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보기 작게보기
페이스북
혼돈 속의 이만희 후계구도
현대종교 | 조민기 기자 5b2f90@naver.com
2024년 04월 29일 13시 24분 입력

■ 포스트 이만희 유력 후계자로 불리던 고동안, 횡령 의혹 및 사기 혐의로 제명 

■ 눈에 띄던 고위 간부 대부분 신천지 이탈, 후계자 이름 거론되는 자체가 부담일 것 

■ 이만희와 가장 가까이서 지내는 수행비서 김평화, 권보배의 실권 강해질 수 있어 

 

고심이 깊다. 육체영생을 주장했으나 이만희의 기력이 점점 쇠약해지는 것이 보이기 때문이다. 이만희가 곧 신천지였기에 이만희 없는 신천지에 대한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문제는 마땅한 후계자를 내세우지 못하고 있는 점이다. 신천지 고위 간부를 시작해서, 이만희의 내연녀 김남희, 본부인 유천순 등 여러 잠룡들이 거론되었다. 그러나 신천지 내 권력 다툼에서 밀렸거나, 이만희와의 갈등으로 이탈하며 무산됐다. ‘이만희가 사람을 믿지 못하는 성격이다’. ‘노욕을 접지 못했다’ 등의 추측이 제기되었다. 어떤 이유가 되었든 신천지의 녹을 먹고 사는 실무진들은 답답할 노릇이다. 교주의 사망과 함께 대부분의 이단 단체가 소멸에서 자멸로 이어지는 수순을 밟았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아서다. 

 

이만희의 황태자로 불리던 고동안 

 

▲신천지 전 총무 고동안 (유튜브 채널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

  

유력한 후계자가 있었다. 이만희의 총애를 받았으며, 40대의 젊은 나이로 신천지 신도들을 사로잡을만한 인물이었다. 바로 고동안이다. 고동안은 신천지 행정상 이만희 바로 다음 위치로 알려진 “총회 총무”라는 직분을 2022년 1월부터 담당했다. 낙하산으로 보일 수 있지만 나름대로 정통 코스를 밟았다. 신천지는 편의상 전국을 12개의 지파로 나누어 관리하고 있는데, 그중 본부격인 요한지파에서 강사로 활동했다. 또 2020년 이만희가 코로나19 관련 감염병예방법 위반과 업무방해 및 횡령 등으로 구속 생활을 할 때 충성심을 내비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렇게 고동안은 고속 승진했고, “이만희의 황태자”라는 별명까지 얻게 되었다. 

 

정욕에 못 이겨 스스로 걷어찬 후계권 

 

▲많은 돈을 사기 쳤다는 이유와 함께 총무 고동안을 제명 통지한 신천지

  

따 놓은 당상이었다. 고동안 역시 본인의 신분과 위치를 적극 활용했다. 신천지 탈퇴자에 따르면 고동안이 총회 총무로 올라서면서 본인과 가까운 사람들을 요직에 앉히며 청사진을 그려갔다. 그러나 젊은 나이에 권력을 차지해서일까. 고동안이 흔들렸다. 불륜과 횡령 의혹이 각각 제기되며 더는 신천지에서 감당할 수 없는 처지가 되었다. 

 

신천지 전 전국청년회장 및 요한지파 회장이었던 유◯◯씨는 양심고백문을 통해 “유부녀였던 김◯◯씨가 2020년 3월 중 고동안으로부터 강간을 당했다”며 김씨뿐만 아니라 추가 피해자로 이◯◯씨도 있다고 주장했다.1) 횡령 관련해서는 신천지가 먼저 입을 열었다. 신천지는 지난 2월 26일 내부 공지를 통해 고동안의 횡령을 조사했다. 신천지가 내린 공지에는, “그 누구를 막론하고 몇 년 동안 총회장(이만희)이 요구하지 않은 돈을 고동안에게 돈 준 자는 신고하십시오”, “고동안은 교회 돈을 사기 친 것이 발각되어 조사 중에 있습니다. 이 사건 후 개인이 고동안에게 돈 준 것이 발각되면 제명 처리됩니다”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횡령 조사를 시작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3월 11일 결국 신천지는 고동안과 그의 가족까지 제명 처리했다. 제명 사유는 “자기를 감추고 신천지에 잠입하여 많은 돈을 사기 쳤다”였다. 

