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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양심적 병역거부자 판단 10대 기준 마련
대부분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에게 적용
조민기 기자 5b2f90@naver.com
2019년 01월 14일 14시 50분 입력

 

 

■ 종교 ·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 10대 기준, 병역거부 사유 정당성 따져보는 가늠자 될 것
■ 검찰, 하급심서 진행되는 약 900개 재판 10대 기준 바탕으로 공소 유지 예정
■ 양심적 병역거부 관련 유죄사건 항소심서 줄줄이 파기환송

검찰이 양심적 병역거부 문제에 대한 판단 기준을 마련했다. 대검찰청은 지난 12월 5일 병역기피 관련 양심을 살펴보기 위한 범주 10가지와 이를 입증하려는 방안들이 담긴 지침을 공문과 서면으로 일선(검찰)청에 전달했다. 이는 공판, 수사 과정에서 피고인 · 피의자가 주장하는 병역거부 사유가 정당한지 따져보는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양심적 병역거부자 판단 10대 기준

‘종교 ·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 대법원 판결 선고에 따른 조치’란 제하로 작성된 공문은, 11월 1일 양심적 병역거부를 처음으로 인정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기존 판례와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한 실태 파악 및 연구를 통해 이번 지침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총 10가지로 구분된 판단요소는 ▲종교의 교리가 어떠한지 ▲교리가 양심적 병역거부를 명하고 있는지 ▲신도들이 양심을 이유로 병역을 거부하고 있는지 ▲종교가 피고인을 정식 신도로 인정하고 있는지 ▲피고인이 교리를 숙지하고 철저히 따르고 있는지 ▲피고인이 주장하는 양심적 병역거부가 교리에 따른 것인지 ▲피고인이 종교를 신봉하게 된 동기와 경위 ▲피고인이 개종한 것이라면 경위와 이유 ▲피고인의 신앙 기간과 실제 종교적 활동 ▲피고인의 가정환경, 성장 과정, 학교생활, 사회경험 등 전반적인 삶의 모습 등이다.

앞서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진정한 양심적 병역거부의 심리와 판단을 위해, 양심이 깊고 확고하며 진실한지를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는 없으므로 간접사실과 정황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며 “깊고 확고하며 진실한 양심은 삶 전체를 통해 형성되고, 어떤 형태로든 실제 삶에 표출된다”고 설명했다.


검찰, 10대 기준 바탕으로 양심적 병역거부 공소 유지

검찰은 현재 하급심에서 진행되는 약 900개 재판에서 10대 기준을 바탕으로 공소 유지를 할 예정이다. 검찰은 판단요소를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재판부에 요청한 뒤, 충분히 심리하고 소명된 경우 무죄를 구형할 예정이다. 검찰은 특정 서류를 요구할 경우 피고인의 기본권이나 프라이버시권을 침해할 수 있어서 판단요소만 제시할 방침이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검찰 관계자는 “대체복무제가 도입되는 2019년 말까지 검찰의 공판부와 형사부 업무에 지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검찰은 이번 지침을 현재 수사 중인 병역법 위반사건 23건은 물론 이미 재판 중인 양심적 병역거부 사건 등에도 적용할 예정이다. 검찰 관계자는 “그 동안은 대법원 판결 이후까지 기준이 없던 상황이었다”며 “이번에 기준이 나오게 됐으니 그에 따라 사건이 진행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검찰,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사상 최초 무죄 구형

10대 기준 마련 이후 전주지검은 12월 14일 사상 최초로 입영을 거부한 혐의(병역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진 여호와의 증인 신도 김모(20)씨 등 5명에 대한 항소심에서 무죄를 구형했다. 전주지법 제1형사부(부장판사 박정제) 역시 각각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 각각 무죄를 선고했다. SBS 뉴스에 따르면, 검찰 관계자는 “이들이 대체복무를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약속했다”며 “대검찰청이 제시한 해당 종교의 구체적 교리가 양심적 병역거부를 명하는지, 신도들이 양심을 이유로 병역을 거부하고 있는지, 피고인이 교리 일반을 숙지하고 철저히 따르고 있는지 등의 판단지침을 근거로 충분한 심리를 통해 무죄를 구형했다”고 말했다. 전주지검 관계자는 “대검찰청이 제시한 기준을 충분히 검토해 무죄를 구형했다”면서 “앞으로도 이러한 기조를 유지할 방침”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