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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발한 아내, 폭발한 남편
신옥주 목사에 빠진 아내와 외톨이가 된 남편
김정수 기자 rlawjdtn@hanmail.net
2015년 06월 22일 13시 34분 입력

은혜로교회(신옥주 목사)의 폭력적인 시위와 불법행위가 드러난 가운데 피해자들의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 이 교회에 빠진 아내로 인해 한 남편이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신옥주 목사에 빠진 처가식구들

최동혁(가명)씨는 결혼 후 세 딸과 함께 단란한 가정을 꾸리는 평범한 가장이었다. 교회에 열심히 다닌 것은 아니지만 결혼 후 거주하는 충남 아산에서 장인어른이 하시는 개척교회가 있는 경기도 안양까지 매주 출석했다. 2년 정도 다니고 나니 처가댁에서는 먼 거리에서 교회를 다니는 게 안타까워서인지 집 근처에서 믿음 생활을 하라고 권유했고, 이후 근처로 교회를 옮겨 신앙생활을 이어갔다.

언제부턴가 장인어른의 모습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처가댁에 올라가면 “내가 목회활동을 잘못했다”며 신옥주 목사 설교가 나오는 유튜브를 보라고 권면했다. 가끔 주일에 처가댁에 가서 예배를 드리면 장인어른은 신옥주 목사 설교와 비슷한 내용을 전했다. 장인어른은 신옥주 세미나에 심취하기 시작했고, 5명 남짓 있던 성도들 중 2명이 교회를 떠났다. 급기야 몇 년 후에는 남은 교회 성도를 데리고 과천에 위치한 은혜로교회로 옮겼다.

은혜로교회의 황당한 주장들

최씨도 주일에 처가댁에 가면 장인어른, 장모님과 함께 은혜로교회에 가서 설교를 듣곤 했다. 기성교회의 잘못된 부분을 짚어줄 때는 맞는 말이라는 생각도했다. 하지만 “마지막 때에 피지에 가야 한다”, “육체가 영생한다”는 말은 믿을 수 없었다.

▲ 은혜로교회에서 아이들을 동원해 시위하고 있다.(출처 무엇이든지 물어보세요 카페)

 

설교를 들은 최씨는 “성경은 방언으로 되어 있어 글로 보면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 “성경을 영으로 풀어내는 것이 방언이다”라며 신옥주 목사의 예언의 말씀을 들어야 거듭나고, 영과 육체가 죽지 않는다는 등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주장을 해왔다고 말한다.

게다가 피지를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5년 7월 15일[초막절(장막절)이 시작된다는 시기] 이후 지진 등 환란이 시작되는데, 그것을 피하기 위해 피지에 가야 한다는 것이다. 피지가 천재지변이 전혀 없는 안전한 곳이라는 주장이다. 그곳에 땅 50만 평을 임대해 일차적으로 농사를 지을 것이고, 현재 피지에 수십 명이 가 있다고 한다.

신옥주 목사는 피지가 공기도 맑고 통닭을 튀겼는데 물처럼 맑다는 등 피지에 갔다 오면 그곳에 대한 좋은 얘기를 많이 했다고 전했다. 신 목사는 기성교회에는 구원이 없다는 식으로 말하는데, 그 이유는 기성교회 목사들은 다 잘못된 양식을 먹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은혜로교회에 400~500명의 신도가 출석하는데, 상당 수가 직장조차 다니지 않고 교회에 충성하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아내는 삭발, 남편은 폭발

최씨의 아내는 신옥주 목사 얘기를 듣고 유튜브로 설교를 시청하다가 작년부터 은혜로교회에서 주일예배를 드리겠다는 말을 했다. 올해 1월에는 장인, 장모님이 계신 안양으로 이사를 가겠다고 했다. 집과 남편 직장이 충남 아산에 있는데, 아내는 아이들을 데리고 안양으로 가겠다는 것이었다. 생이별이었다. 아내가 은혜로교회를 가기 위해 선택한 길이었다.

급기야 아이들까지 안양으로 전학시키고, 아내는 처가댁으로 들어가서 살게 됐다. 이해할 수 없는 아내의 결정에 싸우기도 하고 설득하기도 했지만, 결국 최씨는 기다려 보기로 했다. 1년만 다니기로 합의하고 아내를 떠나보냈다.

