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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의원 선거 결과로 본 일본 정치와 통일교
현대종교 | 탁지웅 신부 sonar530@hanmail.net
2024년 12월 23일 09시 55분 입력

지난 10월 27일 일본의 중의원 총선거가 끝났다. 자유민주당(自由民主党, 자민당)은 1955년 이후 대부분의 기간 동안 집권당의 자리에 있었다. 그러나 자민당은 이번 선거에서 중의원(衆議院)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했다. 연립 여당 공명당의 의석을 합쳐도 과반수에 못 미친다.


공명당(公明党)이 대표를 비롯해 여러 의원의 의석을 잃었기 때문에 연합전선을 꾸렸음에도 288석에서 215석으로 줄어들게 되었고 과반수 233석을 확보하지 못하게 되었다.

작년에 밝혀진 정치자금 비리 스캔들에 집권 여당인 자민당의 중진 의원과 각료들이 연루되어 당의 이미지가 실추되고 국민들의 분노가 극적으로 표출된 결과라고 언론은 분석하였다.

인플레이션, 고물가, 임금 정체, 경기 침체로 일본 전체가 신음하는 가운데 여당 의원 수십 명이 정치자금 모금 행사에서 방대한 비자금을 챙겼다는 스캔들이 터졌다. 유권자들은 이번 선거에서 투표를 통해 자민당에 강력한 메시지를 보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일부 언론은 자민당이 고전한 것은 정치자금 비리 스캔들뿐만 아니라 통일교와의 유착에 대한 해명과 해결 과정이 미흡하였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자민당의 안일함으로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되어버렸다. 이번 중의원 선거 결과와 통일교의 관련성에 대해서 저널리스트 스즈키 에이토(鈴木エイト)씨가 10월 30일 「nippon.com」에기고한 글을 소개하고자 한다.

통일교의 전면 지원이 없었던 선거

스즈키 에이토씨는 ‘통일교의 전면 지원이 없었던 선거’라고 평가했다. 투표 4일 전인 10월 23일 스즈키 에이토씨는 「문예춘추」 전자판에 ‘대외비 통일교 내부 자료: 2021년 중의원 선거 통일교가 지원한 자민당 후보자 실명 리스트’를 공개하여 기고하였다. 내부 자료를 통해 통일교 측이 자민당 후보에 대해 조직적으로 선거운동을 해온 실태를 검증한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 유력했던 자민당 후보가 지역구에서 낙선한 사실을 보면 통일교가 자민당 후보자에 대한 전면 지원을 중단했기 때문이라고 추측했다.

아베 신조 전 총리에 대한 암살 총격 사건으로 밀월관계가 갑자기 끝난 통일교와 자민당이지만, 과거를 되돌아보면 제2차 아베 정권이 발족한 뒤 관계성이 강화되어 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통일교와 자민당과의 관계가 완전히 해명된 것은 아니지만 새로운 증거나 접점이 발각되고 있다.

통일교가 일으킨 사회문제와 자민당과의 관계를 간단하게 살펴보자면, 1954년 한국에서 문선명씨가 ‘세계기독교통일신령협회’라는 이름으로 시작하여 박정희 군사정권의 비호 아래 세력을 늘리고 반공주의를 내세운 ‘승공운동’을 확장한다. 1959년 일본에 진출했고, 1968년 아베 전 총리의 할아버지인 키시 노부스케(岸 信介) 전 총리의 비호하에 국제승공연합을 설립했다.

하지만 1984년 천황으로 분장한 통일교 간부가 문선명씨에게 경배하는 비밀의식이 있음을 통일교 계통의 언론인 「세계일보」의 전 편집국장이 폭로하여 많은 우익단체가 통일교의 반反일본적 실체를 깨닫고 승공연합을 경계하기도 했다.

한편 정치권은 비서나 선거운동원 등을 파견해 주는 승공연합을 높이 평가했고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曽根康弘) 정권하의 1986년 중의원, 참의원(参議院) 선거에서 문선명씨는 60억 엔을 투입해 130명의 승공추진 의원을 당선시켰다고 한다. 그러나 영감상법과 합동결혼식, 정체를 숨긴 위장포교 등이 사회문제가 되어 보수파 정치인들도 거리를 두게 됐다.

