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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통일교와 아베
현대종교 | 탁지웅 신부 sonar530@hanmail.net
2022년 08월 22일 08시 30분 입력

아베 전 총리 피격 살해, 통일교 관련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전 총리가 지난 7월 8일 오전 11시 30분 경 피격되어 사망했다. 아베는 나라현 나라시 야마토사이다이지역(奈良県奈良市の近鉄大和西大寺駅) 앞에서 26회 일본 참의원 의원선거에 출마한 후보의 지원 유세 연설을 하고 있던 도중 전직 해상자위대 자위관 출신으로 알려진 41세 남성 용의자 야마가미 테츠야(山上徹也)에 의해 피격을 당해 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같은 날 17시 3분, 향년 67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아베가 피격을 당한 후 경찰은 사건에 대해 기자회견을 열었고, 이를 바탕으로 언론은 “야마가미 용의자는 ‘종교 단체의 신도를 노리려고 했지만, 어려울 것 같아 아베 전 총리를 노렸다’고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자세한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아베 전 총리 피격 후 체포된 용의자 야마가미 (출처: 「아사히신문」)
그러나 7월 9일 일본의 언론 「현대비지니스」는 주요 언론들이 보도하지 않은 용의자 야마가미의 진술을 입수해 “이 종교 단체는 구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이다. 일본에서 영감상법이나 합동결혼식으로 화제가 되어온 신흥종교이다. 야마가미는 ‘자신의 어머니가 통일교의 신도이고 아베 신조가 통일교와 친하다고 알고 노렸다’고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피격 직전의 아베 전 총리 (출처: BBC뉴스JAPAN)
야마가미의 어머니가 한때 통일교의 신도였으며 거액의 헌금을 한 이유로 2002년 8월 21일에 파산 선고를 받은 것으로 밝혀져, 가족이 붕괴한 것에 대한 어떤 원한이 통일교와 아베를 향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수사 관계자와의 취재를 통해서 “용의자의 어머니는 독실한 통일교 신도이고 지금도 계속 믿고 있는 것 같다. 어머니에 대해서는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7월 10일 자 잡지 「플레쉬」도 용의자와 통일교 관련설을 보도했다. 야마가미와 함께 니시다이지의 한 음식점에서 식사를 한 적이 있다는 한 남성은 야마가미가 고민을 털어놓은 적이 있었다고 했다. 지금까지 세 번 정도 선술집에서 술을 마신 적이 있었는데 평소 야마가미는 자신의 이야기를 거의 하지 않았는데, 그날은 “자신의 가족이 통일교에 관여하고 있어 영감상법 문제로 흩어져 버렸다. 통일교회가 없으면 지금도 가족이 괜찮았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통일교는 아베와 관계가 깊다. 그러니까 경찰도 수사를 할 수 없다”고 평소에는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야마가미가 분노하며 이야기했다고 증언했다.

▲2021년 9월 12일 가평군 청심월드센터에서 개최된 통일교(하늘참부모님성회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총재 한학자)의 조직 ‘천주평화연합(UPF)’의 대규모 이벤트 ‘신통일 한국을 위한 THINK TANK 2022 희망전진대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는 아베 신조 일본 전 총리 (출처: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홈페이지)
또한 잡지 「플레쉬」는 통일교의 홍보담당자에게 문의하자 야마가미의 어머니인 A씨가 이 교회의 신도임을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부모가 믿는 종교에 대해 반대도 못 하고 어려움을 안고 사는 ‘종교 2세’ 당사자의 불만이 아베 전 총리를 살해한 것으로 표출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아베 피살 관련, 통일교 분파 ‘일본생츄어리교회’ 성명서 발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전 총리의 피격 후, 용의자 야마가미의 진술을 토대로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에 대한 원한이 사건의 배경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이로 인해 일본 사회에서는 통일교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으며, 일부 일본의 언론들은 야마가미의 어머니는 통일교를 세운 문선명씨의 사망 이후 창립된 소수 분파의 신도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문선명씨의 7남 문형진씨가 주관하고 있는 세계평화통일성전(世界平和統一聖殿)의 일본지부인 ‘일본생츄어리협회’는 성명문을 통해 자신들은 이번 사건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7월 9일 발표하였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이다.

아베 신조 전 총리 저격 사건에 관한 성명문

우선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서거에 대해 진심으로 애도를 표합니다.
7월 8일 오전 11시 30분경, 나라시 긴테쓰 야마토 니시다이지 역 앞에서 갑자기 일어난 아베 전 총리 저격 범인이 현행범으로 체포되었고 그 후 언론의 보도를 통해 용의자 야마가미의 범행동기 등이 발표되었습니다.

