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를 나오고 나서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무척 컸다. 그래서 하나님 안에서 내가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찾기 시작했다. 2017년 12월 겨울, 그해 초가을에 부모님과 함께 다녀온 태국 비전트립에서 새로운 비전을 찾은 나는 3개월 동안 태국으로 단기선교를 다녀왔다. 그것이 나의 진정한 첫 여행이자 휴식이었다. 태국 방콕에서 조금 떨어진 작은 마을에 있는 한국인 선교사님이 계시는 현지인이 다니는 교회였는데, 선교사님 내외분은 따뜻하게 나를 맞아주셨다.

주님께서 주신 명령을 감당하기 위해 10년 넘게 태국선교 사역을 하고 계신 분들이었다. 그분들과 함께 생활하며 크리스마스 행사와 송구영신 예배 등 큰 교회 행사를 도왔다. 주일이 되면 현지인들과 함께 태국어로 예배를 드리고, 아직 믿음이 없는 청소년 친구들을 맡아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하나님의 마음으로 그 영혼들을 바라보게 되었다.

평일 저녁이 되면 선교사님 내외분과 저녁 산책을 하며 전도지를 집집마다 돌렸다. 그렇게 교회 일을 도우며 교회 안에서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돕는 보이지 않는 손길에 대한 감사함을 배우게 되었다. 혼자서 태국어를 배워 현지인들과 대화하며 일상생활을 누리기도 했다. 부족하지만 태국어로 복음을 전하고 태국어로 국악찬양과 찬양 인도를 하고 청소년들에게 악기도 가르치면서 성취감을 얻고 그 영혼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부어주셨다.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일을 스스로 찾아가다 보니 어느새 그 일을 즐기게 되고 열정도 자연스레 생겼다.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해 억지로 무언가를 한다기보다 정말 내 삶을 즐기고 누리는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다. 나의 삶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지고 자신감과 자존감도 점점 올라가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나는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고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다.

신천지에 있으면서 몸의 피로도가 누적되어 있었고, 마음도 많이 지쳐 있는 상태에서 급하게 일상에 적응하려다가 결국엔 탈이 났다. 나의 건강을 지키는 일은 신천지도 어느 누구도 대신 할 수 없다는 것, 나 스스로가 해야 한다는 것을 그제야 알았다. 먹는 것도, 잠자는 것도 제대로 못 했으니 먼저 몸의 회복과 마음의 여유를 충분히 가지는 것이 필요했다.

상처가 아물고 새 살이 돋기까지는 꽤 긴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영적인 건강을 되찾는 것만큼 나의 육적 건강 관리도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탈퇴 후, 가장 마음이 힘들었던 시기에 엄마의 권유로 운동을 시작하면서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찾아갔다. 운동을 하며 체력과 육신의 건강을 되찾았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며 1년 동안 건강한 식단으로 관리도 하고 10Kg 넘게 감량을 했다. 몸도 예쁘게 만들어서 바디프로필 사진을 찍어보기도 했다. 자연스럽게 운동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매력을 느끼게 되어 헬스, 요가, 필라테스, 복싱 등 다양한 운동을 접하면서 운동에 재미와 흥미를 느끼게 되었다.

그러다 우연히 필라테스 학원에서 ‘줌바(ZUMBA)’라는 댄스 피트니스를 접하게 되면서 신나게 춤추며 할 수 있는 운동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양한 장르의 라틴음악과 쉽고 재미있는 동작에서 유산소와 근력 운동을 동시에 할 수 있고, 파티하는 것처럼 신나게 즐기며 운동할 수 있다는 것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았다. 예술을 전공해서인지 나를 표현하는 일을 무척 좋아하고 그것을 누군가에게 보여주는 것도 좋아해서 나도 모르게 몰입되었다.

신나게 춤을 추면 함께 줌바를 배우는 다른 사람들이 나를 통해서 좋은 에너지를 받는다는 것을 느꼈다. 그러면서 나에게도 좋아하고 잘하는 다른 분야가 있다는 것을 찾게 되고 자신감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학원 원장님의 권유로 줌바강사 자격증을 취득하게 되었고, 그것이 나에게는 또 다른 새로운 도전이었다.

2019년 2월, 나는 새로운 직업인 줌바댄스 피트니스 강사로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신기하게도 강사를 구하는 피트니스 센터에 이력서를 넣을 때마다 경력이 없어도 취업이 되고 나의 긍정적인 면을 바라봐주셨다. 이러한 기회를 주신 것도 모두 다 하나님의 선물이고 은혜였다.

내가 내 욕심을 채우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물 흐르는 대로 하나님께 나의 삶을 맡겼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었던 것은 아니다. 현실을 마주하는 내 마음이 지금의 현실을 천국으로도, 지옥으로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처한 상황과 환경, 외부로부터 오는 모든 문제와 사건들을 내가 다 어찌할 순 없다.

하지만 그 상황 속에서 내가 어떻게 반응할지, 그 문제를 어떻게 해석할지, 내가 어떻게 행동을 취할지는 내가 결정할 수 있다. 선택은 내가 하는 것이다. 내가 주님 안에서 무엇을 할 때 가장 행복한지 가장 가치 있는 삶인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찾아갈 때, 하나님께서 그 길을 열어주시고 축복해주셨다.

어느새 나의 취업도, 진로도, 물질적인 복까지도 누리게 되었다. 지금 나의 직업은 세 가지다. 국악찬양사역자, 줌바댄스 피트니스 강사, 초등학교에서 국악을 가르치는 동아리 강사, 이 직업들이 나의 평생의 직장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 일을 시작하고 많은 이들이 나의 작은 재능과 몸짓에 즐거워하고 힘을 얻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행복해지고 보람을 느낀다. 무엇보다 내가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일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내가 나를 사랑하는 법을 배워가고 있다.

세상 속에서 내가 복음을 전하는 방법은 다른 것이 아니라 나의 삶으로 예수님을 전하고 내가 받은 하나님의 사랑을 나눠주는 것임을 깨닫는다. 하나님이 나와 함께 하심을 믿기에 어떤 일이든 즐겁게 할 수 있고, 도전하게 되는 삶을 살아가게 되었다.

두려움을 떨쳐버리고 나의 자존감을 높이며 나 자신을 내가 인정하고 사랑해주는 삶, 그것이 진정한 행복이었다. 앞으로 마주해야 할 여러 가지 도전과제들이 내 앞에 남아있겠지만 나의 길과 방향을 내가 계획할지라도 그 길을 하나님께서 붙드시고 인도하신다는 확신이 있기에 그 말씀을 붙잡기에 나는 오늘도 한 걸음 한 걸음 주님을 의지하고 나아간다.

탈퇴와 회심 후, 세상의 삶을 어떻게 살아가는지도 중요하다. 내가 나 자신을 주님 안에서 받아주고 용서해주고 사랑해주고 가치 있는 사람으로 여기고 하나님의 존귀한 자녀임을 믿고 나아갈 때 비로소 진정한 회복과 치유가 된다. 내 안에 예수 그리스도라는 가장 귀한 보물이 있으니 나는 그 자체로 빛나는 사람임을 깨닫는다.

내 안에 빛이 있어서 내가 어딜 가든지 그곳은 나로 인해 밝아질 것이다. 그래서 내 안에 있는 빛이신 나의 구원자 나의 주인이신 예수그리스도를 절대로 잃어버려서는 안 된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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