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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선배를 믿지 마세요!
조민기 기자 5b2f90@naver.com
2016년 03월 07일 11시 31분 입력
▲ 포교를 위해 대학가에 모인 신천지 청년들

‘캠퍼스’ 그리고 ‘20살’. 이름만 들어도 ‘낭만’과 ‘설렘’이란 표현이 떠오른다. 이단들은 들뜬 새내기 청년들을 포교하기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엿본다. 대학 선배들이 만난 이단 피해사례를 통해 이단을 예방하고 대처해보자.

신천지 의심하면서도 빠진 신천지
이단 대처 영상도 충분히 보았다. 이단들의 포교방법에 대해서도 알고 있었다. 그러나 막상 신천지(대표 이만희)가 접근하니 나도 모르게 포교 되었다. ‘모태신앙’, ‘기독교학교’도 이단으로부터 안전지대는 아니었다.

선배와의 첫 만남은 ‘수화수업’에서다. 교양수업인 터라 학년의 제한이 없었다. 교수님께서 무작위로 정해주신 그룹이 한 팀으로 활동했기에 그 선배는 나에게 접근하기 쉬웠다. 하루는 선배가 학교 인근 카페에서 같이 공부하자고 했다. 평소처럼 선배와 이야기를 나누며 공부했다. 그런데 한 여자 청년이 접근했다. 그 청년은 자신이 JTBC 방송국에서 나왔다며 방송 프로그램 개편을 준비 중인데 ‘설문조사’에 응해 달라고 부탁했다.

어려운 부탁이 아니기에 질문에 관한 답변을 체크한 후 설문조사지를 제출했다. 그 청년은 “이 설문조사에 응해주신 분 가운데 추첨을 통해 전문심리상담사에게 심리상담을 받을 수 있게 해드려요”라며 연락처를 요구했다. 순식간에 일어난 상황이라 의심할 겨를도 없이 연락처를 적었다.

며칠 후 JTBC 방송국이라며 연락이 와“설문조사에 참석해주셔서 감사하다. 지난번에 말씀드린 이벤트에 당첨되셨다”고 설명했다. 심리상담사의 연락처도 알려주었다. 설문조사를 함께했던 선배에게 이 사실을 전했다. 선배는 나도 꼭 받아보고 싶었는데, 부럽다며 자기도 같이 갈 수 있게 부탁해 달라고 했다.

▲ 심리상담사와 성경공부를 마치고 함께한 교제시간

심리상담사에게 문의하자 흔쾌히 허락했고 면담시간을 약속했다. 약속 당일 학과 친구들에게 심리상담을 받으러 가게 되었다고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친구들은 “요즘 이단들이 ‘심리상담’으로 접근한다고 하던데”라며 우려 섞인 목소리와 참석하지 않을 것을 권면했다. 친구들 말도 맞다는 생각에 선배에게 연락해 친구들과 나눈 이야기를 전하며 심리상담을 받지 말자고 이야기했다. 선배는 “우리가 듣고 판단 못 할 사람도 아니고, 들어보고 이상하면 바로 나오자”고 설득해 반신반의하며 심리상담사를 만났다. 심리상담사는 30대 후반의 여성이었다.

친근한 인상의 심리상담사는 자신도 기독교인이라며 같은 기독교인을 만나게 되어 더 반갑다고 했다. 심리상담사는 본인이 간사로 활동하고 있는 ‘슬로우리딩무브먼트’를 소개했다. ‘슬로우리딩무브먼트’는 기독교서적을 읽고 토론하는 독서모임이라고 했다. 이 모임을 통해 지속적인 만남을 이어가면 좋겠다고 했다. 두 시간 동안 삶을 나누고 공감해주셨던 터라 심리상담사가 의심되지 않았다. 함께한 선배도 재미있겠다며 독서모임에 꼭 참석하자고 부추겼다.

▲ 독서모임을 함께한 팀원들

독서모임은 강남에 위치한 공부방에서 일주일에 두 번 진행되었다. 단순히 책에 관해서만 이야기하는 모임이 아니었다. 성경에 대해 모르는 부분, 교회에 대한 불만을 가졌던 부분을 공유하며 서로 공감하고 위로했다. 특히 심리상담사가 성경을 가르쳐 주고 기성교회에서 잘못 가르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며 하나하나 알려주었다. 독서모임은 자연스럽게 성경공부로 발전되었다.

