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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퍼스널컬러 포교 패턴
현대종교 | 오기선 기자 mblno8@naver.com
2026년 05월 18일 09시 09분 입력

젊은 층을 대상으로 퍼스널컬러를 이용한 신천지의 포교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무료 상담을 매개로 친절하게 청소년들과 청년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기에 쉽게 미혹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신천지가 적극적으로 이 방법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러 가지 유형 변화가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SNS 등을 통한 홍보로 시작해 무료 상담, 우연을 가장한 만남, 성경을 이용한 상담 권유로 이어지는 패턴을 보인다. 이런 패턴은 신천지의 포교 활동이 보이는 대표적인 케이스다. 예은(가명)씨의 경험을 바탕으로 신천지의 포교 패턴을 재구성해 봤다.

인스타그램과 퍼스널컬러

작년에 수능을 마치고 이제 갓 성인이 된 예은씨는 올해 초 황당한 경험을 했다. 수능을 마친 후 인스타그램에서 서울과 수도권에 있는 수험생을 대상으로 하는 무료 퍼스널컬러 이벤트 광고를 보고 지원했던 게 화근이었다.

지원하고 며칠 뒤 문자가 왔다. 이후 전화로 취미나 대학 진학 여부, 거주 지역 등을 주제로 한참 대화를 나눴고, 바로 다음 날 예약이 잡혔다. 전화로 전체적인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을 들었는데 ▲1차에서는 자기 내면을 상세히 알고 이미지를 구축하는 컨설팅 ▲2차에서는 후기 작성 ▲3차에서는 실제 퍼스널컬러 검사로 진행된다고 했다.

 

▲예은씨가 광고를 확인했었던 실제 인스타그램 계정

 

상담사는 전문 상담사 및 컨설팅 협회와 협력해 진행한다고 설명하며 안심시켰다. 그리고 연예인들이 데뷔 전에 받는 프로그램이었는데, 일반인들에게도 소개하기 위해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추가 설명했다.

물론 사기가 아닐까라는 의심도 들었다. 하지만 인스타그램 계정에 실제 고객의 후기와 대표의 정보가 상세히 서술되어 있고, 홈페이지 링크까지 있었기에 의심은 잠시 뒤로 접어 두었다.

퍼스널컬러와 무료 상담

상담사는 30대 초반의 여성이었다. 전날 미리 제출한 심리 검사표를 바탕으로 ‘불안이 높고, 자기 확신이 낮은 편’이라고 친절하게 설명했다. 예은씨도 힘들었던 부분이었기 때문에 불안했던 일이나, 힘들었던 일들을 쉽게 털어놓게 됐다.

약 한 시간 가량 상담을 진행한 후 상담사는 무료로 진행되는 상담을 6개월 정도 추가로 받아보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그녀는 원래 청소년 전문 심리 상담사로 일을 했었다고 했다. 어려운 처지에 놓인 친구들을 돕기 위해 프리랜서로 전향한 것이니 부담 갖지 말라고도 했다.
 

▲퍼스널컬러에서 결국 성경을 이용한 상담으로 이어진 신천지의 포교 패턴

 

얼떨결에 상담사와의 약속을 잡았고, 상담사는 부모나 친구에게 상담 사실을 비밀로 유지하라고 당부했다. 당시에는 상담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해 넘겼다. 이후 양식을 보내주면서 매일 감정일기를 보내라고 숙제를 냈고, 상담이 없는 날에도 감정일기를 보내며 대화를 했다.

예은씨를 다 이해한다는 듯 다정한 태도였다. 이후 ‘내게 엄마란?’, ‘내게 아빠란?’, ‘신이 있다고 믿는가?’, ‘내게 소중한 것은’ 등을 주제로 문장완성검사를 진행했다. 예은씨는 상담 중에 부모님의 통제가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상담사는 자신도 부모님과 많이 싸웠지만, 싸웠기에 자유를 얻었고 그로 인해 많이 성장했다며 따뜻하게 위로했다. 그러면서 부모님과 싸우고 갈 곳이 없으면 자기 집에서 재워주겠다고도 제안했다.

