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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회의와 우파종교의 통일전선
탁지웅 신부 sonar530@hanmail.net
2017년 12월 20일 13시 13분 입력

 

▲일본회의 홈페이지 (http://www.nipponkaigi.org/)


지난 10월 22일 일본의 제48회 중의원 선거의 투표 결과, 자민당과 창가학회가 모태인 공명당의 연립 여당이 총 465석 가운데 313석을 확보하면서 압도적인 승리를 했다. 야권의 분열에 의한 이번 선거 압승으로 아베 총리는 정국의 주도권을 다시 장악하는 것은 물론, 개헌안 발의가 가능한 전체 3분의 2석을 차지함으로 전쟁이 가능한 국가로의 개헌 작업도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자민당의 압승과 정국의 주도권을 장악할 수 있었던 힘은 야권의 분열과 공명당과의 연립이 전부는 아니었다. 아베 정권의 핵심 응원단이라고 할 수 있는 일본 최대의 우파 조직 일본회의의 존재가 지금의 아베정권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정권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면서 헌법 개정을 호소하는 임의 단체 ‘일본회의’의 6대 슬로건은 ‘헌법 개정’, ‘교육기본법개정’, ‘야스쿠니 공식 참배의 정착’, ‘부부 별성 법안 반대’, ‘더 나은 교과서를 아이들에게’, ‘일본회의의 주장의 발신’이다.

1997년 5월 당시 일본에는 2대 우파 조직이 있었는데 ‘일본을 지키는 모임’과 ‘일본을 지키는 국민회’가 합병하여 ‘일본회의’가 발족했다. 현재 회원은 약 3만 8000명이고 일본회의에 호응하는 일본회의 국회의원 간담회에 참석하는 국회의원도 약 280명이나 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일본회의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그 이름도 특별할 것이 없는 일본회의는 일본의 가장 강력한 로비단체의 하나로, 국수주의적이고 역사수정주의적인 목표를 내세운다. 서양 식민주의로부터 동아시아를 해방시킨 일본을 찬양하며, 재군비를 통해 좌익교사에게 세뇌당한 학생들에게 애국심을 불어넣고, 전쟁 전의 좋았던 옛 시대처럼 천황을 숭배한다. 일본회의 지지자들은 전후 미국 점령이 민주주의를 가져왔다고 인정하지 않으며, 점령과 그 시기에 태어난 자유로운 헌법이 일본을 약화시켰다고 주장한다. 이 단체는 정권의 핵심에서 영향력을 더욱 키워가는 중이지만, 기묘하게도 일본 언론의 주목을 거의 받지 않는다.”
 

잡지 「AERA」(2016년 7월)는 “헌법 개정을 호소하는 일본회의의 ‘위험한 정체’- ‘종교 우파의 통일 전선’이 지향하는 것”이라는 제목으로 일본회의와 우파종교단체의 관계에 대해 밝히고 있다. 일본회의의 조직 운영의 중추를 담당하는 단체는 신흥종교 ‘생장의 집’이었다. ‘생장의 집(生長の家: 세이초노이에)은 1930년 타니구치 마사하루(谷口雅春)가 창설한 신흥 종교 단체이다. 이 단체는 신도(神道), 불교, 기독교, 이슬람교, 유대교 등의 교리와 심리학, 철학 등을 융합한 것이다. 모든 종교의 진리를 하나로 인식하고 있고 생명윤리나 환경 문제와 연관된 정치 활동을 하고 있으며 신자는 151만 1859명이라고 공표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생장의 집은 정치와의 관계를 끊고 있으므로 일본회의와 아무런 관계도 없다. 

 

하지만 전쟁 중에 타니구치 마사하루가 창시한 생장의 집은 우파색이 강한 신흥종교로 알려져서 전쟁 중 군부의 전쟁 수행을 찬양하고 교세를 확장했다. 전후에도 그 자세는 오랫동안 변함없었으며 1960년대에는 ‘생장의 집 정치 연합(生政連)’을 결성하여 정계에 진출하면서 우파 학생 조직으로 ‘생장의 집 학생회 전국 총연합(生学連)’도 결성하여 좌파학생운동과 대치하였다. 그러한 가운데 조직 운동의 노하우를 익히고, 일종의 종교심으로 끊임없이 충실하게 우파 운동을 계속해왔다. 하지만 그들에게 거대한 자금력이나 동원력이 있는 것은 아니고, 강력하게 뒷받침하고 있는 단체는 ‘신사본청(神社本廳)’을 비롯한 신도계와 수많은 우파계의 신흥종교 단체이다. 특히 전국 8만여 신사를 보유한 신도계의 힘은 압도적이다. 게다가 태평양전쟁 당시 국가신도에 의해 비호 되어온 신도는 전쟁 전으로 회귀하는 복고사상을 지니기도 한다.