성경공부가 좋았다. 심리상담사가 가르쳐주는 성경 지식을 더 배우고 싶었다. 교회 밖에서 하는 성경공부라 걱정 돼 심리상담사에게 성경공부를 누구한테 배웠느냐고 묻기도 했다. 심리상담사는 이름만 들어도 다 알법한 대형교회에 출석하고 있고 거기서 성경공부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상황이 CBS에서 제작한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에서 본 영상과 너무 유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심리상담사는 성경공부 중 “시대별로 하나님이 선택하신 구원자가 있다”고 가르쳤다.

▲ 심리상담사와 성경공부한 내용을 필기한 노트

또 우리가 하는 성경공부 모임을 외부에 알리지 말라고 강조했다. “ 설마 이 분들이 신천지는 아니겠지?”, “이 사람들이 신천지면 안 되는데” 혼란스러웠다. “이분들이 신천지가 아니면 좋겠다”라는 염려와 의심이 정리되지 않아 성경공부 도중 눈물을 흘렸다. 선배와 심리상담사에게 “죄송하지만 신천지로 의심된다.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 영상과 너무 비슷해서 불안하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심리상담사는 우리가 성경공부하는 것은 신천지와 무관하다고 했다. 선배는 “심리상담사님 의심하는거야? 우리 때문에 시간 내주신 고마운 분이잖아”라며 의아해했다. 선배의 부추김과 심리상담사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의심한 것이 죄를 지은 기분이었다. 좋은 분인데 내가 괜한 의심을 해서 마음을 상하게 한건 아닌지 죄송했다. 그렇게 성경공부는 세 달 정도 더 진행되었다.

선배의제안, “모델 활동해보지 않을래요?”
항상 나를 보면 웃어주고 어떤 이야기도 귀담아들어 주는 그 선배가 좋았다. 자연스럽게 선배를 의지하고 따르게 되었다. 선배가 권하는 것들은 뭐든지 하고 싶었다.

어느 날 선배가 “모델부 활동해보지 않을래요?”라고 권유했다. 당황스럽긴 했지만 내가 모델을 한다는 생각에 싫지만은 않았다. 선배는 내 연락처를 물었고 못 이기는 척 알려줬다. “ 친언니 동생처럼 지내자”는 선배의 말에 얼떨떨해하며 “네”라고 대답했지만, 기분은 좋았다. 며칠 후 선배에게서 연락이 왔다. “밥 먹었어? 아직 안 먹었으면 언니가 밥 사줄게” 부모님과 처음으로 떨어져 생활하는 터라 의지할 곳 없는 외로운 상황. 선배의 계속되는 호의에 나도 모르게 마음을 열게 되었다. 선배는 내가 궁금해 할 법한 대학생활에 대해 하나하나 알려주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모델부 동아리 활동도 시작하게 되었다.

▲ 패션쇼 후 촬영한 단체사진

모델부 동아리는 제법 구색을 갖추고 있었다. 일주일에 한 번씩 모델 수업을 들었다. 선배와 후배가 일대일 멘토로 연계되어 모델부 활동 외 캠퍼스 안에서도 늘 선배와 함께 생활했다. 선배는 내가 모델부 활동과 대학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 대학생활의 일거수일투족을 함께 한다는 게 부담되거나 싫지도 않았다. 그 선배를 친언니처럼 생각했고, 내가 마음을 열수록 선배는 더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다.

선배는 내가 성경공부를 받을 상황까지 다가왔는지 체크하고 있었다. 선배와 나 사이에 신뢰가 쌓였다 싶었을 그때 선배가 “모델수업 마치고 성경공부 시간을 가지는데 참석해볼래?”라며 제안했다. 모태신앙으로 자라왔고 성경에 관심이 있었기에 또 좋아하는 선배의 제안에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그렇게 성경공부가 시작되었다.

모델부 동아리방에 성경을 가르쳐 줄 강사가 찾아왔다. 강사는 모든 성경을 비유로 풀이했다. 그리고 성경이 아닌 JMS의 30개론을 가르쳤다. 교재는 따로 없었고 그날 메모하면서 공부한 내용은 다 거두어갔기에 누군가에게 확인해볼 틈도 없었다. 때로는 이상하다는 의문이 들기도 했지만, 성경공부가 끝나면 항상 선배가 찾아와 의문점을 정리해 주었다. 이렇게 기독교복음선교회(대표 정명석, JMS)의 교리에 빠지게 되었다.