성경상담과 뜻밖의 만남

직접 만날 수 없는 날은 줌을 통해 화상으로 만남을 이어갔다. 세 번째 만남에서 상담사는 성경으로 상담을 진행해 보면 어떻겠느냐고 권유했다. 심리학이나 인문학, 철학은 결국 인간이 만든 학문이기 때문에 한계점이 존재할 수 있기에 신이 직접 교훈을 주는 신학을 통해 상담을 진행해 보자는 논리였다.

기독교 신앙을 갖고 있지 않았던 예은씨가 당황한 기색을 보이자 상담사 자신도 기독교가 아니라면서 부담스럽다면 다른 학문으로 상담하자고 했다. 그러면서도 여러 번 반복적으로 권유했다. 일단은 알겠다고 대답했고 육, 영, 혼에 대해 배우게 됐다. 방법은 성경 문장을 보여주고 그에 대한 가르침과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이었다.

다음 만남에서는 우연한 만남이 등장했다. 약속된 장소로 나갔더니 전에 상담했던 사람을 만나고 있었다며 한 사람을 소개했다. 그 사람은 상담사를 통해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면서 비슷한 상황에 부닥쳐 있었는데, 상담사를 만나 많이 성장했다고 말했다.

예은씨는 상담에 대해 비밀을 유지하라고 그렇게 강조했으면서 정작 본인은 비밀을 유지하지 않은 사실에 대해 불쾌한 마음이 들었지만, 내색은 하지 않았다. 상담사는 잠시 전화 통화를 위해 자리를 비웠고 둘만 남아 대화를 하는 상황이 됐다.

그녀는 가족 등을 주제로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신학으로 상담받기로 한 이유를 물어보면서 ‘사이비일 수도 있는데, 거부감이 없느냐’고 물어왔다. 그러면서 자신은 처음에 거부감이 있어서 심리학, 인문학, 철학을 모두 4년 동안 공부하며 상담받았는데, 결국 한계를 느껴 신학을 공부했고, 모든 불안과 고민이 해결됐다고 답했다. 마지막에는 연락처를 알려달라고 했다. 그리고 힘든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전화하라고 했다.

의심

여섯 번째 만남은 줌으로 진행됐다. 매일 수업이 끝나면 느낀 점을 보내야 하는데, 그날은 별다른 것이 없어 녹음했던 내용을 다시 들어봤다. 다른 내용은 차치하더라도, 상담을 ‘천기누설’에 비유하며 주변에 내용을 발설하지 않고 스스로 이 시간을 보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이 굉장히 이상하게 들렸다.

녹음본을 들어볼수록 인스타그램 계정과 홈페이지 자체도 의심이 생겼다. 인스타그램에 링크된 홈페이지는 무료 템플릿을 이용해 급조한 티가 났다. 대표 전화번호도, 등록된 사업체 정보도 없었고, 아무리 인터넷에 검색해 봐도 마찬가지였다.
 

▲알고 보니 신천지의 포교였던 퍼스널컬러 상담

 

한편으로는 상담사가 너무도 친절하게 상담을 해주었기에 그런 의심을 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죄책감이 들었다. 고민 끝에 ‘다들어줄개’라는 청소년 무료 상담서비스를 통해 전문 상담사에게 성경 상담에 대해 물어봤고, 기독교가 아닌 이상, 상담을 권하는 경우는 흔치 않고, 신천지로 매우 의심이 된다는 답변을 들었다.

예은씨의 마음이 급해졌다. 당장 이틀 후에 상담사의 은사와의 만남이 약속돼 있었기 때문이다. 상담사가 상담받았다는 이 은사도 신천지 신도일 것이기에 다시 만났다가는 정말 큰 문제가 생길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그렇게 핑계를 만들었다.

상담사는 그런 일이 있었으면 먼저 이야기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 진심으로 감사한 사람의 태도냐?, 일단 만나서 결정하자는 등 계속 대화를 이어가려고 했지만, 예은씨는 단호하게 뿌리쳤고, 모든 연락을 차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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