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보기 작게보기
페이스북
신천지, 꼼수 용도변경 해결책은 ‘관심’
지역 교계, 시민 연합해 직권 취소까지 끌어내
현대종교 | 오기선 기자 mblno8@naver.com
2024년 02월 02일 08시 50분 입력

꼼수의 연속이다. 신천지가 ‘불법으로 사용해 온 예배당’을 합법화하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어 주민들과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그간 신천지교회는 ‘종교용도’가 아닌 ‘문화 및 집회 용도’ 혹은 ‘교육 용도’로 사용허가를 받아 사실상 불법으로 사용한 경우가 많았다. 신천지교회가 들어선다는 이야기가 들려오면 주민들의 반대여론이 거세졌기 때문이다.

신천지는 우선 다른 용도로 사용허가를 받은 뒤 시간이 지나 잠잠해질 쯤 다시 종교용도로 변경을 신청하는 방법을 사용해 왔다. 코로나19 이후 밝혀진 신천지 건물에서 알려지지 않은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작업도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고양시, 용도변경 허가 후 직권 취소

 

▲고양시청 전경(출처 고양시)
 

경기도 고양시가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대표(이만희, 신천지)의 종교시설 용도변경 신청을 허가해 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시민들의 공분을 샀다. 작년 6월경 신천지 신도로 추정되는 김○○씨가 2018년도에 매입한 대기업 물류창고 건물 중 2층 일부를 종교용도로 변경 신청했고 고양시는 두 달 뒤인 8월 11일 승인했다.

해당 건물은 2018년에도 용도변경 신청을 했지만 고양시기독교총연합회 등 주민들이 대응에 나서 건축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불허된 바 있다. 이 건물 주위로 20여 개가 넘는 아파트 단지와 초·중·고등학교가 존재하기 때문에 여러 문제가 우려된다는 이유에서였다.

5년 전 용도 변경이 불허됐던 건물이 올해 갑작스레 허가됐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교계와 지역주민들은 술렁였다. 고양시기독교총연합회와 시민들은 지속적으로 시에 민원을 제기했다. 여기에 정치권도 거들었다. 여·야 정치인들은 신천지 건축 용도변경 허가를 강력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고양시는 문제가 커지자 ‘직권취소’라는 강경책을 내놓았다. 실무부서는 변경신청 주체가 신천지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했다. 교회 이름이 아닌 김씨가 용도변경을 신청했기 때문이다.

이후 다수의 민원으로 신천지의 용도변경임을 인지하고 2018년 건축심의 부결을 확인, 직권취소 절차에 들어간 것이다. 고양시는 “동일한 소유자가 신청 면적의 차이를 두고 지속적으로 종교시설로 변경신청하고 있다는 점, 대규모 종교시설 입지가 공공복리 증진에 반하는지 여부 등에 대한 사전 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 직권취소를 결정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한 “앞으로도 주변 주거환경과 교육환경 등의 보호 필요, 공공복리 증진에 반하는 결과가 우려되는 경우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건축 인허가를 제한하는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방침도 함께 내놓았다.

이번 일을 계기로 지역 교계는 기독교계뿐 아니라 다른 종교계, 지역 주민과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범지역 차원의 신천지종교시설허가취소TF’를 꾸려 대처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신천지 건축건과 관련 일각에서는 이번 직권 취소 배경에 총선 전략이 깔려 있다는 말도 돈다.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주민들에게 밉보여서 좋을 게 없다는 것이다. 또한 총선이 아니었다면 정치인들이 이 일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겠느냐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있다.

인천시 중구, 신천지로 10년째 ‘홍역’

인천시 중구 구민들은 10년 넘게 신천지 건축 때문에 홍역을 앓고 있다. 신천지는 2013년 12월 구 인스파월드 건물과 토지를 매입하고 이 건물을 종교시설로 사용하기 위해 용도변경을 시도하면서 시민들과의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

그러던 중 작년 8월 구 인스파월드 건물을 종교시설이 아닌 문화 및 집회시설로 용도변경을 신청했고 10월 20일 중구청이 승인했다. 갑작스러운 소식을 들은 종교계와 시민들은 중구청에 용도변경 허가 반대 서명부, 진정서를 제출하는 등 용도변경 허가 취소를 강력하게 주문했다.
  

▲인천시청 앞에 모여 신천지 건축 용도변경 관련 항의집회를 하는 1000여 명의 시민들

 

문화시설을 짓겠다는 이유를 내세워 지역사회로 다시 들어와 거점을 만들겠다는 의도가 뻔히 보였기 때문이다. 이에 12월 8일 중구청은 착공 불가 공문을 내렸다. 지역 주민들과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면 공사를 시작할 수 없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신천지는 바로 맞받아쳤다. 착공 신고 불가 통보를 취소해달라며 행정심판을 청구하는 한편 중구청 앞에서 시위를 이어갔다.

