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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겨진 과제들 - 아베 전 총리 총격 사건이 초래한 일본의 변화
현대종교 | 탁지웅 신부 sonar530@hanmail.net
2022년 10월 05일 09시 20분 입력

아베 전 총리 총격 사건 이후 매일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구 세계기독교통일신령협회. 이하 통일교)’에 관한 보도가 나가고 있다. 종교단체가 본래 해야 할 역할을 충실히 감당하지 않고 권력과 결탁하면서 반사회적 범죄를 일으키면 가정이 파탄되고, 사람들의 마음과 재산, 그리고 영혼까지도 파괴된다는 것을 일본에 사는 사람들은 매일 실감하고 있다. 연예인, 유명 스포츠 선수의 합동결혼식 참가, 영감상법, 헌금강요 등으로 예전부터 통일교는 일본사회에 커다란 문제를 일으켜 왔는데 아베 전 총리 총격 사건에 의해 다시 한번 통일교를 둘러싼 문제는 표면화되어 주목받고 있다.

▲체포된 용의자 야마가미 테츠야 (출처: 일본공동통신)
현재 매스컴은 용의자 야마가미 테츠야(山上徹也)의 범행동기와 심정, 통일교의 역사와 교리, 통일교가 일으킨 반사회적 범죄와 피해 현황, 그에 대한 대처, 정치인과의 관계, 이번 사건에 대한 향후 정치 움직임, 아베 전 총리의 국장 문제, 이번 사건이 가져오는 사회적 의미 등을 매일 보도하고 있다. 그 정보는 방대하기 때문에 지금 여기에서 그 모든 것을 기술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간단하게 정리해보도록 하자.


용의자 야마가미에 대한 수사는 현재 계속 진행되고 있다. 사건 직후 검찰 고위 간부는 사형에 처해야 한다는 발언을 하였고 여론도 야마가미에 대해 비판적이었다. 그러나 그의 어머니가 통일교에 빠진 후 거액의 헌금을 바치고 가정을 돌보지 않게 되어 야마가미의 인격 형성과 성장에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는 점 그리고 통일교와 정치권과의 유착관계 등 통일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퍼지면서 그에 대한 옹호론과 함께 한국의 ‘국민청원’과 같은 일본의 민간 사이트에서는 감형을 청원하는 서명이 이루어지고 있다. 올해 11월 29일까지 형사 책임 유무 판단을 위한 정신감정을 하고 있으며 검찰은 정신감정 결과 등을 놓고 기소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통일교의 역사와 교리에 대해서도 매일 방송을 하고 있다. 통일교의 창설, 일본에 들어온 경위, 일본에서의 현황, 『원리강론』을 바탕으로 한 교리와 활동 등 일본 전국의 전문가는 물론 탁지일 교수(본지 이사장 겸 편집장, 부산장신대학교 교회사) 등 한국의 전문가가 설명하고 있다. 매일 아침, 점심, 저녁 새로운 주제로 방송을 하고 있어서 일본의 일반 시청자들은 그야말로 통일교의 교리와 활동에 대해서 해박하게 되었다.

▲문선명 교주 사후 어떻게 통일교가 분열되었는지에 대해 설명하는 TBS뉴스. 한학자와 그의 아들들과의 대립구조를 설명하고 있다.
또한, 일본의 전국영감상법대책변호사연락회에 속한 변호사들과 함께 통일교 탈퇴자와 연구자들도 통일교가 일으킨 각종 반사회적 범죄를 증언하고 있다. 이미 「현대종교」를 통해 보도한 바와 같이 1987년부터 2021년까지 집계된 통일교 피해자들의 사례는 3만 4537건, 피해액만 해도 1237억 엔, 한화로 1조 원을 가볍게 넘겼다.
▲1980년대부터 시작된 영감상법으로 통일교는 활동자금을 모으고 이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재판으로 인해 사회적 문제가 되었다. 통일교는 이번 사건 이후 기자회견을 통해 2009년 이후 헌금 문제는 거의 없어졌다고 했지만 전국영감상법대책변호사연락회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의 피해상담으로 집계된 피해액이 54억 엔이 넘는다고 반박하였다. (출처: 야후뉴스 제공)
‘전국통일교피해자가족의모임’에 따르면, 올해 4월에 7건, 5월에 4건, 6월에 8건이었던 통일교 관련 상담이 이와 같은 보도가 나간 후 7월에는 94건, 8월 26일 현재 102건으로 급증했다. 이러한 불법적인 헌금 강요와 반사회적 범죄를 일으키는 종교가 왜 지금까지 아무런 제재 없이 활동해 왔는지에 대해서 의문을 갖게 됐을 것이다.


