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이만희 고심하는 신천지

포스트 이만희 고심하는 신천지

현대종교 | 장인희 기자 sunnet1004@naver.com

2021년 01월 25일 08시 48분 입력

■ 특별편지와 지시사항 통해 SNS로 새 신도 포교 지시
■ 헌금 액수로 지파별 경쟁 구도 조장
■ 혈장 공여한 신천지 대구교회에 감사 편지 작성

신천지의 책임을 묻는 기자회견에서 대중을 향해 절을 하며 사죄했던 이만희는 거듭된 재판을 통해 자신의 죄를 부인하며, 무죄를 주장하는 일관된 태도를 보였다. 코로나19를 대환난이라 규정지으며, 자살을 해서라도 고통을 면하고 싶다던 이씨는 결국 보석 석방으로 풀려나 재판을 받았다.

거듭되는 재판과 신천지 지도부의 구속 등으로 변화를 겪고 있는 신천지 이만희.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신천지 수장으로 활동은 하고 있지만, 이씨의 퇴진과 사후에 대한 목소리는 예전부터 나오고 있다. 검찰 구형 5년을 받은 이만희 활동 내용과 동향을 살펴보았다.

포교 방법, 온라인으로 전환 지시

신천지 이만희는 코로나19 발생 직후 특별편지(신천지 내에 긴급한 상황 발생시 이씨가 신도를 대상으로 작성하는 편지로, 각 지파별 내부 조직망을 통해 전달된다)를 통해 포교 방식을 온라인으로 전환하라고 지시했다. 지난 2월 21일 신천지 신도에게 공지한 특별편지 내용을 보면 “금번 병마 사건은 신천지가 급성장됨을 마귀가 보고 이를 저지하고자 일으킨 마귀의 짓(이다)”라며 “이때 전도와 교육은 통신으로 합시다”라고 전했다. 2:1, 1:1 대면 포교에 집중했던 신천지는 이만희가 지시한 대로 온라인으로 포교 방법을 전환했다.

▲온라인으로 포교하라고 지시한 이만희의 특별편지(좌), 이만희가 내린 “지파장 반성문”이란 제목의 특별 지시사항(우)

이만희의 지령을 받은 신천지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이용해 포교에 나섰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온라인 카페, 블로그, 카카오톡 등 주로 젊은 층이 이용하는 SNS에 눈을 돌렸고, 그들의 취향에 맞는 수제 공방, 기획사 등을 열어 환심을 샀다. 코로나19로 활동의 폭이 좁아진 이들은 SNS에 올라온 다양한 콘텐츠에 관심을 갖고 활동하다가 심리상담이나 성경 공부 제안을 받게 되면 서 포교를 당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방법이 통하지 않은 탓일까. 이만희가 포교 방법을 온라인으로 전환하라는 지령을 내린 지 4개월 만에 다시 포교에 관한 내용으로 특별지시사항을 내렸다. 지난 6월 27일에 이만희가 내린 지시사항의 수신인은 요한, 부산야고보, 안드레, 빌립 등 지파장이었고, 제목은 지파장 반성문이었다.

지시사항의 내용으로는 “너희는 어찌하여 고문관들만 골라 보내어 총회전도 사업을 망치는가? 교육기관과 원주 및 강릉에서 전도를 한 사람도 못한 것을 보면 너희 지파에서 전도를 못하니까 보낸 것이다”라며 “성도들이 다 이 고문관들같이 전도를 못 하는 것들이냐. 전도특전대들을 위해 많은 돈이 들어가고 있다”며 각 지파별로 “전도를 한 명도 하지 못한 자” 명단을 공개적으로 게시했다.

이어 전도 못한 자들은 재정적 손해만 끼치며, 방해만 되니 다시 교육을 시키라고 지시했다. 6월은 이만희가 검찰에 소환되기 한 달 전으로, 코로나19의 확산근원지가 신천지임이 밝혀진 후, 국가가 신천지의 위법성을 밝히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 때이다. 개인의 신변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지, 이만희는 포교에 집중하지 못한 지파장들을 상대로 반성문이라며 지시사항을 내린 것이다.

신현욱 목사(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 구리상담소)는 “이만희는 겁이 많고 여론을 의식한다. 신천지에 쏠린 안 좋은 분위기에 위축된 결과로 새 신도 포교에 열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이는 위기에 놓인 신천지를 규합하려는 목적일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전했다.

한편 신천지는 온라인 화상채팅 시스템인 줌(ZOOM)을 통해 온라인 세미나를 진행하며, 신도 포교에 열을 올렸다. 코로나19라는 악재를 만나면서 포교의 벽이 막힌 신천지는 새 신도를 유입하기가 어려워졌다. 코로나19로 대면 포교가 어려워진 탓이며, 사회적으로 신천지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만연한 까닭이다.

‘신천지’하면 ‘코로나19’로 연결 짓는 사회적인 풍토가 포교에 영향을 준 것이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 방관할 신천지가 아니다. 포교 전략을 온라인에 집중하면서 교묘하게 신도를 물색할 것이다. 또한 사회적으로 신천지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지면서 모르는 사람을 대상으로 포교하기보다 아는 지인을 표적으로 접근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헌금 액수로 지파별 경쟁 구조 조장

이만희가 특별편지를 통해 헌금 광고를 했다. 지난 11월 12일 법원으로부터 보석 허가를 받아 출소한 이씨는 출소 하루 후인 13일에 특별편지를 작성했다. 재판이 진행 중임에도 헌금을 강조한 것이다. 이씨가 작성한 특별편지에는 “수원과 대구 구치소에 갇혀 있는 신천지 지도부에게 냉수 한 잔이라도 보내라”고 전했다.

