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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교와 결합한 천지정교의 정체
사실상 흡수합병 의혹…조직적 결합에 가까워
현대종교 | 탁지웅 신부 sonar530@hanmail.net
2026년 06월 22일 10시 35분 입력

일본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이 법원의 해산 명령을 받으면서, 막대한 재산의 향방이 새로운 사회적 쟁점으로 떠올랐다. 특히 통일교가 과거 지정해 둔 재산 이전 대상인 천지정교(天地正教)의 실체와 함께 통일교와의 관계가 주목된다. 필자는 통일교와 천지정교에 대한 관계에 대해서 지난 5월 2일 일본의 TBS TV의 보도를 중심으로 다루고자 한다. 취재를 통해 드러난 양측의 관계는 단순한 ‘우호단체’를 넘어, 사실상 조직적 결합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해산 이후에도 계속되는 신앙과 헌금

도쿄고등법원은 지난 4월, 고액 헌금과 각종 피해 문제를 이유로 일본 통일교에 대해 “극히 악질적”이라고 판단, 해산을 명령했다. 이에 따라 교단은 종교법인 지위를 상실했고, 전국 약 280개 시설은 법원이 선임한 청산인의 관리 아래 들어가게 됐다. 신도들은 기존 교회 시설에 자유롭게 출입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그러나 해산 명령 이후에도 신도들의 종교 활동은 계속되고 있다. TBS의 보도에 따르면, 합동결혼식을 통해 맺어진 세 쌍의 부부가 가정에서 온라인 예배를 드리고 있었으며, 예배 중 ‘교회장’은 “참부모님께 경배를 드립니다”라고 외쳤다. 신도들은 문선명과 한학자 부부의 사진 앞에 ‘봉헌서’를 올리고 헌금을 바쳤다.

신도 오가사와라 히로시(小笠原裕)씨는 현재 상황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지금은 이런 형태로 하고 있습니다. 여기는 제 집인데, 집에 모이기도 하고요. 원래 신도들끼리의 교류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지난주에는 야외 예배도 있었어요. 꽃놀이 예배 같은 형태였는데 50~60명 정도 모였고, 아이들도 함께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는 이어 “십일조 헌금입니다. 수입의 10분의 1을 바치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헌금은 신앙생활의 일부이기 때문에 중단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해산 명령에 대해서도 “헌법적으로도 이상하다”며, 현재 대법원(최고재판소)에서 해산 명령 결정이 취소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해산 이후 교단의 은행 계좌는 청산인 측에 넘어갔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과거 회계 담당자들이 신도들의 현금 헌금을 대신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앙심이 흔들리는 일은 없다고 말하는 신도들은 조상에 대한 감사의 말이나 소원을 적은 ‘봉헌서’라고 불리는 패를 문선명·한학자 부부의 사진 앞에 바친다. 그 패 옆에는 수만 엔이 들어 있는 현금 봉투도 놓여 있다. (TBS TV)

 

▲십일조 헌금을 적은 메모(TBS TV)


재산 1000억 엔…귀속처는? - 재산 이전 대상으로 지목된 ‘천지정교’

법원 자료에 따르면 통일교 수입의 97% 이상이 헌금이며, 총자산은 1000억 엔을 넘는다. 이 재산의 귀속처로 지정된 곳이 바로 천지정교다.

논란의 중심에 선 천지정교는 홋카이도 오비히로(帯広)를 거점으로 하는 불교계 신흥종교다. 이 단체는 조상공양과 미륵신앙을 강조해 왔으며, 매년 ‘정화기원제(浄火祈願祭)’라는 의식을 열어왔다.
 

▲“성화의 고향(聖火の郷)”이라고 적힌 천지정교 시설의 큰 간판. 그 바로 아래에는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이라고 적혀 있다. (TBS TV)


그러나 도쿄지방법원이 지난해 내린 해산 명령 결정문에는, 옛 통일교가 2009년 청산 후 남는 재산의 귀속처로 천지정교를 지정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보도에 따르면 “성화의 고향(聖火の郷)”이라는 큰 간판 아래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이라는 문구가 함께 적혀 있었다. 등기부를 확인한 결과, 해당 토지의 소유권 역시 천지정교에서 통일교로 이전된 상태였다.