사회의 어떠한 조직이라도 불법행위나 탈법행위는 사회통념에 현저하게 반하는 행위이므로 비판받아 마땅한 일이고 만약 종교법인이 불법행위를 저지른다면 법적 수단과 언론을 통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전술한 바와 같이 용의자 야마가미는 이러한 방법이 아닌 총기를 사용한 인명 살해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 일본의 민주주의 제도가 제대로 기능하고 있다면 이러한 사건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 이유는 정치와 종교, 정확하게 말하자면 통일교와 자민당의 밀월관계가 끊임없이 이어져 왔기 때문이라고 추정해도 무방하다. 아베 전 총리 총격 사건 이후 통일교와의 관련설로 키시다 내각에서 7명의 장관이 배제되고 5명만이 유임된 채 새로운 내각이 출범하였으나 3명의 새 내각의 장관이 통일교와 관련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통일교와의 관련설로 초대 키시다 내각에서 배제된 7명의 장관 (출처: 일본TV)
▲제2차 키시다 내각에서 통일교와 관련이 있다고 지적 받은 빨간 테두리 안의 3명의 장관 (출처: 일본TV)
냉전시대에는 ‘반공’이라는 이념을 공유하면서 ‘승공연합’이 통일교와 보수정치를 연결했다. 이러한 상황이 연출된 정치적 배경에 대해 키타지마 쥰(北島 純) 씨는 9월 7일, 일본판 뉴스위크의 “‘혐한’ 보수정치와 ‘반일’ 통일교의 병존을 낳은 일본 정치의 이완”이라는 기사를 통해 설명했다.

“하와 국가 일본은 아담 국가 한국에 속죄해야 한다는 교리로 일본 신도로부터의 금전 수탈을 정당화하고 있던 통일교가, 다름 아닌 ‘전후 보수 정치의 최고봉’인 아베 정권하에서 정치에 대한 침식을 자행해왔다. 북한과의 파이프를 가진 통일교를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 이용할 의도가 있었다고 해도 이해하기 어려운 현상이다. 보수정치의 ‘혐한’과 통일교의 ‘반일’사상이 모순되지 않고 병존한 것은 아마 ‘이데올로기’가 현재 일본 정치의 요점을 실제로 차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강다약의 정치 상황에서 야당의 약체화는 두드러지고 … (중략) … 아베 정권은 국정 선거에 연승하며 장기 정권의 존속으로 인해 정치가 본래 생각해야 할 정교분리의 긴장감과 정치원리를 침식하는 컬트에 대한 경계감을 용해 시킨 것이다”라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이러한 역설적인 현상에 대한 답은 간단할지도 모른다. 정치인에 대한 통일교의 접근은 표의 집결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정치인에게 통일교 신도는 너무나 고마운 존재다. 무보수로 열심히 선거운동을 해주고 통일교 신도의 조직표를 넣어 주기 때문에 당선하기 위해서는 손을 잡아야 한다는 말이 뜬소문은 아니었다.