발표에 따르면 야마가미 테츠야(山上徹也)는 ‘자신의 어머니가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가정연합) 신도이고 아베 신조가 가정연합과 친분이 있다는 것을 알고 범행을 저질렀다’는 진술을 하여 그 분파에 소속되어 있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그로 인해 저희 협회의 교회장들에게 다수의 언론이 질문을 해왔습니다. 잘못된 보도도 심각하게 확산되고 있어 여기에 성명문을 발표합니다.

① 일본 생츄어리협회는 야마가미 테츠야와 접점도 관계도 일절 없습니다. 또한 용의자는 과거에도 저희 협회의 집회 등에 참가한 기록 등도 일절 없습니다. 게다가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의 분파는 ‘생츄어리협회’라고 함부로 낙인을 찍고 있으나, 일절 근거가 없는 정보입니다. 언론의 추측 기사나 악의적인 조작에 대해 철회를 요구합니다.

② 또한 야마가미의 어머니가 종교 단체에 헌금을 바쳐 왔다고 하는 보도가 있으나, 저희 일본 생츄어리협회에서는 헌금을 1엔도 받은 사실이 없습니다.

③ 아베 전 총리와의 저희 협회의 관계입니다. 저희는 자유와 정의, 평화를 사랑하는 일본 국민으로서, 아베 신조 전 총리를 존경하고, 많은 정책을 지지하며 응원해 온 것은 사실이지만 2015년 3월 1일 설립하여 역사가 짧은 저희 협회가 아베 전 총리로부터 축전을 보내거나 집회에 참석한 사실은 일절 없습니다. 야마가미에 의한 아베 전 총리 저격 사건은 충격이며 그저 명복을 기도할 뿐입니다.

④ 또한 저희 협회의 총에 대한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언론은 선입견을 갖고 많은 오해를 초래하며 논의를 확대하고 있으나, 미국에 본부를 두는 저희 협회에서는 미국 수정헌법 2조에 인정된 자유와 안전을 지키기 위해 총을 보유하는 것은 중대한 권리가 되고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저희 협회는 일본국 헌법 하에서 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불법행위를 일절 하고 있지 않습니다. 총을 사용한 야마가미의 범죄와 저희 생츄리협회를 연결시키는 악한 의도를 가진 일체의 행위에 관하여 사죄를 요구하며 철회를 바랍니다.

이상
2022년 7월 9일
일본 생츄어리협회 총회장 에리가와 야스에(江利川 安栄​)

한편 야마가미의 어머니가 한때 통일교의 신도였으며 거액의 헌금을 한 이유로 2002년 8월 21일에 파산 선고를 받고 가족이 붕괴한 것에 대한 원한이 이번 사건의 배경이 있다고 일본의 많은 언론이 보도하고 있는데, 일본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통일교와 헌금과의 관계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일본의 전국영감상법대책변호사연락회에 따르면, 1987년부터 2021년까지 집계된 통일교 피해 사례는 3만 4537건, 피해액만 1237억 엔, 한화로 1조 원을 가볍게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평화통일성전(世界平和統一聖殿)의 일본지부인 ‘일본생츄어리협회’의 홈페이지. ‘아베 신조 전 총리 저격 사건에 관한 성명문’을 발표하였다.
영감상법이란 지옥에 있는 조상들의 고통을 없애고 후손들이 안전하려면 영적 능력이 있는 고액의 물건을 구매해야 한다는 것으로, 통일교가 이를 통해 막대한 헌금을 강요하고 있다는 주장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지금도 통일교는 일본에서 영감상법 외에도 지옥에서 고통받는 조상을 구원하기 위한 ‘해원 헌금’, 담보대출을 받게 한 뒤 곧 돈을 돌려주겠다고 속이고 갈취하는 ‘차입 헌금’, 합동결혼식을 위한 ‘축복결혼식 헌금’ 등 각종 명목으로 헌금을 거둬들이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한편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은 이러한 주장에 대해 ‘통일교회는 신도들에게 헌금을 강요한 사실이 없고, 신도들로부터 차입 헌금과 같은 방법으로 헌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간아사히」 2015년 10월 23일 표지 ‘아베 정권을 지탱하는 종교’. 아베 정권은 극우적인 신도정치연맹, 일본회의, 전일본불교회 그리고 통일교가 지원하고 있다고 보도하였다.

