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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교 2세 출신 목회자의 아픔과 소망
윤하은 목사
2023년 10월 19일 09시 35분 입력

“진리를 들은 사람들이 그 진리를 잘못 이해하면 그 진리는 최악의 거짓말이 된다”는 미국의 실용주의 철학자이며 심리학자인 윌리엄 제임스의 이 말은 이단 교주와 그에게 오염되어 판단이 마비된 채로 이단을 전파하며 살아가고 있는 자들에 대하여 너무나 잘 표현해 주고 있는 문장이라고 생각한다. 성경에 기록되어있는 하나님의 진리의 말씀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그 진리를 자기만큼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이 없다고 주장하며 최악의 거짓말을 퍼뜨리는 오만한 자들이 바로 이단의 교주들이다.​

통일교 가정에서 태어나 결혼하다
 

▲통일교 합동결혼식 현장

 

나는 한국 사회를 어지럽혀 온 대표적인 이단 중의 하나인 통일교에서 태어나서 성장하였다. 통일교의 2세로 교육받으며 자랐고 대학교를 졸업함과 동시에, 역시 통일교의 2세였던 남편과 선화예술학교 회관에서 2세들만의 합동결혼식을 했다.

가정에서는 삶을 통하여, 교회에서는 체계적인 훈련으로, 언제나 2세로서의 정체성 확립, 자부심, 책임과 사명 등에 대한 철저한 세뇌교육을 받으며 성장했다.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태어나면서부터 이미 주어진 이러한 조건과 환경은 내가 극복할 수 없는 난공불락의 한계상황이었다.

그러나 성장하면서 나와는 다른 주변 사람들의 삶과 그들의 사상이 보이기 시작했고, 내가 속해있는 집단에 대하여 맹목적인 순종이 아닌 객관적인 시각으로 살펴보아야 할 필요성을 느끼기 시작했다. 대학시절 동안에는 그동안 형성되었던 가치관의 혼란과 사상적 방황으로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옭아매고 있는 주변의 한계상황을 극복할 힘이 없던 20세 초반의 나는 결국, 그 안에서 결혼을 하고 남편과 함께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미국에서도 역시 통일교 안에서 공부하고 자식들을 낳아 기르며 그 집단의 구조적인 모순과 부조리에 침묵하며 살았다. 그렇지만, 나의 세 아이들이 성장하는 것을 보면서 이 아이들도 나와 같은 갈등과 고통을 겪으면서 납득할 수 없는 비이성적인 상황들을 견디며 살아가겠구나 하는 안타까움이 나를 괴롭히곤 했다.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통일교를 떠나다

모든 것을 지켜보시던 하나님께서 때가 차매 드디어 우리 가정을 그곳에서 끄집어내시고 기적적으로 예수 그리스도 앞으로 인도해주셨다. 예수님을 만나서 새롭게 거듭나고 나서야 나는 비로소 하나님 안에서 안식하는 영혼의 참된 평안을 누릴 수 있었고, 진리 안에서 자유하며 기뻐한다는 의미를 깨닫게 됐다.

14년 전에 예수 그리스도를 나의 주님으로 영접하고 난 후 회복과 치유의 많은 시간들이 있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전적인 주권이지만, 지금도 나의 성장기를 뒤돌아보면 마음이 저리고 통일교에 남아있는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 내가 만난 은혜와 진리의 예수님을 전하고 함께 성경 말씀을 나누면서 하나님 안에서 기뻐하며 찬양하는 예배를 그들과 함께 드릴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뒤늦게 만난 예수님과 하나님의 말씀을 더욱 깊이 알고 싶어서 신학을 공부하게 되었고, 은혜의 하나님께서는 감사하게도 부족한 내가 목사가 되는 것을 허락해 주셨다.

이단 2세들의 아픔과 고민이 안타깝다

무엇보다 내가 가슴 아프게 생각하는 것은 나처럼 이단에서 태어난 2세들이다. 그들은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분별력이 생기기도 전에 이미 거짓을 진리라고 믿을 수밖에 없도록 강요된 환경 속에서 선택의 여지가 없이 성장하고 있다. 일부는 여전히 자신들이 속한 집단 안에서 자기들만이 선택받은 소수의 무리들이라는 자부심으로 세상과 정신적으로 고립된 채로 살아가고 있을 것이고, 일부는 새로운 세계관과 자아가 확립되면서 갈등과 혼란 속에서 어찌할 바를 모르는 채로 방황과 낙담을 반복하고 있을 것이다. 또, 일부는 가족과 공동체 안에서 대립과 충돌을 원치 않기에 그냥 침묵하며 따라가고 있을 것이다.

