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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우리 딸, 돌려주세요!”
신천지 앞에서 1인 시위하는 하은이 엄마의 외침
현대종교 | 오기선 기자 mblno8@naver.com
2026년 05월 14일 09시 50분 입력

■ 교회 앞에서 1인 시위하는 신천지 신도 … 의도는 무엇?
■ 시위 않겠다는 아빠의 확약서 … 포기하지 않는 엄마의 시위
■ 교회 지켜야 한다는 이유로 피해자 가족 말리는 교회의 아쉬운 대응

하은이(가명)의 가족은 지극히 평범한 기독교 가정이었다. 세 자매의 이름도 영원히 하나님을 사랑하는 의미로 지어 주었다. 2006년부터 하은이의 할머니에게 치매가 찾아왔고, 엄마는 간병비를 벌기 위한 일과 병간호를 병행해야 했다. 잠은 병원에서 자는 일이 잦았다.

불행은 겹겹이 찾아왔다. 하은이의 아빠가 3층에서 떨어져 늑골 부상을 입었고, 아이들이 그렇게 사랑하던 할머니가 2021년에 돌아가셨다. 이로 인해 둘째는 사춘기를 심하게 앓았고, 첫째 하은이에게 가는 관심이 줄어들었다. 엄마의 눈에는 아이들이 힘들어하는 것이 역력해 보였다.

신천지에 빠진 사랑하는 딸

올해 1월 6일, 집에 놓여 있던 가방에서 낯선 시험지 같은 문서를 발견했다. 첫째 딸 하은이의 물건이었다. 가방 안에는 시험지와 함께 검은색 바지와 흰색 상의가 들어 있었다. 한창 국가고시를 준비할 때인데, 관련한 책은 보이지 않았다. 신천지 같다는 의심이 강하게 들었고, 딸을 다그쳤다. 처음에는 길거리에서 주웠다고 하더니 나중에는 “아이고! 들켰네”라고 말했다. 절대 신천지에 가지 않았다는 말을 하다가도, 다 잊어버리고 아무것도 모른다는 말로 얼버무릴 뿐이었다.

다음 날 딸을 구해내기 위해 엄마와 아빠가 먼저 이단상담소를 찾았다. 문서에 적힌 번호를 살펴본 상담소 관계자는 이미 작년 6월에 새신자반에 들어간 것 같다고 예측했다.

가까스로 딸을 설득해 대학교 졸업식 이후 이단상담소에서 상담받기로 했다. 상담소와 상의한 후 그때까지는 원하는 대로 잘해주자는 전략을 짰다. 막상 졸업식 날이 됐을 때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아이가 졸업식에 오지 못하게 했다. 친구들이 많이 오니 괜찮다고 했다. 행동이 하도 수상쩍어 함께 교회를 다니는 친구에게 연락했다. “하은이가 그동안 교회에 잘 안 나갔니?”하고 물으니 충격적인 답변이 돌아왔다. 2024년 8월부터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교회를 다니지 않은 날부터 계산해 보면 약 1년 반 이상 신천지 생활을 해온 것처럼 보였다.

며칠 뒤, 하은이를 앉혀 놓고, 대화를 시작했다. 서로 핸드폰을 꺼내두고, 문을 잠갔다. 그런데 갑자기 경찰이 집에 찾아왔다. 둘째 딸이 감금으로 신고했다는 것이다. 다행히 무혐의 처리되었지만, 수험생인 둘째 딸의 행동도 미심쩍었다.

아무래도 첫째가 동생들에게도 영향을 끼치는 것 같았다. 둘째는 중립이라고 하면서도 자꾸 언니 편을 들었다. 첫째는 셋째의 과외를 위해 자기 친구를 소개해 준다는 등의 이야기도 했다. 동생들도 신천지로 데리고 가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됐다.

어느 날은 이단상담소에서 상담받을 테니, 200만 원을 달라고 했다. 상담 받는 척을 하면서, 가출 혹은 독립을 생각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입에 담을 수 없는 말들을 하면서 “가출하는 것이 낫겠다”는 말도 자주 했다. 가끔 비명과 소리를 지르며 분노를 쏟아내기도 했다. 알고 보니 하은이 이름으로 1300만 원 이상의 신용대출이 있었다. 엄마와 아빠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리고 하은이는 계속 돈을 더 달라고 했다. 그렇게 딸이 변해갔다.

1인 시위 그리고 신천지의 경고?

차디찬 바람이 불던 2월, 하은이 엄마와 아빠는 신천지 강동교회에서 운영하는 퇴계원 센터와 이만희의 별장으로 알려진 HWPL 평화연수원에서 시위를 시작했다. 하은이를 제명시키고, 이단상담소에서 상담받을 수 있도록, 강하게 권유할 것을 목청껏 외쳤다.

 

▲○○교회 앞에서 시위 중인 신천지 신도
(출처: Gemini)

그런데 3월 8일 주일, 하은이 아빠가 다니고 있는 교회 앞에서 신천지 신도가 1인 시위를 했다. 그의 가슴에는 ‘거짓말, 허위 비방 가르치는 OO교회 목사는 회개하라’는 팻말이 걸려 있었다. 그리고 큰 소리로 교회를 비판했다. 알고 보니, 신천지 강동교회 신도였다.