 

 

▲일본 동경의 생장의집 본부
  (http://sharetube.jp/article/2986/)

1868년의 메이지 유신(明治維新)부터 제2차 세계대전까지 신사는 내무성에 의해 관장되었으며, 정부기금의 보조를 받았다. 그러나 패전 후 국가신도가 폐지되고 헌법으로 신사에 대한 보조금 지급이 금지되었다. 국가신도 폐지에 따라 제정일치의 신사가 종교법인 인가를 받았다. 일본 내에 약 9만 개가 넘는 신사의 대부분은 종교법인 신사본청에 소속되어 있으며, 그 회원 수는 1억 700만 명의 신도 숭배자들 대다수를 포함하고 있다. 신사본청은 자신들의 정치단체인 ‘신도 정치 연맹’등을 통해 우파 정치인이나 일본회의를 지원하고 있다.

 

신사본청을 비롯한 신사계 신흥종교 등이 일본회의를 지원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종교 우파의 내부에는 개헌론에 대해 지지를 보내고 있다. 예를 들어 생장의 집을 만든 타니구치는 미군정GHQ 점령하에 만들어진 현재의 헌법은 ‘무효’이며, 메이지 헌법을 ‘복원’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 주장을 절대시하는 사람들이 일본회의에 모이고 종교 우파는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고 있다. 종교 단체나 종교인이 정치 운동을 해서는 안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종교단체와 종교인의 정치 활동은 정교분리를 침해할 수도 있고, 일본회의를 뒷받침하는 “종교심”은 실제로 현대 민주주의 사회의 대원칙을 쉽게 짓밟을 수 있는 위험이 있다.

예를 들어 우파 조직인 ‘일본 협의회 ·일본 청년 협의회’의 기관지 「조국과 청년」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실려 있다. “제정일치의 일본의 국가 철학에 대해 오늘의 일본은 정교분리 사상으로 부정하고 있다. 정교분리 사상으로 제정일치의 국가 철학을 부정하는 것은 바로 역사를 모독하는 어리석은 짓이라고 할수 있다.”(1990년 8월호)

“천황이 국민에게 정치를 위임해 왔다는 것이 일본의 정치 시스템이다. 주권 가치가 누구에게 있느냐는 서양적인 양자택일론을 적용하면 일본의 정치 시스템은 해체된다. 현 헌법의 국민 주권 사상은 부정하여야 한다.”(1993년 4월호)
 

천황 중심주의 및 민족 우월주의자가 쓴 위의 글은 정교분리와 국민 주권을 부정하고 있다. 종교학자(島薗進시마조노 스스무: 도쿄 대학 명예 교수)는 2016년 7월 잡지 「AERA」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정체기에 불안해진 사람들은 정체성을 지지해주는 종교와 민족주의에 과도하게 의존하게 된다. 전쟁의 경우 국체론과 천황 숭배, 황도(皇道)라고 하는 것으로 집약되었다. 이것은 아주 위험한 생각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본회의에 모이는 종교우파는 극단론을 주장하여 ‘위험한 세력’으로 인식되고 있었다. 하지만 중국의 경제 성장 등으로 일본의 국제적 지위가 상대적으로 저하되고, 국내에서도 격차와 빈곤이 확대되어 불안과 초조가 사회를 뒤덮는 가운데 일본회의의 주장에 공감하는 층은 희미하게 퍼져 있다. 무엇보다 아베 정권의 존재가 그들을 뜨겁게 만들고 있다.”

 

 

▲「조국과 청년」 2016년 9월호 ‘야스쿠니에 모이는 
   청년들’을 특집으로 다루고 있다.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압승을 한 현재, 일본회의가 총력을 기울여 노력하고 있는 것은 개헌을 위한 운동이다. 미군정GHQ에 의한 전후 체제를 증오하는 일본회의에게는 현 헌법은 없어져야 할 전후 체제의 상징이며, 같은 방향을 보고 있는 아베정권이야말로 개헌의 최대 기회로 파악하고 있다. 일본회의는 위장조직인 ‘아름다운 일본의 헌법을 만드는 국민의 모임’을 출범하고 1000만 명을 목표로 전국 각지의 신사 경내에서 개헌 찬성 서명운동을 하고 있다. 일본의 현 정권과 “종교 우파의 통일 전선”에 상황을 접하면서 1년 전인 2016년 한국에서의 ‘최순실 국정농단’을 떠올린다. 종교 특히 기독교가 이 사회에 어떻게 하나님의 정의와 사랑을 구현해야 하는지 또한 그 방법론은 어떠한 것인지에 대해서 기독교인은 항상 자신의 문제로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