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보기 작게보기
페이스북
아내가 집을 떠났다
은혜로교회 ‘영국 피해자’ 이야기
조민기 기자 5b2f90@naver.com
2016년 06월 07일 14시 49분 입력
▲ 아내가 한국으로 떠나기 전 남기고 간 편지

‘생이별’이다. 편지 한 통만 남긴 채 아내와 두 딸이 한국으로 떠났다. 편지엔 “주님의 뜻을 이루려고 떠납니다”라는 아내의 통보가 담겨 있다. 문득 지난 1년 2개월간 유튜브(YouTube)를 통해 신옥주(은혜로교회)씨의 설교를 듣던 아내와 두 딸의 모습이 머리에 스쳤다.

이단인 줄 모르고 들었던 은혜로교회 설교
영국의 코리아타운으로 알려진 ‘뉴몰든(New Malden)’에 거주하는 피해자 A씨. 그는 두 명의 딸을 둔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풍족하진 않지만 아내와 맞벌이를 통해 화목한 가정을 꾸려왔다. 어느 날부터 아내가 유튜브를 통해 신옥주씨의 설교 영상을 시청하기 시작했다. 신옥주씨가 누군지 몰랐고, ‘이단’일 거라곤 생각도 못 했다. 늘 의지하고 믿어왔던 아내가 추천하는 설교라 여과 없이 들었다. 평소 출석하던 교회에서 듣던 설교와 뭔가 다르다는 생각은 했지만, 의심도, 반대도 하지 않았다. 한국이 아닌 영국에 ‘이단’이 침투해 있을 거라 상상도 못 했기 때문이다. 직장생활로 피곤했던 터라 신옥주씨의 설교는 아내와 두 딸이 주로 들었다.

▲ 은혜로교회 포교전략을 소개한 글이 게시되어 있는 ‘영국한인넷(http://010uk.com/)’

편지 한 통 남기고 사라진 아내
출근을 준비하는 A씨에게 아내가 찾아와 오늘은 두 딸과 쇼핑하고 영화를 보기로 해서 귀가가 늦을 거라 했다. 종종 있는 일이라 흔쾌히 허락했다.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 쉬고 있는데 아내로부터 “창문턱에 놓여있는 성경책을 펼쳐보세요”라는 문자메시지 한 통이 도착했다. 성경책을 펼치자 아내가 남긴 “○○아빠에게 글을 전합니다”라는 편지가 있었다. 편지에는 “당신과 조금이라도 더 머물고 있다가 떠났으면 했지만 날마다 두 마음과 두 얼굴을 지니고 산다는게 넘 힘들어서 계획보다 빨리 이 길을 선택하였네요.”, “성경이 모든 사람에게 주어졌고 인터넷(YouTube)를 통하여 알 수 있는 모든 것이 허락된 이 시대에 하나님을 모른다고 발뺌 못 하는 시대에 이르렀습니다. ○○, ○○이는 그리스도 안에서 정말 깨끗하고 맑고 정결하게 키울 것입니다. 당신도 알겠지만 죄로 가득 찬 이 세상에 ○○이를 둘 수가 없네요”라고 기록되어 있었다. 이 상황이 믿어지지 않아 아내가 남겨둔 편지를 두 번, 세 번 곱씹어 읽어 보았다.

한국으로 떠난 아내, “피지”로 떠날 것
“마른하늘에 날벼락 맞은 기분이었어요.”, “세상에 이런 일이 나에게 있구나.” A씨는 착잡했다. 당장 아내와 두 딸을 찾기 위해 어디라도 가고 싶었다. 그러나 아내가 지금까지 모아둔 전 재산 현금 7만 파운드(한화 약 1억 1800만 원)를 챙겨서 떠났기 때문에 속수무책이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뉴몰든 주민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영국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의 수사로 아내와 두 딸이 4월 6일 저녁 8시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떠났고, 현재 경기도 과천에 위치한 은혜로교회에 있는 걸 알게 되었다. 뉴몰든 주민들은 은혜로교회에 빠진 A씨의 아내가 두 딸을 데리고 한국으로 떠났다는 내용의 글을 인터넷 게시판 등에 올렸다.

사건이 커지자 4월 22일 아내로부터 연락이 왔다. 아내는 저녁 8시부터 3시간 동안 성경공부를 하며 두 딸은 30명이 모인 넓은 방에서 ‘집단생활’을 한다고 전했다. 덧붙여,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가 있는 글을 내리지 않으면 벌을 받게 된다는 알 수없는 말을 했다. 아내는 “그 글 때문에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하게 되었다”고 소리쳤다. 남편은 하나님 나라가 어디냐고 되물었고 아내는 “피지(FIJI)”라고 답했다. 피지는 “믿음이 있는 자들만이 갈 수 있는 세상”이라며 글을 내려달라고 부탁했다. 상기된 아내의 목소리와 공격적인 말투는 낯설기만 했다. 마치 누군가에게 조종을 당하는 느낌이었다. 이후 아내와 연락은 되지 않았다. 아내는 현재 ‘유인’, ‘납치’, ‘사기범죄’, ‘아동유기범죄’로 인터폴 수배가 내려진 상황이다. A씨는 오로지 아내와 두 딸을 이단으로부터 건져내고 싶은 마음밖에 없다고 밝혔다. 나아가 본인과 같은 피해자들이 더 이상 나타나지 않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 영국 한인사회 소식을 전하는 「코리안 위클리」신문에 게재된 은혜로교회 광고

은혜로교회 ‘한인 포교 전략’
4월 30일 ‘영국한인넷(http://010uk.com/)’ 사이트에 은혜로교회 측의 포교방법을 소개하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된 글에 따르면 한인들이 많이 보는 신문에 은혜로교회 측이 광고를 내고 한인 주부를 가정부 등으로 고용해 은혜로교회 설교를 같이 듣도록 유도한다.

이단 피해사례들이 한국을 넘어 ‘코리아타운’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한국에 비해 이단 관련 정보들이 부족하기에 쉽게 포교 될 가능성이 크다. 이단 대처의 사각지대가 된 ‘코리아타운’의 이단 대처가 시급하다.



< 저작권자 © 현대종교. 무단전재-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