▲「아사히 신문」에서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 위원에게 실시한 설문조사
「아사히 신문」은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의 위원에게 통일교 및 통일교 관련 단체의 선거 지원, 활동비 수령, 행사에 대한 축전, 축사 등 관련이 있었는지에 대한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국회의원 712명 가운데 무응답이 93명, 관련이 있었다고 인정한 국회의원은 150명이나 되었다. 150명 가운데 자민당 소속 위원은 80%인 120명이었다.(상기 표 참조) 그리고 지방자치단체 위원의 경우 약 90%에 해당하는 2307명이 회답하였는데 그 가운데 290명이 통일교와의 관련을 인정했다. 통일교와 관련 없는 자민당의 정치인만을 남겨서 국정 운영을 하려고 한다면 불가능하다는 농담도 나오고 있다.


한일해저터널구상, 자민당의 헌법 개정논의 가운데 가정(가족)을 중시하려고 하는 점, 16억 엔이나 소요되는 아베 전 총리의 국장을 추진하는 점 등 여러 가지 문제들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정치와 통일교의 관련설은 통일교의 명칭변경에 관한 것이다.

영감상법과 헌금강요, 합동결혼식 등으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던 통일교는 명칭변경을 시도하였지만 할 수 없었다. 그러나 통일교의 유관기관인 「세계일보」로부터 헌금을 받고 관련 단체가 발행하는 월간지의 표지모델로 발탁된 시모무라 하쿠분(下村博文)씨가 문부과학성 장관이었던 2015년에 통일교는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으로 명칭을 변경하였다. 시모무라씨는 관련설을 부정하고 있지만, 공산당의 미야모토 토오(루宮本 徹) 의원은 장관이 관계하지 않고서는 명칭변경을 할 수 없다며 당시 자료를 문화청에 공개 청구했는데, 제출한 자료에는 관련 부분이 업무상 비밀 사항인 흑색으로 처리되어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히고 있다.

한편 새로운 내각의 소비자청 장관으로 기용된 코우노 타로우(河野太郎)씨는 9월 4일에 출연한 후지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통일교의 해산 명령까지 소비자청이 관여하거나 해산 명령까지 밟아 문부과학성이 결정을 하도록 해야 될지 모른다”고 발언하였다. 그리고 관련 변호사와 전문가와의 간담회도 개최하였다. 단지 정부 여당의 퍼포먼스라는 생각도 들지만, 의지를 갖고 정책을 추진하여 공정한 정치로 일본 사회가 사이비종교로 인해 고통을 받는 사람들이 다시는 나타나지 않도록 믿고 싶다.

타나카 유우코(田中優子) 전 호세이(法政)대학의 학장은 9월 4일 TBS방송국의 ‘선데이 모닝’이라는 프로그램에서 다음과 같이 전했다. “자민당은 국민들이 금방 식어버릴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을지 모릅니다. 영감상법을 검토하는 소비자청의 관할일지 모르지만 종교법인 해산은 문부과학성이 관할하고 있기 때문에 문부과학성이 움직이지 않고 있다는 것은 통일교의 종교법인 격의 취소나 해산 등 의지를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지금도 통일교의 피해자가 생기고 있는데 피해자를 위한 대책, 조속한 통일교에 대한 해산명령을 검토해야 합니다. 금방 식어버려서는 안 됩니다. 선거 때 확실히 기억해야 합니다”라며 참정권을 가진 일본 국민들이 정권에 대한 감시와 심판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이러한 논의와 함께 통일교를 종교법인이 아닌 반사회적 단체로 인식하여 프랑스의 ‘반섹트규제법(Loi About-Picard: 인권 및 기본적 자유의 침해를 초래하는 섹트적 운동의 방지 및 단속을 강화하기 위한 2001년 6월 12일 법률 2001-504호)’과 같은 법률제정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마지막으로 언론이 보도하지 않은 것, 특히 기독교는 어떻게 이번 사건을 되돌아보고 향후 컬트 문제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보자. 현재 일본의 일부 기독교 언론은 과거 통일교에 대해 어떻게 기독교가 연합하여 대책을 세워왔는지, 기독교의 성직자들이 통일교와 관련단체에 협력해온 역사에 대한 반성을 기술하고 있고, 기독교 각 교파와 연합단체는 통일교 문제와 아베 전 총리의 국장 반대 성명을 발표하였다.