최씨는 1월 21일 결혼기념일에 일을 마치고 케이크와 꽃다발을 들고 아내를 찾아갔다. 아내와의 갈등이 있었지만 좋은 관계를 회복하려는 노력이었다. 그런데 아내가 벙거지 모자를 쓰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삭발을 한 것이다. 최씨는 머리끝까지 화가 났다. 고성이 오가고 아내와의 관계는 더욱 악화됐다. 장인어른, 장모님도 삭발을 한 상황이었다.

아내와 잘 지내려는 최씨의 노력은 수포로 돌아갔다. 아내는 신 목사의 설교에 더 빠져 들어갔고, 아이들은 은혜로교회 신도들의 시위현장에 함께 다니며 시위에 참여한 것 같았다. 아이들을 만나면 목소리가 쉬어 있거나“물러가라!!”는 말을 하는 등 시위에 참여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이러한 모습에 점점 관계가 나빠져 갔다.

▲은혜로교회에서 아이들을 동원해 시위하고 있다.(출처 무엇이든지 물어보세요 카페)

최씨는 가정을 지키기 위해 아내와 관계를 풀어가려고 노력했다. 백번 양보해서 교회 다니는 것도 좋고, 최씨도 그 교회를 다니겠으니 아이들을 학교에 잘 보내고 시위나 집회를 데리고 다니지 말아달라고 제안했다.

하지만 이 약속조차 지켜지지 않았다. 3월에는 학교에 아이들을 일곱 번을 보내지 않았다. 4월에는 세 번을 빠졌다. 학교보다는 교회가 우선이고, 공부보다는 신옥주 목사 세미나가 먼저였다. 세상적인 학교는 필요없다며, 피지에 유명한 학교를 지을 것이니 그곳에 보내면 된다는 것이었다.

답답하고 호소할 곳 없는 현실

아동전문기관에 전화해서 상담도 했다. 상담원도 은혜로교회 제보를 많이 받아 그 교회를 알고 있을 정도였다. 아이가 학교에 가지 않는 문제, 아이들의 삭발문제 등 여러 사례를 접했다며 최씨를 이해했다. 하지만 학교 규정상 7일 연속 출석하지 않으면 문제가 되지만, 3일을 빠졌다가 보내면 징계대상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이들도 엄마와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아빠에 대해 부정적으로 변해 있었다. 아이들을 만나면 “아빠가 엄마 버렸잖아”라며 가족 문제의 원인을 아빠 탓으로 돌렸다. 딸들에게 이런 말을 듣는 최씨의 마음은 찢어졌다. 그럴수록 더더욱 아이들을 데리고 오고 싶어졌다.

최씨는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관이라고 생각되는 곳에는 모두 전화했다. 인터넷 기관, 뉴스 제보, 대검찰청, 교육청, 검찰청, 인권위원회, 여성가족부 신문고에 제보했다. 하나같이 종교라서 안 된다는 답변뿐이었다. 교육청에 전화해서 “부모가빠진가족이많다.”, “그 아이들은 학교에 가지 않게 된다.”, “실태조사를 해봐야 하지 않겠느냐”며 은혜로교회를 조사해 달라고 호소해 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벼랑 끝에 몰린 최씨는 이혼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수많은 노력을 해 보았지만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이혼을 결심해야만 했다. 이대로 있다가는 아이들이 피지로 가버리고 말 것 같았다. 이혼소송을 통해 친권, 양육권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아내가 신옥주 목사에 빠지기 전에는 세 딸과 함께 행복한 가정을 꾸린 최동혁씨. 번듯한 직장생활에 가족여행도 많이 다니려고 애쓰는 따뜻한 가장이었다. 장인어른이 자녀들과 관계가 좋지 않을 때 가족을 함께 모으고 화목하게 하려고 부단히 노력했던 그였다. 하지만 정작 그의 가정이 깨져버렸다. 은혜로교회로 인해 최씨는 처가에서 인정받지 못한 사위, 아내에게 버림받은 남편, 아이들에게 미움 받는 아빠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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