편지에서 언급한 ‘냉수 한 잔’이 무엇을 비유한 것인지 예상은 되지만, 직접적으로 언급한 내용이 없기에 속단할 수는 없다. 이를 받아 든 신천지 총회 본부는 이씨의 특별편지 내용을 더 구체화했다. 이씨의 특별편지가 발표된 지 5일 만에 수요예배를 통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구치소에 수감 중인 분에게 1인당 최대 1000원 입금, 입금 시에는 입금자 이름, 교회명, 생년월일 기입”이라고 했다. 신천지 신도를 대략 20만 명으로 추정해 볼 때 약 2억 원가량이 냉수 한 잔 값으로 매겨진다.

그 후 신천지 총회는 이씨의 13일 자 특별편지 발표 열흘 후인 23일에 3차 헌금 광고를 했다. 그 내용으로는 “개신교는 신천지를 압박하고 있다. 많고 적고를 떠나 형편에 따라 적은 것이라도 다 협조하라”며 각 지파별 헌금 비율을 백분율로 계산해 공지했다.

▲지파별 헌금 비율 노출하며 헌금 경쟁 부추긴 신천지 총회본부 공지

가장 헌금액이 높은 지파는 맛디아(충청도, 지파장 장방식)지파로 45.4%였고, 저조한 지파는 요한지파(경기도 과천 본부, 지파장 최동희)로 0.07%였다. 이씨는 헌금 광고를 통해 신천지 조직이 와해되지 않도록 정비함과 동시에 각 지파별 헌금 경쟁까지 부추겨 신도를 규합하려고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더 나아가 재판비용으로 들어간 구멍 난 재정을 메꾸려는 의도로도 파악된다. 보석으로 풀려나 신천지에 복귀한 이씨는 신천지 유지비, 재판 비용 등 ‘돈’에 예민해졌을 것이다. 온라인 포교를 통해 새 신도를 유입하고, 그들에게 헌금을 강요하여 빈 곳간을 채우려는 이씨의 ‘특별한 지시’는 계속될 것이다.

혈장 공여한 신천지 대구교회에 감사 편지 작성
재판 결과에 영향 기대

이만희가 혈장 공여를 하기로 한 신천지 대구교회에 감사 편지를 보냈다. 코로나19 확산에 주요 감염지가 된 신천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이단사이비 단체라는 개념을 넘어 반사회적 단체로 인식되고 있다. 사회적으로 신천지에 대해

관심이 없던 이들까지도 코로나19 감염 확산의 주원인이 신천지였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신천지가 많은 피해자를 양산한 이단사이비 단체라는 인식이 만연해졌다.

신천지는 이를 의식한 탓인지 코로나19 확산의 주요지였던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를 중심으로 혈장 공여에 참여했다. 이에 대해 이씨가 대구교회 신도를 대상으로 ‘감사 편지’를 작성한 것이다. 이씨는 지난 6월 27일 “사랑하는 대구교회 성도님들께”라는 제목으로 “코로나19 혈장 치료제 개발을 위해 혈장 공여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듣고 기뻤다”며 “예수님의 피를 받은 자들이고, 죄에서 해방됐다.

예수님같이 피를 줌으로 코로나19의 고통에서 해방되게 하자”고 전했다. 신천지에서 ‘하나님’, ‘보혜사’로 통하는 이만희가 직접 대구교회 신도를 지목하여 감사 편지를 남긴 것이다. 이씨의 속내는 무엇일까. 코로나19 확산의 근원지였던 대구에 거주하는 신천지 신도들이 주 공여자다.

이는 코로나19로 돌아선 신천지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쇄신하려는 의도인 동시에, 정부에 협조하는 모양새를 갖추기 위한 위장 선전일 가능성이 높다. 동시에 재판부의 선고 결과에 영향을 주기 위한 이씨의 노림수일 것으로 예상된다. 신 목사는 “혈장 공여는 이씨의 지시사항이었을 것이다. 이만희가 5년 구형을 받았다. 혈장 공여 등으로 사회에 공헌하는 모양새가 계속된다면 이씨를 향한 재판부의 최종 선고는 낮아질 수 있다”고 예견했다.

재판 중에도 혈장 공여를 지시한 이만희. 코로나19라는 ‘병’을 주고 혈장 공여라는 ‘약’을 주는 식으로 죄를 가리고자 하는 수법이 이씨의 재판 결과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줄지는 미지수다. 또한 신천지가 혈장 공여 등의 대외활동을 방패로 삼아 부정적인 이미지를 회복할지는 지켜봐야 할 문제이며, 부정적 인식이 쉽게 풀리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부재중이었던 이씨는 이제 보석으로 풀려나 신천지로 복귀했다. 고령에도 불구하고 신천지 안에서의 이만희 입지는 여전하다. 그의 한 마디면 지도부가 머리를 맞대고 그의 입맛에 맞게 전략을 짠다. 그 밑에 있는 신도들은 눈 밖에 나

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해 훈련받은 대로 움직인다. 복귀한 이씨가 특별지시사항을 담은 편지와 공지로 더욱 신도를 옥죄일 것인지, 재판을 받는 범죄자로 자신의 죄를 숙려하며 반성할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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