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대표 한학자)가 가평군청과 함께 뛰어들었던 ‘북한강 유·도선 사업’이 실제화될 것으로 보인다. 통일교 유관기관인 “HJ레저개발” 측은 지난해 10월 26일 진수식을 마쳤고, 내년 3월 정식 출항을 목표로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공공기관이 통일교 성지 조성에 이용된 형국이라며 탄식했다.
▲내년 3월 정식 출항을 목표로하고 있는 ‘HJ크루즈’ (출처: HJ레저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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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교 유관기관인 “HJ레저개발” 측은 지난해 10월 26일 오후 2시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 북한강변에서 ‘HJ크루즈 명명식 및 진수식’을 실시했다. 행사장에는 최춘식 국회의원, 서태원 가평군수, 김종관 HJ글로벌통일재단 이사장을 비롯해 내외 관계자 150여 명이 참석했다.
이명관 HJ레저개발 대표는 사업경과보고를 통해 “내년 3월 정식 출항을 목표로 크루즈 안전 검사, 선착장 및 전기 충전시설 확인 등 원활하고 안전한 운항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월 26일 실시된 ‘HJ크루즈 명명식 및 진수식’ (출처: HJ레저개발) |
해당 사업은 2020년 7월 24일 통일교 유관기관 HJ천주천보수련원(원장 이기성)이 경기 가평군 남이섬 선박인 인어공주호 선상에서 가평군, (주)남이섬, (주)청평페리와 함께 ‘북한강 유·도선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면서 시동이 걸렸다. MOU 체결 당시에는 HJ천주천보수련원 이름으로 함께했지만, 본격적으로 사업이 진행되며 또 다른 유관기관인 HJ레저개발이 담당하게 되었다.
MOU가 가능했던 것은 여름철 외에는 가평 지역에 관광객들이 몰리지 않아 고심하던 가평군이 해결책으로 북한강 유·도선 사업을 계획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내부 사정을 알았던 통일교 측이 가평군에 좋은 조건으로 사업을 제시하면서 추진될 수 있었다. 통일교 측은 가평군청에 친환경 유람선을 운영해 수도권 최대의 북한강 수변관광을 개발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데에 서로 협력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에 동참한 가평군 측은 “종교를 떠나 가평군의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보았다”며 “유·도선 사업은 가평군의 숙원이었고 다른 업체들이 MOU를 제안한 적이 있었지만, 금전적인 부분 등 통일교 측이 보다 좋은 조건을 제시했기에 함께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HJ레저개발)가평군, (주)남이섬, (주)청평페리와 ‘북한강 유·도선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통일교 유관기관 HJ천주천보수련원 (가평군) |
그러나 통일교의 진짜 속내는 성지 조성이다. 통일교 유관기관인 효정글로벌통일재단의 이사장 김종관씨는 ‘북한강 유·도선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MOU)’ 체결식 당시 환영사를 통해 “약 50년 전부터 문선명·한학자 총재 양위분께서 인종과 종교, 국경을 초월해 세계인이 모여 사는 참공동체의 모델을 청평호수 일대에 세우겠다는 비전으로 지금껏 개발해 오셨다”며 “한 총재님은 문 총재님의 유지를 받들어 이 지역을 세계적인 관광지로 손색없는 지상천국의 보금자리로 꾸미겠다는 뜻을 갖고 계시다”고 전했다. 결국 통일교 성지 완성에 가평군이 이용된 꼴이다.
최근 아베 총리 사망과 함께 비윤리적이고 반사회적인 행보가 수면 위로 드러난 통일교. 그런 단체와 지방자치단체 간에 협력이 이루어진다는 것이 우려스럽다. 지역 발전 하나만 바라보고 사업을 진행했다고 하지만, 결국에 통일교 성지화를 이루는 데 이바지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통일교의 성지조성의 궁극적인 목적은 문선명이 왕이 되는 통일교 왕국을 세우려는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지속적인 사회적 논란을 야기해 왔던 통일교가 지닌 잠재적 위험성을 지자체가 인지하고 지속적인 관리·감독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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