일본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기자회견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에 대한 원한으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전 총리를 피격했다는 용의자 야마가미의 진술이 보도된 후 7월 11일 13시 4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은 도쿄 신주쿠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다나카 토미히로(田中富広) 회장 (출처: 「매일신문」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다나카 토미히로(田中富広) 회장은 아베 전 총리에 대한 추모 묵념을 하고, “이번 사건의 용의자인 야마가미 테츠야의 진술 내용의 일부가 경찰에 의해 발표되고, 특정 종교 단체에 대한 원한이 동기라고 보도되었다. 이 종교 단체가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이 아닌가 하는 소문이 퍼지는 것과 동시에, 일부 언론이 실명 보도를 하고 있기 때문에 공식 견해를 발표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여 기자회견을 열게 되었다”고 회견 개최의 이유를 밝혔다.

또한 “이번 만행에 강한 분노를 느끼고 있고 결코 있어서는 안 되는 행위이다”라고 언급하면서, 용의자 야마가미는 신도가 아니지만 어머니는 통일교의 신도로 한 달에 한 번 정도 예배에 참여하였다고 인정하는 한편, 어머니의 헌금액에 대해서는 수사 중이라며 언급하지 않았지만, 경찰 수사에는 전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서 한 기자로부터 “신도가 파산한 것을 알고 나서도 여러 가지 헌금을 요구하는 일이 있느냐?”는 질문이 있었는데, 이에 대해 다나카 회장은 “파산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헌금을 요구하는 일은 없었고 헌금을 강요하도록 지도하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일본 전국영감상법대책변호사연락회 기자회견

아베 전 총리의 총격 사건으로 체포된 야마가미가 원인 제공 종교단체로 언급한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의 기자회견이 7월 11일에 있었다. 그리고 다음 날인 7월 12일 17시 30분부터 이를 반박하는 전국영감상법대책변호사연락회(전국변련)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전국변련은 통일교 활동의 위법성 및 반사회성을 알리는 한편, 조직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1987년 5월에 전국 약 300명의 변호사가 동참하여 결성된 모임이다.

▲기자회견에서 통일교 신도에게 3000만 엔에 판매하고 있는 통일교의 성본을 보여주고 있는 와타나베 히로시(渡辺博) 변호사 (출처: 「데일리스포츠」)
기자회견은 아베 전 총리에 대한 추모 묵념으로 시작되었고 가와이 야스오(川井康雄) 사무국장은 전국변련의 성명을 낭독했다. “용의자 야마가미의 어머니가 통일교에 많은 헌금을 바치고 나서 가정이 붕괴되었던 것에 대한 원한이 이번 사건의 동기였다는 보도가 사실이라면 야마가미는 어머니의 상식을 벗어난 통일교에 대한 헌금과 교회활동 때문에 많은 고통을 받았을 것이다.
▲7월 12일 17시 30분부터 열린 ‘전국영감상법대책변호사연락회’의 기자회견 (출처: TV아사히)
전국변련은 이러한 일로 인해 생긴 야마가미의 고뇌와 교회에 대한 분노도 이해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아베 전 총리는 통일교나 UPF(천주평화연합)의 행사에 몇 번이고 참석하여 메시지를 전하고 문선명 교주의 후계자인 한학자씨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말한 것은 통일교 때문에 인생과 가정이 파괴되거나 붕괴의 위기에 몰린 사람들에게 힘든 충격을 주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의 다나카 토미히로 회장이 11일 기자회견에서 설명한 내용에 대해 야마구치 히로시(山口広) 변호사는 “너무나 사실에 반한다”고 비판하면서, “빚을 져서 통일교에 바친 헌금 때문에 파산한 신도가 많다. 야마가미의 어머니가 파산한 원인도 과도한 헌금일 가능성이 높다. 통일교와 UPF(천주평화연합)는 똑같은 단체이다”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와타나베 히로시(渡辺博) 변호사도 “모든 재산은 하나님께 바쳐야 한다는 것이 그들의 가르침이기 때문에 가정파탄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야마가미의 친척은 아사히TV와의 인터뷰를 통해서 “너무나 큰 일이 일어나서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아들에게는 어머니의 존재가 절대적이다. 미워해도 어머니를 총으로 쏠 수는 없다. 그래서 아베를 저격했을 것이다. 저는 그렇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안타까워했다.

누가 야마가미를 살인자로 만들었나?

2022년 7월 8일 야마가미 테츠야(山上徹也)에 의한 아베 전 총리의 총격 사건 이후 일본에서는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에 관한 보도가 연일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일본 언론 보도의 방대한 양을 일일이 「현대종교」에 소개를 하지 못할 정도이다.

