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베드로지파 본부 건물

신천지(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 이만희)가 총회장 이름으로 베드로지파 지재섭 지파장을 지난 2월 22일 제명했다. 이에 앞서 근신 처분을 내렸으나 10일 만에 제명이라는 강수를 두었다. 신천지가 지재섭 지파장을 제명한 이유는 무엇일까?

베드로지파 지재섭 지파장 제명

신천지의 조직은 총회장, 7교육장, 12지파장, 24장로로 구성되어 있다. 지파장은 12곳 중에 한 지역을 대표하는 인물로 신천지 내에서는 높은 권력을 가지고 있다. 지재섭은 그 지파장 중에서도 가장 세력이 크다는 베드로지파 지파장이었다. 때마다 교체되는 다른 지파장과는 달리 지재섭은 꾸준히 지파장 자리를 지켜왔다.

지재섭은 설립 초기부터 신천지와 함께하면서 신천지의 교세 확장에 큰 역할을 한 중요한 인물이다. 모략 포교의 기초를 만든 사람으로 베드로지파는 물론 신천지 성장에 크게 기여한 인물이기도 하다. 지재섭 지파장의 제명이 신천지 내에 큰 이슈인 이유다.
 

▲지재섭 지파장에게 다른 영이 들어가서 근신처리한다는 신천지

 

제명에 앞서 지재섭 지파장에게 “다른 영이 들어감으로 근신처리 한다”며 지난 2월 13일 근신을 통지한 바 있다. 그 이유에 대해 ▲신천지를 악평, 악담하기 때문이다. ▲다른 신이 지재섭을 움직이는 것 같다. ▲가족 외 지재섭과 대화하거나 만남을 하는 자는 동일한 벌을 받게 된다고 밝히며, “영육 건강할 때까지 근신을 명한다”고 했다. 하지만 돌연 10일 만에 제명 카드를 꺼냈다. 결국 신천지는 2월 22일 지재섭 지파장에게 “미혹을 받아 신천지를 배신하고 저주함”이라는 이유로 “직책을 해임하였고 신천지 소속에서 제명한다”고 통보했다.

총회 눈 밖에 난 지재섭, 정치적 숙청

베드로지파는 12지파 중에 가장 신도 수가 많고, 활동도 활발한 지파다. 이러한 지역의 지파장으로 30여 년을 맡아온 지재섭은 신천지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로, 신천지 2인자라고 불리기까지 했다. 이러한 위치에 있는 지재섭 전 지파장을 신천지 총회에서는 달갑지 않아 했다. 총회가 쥐락펴락하기 어려운 지파였고, 세력까지 큰 곳이라 함부로 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지재섭 지파장 제명통지서

 

지재섭 지파장 제명에 대해 임웅기 목사(광주상담소장)는 “실질적으로는 권력 싸움이다. 광주는 총회에서 장악을 못 하고 있다. (지재섭 지파장은) 교체되지 않은 오래된 인물이다”라며 “광주는 신천지 자체를 키우는 산파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중진들이 자부심이 있다”고 밝혔다. 베드로지파는 세력도 크고 신도들 사이에 자부심도 강한 지파였던 것이다.

하지만 지재섭 지파장이 이만희 총회장이나 총회의 말을 듣지 않은 일이 잦았다고 알려져 있다. 박정철 목사(호남이단상담소장)는 “지재섭 지파장이 이상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며 “전에는 교육 자료를 자신이 계시받은 것처럼 얘기한 적도 있다”고 전했다. 또 “이만희 총회장이 1시간 반 동안 설교를 하면 다른 지파는 광고만 하고 끝나는데, 지재섭 지파장은 광고 시간에 1시간 동안 설교를 한다”며 예배가 과하게 늦게 끝나는 문제도 있었다고 꼬집었다. 그 밖에도 지재섭 지파장이 여러 가지 크고 작은 문제로 총회의 눈 밖에 나 있던 상황이었다.

코로나가 터지기 전에는 신천지에서 가장 힘이 있는 여성 1호 강사인 지재섭 딸 지○문 강사를 직위 해제한 바 있다. 이것도 지재섭 지파장을 처리하기 위한 과정 중 하나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지재섭 건강 이상설

지재섭 지파장은 코로나 이전부터 치매에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지파장 역할을 제대로 하기 어렵다는 것이 제명의 이유 중 하나로 떠오른다. 신현욱 목사(구리상담소장)는 “치매에 걸린 것은 오래됐다. 3~4년 정도 된 걸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간혹 설교를 하다가 잠시 멈칫하거나 멍하니 있는 일도 있었다는 증언도 이어진다.

박정철 목사는 “오래전부터 치매라고 들어왔다. 코로나도 터지고 문제가 이렇게 크게 안 일어날 때 제명 타이밍을 잘 잡은 것 같다”며 “대면 예배가 시작되는 시점에서 지파장이 안 나오면 이상할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임웅기 목사는 “신천지 내부적으로 코로나 이후 규합을 해야 하는데 지파장들이 걸림돌이라 교체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코로나 기간에 베드로지파장 대리를 맡았던 이정우 강사 (출처: 신천지 브로슈어)

 

베드로지파는 이미 이정우 지파장(베드로지파 전 교육부장)이 코로나 전부터 지파장 대리를 하고 있었다. 신천지 회의에도 지파장 대리로 참석했고 코로나가 터진 후에도 이정우 지파장이 베드로지파를 맡아왔기 때문에, 지재섭 지파장 제명 건이 내부적으로는 생각보다 요동이 적을 것으로 보인다. 새로 임명된 이정우 지파장은 베드로지파에서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고, 말도 재밌게 잘한다고 알려져 있다. 여신도들에게 인기가 좋은 인물이다. 몇 년간 지파장 대리로 활동한 것도 신도들에게는 새로운 지파장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이유가 될 것이다. 일부 오래된 신도들, 지재섭 라인의 반대가 있을 수 있으나 지재섭의 건강 문제를 고려할 때 큰 후폭풍이 일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다.

베드로지파 전 지재섭 지파장이 신천지에서 제명됐다. 신천지 설립 초기부터 큰 기여를 한 인물이기에 충격적인 신천지 내부 변화다. 건강 이상설, 정치적 숙청 등 여러 이유가 예견되는 가운데 결과적으로 신천지 입장에서는 좀 더 관리하기 쉬운 체제를 구축하게 되었다. 최근 몇몇 지파장들이 바뀌면서 신천지가 대면 활동을 기반으로 재정비해 나가려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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