그러자 승공연합은 반LGBTQ(성소수자) 운동 등을 통해 보수 정치권이 다시 통일교와 가까워질 수 있도록 도모한다. 2016년에는 세계 규모의 국회의원 연합 조직을 창설하였다.

정치자금 비리 스캔들과 통일교 문제는 아베 전 총리로부터 시작
 

 

▲2013년 7월 참의원 선거 4일 전, 당시 아베 전 수상과 당시 통일교 회장 간부들이 자민당 총재 응접실에서 면담을 하고 촬영한 사진을 「아사히신문」이 보도하였다.

 

키시 노부스케의 손자인 아베 전 총리는 당초 일정한 거리를 두고 통일교를 경계하였다고 한다. 한편 당시의 통일교 내부 자료에는 반LGBTQ 공작을 보고하는 상대로서 아베 전 총리의 이름이 나왔다고 한다.

통일교를 포함한 종교 우파, 전통적 가정관을 가지고 있는 강경 우파는 아베 전 총리를 강하게 지지해 왔다. 아베 전 총리에게는 반일적인 교리를 내포하는 교단에 대한 혐오감도 있었을 것이다.

당시 스즈키 에이토씨가 입수한 통일교 내부 팩스에는 ‘총리로부터 강한 의뢰’로서 아베 전 총리와 마음에 든 후보자에 대한 지원을 요청한다는 문장이 있었다. 이와 관련해 2024년 7월 17일 「아사히신문」은2013년 7월 참의원선거 4일 전 당시 아베 전 총리와 통일교 회장 간부들이 면담을 가진 사실을 보도했다.

이후 국정선거에서 통일교는 아베 정권에 막대한 ‘공헌’을 한다. 2013년 총재 응접실에서의 밀담에 아베 전 총리의 최측근으로 배석한 하기우다 코우이치(萩生田光一) 전 정책국장은 2014년 중의원 선거 전에 도쿄 하치오지 시내에서 열린 교단 강연회에서 내빈으로 인사했다.

다음 2015년에는 역시 아베 전 총리의 측근이었던 당시 문부과학성의 시모무라 하쿠분(下村博文) 대신이 통일교의 법인명을 변경하기 위해 문화청에 압박을 하였다고 지적받았다. 하기우다 코우이치, 시모무라 하쿠분 두 사람은 이번 선거에서 정치자금 비리 스캔들과 통일교 문제로 고전했다.

2021년 아베 전 총리는 통일교 계통의 온라인 심포지엄에서 영상 메시지를 보내 문선명의 아내인 한학자 총재를 예찬하였다. 그 경위에 대해서는 ‘제2차 아베정권 발족 후 6번에 걸친 국정선거에서 우리의 공헌’이 있었다고 예배에서 발언했다.

통일교의 정치 활동은 일본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미국 정계에도 침투해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 등 영향력 있는 미국 공화당 정치인들이 통일교가 주최하는 행사에 참석해 보상을 받기도 했다. 폼페이오는 통일교가 일본에서 개최한 종교 정상회담에 참석해 일본 정부의 통일교 해산명령을 비판하기도 했다.

언론의 취재를 피하는 ‘친밀한’ 후보
 

 

▲도쿄 11구에서 낙선한 시모무라 하쿠분(下村博文)씨가 지지자들에게 머리를 숙이고 사과하고 있다. (출처: 「도쿄신문」)

 


한학자 총재를 예찬한 아베의 영상 메시지는 야마가미 테츠야(山上徹也)에 의한 아베 전 총리 암살 총격 사건으로 발전하였다. 그러나 자민당은 도마뱀 꼬리자르기처럼 일방적으로 통일교와의 관계를 끊었다. 통일교만 버림받은 존재가 되었고 자민당은 통일교와 연루된 의원에게 간단한 자기신고 형식의 ‘점검’만을 요구했다.