▲일본의 전국영감상법대책변호사연락회에 따르면, 1987년부터 2021년까지 집계된 통일교 피해자들의 사례는 3만 4537건, 피해액만 해도 1237억 엔, 한화로 1조 원을 가볍게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2017년부터 2021년까지 통일교에 의해 피해를 본 사람들이 상담한 내용과 피해액, 건수에 대해서 일본TV가 보도하였다. 항아리 25건 약 7460만 엔, 보석 및 모피 32건 약 2065만 엔, 그림 및 미술품 10건 약 998만 엔, 인삼농축액 20건 1200만엔.
야마가미에 대한 수사가 계속되고 있지만 경찰 측의 별다른 발표는 없고 언론 보도도 소강상태에 있다. 일본의 언론은, ‘통일교의 역사와 교리’, ‘영감상법과 헌금강요’, ‘통일교 관련 단체’에 관심을 갖고 보도하고 있다. 매일 반복되는 보도로 인해, 일본 국민들이 통일교에 대한 지식이 아주 해박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본에서 헌금, 영감상법으로 모은 통일교의 자금이 한국으로 송금되고 한국에서 세계 각지의 통일교 지부로 보낸다고 일본TV는 보도하였다.
▲통일교가 경제(통일그룹), 언론(「세계일보」, 「워싱턴타임즈」), 학술(세계평화교수아카데미), 정치(국제승공연합), 세계평화여성연합, 천주평화연합 등의 단체와 연관이 있다고 매일방송이 보도하였다.
또한 ‘통일교와 정치인의 유착관계’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 이전부터 누구나 짐작하고는 있었지만 아무도 쉽게 언급할 수 없었던 소문이 사실과 진실로 드러난 현재 상황을 언론은 신속하게 보도하고 있다.

집권 여당인 자민당의 여러 정치인들이 예전부터 지금까지 통일교와 유착관계를 갖고 있으며, 이에 대해 입헌민주당 니시무라 치나미(西村智奈美) 간사장은 7월 21일 통일교 피해를 조사하기 위해 “영감상법 등에 의한 피해는 간과할 수 없는 문제이므로 변호사들을 중심으로 한 피해대책본부를 설치하여 대책을 검토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일본공산당도 이날 통일교와 정치와의 관계 등을 조사하는 기구를 발족했다.
▲일본TV가 통일교와 정치인과의 관계를 보도했다. 왼쪽부터 시모무라 하쿠분(下村博文) 의원(전 문부과학성 장관), 이나다 토모미(稲田朋美議員) 의원(전 방위청 장관), 井上義行(이노우에 요시유키)의원 모두가 아베파에 속한 의원이다.
▲‘통일교 권유방법 아베를 광고탑으로 이용’, ‘왜 주요 언론은 자민당과 통일교의 관계를 보도하지 않는가?’ 등을 중점보도한 7월 16일 자 「일간 현대」의 기사
▲아베파의 시모무라 하쿠분(下村博文) 의원이 문부과학성 장관 시절 통일교의 명칭 변경에 편의를 봐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고 일본TV는 전하였다.
한편 창가학회의 모태이며 연립집권여당인 공명당은 이번 사건, 특히 통일교와 정치와의 관계에 대해 사건이 수사 중이므로 언급은 피하겠다며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일본국 헌법 제20조는, “종교의 자유는 누구에게나 이를 보장한다. 어떠한 종교 단체도 국가로부터 특권을 받거나 정치상의 권력을 행사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적시하고 있다.

기독교계에서는 일본성공회, 일본기독교단 등이 성명문을 발표해 성도들에게 통일교에 대한 경각심 고취와 함께 통일교 피해자들에 대한 상담과 목회적 지원을 표명했다. 일본성공회는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혔다.

“일본성공회는 이 세상에서 소외되고 아픈 사람들과 함께 걸어가고자 합니다. 통일교에 의해 피해를 받은 사람들이, 현재 우리 주위에 있으며 앞으로도 피해를 받는 사람들이 생길 가능성이 있는 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또한 가족이 통일교에 빠져서 괴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분들, 탈퇴하고 나서도 마음속에 무거운 장애를 겪고 있는 분들과 영감상법에 의해 정신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피해를 입은 분들이 많다는 현실에 대해 자각해야 합니다.”

이번 사건에서 주목해야 할 점이 있다. 통일교에 빠져 거액의 헌금을 하게 된 어머니로 인해 고통 받고 살아오다가 살인까지 저지르게 된 야마가미로 상징되는 이른바 ‘종교 2세’의 존재와 그들의 아픔이다.