 

밟으면 꿈틀? 김남희와 다를 것 없어 

  

▲이만희와 김남희가 함께 촬영한 전통 혼례 사진 (유튜브 채널 <존존티비>)

 

이대로 물러설까? 일각에서는 고동안이 이만희와 신천지에 치명타를 안길 묘수로 자리를 지키거나 쥐락펴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쉽지 않아 보인다. 신천지 개국공신이자 이만희의 충신으로 알려진 윤 모 전 야고보지파장이, 권력 다툼에 밀려 비닐하우스 세입자 신세를 지면서도 입을 닫고 있다. 신천지 압구정 신학원 원장에서, 신천지 유관기관 IWPG(세계여성평화그룹) 대표이자 이만희의 동거녀로 이름을 올린 김남희 역시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신천지의 철저한 입단속이 있다는 방증이다. 고동안 역시 다를 것 없어 보인다. 그렇게 이만희와 신천지 신도들의 기억에서 잊힐 것으로 예상된다. 

 

부담스러운 잠룡들 

  

▲신천지 유력인사에서 비닐하우스 세입자 신세가 된 윤모씨(우) (CBS 노컷뉴스 영상 갈무리)

 

눈치 싸움이다. 눈에 띄어서도 안 되고 눈 밖에 나서도 안 된다. 고동안이 밀려남과 동시에 또 다른 잠룡들이 포스트 이만희에 대한 기대를 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신천지 내 꽤나 입지가 있었던 인물들이 하나둘 정리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마음을 숨기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대표적으로 베드로지파를 담당했던 지재섭을 한 예로 들 수 있다. 

 

지재섭은 신천지 후계자로 늘 거론되던 인물이었다. 그러나 신천지는 지난해 2월 13일 “다른 영이 들어감으로 근신 처리한다”는 추상적인 말과 함께 근신 처분했다. 이후 보름도 채 지나지 않은 2월 22일 “미혹을 받아 신천지를 배신하고 저주함으로 직책을 해임하였고 신천지 소속에서 제명한다”고 공지했다. 이뿐만 아니라 지재섭의 딸 지◯문 역시 신천지 강사 직위를 해제했다. 지재섭이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말도 있었지만, 딸마저 정리하는 것을 볼 때 정치적 숙청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특히 최근 들어 부산 야고보지파, 대구·경북 다대오지파, 인천 마태지파의 각 수장이 특별한 이유 없이 교체된 점을 고려할 때 포스트 이만희를 꿈꾸는 잠룡들의 움직임이 움츠러들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포스트 이만희는 누가 

 

▲신천지 잡지 「하늘샘물」 2024년 3월 호를 통해 소개된 12명의 지파장

 

알 수 없다. 가장 유력하다고 예상되어 온 고동안이 후보에서 배제되면서 다시 제로 베이스다. 일각에서는 이만희 사후 총회가 체계화된 시스템으로 신천지를 이끌어가는 모양새를 취하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만희의 양아들인 이전우도 후계자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이전우는 여전히 리더십 부족으로 총회의 신임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평이 돌고 있어 어려워 보인다. 본부인 유천순이 신천지를 이끌 것이라는 말도 있었다. 하지만 이만희와 같이 고령으로 인해 신천지를 이끄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한편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 신강식 대표는, 이만희 수행비서로 알려진 김평화와 권보배가 후계자가 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신 대표는 “2020년 코로나19로 이만희가 직접 기자회견에 나왔을 때 수행비서 김평화가 이만희의 귀와 입이 되어준 것을 모두가 보았다”며 “최근 내려지는 신천지 공지들 역시 고령으로 판단력이 흐려진 이만희가 직접 개입했다기보다는 수행비서들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김평화와 권보배가 후계자로 세워지거나, 직접 세워지진 않더라도 킹메이커로서 활동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갈피가 잡히지 않는 상황, 포스트 이만희 관련 신천지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지만 받지 않았다. 분명한 것은 시간은 흐르고 사람은 죽는다는 사실이다. 이만희 역시 인간의 유한성을 거스를 수 없다. 그렇기에 신천지 입장에서는 포스트 이만희가 필요하다. 실무진들의 간절함을 외면하려는 건지 아니면 판단력이 흐려져 더는 계획을 세울 수 없는 건지 종잡을 수 없다. 신천지의 혼돈은 현재진행형이다.

 

각주

1) 현대종교 2023년 5월, “신천지 고동안 총무, 그는 누구인가”, 15-16.

 

- Copyrights ⓒ 월간 「현대종교」 허락없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