일본 사회는 옴진리교를 비롯한 이번의 통일교 관련의 문제로 인해 ‘종교단체’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고 있다. 신실하고 건전한 종교, 특히 기독교는 오랫동안 그러한 컬트단체에 대해 선을 그어왔다. “우리 교회는 워치타워(여호와의 증인), 통일협회(세계기독교통일신령협회), 몰몬교(공식명칭 예수그리스도후기성도교회)와 일절 관계가 없습니다”라는 문장을 교회 게시판, 주보, 홈페이지 등에 게재하고 있다. 특히 일본의 언론들은 통일교를 ‘통일교회(統一教会)’라고 지칭하기 때문에 컬트와는 다른(different) ‘교회’이며, 컬트가 주장하고 있고 통일교의 공식 명칭에 포함된 ‘가정’, ‘평화’는 틀린(wrong) 가르침이라고 변증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선을 긋는 것이 문제의 완전한 해결책이 아니다. 선 긋기의 목적은 구분이며 배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구원을 원해서 종교를 믿으려고 했고 구원을 얻으려는 장소가 건전하지 못한 결과, 컬트 집단에 유혹되어 ‘선 밖’에 남아 있게 된 사람들을 기억하고자 한다.

아베 전 총리를 살해한 야마가미가 범행 직전에 있는 저널리스트에게 보낸 편지 가운데 “(전략) … 어머니가 통일교에 빠지고, 몇억이 넘는 금전의 낭비, 가정붕괴, 파산… 이러한 것으로 저의 10대 시절은 지나갔습니다. 그사이의 경험은 저의 일생을 계속 왜곡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개인이 자신의 인격과 인생을 형성해 나가는 그 과정, 저에게 있어서는 부모가 자식을, 가족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면서 내뱉는 거짓말, 확신으로 가득 찬 멈출 수 없는 악행, 그로 인해 끝나지 않는 충돌, 그 앞에 기다리고 있는 파괴. … (후략)”라는 증언은 계속 뇌리에 남아 있다.

이처럼 컬트 집단에 가족이 입신해 괴로운 날들을 강요당하고 있는 사람들, 직접 피해를 입은 사람들, 탈퇴하여도 여전히 무거운 고통을 겪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선의 바깥쪽’에 존재하는 현실에 눈을 돌려야 한다.

‘교회’, ‘가정’, ‘평화’. 일반적으로 아름다운 단어이며, 전통적인 기독교회가 매우 소중히 해 온 개념이다. 주님께 부름을 받고 주님께서 하나로 모아 주신 우리가 주님께서 주신 은사인 평화를 실천해 나가기 위해 앞으로도 소중히 다뤄야 할 중요한 개념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일본에서 ‘교회’, ‘가정’, ‘평화’라는 말을 사용하여 복음을 전파할 때에는 조심해야 한다. 저항에 직면하는 경우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 소중한 단어를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즉 통일교가 왜곡하였고 일본인에게는 부정적인 이미지로 다가와 버렸기 때문에 교회의 선교에 있어서 방해가 되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럴 때일수록 교회는 긍정적인 선교를 펼쳐 나아가야 한다. 아직도 고통 가운데 있는 사람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하나님께서 치유와 회복의 힘을 주신다는 것을 함께 확인하는 사명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일본 전국의 기독교 교회의 총수는 일본 전국의 파출소와 비슷하거나 그보다 조금 많다고 한다. 파출소는 시민의 생활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존재하고 있다. 그럼 교회의 역할이란 무엇인가? 교회는 하나님의 모습과 같이 창조된 소중한 인간의 존엄을 지키기 위하여 존재한다. 범죄에 노출된 사람들이 파출소에 뛰어드는 것처럼 컬트단체에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교회에 도망쳐오면 감싸 안아야 한다. 컬트단체에 의해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보지 못한 척해온 것이 아닌가 하는 반성을 해야 한다. 그리고 그들의 외로움, 불안, 절망, 외침을 정중하게 듣고 그들에게 다가가서 치유와 회복을 나누기 위해 교회는 존재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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