“사실상 흡수합병”… 전 대표와 신도들의 증언

이번 방송에서는 천지정교 전 대표였던 남성이 처음으로 카메라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 원래 옛 통일교 신도였으며, 어느 날 갑자기 천지정교 대표로 임명됐다고 증언했다. 그는 대표 취임 직후 전국을 돌며 천지정교 신도들을 통일교로 이관하는 작업을 담당했다고 밝혔다. 그는 “전국을 돌며 ‘미륵상과 제단은 집에 가져가거나 버려도 된다. 이제 모두 통일교 신도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천지정교의 제단은 철거되었고, 그 대신 문선명(文鮮明) 부부의 사진이 걸리게 되었다. (TBS TV)

 

▲이는 당시 천지정교(天地正教) 신자들에게 배포되었던 소책자이다. 옛 통일교와 깊어져 가는 관계에 대해 “만남에서 화합으로(出会いから和合へ)”라고 설명하고 있다. (TBS TV)


그는 명부상 약 34만 명의 신도가 통일교 측으로 넘어갔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천지정교 출신의 한 전 신도는 “합류라기보다 흡수였다”며 “천지정교 전체가 통일교로 넘어간 형태였다”고 회상했다. 그는 원래 집 안에 모셔져 있던 미륵보살상에 대해 통일교 관계자로부터 “돌덩이일 뿐이니 묻어버리라”는 말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이후 제단은 철거되고 문선명 부부의 사진이 대신 걸렸으며, 통일교 신도들이 드나들며 거액 헌금을 요구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미륵은 문선명”… 교리 변화와 내부 갈등


천지정교는 전술한 바와 같이 원래 불교계 신흥종교였다. 하지만 2대 교주 아라야 시즈에(新谷静江)가 한때 “미륵은 문선명 선생”이라고 선언하며 통일교와의 관계를 강화했다. 그러나 이후 그녀는 통일교 측의 과도한 헌금 요구에 반발하게 된다. 변호사가 정리한 진술서에서 아라야씨는 다음과 같이 밝혔다. “전국 도장이 마치 점포처럼, 신도들이 고객처럼 취급되는 것을 알게 되었다.
 

▲1993년 11월 제주도에서 문선명 씨와 함께 사진을 찍은 천지정교의 초대교주 카와세 카요(川瀬カヨ)씨 (TBS TV)


그녀는 문선명에게 여러 차례 편지를 보내 직접 대화를 요청했지만, 단 한 번도 기회를 얻지 못했고, 결국 교주 자리에서도 물러나게 됐다고 주장했다. 유족 역시 문선명이 직접 전화를 걸어 “신문사 운영비가 필요하다”, “잉크값이 없다”, “종잇값이 없다”며 반복적으로 자금을 요구했다고 증언했다. 헌금은 한국 계좌로 송금됐으며, 문선명의 지시는 절대적이었다고 말했다.

법원도 인정한 ‘지휘명령 관계’ - 형식은 별도, 실질은 동일 조직 가능성

이 사건의 핵심 법적 쟁점은 통일교 관련 집단소송을 오랫동안 맡아 온 고로 마사키 변호사(郷路征記)의 설명을 통해 드러난다. 그는 과거 재판에서 확보한 자료를 근거로 다음과 같이 분석한다. “천지정교에 지급된 금액이라 하더라도, 실질적으로는 통일교의 지휘 아래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에 통일교가 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결에서 인정되었습니다. 천지정교가 통일교에 흡수합병되었다는 평가는 충분히 타당합니다.”

실제로 2012년 삿포로지방법원은 양 단체 사이에 ‘지휘·명령 관계’가 존재했다고 판단했다. 또한 와타나베 히로시(渡辺 博) 변호사도 역시 구조적 문제를 지적한다. “원래 신도 집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부에서 훨씬 더 많은 인원이 유입되면서 조직이 사실상 장악된 형태였습니다. 이는 자발적 통합이라기보다 ‘조직적 흡수’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법률적으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재산 이전 결정의 유효성’이다. 일본 문화청은 두 단체를 형식적으로는 별개의 법인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과거의 지정이 법적으로 유효하다면 청산 후 재산은 천지정교로 이전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법률 전문가들은 ‘실질적으로 동일 조직일 경우 재산 은닉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있다’, ‘피해자 구제를 회피하는 구조로 볼 여지가 있다’, ‘과거 지휘·명령 관계가 인정된 점과의 충돌’과 같은 위험성을 지적했다. 고로우 변호사는 특히 피해자 관점에서 “피해자 배상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재산이 이전된다면, 정의에 반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현재 대표 “교류는 있지만 별개 법인”

반면 올해 2월 취임한 현재 천지정교 대표는 “통일교와는 우호 관계일 뿐”이라며 흡수나 종속 관계를 부인했다. 그는 현재 신도 수를 약 1800명이라고 설명하면서도, 자신 역시 통일교 신도임을 인정했다. 또한 천지정교의 신앙 대상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처음에는 미륵보살상, 다음은 문선명 선생의 사진, 마지막은 문선명 선생 그 자체를 미륵으로 신앙한다.”