1인 시위 이유는 이후 경찰이 들고 온 확약서를 통해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신천지, 하은이와 관련해 1인 시위, 단체 시위, 언론 인터뷰 등 일체 행위를 통해 교회의 업무를 방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이 담겨 있었다.

그리고 민·형사상 책임을 지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와 함께 신천지 강동교회도 교회 앞에서 하은이 관련한 시위를 중단할 것을 확약한다는 문서에 서명을 해서 보내왔다. 상담소 권유는 하겠지만, 본인이 결정하며 이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겠다는 무책임한 말도 덧붙여 있었다.

권유하지 않고 “권유해 봤는데, 본인이 결정한 일”이라고 거짓말하면 아무도 모를 일이었다. 결국 하은이 부모들의 시위를 방해하기 위한 행동으로 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여기에는 하은이도 가담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하은이는 이 일이 있기 직전인 3월 4일에 신천지에서 제명됐다. 신천지교회 출석을 희망하지 않기에 제명한다고 했다. 그리고 대화나 만남을 하는 자도 불법자로 징계한다고 적혀 있었다. 하지만 이 1인 시위와 확약서의 내용, 시기 등을 고려해 봤을 때, 하은이는 신천지 신도들과 교류하고 있음이 틀림없어 보였다. 아빠 교회의 정보 등은 하은이가 아니면 알 수 없는 것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근까지 하은이를 신천지로 데리고 갔던 선배와도 연락을 계속 주고받는 듯했다.

 

▲신천지 강동교회에서 보내온 확약서

 

신천지 신도의 1인 시위 전날인 3월 7일은 아빠가 장로로 임직을 받는 날이었다. 딸 하은이를 초대했고, 하은이도 기꺼이 와서 축하해 줬다. 임직식 이후, 하은이는 남자친구를 만난다고 먼저 나섰고 바로 다음 날 신천지 신도가 이 교회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후 경찰이 신천지, 하은이와 관련한 시위를 하지 않겠다는 확약서를 들고 왔다. 우연처럼 보이는 사건을 종합해 봤을 때 신천지 강동교회가 하은이 엄마, 아빠의 1인 시위를 막기 위해서, 혹은 하은이를 포기하게 만들기 위해서 조직적으로, 강하게 대응했다는 합리적 의심이 들 수밖에 없었다.
 

▲하은이의 제명통지서

 

더 아쉽기만 한 교회의 대응

더욱 속상한 것은 교회의 반응이었다. 하은이 아빠의 잘못으로 몰아가는 듯이 다시 신천지 신도가 1인 시위를 교회 앞에서 하게 되면 장로 임직을 취소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확약서에 서명하라고 압박했다. 그렇게 아빠는 함께 임직받은 장로 앞에서 확약서에 서명할 수밖에 없었다.
 

▲이만희 별장으로 알려진 HPWL 평화연수원 앞에서 1인 시위 중인 하은이 엄마

 

이후 하은이 엄마는 홀로 1인 시위에 나서고 있다. 든든하게 자리를 지켜주던 남편이 없으니, 힘도 나지 않는 듯했다. 게다가 남편의 교회 목회자도 하은이 엄마가 계속 시위하면 신천지가 약속을 어겼다는 구실로 교회 앞에서 시위할 것을 염려하며, 하은이 엄마의 시위를 만류할 뿐이었다. 하은이 아빠가 해당 교회의 장로이기 때문에 교회를 지켜야 할 입장이니 이해해 달라는 뉘앙스였다. 그리고 시위를 계속하면 많은 사람은 물론 하은이네 가정도 피해를 본다고 덧붙였다. 어쩌면 신천지가 1인 시위로 맞불을 놓았던 노림수가 이것은 아니었을까?

차디찬 바람이 불던 겨울날 시위를 시작했고, 어느새 꽃이 피는 계절이 다가왔다. 함께 시위했던 부모들은 이제 시위에 나오지 않는다. 자녀들이 이단상담소에서 상담을 받고 돌아왔기 때문이다. 매우 기쁜 일이지만, 속상한 마음을 숨길 수가 없다. 진짜 혼자다.

하은이 엄마는 퇴계원 신천지 센터와 이만희 별장 앞에서 1인 시위를 이어오고 있다. 퇴계원 센터의 경우 학생들이 많이 다니는 길목에 있기 때문에 오전에 시위를 한다. 혹시 학생들이 신천지에 빠질 수도 있고, 센터에서 교육받는 청년들이 시위를 보고, 신천지에서 나올까 싶어서다. 그리고 세 번, 네 번 대중교통을 타고 오후에는 청평으로 간다. 총회장 이만희씨가 혹시라도 소란스러운 소리를 듣는다면, 귀찮아서라도 하은이를 포기하라고 명령할까 싶어서다.

신천지는 계속 ‘법적 대응’을 경고하고 있다. 그렇지만 하은이 엄마는 1인 시위를 멈출 수가 없다. 사랑하는 딸이 그곳에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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