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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진 통일교, 반자동 소총 들고 합동결혼식
한학자 대신 강현실이 참어머님 지위로 격상
조민기 기자 5b2f90@naver.com
2018년 04월 16일 14시 49분 입력

 

 

▲총기를 파지하고 합동결혼식에 참석한 문형진 통일교 신도들 (출처: 「THE SUN」)

 

■ 문형진 통일교 신도, 총기 소유는 재림 주님이 오시는 끝날의 섭리
■ 참어머님 신분으로 등극한 강현실
■ 한학자 통일교, “(문형진 통일교는) 본 연합과 전혀 무관한 단체”

 

생추어리교회(담임 문형진에)서 총기를 소지한 채 합동결혼식을 진행해 세간에 논란이 되고 있다. 미국은 물론 한국의 많은 언론이 우려 섞인 기사를 보도했다. 지역 주민들은 대량학살을 위해 제작된 총기로 축복을 내리는 것에 모순을 지적하며 맹비난했다. 인근 학교에선 사고를 우려해 휴교령을 내리기까지 했다. 문형진 통일교는 왜 사회적 질타를 감수하면서까지 총기 소지를 고수했을까?
 

▲총기를 소지한 합동결혼식에 문제를 제기하는 지역 주민들 (출처: 「THE SUN」)

지역 주민 비판 무시한 채 합동결혼식 강행
 

지난 2월 28일(현지시각)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뉴파운드랜드에 위치한 생추어리교회에서 진행된 결혼식엔 600여 명의 신도가 참석했다. 이 중 총기소지면허가 있는 100여 명이 ‘AR-15형 반자동 소총과 권총’을 소지했다. 문형진씨가 합동결혼식 참석 조건에 총기 소지를 공지했기 때문이다. 소총은 2월 16일 플로리다 고교 총기 난사 사건에 쓰인 것과 동일했다. 몇몇은 총알로 만든 왕관을 썼다. 지역 주민들은 안전사고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했고 인근 학교에선 휴교령을 내렸다. 그럼에도 문형진 통일교 측 세계선교본부장 팀 엘더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선한 사람에게 총기가 주어지면 사회를 지킬 수 있는 도구가 된다”며 “총기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다”라고 피력하며 합동결혼식을 강행했다.
 

합동결혼식은 총기를 소지한 것 외에 평소 진행되던 절차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행사는 ▲기도 ▲해방실천문 낭독(문선명이 합동결혼식 때 낭독하라고 지시한 내용) ▲들러리 입장 ▲문형진 내외 및 강현실(전 통일교 실세) 입장 ▲천일국가(문형진 통일교 대표 노래) 제창 ▲문형진 내외 및 강현실에게 경배 ▲성주식(the wine ceremony) ▲성수식(holy water ceremony) ▲성혼문답(聖婚問答) ▲축도 ▲예물교환 ▲성혼선포 ▲만세 삼창 순으로 이어졌다. 행사 순서만 보았을 땐, 이단 사이비를 떠나 한 단체의 결혼 예식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축복을 위한 결혼식에 총기를 파지하게 한 점이, 일반인들에겐 의문과 논란의 중심이 되었다.
 

▲총기를 들고 합동결혼식을 진행하고 있는 문형진 내외 (출처: 유튜브)

총기소지, 문형진 통일교의 상징


세간으로부터 질타의 대상이 되긴 했지만, 문형진 통일교에게 있어 총기 소지는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다. 성경을 자의적으로 해석한 문씨는 지난해 8월부터 신도들에게, “자신을 보호할 힘이 필요하다”며 총과 칼을 소지해야 한다고 가르쳐왔다. 나아가 “아버님(문선명, 통일교 창시자)도 양(신도)들을 지키기 위해 늑대(사탄세력)들과 싸워나갈 수 있는 평화군 경찰을 만드셨다”며 총기 소지에 대해 당위성을 주장해왔다. 문씨는 합동결혼식을 앞둔 1월 3일에도 “하나님 왕국의 철장”이란 제하의 설교를 통해, 총기(AR-15)가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철장(rod of iron)”을 상징한다고 밝혔다. 문씨의 지속적인 교육으로 신도들 역시, “총기 소유가 재림 주님이 오시는 끝날의 섭리”라고 고백했다. 문형진 통일교에게 있어 총기 소지는, 정통 통일교를 이어가고 있다는 하나의 상징인 셈이다.
 