다만 그는 통일교 재산 이전 문제에 대해서는 “언론 보도를 통해 알았을 뿐”이라며 “그 결정이 지금도 유효한지는 모른다”고 답했다. 하지만 통일교 관계자들은 천지정교를 재산 이전 대상으로 지정한 결의가 지금도 살아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종교 문제를 넘어, 법과 제도의 허점을 드러내는 사례로 평가된다. 형식상 ‘별도 법인’이라는 틀 속에서, 실질적으로는 동일한 조직이 재산을 이관받는 구조가 가능한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제기되고 있다. 향후 재판과 청산 절차에서 이 문제가 어떻게 판단될지에 따라, 일본 사회뿐 아니라 종교법인 제도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FFWPU

통일교의 종교 활동의 지속과 헌금 관리의 필요성에 따라 설립되었다고 전해지는 새로운 조직 ‘FFWPU(Family Federation for World Peace and Unification)’를 검색하면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청산인 홈페이지’를 확인할 수 있다. 통일교의 청산 절차를 안내하기 위한 공식 홈페이지이다.

이 홈페이지는 일본 도쿄지방법원이 교단에 대해 해산 명령을 내린 이후, 법원이 선임한 청산인 측이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현재 진행 중인 청산 절차와 관련된 각종 공지와 자료를 공개하고 있다.

청산인으로는 변호사 이토 히사시(伊藤 尚)씨가 선임되었으며, 그는 법원의 감독 아래 교단의 남은 업무 정리, 채권 회수, 채무 변제, 자산 처분 및 계약 정리 등의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홈페이지 첫 화면에는 “본 법인의 현무(現務) 종료와 자산 정리, 잔여 재산 처리 등을 청산인이 담당한다”는 설명과 함께, 향후 청산 절차와 관련된 정보가 계속 업데이트될 예정이라고 안내하고 있다.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청산인 홈페이지’ https://ffwpu-seisan.jp/


홈페이지에는 지금까지의 주요 진행 상황도 공개되어 있다. 2026년 3월 홈페이지 개설 이후, 4월에는 청산인이 법원에 제출한 제1차 보고서가 공개되었고, 5월에는 채권 신고를 준비하는 사람들을 위한 추가 안내문도 게시되었다. 또한 “해산 명령 효력 발생 안내”, “청산인 선임 안내”, “직원 근무 관련 공지”, “채권 신고 안내” 등 여러 PDF 문서가 게시돼 있어, 신도와 피해자, 관계자들이 관련 내용을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홈페이지는 교단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나 채권 신고를 검토하고 있는 사람들을 주요 대상으로 삼고 있다. 청산인 측은 “교단에 채권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향후 정해질 절차에 따라 신고를 해 달라”고 설명하면서, 신고 방법과 시기 등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추후 다시 공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피해자나 전 신자뿐 아니라 가족과 관계자들도 문의할 수 있도록 별도의 안내 항목이 마련돼 있다.

또한 홈페이지에는 신도, 전 신도, 직원, 전 직원, 거래처, 임대인, 언론 관계자 등 문의자의 입장에 따라 각각 다른 안내가 제공되고 있다. 예를 들어 신자와 전 신자 측에는 “청산 절차 전반”과 “손해배상 청구를 고려하는 분들” 관련 내용을 먼저 읽어 달라고 요청하고 있으며, 직원과 거래처에도 별도의 FAQ와 설명을 제공하고 있다.

문의는 홈페이지 내 전용 문의 양식을 통해 접수할 수 있으며, 별도의 콜센터도 운영되고 있다. 다만 문의가 매우 많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답변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으며, 전화 연결이 어려울 가능성도 함께 공지하고 있다. 청산인 측은 접수된 개인정보에 대해 “청산 절차 수행과 관련된 범위 내에서만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홈페이지 개설은 해산 명령 이후 진행되는 옛 통일교 청산 절차의 공식 창구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앞으로 남은 교단 자산 처리와 피해자 배상 문제, 잔여 재산 귀속 문제 등이 어떻게 진행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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