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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빙자해 노인에게 접근하는 신천지 포교법
현대종교 | 오기선 기자 mblno8@naver.com
2024년 10월 15일 09시 16분 입력

■ 노인 포교 정황 곳곳에서 발견 

■ 오픈과 모략포교 지속적으로 전환하는 듯

■ 건강, 자원봉사 빌미로 접근해 이미지 쇄신

노인과 장애인을 포교하지 않던 신천지가 전략을 바꾼 모양새다. 과거 노인이나 장애인을 낮은 등급으로 분류, 섭외 대상에 두지 않았던 신천지가 노인이나 장애인에게 접근하고 있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노년층 유동 인구가 많은 역 인근이나 공원 등에서 거리 포교를 하는가 하면 노인, 장애인 시설에서 봉사활동을 펼치며 마음을 사기도 한다. 계속되는 신도 탈퇴와 포교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신천지가 자구책으로 노인과 장애인에게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어제는 신천지, 오늘은 의료선교회

“무료로 건강 검진해 보세요. 신기합니다” 제보자들에 따르면 신천지는 주로 자연치유나, 건강 상태 확인 등을 빌미로 중년, 노인에게 접근하고 있다.

 

▲금정역 인근에서 자연치유선교회라는 현수막을 걸고 거리 포교하고 있는 신천지 신도들

 

지난 7월 초 신천지는 금정역 6번 출구 앞에서 무료 양자기 체질검사로 건강을 검사해 준다며 가판을 설치했다. 설치된 현수막에는 자연치유선교회라고 적혀 있었다. 하지만 바로 옆 가판에는 “사망·고통 없는 새 하늘(신천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다. 책상 위에는 신천지가 발간하는 하늘샘물도 올라가 있었다.

주관 단체명을 바꾸는 등 오픈포교와 모략포교를 반복하기도 한다. 비슷한 시기, 평촌역 앞에서도 무료로 건강을 체크해주는 가판이 열렸다. 이번에는 현수막에 의료선교회 안양지부라고 적혀 있었다.

지난 4월까지 같은 장소에서는 신천지가 이름을 드러내놓고 가판을 연 적이 있었다. 이번에는 의료 선교회 안양지부라는 그럴싸한 이름으로 위장해 포교한 것으로 보인다. 동일한 종류로 보이는 장비, 손바닥이 그려져 있는 안내문, 다름 없는 장소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볼 때 같은 단체라고 봐도 무방하다.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4월 촬영)이라는 현수막이 의료선교회 안양지부(7월 촬영)로 바뀐 모략포교 현장

 

이 외에도 신천지교회가 태권도 등을 활용, 건강을 콘텐츠로 노인에게 접근하고 있는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백세 만세’, 자원봉사로 이미지 개선

많은 이단 단체가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자원봉사에 열을 올린다. 자원봉사라는 선한 이미지로 접근하기가 쉽기 때문이다. 또한 도움이 필요한 곳이라면, 도와주는 손길을 마다할 일도 적어, 활동이 용이하다.

신천지도 마찬가지다. 신천지자원봉사단의 활동 소식이 「천지일보」와 지역 언론을 통해 연일 들려온다. 신천지는 ‘백세 만세’ 프로그램을 통해 노인들에게 접근하고 있다. 경로당 등을 방문해 삼계탕 등 보양 음식을 제공하거나, 안마봉 만들기, 오감발달 자극, 치매예방을 위한 건강 체조, 혈압 및 혈당 측정 등 건강 콘텐츠를 만들어 환심을 산다.

포교에 선한 이미지까지 1+1

신천지가 노인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탈퇴자가 꾸준히 늘고 있고, 포교가 어려운 상황에서 짜낸 자구책으로 볼 수 있다. 어쨌든 인원을 채워 계속 성장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신천지가 노인으로 포교 대상을 확대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리고 선한 이미지를 쌓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천지는 코로나19를 통해 반사회적인 집단임이 드러났고, 여러 탈퇴자의 증언과 언론 보도로 인해 모략포교 방법, 재정 의혹 등 수많은 문제가 고발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만희의 고령화로 인해 이만희 사후 대량의 탈퇴를 막기 위해서라도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 신도들을 단속해야 한다.
 

▲서울 야고보지파 동대문교회가 지역 주민 400여 명을 대상으로 건강세미나를 개최한 모습(출처:「전국매일신문」)

 

이를 위해 신천지자원봉사단 등을 활용해 노인들에게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노인들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노인들을 대상으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는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언론을 통해 보도함으로써 신천지의 이미지를 선한 이미지로 포장하려고 하고 있다.

양의 탈을 쓴 늑대처럼, 건강과 봉사 뒤에 포교의 의도를 숨긴 신천지가 곳곳에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복지의 사각지대라고 할 수 있는 노인, 장애인이 위험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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