지역 교계와 시민들은 이에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착공 불가로 잠시 막아두었지만 언제라도 다시 공사가 시작될 수 있기 때문에 용도변경 자체가 취소될 수 있도록 끝까지 싸우겠다는 의지였다.

신천지 대책 세미나를 갖는 한편 시민연대를 만들어 조직적으로 대책을 마련하고 나섰다. 중구의회도 구 인스파월드 용도 변경 허가를 재검토해 달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12월 26일 인천중부교회에서 열린 범시민연대 발대식에서 시민대표들은 신천지와 용도변경을 허가한 중구청을 비난하며 인스파월드 건축 허가 취소를 강력하게 요청했다. 이 자리에서 지역 교계 관계자들도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시민연대에 따르면 갈등유발 시설에 대해 1km 반경에 위치한 공동주택에 대해서만 인허가 사전 고지 공문을 발송했고 이마저도 신천지라는 명칭이 들어가 있지 않았기 때문에 사전고지에 대해 의심하지 않았다고 했다.

시민연대는 “신천지 시설이 들어올 시 주민 생태계 파괴, 지역슬럼화, 학생들의 종교적 오염, 신천지 신도들의 대규모 이주 등 다양한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신천지 시설의 건축 허가가 취소될 때까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할 것이며 사생결단의 자세로 투쟁하겠다”고 선언했다.

인천 중구의회 윤효화 의원은 “행정적으로 완벽했는지, 이런 결정을 하기까지 주민들의 입장에서 고심해 봤는지를 생각했을 때 참담한 심정”이라면서 “해결의 책임은 주민들이 아니라, 구청이 가지고 있다. 주민의 편에서 주민들이 왜 참담해 하는지에 대해 심정을 알아 달라”고 비판했다.

지난 1월 6일 인천시청 앞에서 시민연대는 건축 허가 취소를 요청하는 시위를 열었다. 시위에는 주최 측 추산 약 1000여 명이 참여했으며, 지역 교계는 물론 시민들이 동참해 중구청을 압박했다. 지역 교계는 지역 주민들이 신천지 건물 건축에 대응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감리교이단피해예방센터장 차재용 목사는 “인천 중구의 경우 지역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서 저희가 함께 움직이게 된 가장 건전하고, 건강한 케이스였다고 생각한다”면서 “신천지가 교리적으로 거짓말을 함으로써 지역사회, 교회, 가족 간의 문제를 야기하기 때문에 종교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지역적인 문제로 바라봐 달라”고 당부했다.
 

▲인천시청 앞에서 신천지 OUT을 외치는 인천시 중구 구민들

 

부산시 사하구, 용도 변경 최근 확인

최근 부산시 사하구가 신천지 부산 야고보지파 성전에 대해 종교시설로 용도 변경을 허가해 준 것으로 드러났다. 야고보지파는 건축물 매입 후 세 차례 증축을 했다.

2006년과 2011년 그리고 2013년에 운동시설을 근린생활시설로 용도변경 했고, 근린생활시설을 다시 교육연구시설로 변경했다. 종교용도로 변경이 가능한 크기로 계속 증축을 해온 것 아니냐는 합리적인 의문이 드는 지점이다.

작년 12월 18일에도 용도변경이 허가됐다. 지하 2층 운동시설이 교육연구 시설로, 지하 1층 운동시설이 종교시설로, 그리고 지상 1층 운동시설이 교육연구시설로 변경된 사실이 드러났다. 10여 년간 ‘꼼수’가 작동한 셈이다.

결국에는 시민들의 관심과 해결 의지가 관건

신천지의 건물 용도변경이 빈번해지고 있는 가운데, 고양시와 인천시의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고양시가 이미 용도변경 허가가 난 건물에 직권 취소라는 철퇴를 가했기 때문이다.

인천시도 시민들의 제보로 용도변경 허가 사실이 드러난 사례다. 이 뒤에는 신천지가 가져올 문제점들을 우려하는 시민들의 빗발치는 민원이 있었다. 그리고 이 사례는 이단의 활동을 우려하는 교계와 시민들의 연합된 목소리가 지자체를 움직일 수도 있다는 선례를 남긴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본지 이사장 겸 편집장 탁지일 교수는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로 노출된 시설을 이전해야 할 필요성을 느낀 결과”라고 분석하고 “위법 사항이 아닌 이상 교계가 전면으로 나서기 보다 주민과 학부모를 중심으로 문제 제기가 이뤄질 수 있도록 관련 정보를 제공하며 지원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지역사회의 갈등을 유발하고 있는 신천지의 반사회적 모습 때문에 신천지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위장된 신천지 거점들이 공개되면서 다시 거점을 이전하려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결국 관심이 적어질 때 우리 동네 어딘가에 신천지가 들어설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뜻이다. 교계가 시민들과 함께 대응해 나가야 할 이유다.​

- Copyrights ⓒ 월간 「현대종교」 허락없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