신천지 모략포교에 빠진 ‘전도사’
신학대학교에 입학 후 교회에서 전도사로 사역을 시작했다. 학생들에게 올바른 말씀을 전하고 싶었기에 올바른 말씀을 배우고 싶었다. 성경을 더 알고 싶었다. 신학생으로서 사역자로서 당연한 욕구였다. 그러나 교회에서도 학교에서도 갈급함을 채워주지 못했다.

교내 도서관에서 근로 장학생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원만한 성격과 기독교인이라는 공통점이 있어 동 시간에 아르바이트하는 선배와 가깝게 지냈다. 함께 하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선배와 자연스럽게 고민을 나누게 되었다. 선배는 내가 학벌에 대한 고민이 많은 것과 성경을 더 깊이 알고 싶은데 학교에서는 가르쳐 주는 것이 없어 답답해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루는 선배가 후원하는 단체에서 운영하는 일일찻집에 가기로 했다. 선배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잘생긴 오빠가 다가와 인사를 했다. 선배는 자기 친구라며 자연스럽게 소개를 해주었다. 그 오빠는 연세대학교 재학생이고 본인도 기독교인이라고 소개했다. 연세대학교라는 말에 또 기독교인이라는 말에 그 오빠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왠지 나의 고민에 마침표를 찍어 줄 것만 같았다.

평소 고민하던 부분을 선배와 오빠에게 털어놓았다. “성경을 배우고 싶고 학교에서도 교회에서도 이 갈급함을 채워주지 못해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이야기를 듣던 그 오빠는 ‘진로코칭 겸 신앙코칭’을 해주시는 교수님을 소개해주겠다며 연락처를 받아갔다. 흘러가는 이야기인 줄 알았다. 며칠 후 교수님을 소개해주겠다고 연락이 왔다. 10분 후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그 오빠가 알려준 교수님이었다. 교수님은 연세대학교에 찾아와 이야기를 나누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대한민국에서 손꼽히는 대학교의 교수님이라는 생각에 아무 의심 없이 기대하는 마음으로 약속에 응했다.

▲ 학습 프로그램을 외부에 알리지 않겠다고 작성한 서약서

교수님은 연세대학교에서 운영하고 본인이 진행하는 성경공부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프로그램에 참석하면 신앙이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교수님께서는 이번에 새롭게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라고 덧붙였다. 교수님께서는 프로그램이 아직 준비 중인 단계라 외부에 알리면 안 된다고 당부했고 노출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작성하게 했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의심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내가 연세대학교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동참한다는 기대감에 안심하고 말았다.

경계가 풀린 탓에 교수님이 하자는 대로 곧 잘 응했다. 본격적으로 교수님과 일대일 성경공부를 하게 되었다. 교수님은 성경을 비유풀이로 가르쳐 주었다. 기성교회에서는 듣거나 배워본 적이 없기 때문에 재미있고 좋았다. 성경공부에 더 열심을 냈고 교수님 말씀이라면 무조건 순종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어느 날 교수님께서 할 말이 있다고 하셨다. 교수님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지금까지 우리가 배운 내용은 신천지 교리다. 당황할 수도 있겠지만 말씀만 맞으면 되는 거 아니냐”며 설득했다. 이미 교수님을 신뢰한 상태였기에 ‘신천지’라는 것을 알고도 ‘신천지’에 더 깊게 빠지게 되었다. 신천지 활동을 하면서 교수님이란 직위도, 연세대학교라는 소속도 다 거짓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학벌에 대한 고민이 많은 나를 쉽게 포교하기 위한 방법이었다.

이단 피해자들은 하나같이 “교회 밖에서 하는 성경공부에 절대 참석하지 마라”고 강조한다. ‘모략포교’. 수단과 방법은 다양하지만 성경공부를 통한 교리 주입이 주목적이다. 설마라며 방심한 순간 대학생활의 로망은 본인과 친구 그리고 가족의 ‘절망’이 된다.

<선배가 알려주는 이단예방 TIP>
● 교회 밖에서 하는 ‘성경공부’ 절대 참석하지 마세요.
● 건전한 선교단체인지 명칭을 확인하세요.
● 종교를 물으며 접근하는 비공식 동아리를 조심하세요.
● 심리상담으로 접근하는 사람을 피하세요.
● 설문조사 시 개인 연락처를 기록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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