야마가미가 범행 전에 저널리스트 요네모토 카즈히로(米本和広)에게 남긴 편지가 공개되면서 일본 사회에 대해 커다란 숙제를 남겨두었다. 범행에 이르게 된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고백하면서, 왜 통일교 관계자가 아닌 아베 전 총리를 범행의 대상으로 삼았는지에 대해 짧지만 간결하고 명확하게 밝히고 있다.

저는 총을 구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만, 총을 구하기는 너무 어려웠습니다. 전혀 다른 이유였지만, 총을 구하려고 애쓰는 저의 모습이, 마치 모든 것을 바쳐서 가짜 구세주를 추종하는 통일교 신도와 유사한 모습 같았습니다.

저와 통일교와의 악연은 약 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어머니가 통일교에 빠지고 나서 수억이 넘는 돈이 사라지고, 가정은 파탄과 파산을 경험했습니다. 그렇게 저의 10대 시절은 지나갔습니다.

개인이 자신의 인격과 인생을 형성해 나가는 그 중요한 시기에, 저는 부모가 자식과 가족에게 거리낌 없이 내뱉는 거짓말을 경험했고, 확신으로 가득 찬 채 지속되는 악행, 가족 간의 충돌을 견뎌야 했습니다.

전 세계의 돈과 여자는 본래 모두 자신의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이를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현인신.

저는 그러한 인간을 신으로 숭배하는 집단, 이러한 상황이 존재하는 사회, 그들을 ‘인류의 부끄러움’이라고 여겼고, 지금도 제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아베는 적이 아닙니다. 통일교의 사상과 행동에 대해 동조하고 있는 영향력 있는 한 사람에 불과합니다.

문선명의 가족들을 모두 죽이고 싶지만, 불가능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분열되어 있는 그들을 한 번에 해치우는 것이 어렵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만약 한학자 혹은 문선명의 가족 중 누군가를 살해한다고 하더라도, 한학자나 그 딸이 죽으면 3남[문현진]과 7남[문형진]이 기뻐할 뿐만 아니라, 통일교가 다시 결집할 우려도 있기에, 이를 실행에 옮길 수 없습니다.

아베의 죽음이 초래할 정치적 의미나 결과를 생각할 여유조차 제게는 남아있지 않습니다.

일본의 ‘종교 2세’는 이른바 ‘컬트(이단) 집단’ 신도의 부모나 교단의 영향을 받고 어린 시절부터 자라난 이들을 가리킨다. 이들은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종교 2세로 태어나거나 부모의 영향 가운데 자라면서 폭력과 금전 문제를 겪고 있으며, 종교 활동에 참여하도록 강요받고 있다.

일본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컬트 집단의 ‘종교 2세’는 ‘자신이 믿고 싶지 않아도 종교 조직에서 탈퇴할 수 없다’는 어려움을 안고 살고 있다. 왜냐하면 컬트 집단이 자신들의 조직을 유지하기 위한 자금원과 노동력인 신도가 탈퇴하지 못하도록 ‘왜곡된 교리’를 만들어내는 동시에, 더 많은 신도 확보를 위해 일반적으로 가장 먼저 노리는 것은 신도의 자녀다.

▲의견청원사이트 ‘체인지’에서는 종교 2세의 인권을 위해 ‘【통일교·인권침해】 종교의 자유를 빼앗긴 아이들. 학대 방지를 위한 법률 제정을 요구합니다. #종교2세에 종교의 자유를’에 대한 청원 게시판을 설치하였다.
하지만 일본 사회는 이 문제에 대해 ‘매우 민감한 가정 내의 문제’라는 이유로 개입하지 않고 있다. 인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자신의 힘으로 탈퇴조차 하지 못하는 종교 2세의 어려움을 일본 사회는 충분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아동학대와 인권유린으로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용의자 야마가미가 겪은 고통과 통일교에 대한 분노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고 털어놓는 종교 2세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이번 사건 때문에 자신이 종교 2세라고 커밍아웃하면 주위로부터 요주의 인물이 되는 것이 아닐까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야마가미는 일반적인 가정에서 태어난 평범한 학생이었다. 하지만 어머니가 통일교에 빠지면서 ‘종교 2세’가 되어버렸고, 마침내 고통과 분노가 표출되기 시작했다. 누가 그를 살인자로 만들어 버렸는지, 누가 그의 아픔을 보고도 모른 척했는지, 왜 그의 고통과 좌절, 그리고 슬픔과 분노를 들어줄 수 없었는지에 대해 우리 모두가 깊게 반추(反芻)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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