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입대를 거부한 여호와의 증인 신도에게 항소심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뒤집고 유죄를 선고했다. 종교 생활을 성실히 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기 때문이다.

창원지법 형사3부(재판장 이용균)는 병역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1심 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1월 17일 밝혔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1심에선 진정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제재하는 것은 헌법상 기본권 보장체계와 전체 법질서에 타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소수자에 대한 관용과 포용이라는 자유민주주의 정신에도 위배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창원지방법원 청사 (출처: 창원지방법원)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정당한 사유로 인정할 수 있는 양심적 병역거부를 심리해 판단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로, 여기에서 말하는 양심은 신념이 깊고 확고하며 진실해야 한다"면서 "인간 내면에 있는 양심을 직접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없으므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 또는 정황 사실로 증명해야 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A씨가 어머니를 따라 지난 2005년부터 여호와의 증인 신도가 된 점은 인정했지만, 여호와의 증인 신도에게 금기시되는 헌혈 기록, 음주운전 전력 등 여러 정황을 들어 2013년까지 종교 생활을 성실히 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또 2014년부터 종교 생활을 다시 시작했다는 피고인에 주장에 대해서도 간헐적으로 종교행사에 참석한 것으로는 보이나, 입영 거부의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인정할 정도의 진지한 양심이 형성돼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재판부는 "여러 증거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제출한 소명자료만으로는 피고인이 병역을 이행함으로써 피고인의 인격적 존재가치가 파멸되고 말 것이라는 절박하고 구체적인 양심, 그 신념이 깊고 확고하며 진실한 양심이 존재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며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 판결엔 법리 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판단했다.

한편 지난 9월 ▲공동공갈 ▲무등록 자동차매매 사업 ▲허위 진술 ▲무면허 음주운전 등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B씨가 9년 만에 여호와의 증인 활동을 재개하며,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입대를 거부했으나 유죄를 확정받은 바 있다.

- 저작권자 (C) 월간 현대종교(hdjongkyo.co.kr), 영리 목적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대법원, 종교적 병역거부 악용 시도에 철퇴
• 양심적 병역 거부자, 대체복무 첫 확정
• 대법, 여호와의 증인 양심적 병역거부 무죄 첫 파기환송
• 여호와의 증인, ‘손’을 내밀다
• 여호와의 증인 교리 비교 세미나
• 군부대에 침투하는 이단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