▲참어머님 자리에 올라선 강현실(원 안) (출처: 유튜브)

참어머님 강현실, 3대왕 문신준
 

이번 합동결혼식에서 총기 소지만큼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할 부분은 한학자 통일교 실세였던 강현실과 문형진의 장남 문신준의 신분이다. 이번 행사를 통해 문형진 통일교가 강현실을 ‘참어머님’, 문신준을 ‘3대 왕’으로 격상시킨 것을 재확인할 수 있다. 문신준은 문형진의 장남으로서 교권을 이어가리라 예상되었지만, 강현실은 전 한학자 통일교의 실세 외엔 내세울 게 없었던 터라 의문이다. 그러나 문형진 통일교 측은 지난해 9월 23일 “천지인 참부모님 천주완성 축복성혼식”을 통해, “해와(한학자)가 타락으로 말미암아 비웠던 해와의 자리와 입장이 이제 이날부터 다시 채워지게 되었사옵니다”라며 강현실을 ‘참어머님’의 신분으로 격상시켰다. 나아가 “한학자 여사의 범죄 가운데 가장 악한 것은 아버님의 혈통을 부정하고 아버님의 혈통 앞에 굴복하지 않은 것”이라며 참어머님으로 올라선 강현실을 문신준에게 큰절을 올리게 했다.
 

이후 문형진 통일교는 ‘세계평화통일성전 SANCTUARY 한국협회’ 홈페이지에 “천지인 참부모 천주완성 축복성혼식(강현실 참어머님 축복) 의의”란 제하의 칼럼을 통해, “책임분담을 완수하지 못한 어머니(한학자)를 영계에 계신 참아버님(문선명)은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어 문형진 후계자를 통해 한학자 어머니를 폐하고 새 어머님(강현실)을 간택”했으며, “하늘의 섭리를 이어가기 위해 참아버님은 고뇌에 찬 결정을 내려 문형진 후계자를 통해 실행하게 하셨다”고 밝혔다. 다소 복잡했으나 문형진 통일교는 나름대로 혼란스러웠던 통일교의 후계구도에 마침표를 찍었다.
 

▲한학자 통일교 측에서 올린 공지 (출처: 통일교 홈페이지)

한학자 통일교, 문형진 측과 별개 단체 선 긋기
 

문형진 통일교의 합동결혼식이 논란이 되자 한학자 통일교가 입을 열었다. 한학자 통일교 측은 지난 3월 3일 “생추어리교회의 ‘총기 합동결혼식’에 대한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의 공식입장”이란 제하의 공지를 통해, “생추어리교회(세계평화통일성전)에서 개최한 합동결혼식은 문 총재 양위분께서 지금까지 주관해온 축복결혼식과는 전혀 다른 의미였다”며, “우선 합동결혼식에 참여한 사람들이 총기를 소지했다는 것부터가 본 연합의 축복결혼 전통과 완전 배치된다”고 설명했다. 한학자 통일교는 “생추어리교회는 문 총재님(문선명) 성화(聖和)이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의 원리와 비전에서 이탈해 독자 노선을 걸어온 집단”이라며, “본 연합과는 전혀 무관한 단체”라고 선을 그었다.
 

각자의 방식으로 통일교의 정통을 주장하는 문형진과 한학자. 사실 문선명에게 직접 후계자로 인정받았던 문형진 측으로 교권이 기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상식을 넘어선 이번 총기 사건을 통해 통일교 내부에서도 황당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어 상황은 원점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문제를 제기하지만, 각자 나름대로 정통을 내세우기 위한 교리를 생산하거나 찾아내고 있어 혼란스럽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