이씨의 보석 허가 사유를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씨는 지난 11월 16일 공판부터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았다.

  

신천지 측은 법원 결정 직후 입장문을 통해 “보석 이후에도 현재처럼 재판에 성실하게 임할 것”이라며 “올해 2월 대구지역 코로나19 확산에 대해 책임감 있는 태도로 임할 것이며, 잘못된 혐의에 대해서는 정당하게 진실을 밝혀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씨는 재판 과정에서 “건강 문제로 구치소 생활이 힘들다. 차라리 죽는 게 더 편할 것 같다”며 지난 8차 공판에서 보석 허가를 호소한 바 있다.

신천지 이만희, 휠체어 연막 의혹
11차 공판 후 걸어서 귀가

신천지 이만희가 지난 11월 16일 오후 휠체어를 타고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11차 공판에 참석했으나, 공판이 끝난 후 귀가 과정에서 걸어 들어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더팩트」 에 따르면 “오후 6시쯤 이씨와 신천지 관계자들이 자택에 도착했고, 이씨는 휠체어 대신 지팡이를 손에 쥐고 직접 차에서 내렸다.

법원에 출두할 때와는 다른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또한 “이씨가 지팡이를 짚으며 자택 쪽으로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부축을 받긴 했지만, 거동할 수 없을 정도는 아닌 듯 보였다”며 이씨의 모습을 설명했다. 이씨는 지난 9월 18일 건강상의 이유로 보석을 신청했으며, 법원은 보석 신청에 대해 조건부 허가를 내린 바 있다. 

한편 지난 11월 16일 열린 11차 공판에는 신천지 외교부장 A씨가 증인으로 출석하여 신천지의 모든 사안은 이씨에게 보고된다고 증언했다. 이는 신도, 시설 명단 축소, 허가받지 않은 장소에서의 행사 강행 등 주요 범죄 사실에 이씨가 관여하지 않았다는 신천지 관계자들의 주장과 배치되는 내용이다.

이만희의 건강 상태를 굳이 고려하지 않더라도, 이만희의 시대가 끝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최근 이만희의 사명이 다했다거나 혹은 영생불사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교리변개 시도가 서서히 들려온다. 결국 포스트 이만희를 노리는

신천지 2인자들에게 ‘버리는 카드’가 될지도 모른다. 이만희가 박태선과 유재열에게 그랬듯이, 신천지 넘버2들의 세상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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