야마가미는 통일교에 피해를 본 2세대에 속한다. 통일교는 신도들에게 끝이 없는 고액헌금을 요구하는 재산 수탈에 그치지 않고 ‘종교 2세’라고 불리는 어린이 세대의 삶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버렸다. 통일교와 같은 컬트종교에 의한 피해는 본래 정부가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하지만 정치인이 통일교의 선거지원을 받으면서 실질적으로 그들을 보호해 왔고 피해자들은 방치되어 왔다.

이번 총선거의 쟁점이 된 정치자금 비리 스캔들과 통일교 문제는 모두 지난 10여 년 동안 자민당의 아베파가 원인을 제공하였다. 게다가 총격 사건 후 첫 총선이기 때문에 스즈키 에이토씨는 통일교와의 관계를 지적받은 의원이나 중심인물의 후보를 중심으로 취재했다.

특이한 것은 언론의 취재를 피하는 자민당 후보가 많았다는 점이다. 통일교와의 친밀한 관계가 지적된 가나가와 18구의 야마기와 다이시로(山際大志郎) 전 경제재생담당대신 진영은 선거출진식에 방문한 많은 언론의 취재를 거부하였고, 가두 연설도 일절 실시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한학자 총재를 ‘머더문(Mother MOON)’이라고 예찬한 가나가와 4구의 야마모토 토모히로(山本朋広) 전 방위부대신(낙선) 역시 언론의 인터뷰를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효고 1구에서는 자민당의 모리야마 마사히토(盛山正仁) 전 문부과학대신이 낙선했다. 그는 지지자들 앞에서 “지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해 죄송합니다”라며 굳은 표정으로 사과했다. 올해 2월 「아사히신문」은 모리야마씨가 지난 21년 중의원 선거에서 통일교 우호단체와 사실상 ‘정책협정’에 해당하는 추천확인서에 서명했던 것을 보도했다. 모리야마씨는 “사인했을지도 모른다”고 인정하면서도 이후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답변을 하였다.

자민당과 공명당 과반수 균열로 컬트 규제가 진전할까?

 

▲2017년 통일교 관련 행사에 참석해 한학자 총재를 ‘머더문(Mother MOON)’이라고 예찬한 가나가와 4구의 야마모토 토모히로(山本朋広) 전 방위부대신 (출처: 니혼TV)
▲효고 1구에서 낙선한 자민당의 모리야마 마사히토(盛山正仁) 전 문부과학대신 (출처: 「아사히신문」)

 


컬트피해 방지를 위해 프랑스의 반섹트법과 같은 법률 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하지만 자민당과 창가학회를 지지 기반으로 하는 공명당은 소극적이다. 통일교에 대한 해산명령에 대비해 법정비가 요구된 재산보전법안은 여당의 반대로 성립되지 못했다. 컬트문제는 그 반사회적 성격으로 인해신앙의 자유를 저촉한다고 할 수 없다.

새로 출범한 이시바 시게루(石破 茂) 정권은 정치자금 비리 스캔들로 인해 정치와 자금의 규제강화를 공언하고 있지만 통일교 문제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파면 팔수록 자민당 의원들의 통일교 관련설이 끊임없이 나오기 때문이다.

본래 컬트종교에 대한 규제는 제삼자위원회에 의한 조사, 혹은 국회의 국정조사권을 발동하여 조사해야 할 문제다. 과거 미국 프레이저위원회가 대한민국 중앙정보부(KCIA)와 통일교 문선명의 미국 내 정치공작 시도 사실을 조사한 것과 같은 대처가 요구된다.

현재 도쿄지법은 통일교의 법인 해산명령청구를 심리하고 있다. 사법판단이 나오기 전에 피해자에게 변제되어야 할 재산이 소산되어 버려지지 않도록, 또한 잔여재산이 통일교의 관련 단체로 이관되지 않도록 다양한 법정비가 요구되고 있다. 실효성 있는 법정비에 소극적이었던 자민당과 공명당이 중의원에서 과반수를 넘지 못했기에 새로운 움직임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통일교에 의존하고 결과적으로 피해를 방치해 온 정치인들은 진지하게 반성하고 기존의 사실관계에 대해 숨기지 않고 밝혀야 한다. 스즈키 에이토씨는 이러한 과정이 전제될 때 진정한 의미에서의 관계 단절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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