어느 경우도 건강한 영혼으로 자신의 인생에서 주체의식을 가지고 하나님이 주신 삶을 진리 안에서 기쁘고 감사하게 살아가는 삶이라고 할 수 없다. 하나님은 생명의 주인이시고 인간에게 자유의지를 주셨다. 하나님은 인간에게 지, 정, 의를 주셔서 하나님 안에서 올바른 세계관과 건강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도록 하셨다.

내가 이단의 2세라는 굴레 안에서 갈등했던 가장 큰 이슈는 나의 실존의 문제였다. 진정한 나의 모습은 무엇인가? 내 삶이 하나님으로부터 부여된 삶이라면 내면에서 솟아나는 기쁨과 평화가 있어야 맞는 것이 아닌가? 물론 철모르던 어린 시절에는 세상과 구별되고 선택받은 소수의 그룹이라는 자부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 오히려 세상 사람들을 불쌍히 여기고 어리석게 여겼었다. 그러나 나 자신을 향한 존재 물음이 시작되면서 대답을 얻을 수 없는 내면의 갈등은 내가 처한 집단의 구조적인 모순들, 교주와 그를 둘러싼 리더십들의 부조리를 보면서 하나님을 향하게 되었다. 하나님은 과연 그들을 보면서 기뻐하실까? 저러한 모습이 과연 내가 그동안 배워온 진리 안에서 이상적인 모습인가?

이단 2세들, 고민보다는 용기가 필요하다

통일교, 신천지, JMS, 여호와의 증인 외에도 정통 개신교에서 이단이라고 불리는 집단 안에서 방황하고 있는 많은 2세들에게 당부하고 싶다. 적극적으로 자신과 자신들이 속해있는 집단의 본질을 놓고 실존적인 질문을 던져보기를 바란다.

이미 감지하고 있고 듣고 있는 교주와 집단의 부정부패와 만행들에 대해 교인들 서로가 눈 가리고 아옹하는 식의 어리석은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내면의 소리를 무시한 채 자신의 삶을 복종시키며 침묵으로 면죄부를 주는 모습은 하나님이 당신들에게 계획하신 삶이 아니다.

자신이 속한 집단에 대한 사회의 인식이 왜 곱지 않은지를 객관적으로 살펴보기 바란다. 자기 자신 안에서 건강한 자아상을 보고 있는가? 성경은 참된 진리를 알게 되면 진리가 우리를 자유롭게 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예수님은 예수님의 기쁨이 우리 안에 충만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하신다. 자신의 영혼이, 자신의 삶이, 자신들이 진리라고 믿고 있는 교리 안에서 진정한 자유를 누리고 있는지, 진정한 기쁨을 누리고 있는지 심각하게 질문하고 해답을 찾아 나가기를 바란다.

인간은 모두 하나님 앞에서 단독자로 홀로 서야 한다. 부모의 신앙이 나의 신앙이 될 수 없고 공동체의 신앙이 나의 신앙으로 강요되어서도 안 된다. 혹시라도 가족들을 놓고 혼자만 빠져나올 수가 없어서 갈등하고 있을 수도 있다. 나 역시 많은 시간 괴로워했던 부분이다. 그러나, 자신이 속해 있는 공동체가 잘못되었다고 판단한다면 자신이라도 결단하고 속히 빠져나와서 사랑하는 사람들을 구해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배가 가라앉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목숨을 구할 방도를 찾지 않고 그대로 함께 침몰당하는 것을 하나님이 좋아하실까 생각해 보라. 자신이라도 빨리 하나님이 보내주신 구조선으로 옮겨 타고 안전한 상태가 되어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구명조끼를 던져 주든지 구명보트를 타고 가서 구해오든지 할 것 아닌가. 그것이 진정한 용기이고 사랑이 아닐까?

계속되는 갈등과 주어진 신앙에 대한 확신이 없고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있다면, 바로 하나님이 여러분들을 찾아오신 것이다. 하나님은 모든 인간들에게 자유의지를 주셨다. 여러분의 자유의지를 하나님께로 가는 올바른 길을 찾기 위해서 결단하고 올바르게 사용하기를 진심으로 기도한다.

*통일교 2세로 태어난 윤하은 목사는 현재 미국 뉴욕 지구촌선교교회와 예수서원을 섬기면서, 맨하탄복음선교센터(Manhattan Gospel Mission Center) 선교목사로 있다. Christian and Missionary Alliance(CMA) 소속 Alliance Theological Seminary(M.Div.)에서 수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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