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어버이날 등 행복한 가족들의 모임이 많아지는 5월 가정의 달. 이단에 빠진 아내와 자녀로 슬픔이 배가 되는 가족들이 있다. 이단 피해 회복을 위해 애쓰는 단체 관계자들과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이단에 빠진 가족과의 갈등 및 대처를 모색해봤다.

하나님의교회의 친절, 가족의 좌절
 

▲하나님의교회 피해 가족의 1인 시위

 

하나님의교회는 처음에 친절하고 호감 있는 모습으로 접근한다. 김영석 공동대표(하나님의교회 피해자 가족모임 밴드)는 “친절하고 상냥한 말과 행동으로 접근해 친분을 쌓아서 어떤 일을 할 때 거절을 못 할 정도로 만(든다)”며 “이야기도 잘 들어주고 배려하며 아픈 곳을 찾아내 살살 건드려 현 생활이나 가족과의 관계에 있어 피해의식을 심어(준다)”고 전했다. 하나님의교회 신도들은 포교를 시작할 때 발 벗고 나서 지극 정성을 쏟는다. 몸이 아프면 병문안도 오고 아이들도 돌봐준다. 집안일까지 해주며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 들도록 한다는 게 김 공동대표의 설명이다.

가족보다 더 친절한 모습으로 미혹하기에 하나님의교회에 빠지면 실제 가족을 멀리하게 된다. 타깃이 되는 여성들은 하나님의교회에 적극적인 활동을 하게 되고, 직장이나 가정에 소홀하게 된다. 김 공동대표는 “물질, 양육 등 여러 가지 가정문제와 부부간의 갈등으로 인해 가정이 파탄나거나 이혼하게 된다. 자녀들의 성장기에도 영향을 준다”며 “주변에 자녀들이 정신과 치료를 받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다”고 전했다.

가족들은 이단에 대한 지식이 없어 초동 대처가 늦은 부분에 가장 후회하고 있었다. 하나님의교회 피해자 가족 A씨는 “국내 활발한 주요 이단의 핵심교리 키워드를 미리 모든 사람이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핵심 교리 반증도 몇 가지는 알고 있어야 예방이 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 김 공동대표는 가족이 전문적인 지식으로 특별한 대처가 어렵기 때문에 가족의 신뢰를 위해 친밀함과 화목한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가정과 종교적인 문제만이 아닌 사회적인 문제로 접근해서 국가적으로 이단 사이비 문제를 해결했으면 한다. 우리나라에는 종교의 자유가 있지만 사기는 범죄이기 때문에 종교 사기 또한 범죄”라며 사회 국가적 차원의 대처가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이혼, 가출 등 가족 갈등 고조되는 신천지
 

▲신천지 과천 본부 앞에서 가족을 되찾기 위해 촛불시위를 진행한 피해 가족들

 

신천지는 청년들의 피해가 많은 편이다. 박향미 목사(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 고문)는 “인터뷰, 설문조사, 심리상담, 취미 등 동아리활동으로 관계 형성 후 성경공부로 유인(된다)”며 “가족이나 추수꾼 교인 권유로 성경공부로 바로 넘어(간다)”고 밝혔다. 신천지에 빠진 청년들은 신천지 생활에 모든 것을 바친다. 대학생의 경우 성적 부진, 휴학, 자퇴, 제적 등 올바른 학업을 이어가기 어려울 정도이고, 이를 가족에게 비밀로 한다. 박 목사는 “신천지임이 드러나면 대놓고 갈등을 일으켜 갈등이 더 심화되고 이혼, 가출 등이 일어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랑과 상담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박 목사는 “가족상담을 통해 정신적, 육체적으로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피해도 공유하고 신천지에 대해 알아(본다)”며 “(부모의 경우) 권위는 잃지 않고 사랑으로 대화를 유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천지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족 간에 신앙 관련 대화를 통해 궁금증을 해소하고 서로 소통하는 것이 필요하다. 피해자들은 교회의 이단 교육이 부족했던 부분에 대해 안타까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JMS 가족, 늘어만 가는 싸움과 거짓말
 

▲JMS에 빠진 자녀를 그리워하는 아버지의 눈물 (출처: MBC <실화탐사대>)

 

JMS(공식명칭 기독교복음선교회)는 문화를 빙자한 스포츠, 예술, 봉사, 멘토 등으로 미끼를 던져 미혹한다. 김경천 목사(네이버 카페 가나안(JMS를 떠나 예수님의 품으로) 매니저)는 “(나는) 직접 빠졌던 당사자다. 구원의 확신이 없고, 죄의식이 많고, 성경에 대한 궁금증이 많았었는데, 성경을 2000번이나 읽은 분이 있다는 말에 호기심이 발동하여 가게 되었다”고 밝혔다. 문화를 통한 접근뿐만 아니라 성경의 궁금증 해결을 위해 JMS를 찾기도 해 빠지는 경로가 다양한 것을 알 수 있다.

JMS에 빠지면 가족과 단절된다고 김 목사는 전한다. “가족 행사에 불참하게 되고, 대화가 자연스럽게 끊어지게 된다. 자꾸 거짓말하게 되고, 부모의 관심이 오히려 부담스럽다”며 “이단에 다니는 것이 들킬까 봐 멀어지고, 들킨 이후에는 말다툼 때문에 멀어지고, 종교 행사와 가족 행사가 겹치면 가족 행사는 뒷전으로 밀리는 일들이 반복적으로 일어나게 되면서 가족과는 점점 소원해지게 된다”고 단언했다. 김 목사는 강경 대응하시는 아버지와 감싸시는 어머니께서 부부싸움도 많이 하셨다고 고백했다.

JMS 피해자 가족들이 후회하는 것은 이단에 대한 대처가 전혀 없었다는 점이다. 김 목사는 “이단에 대한 경각심이 대단히 필요하고, 교회마다 가정마다 지속적으로 반복적으로 교육이 되어야 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JMS는 워낙 신비주의적인 영향이 큰 곳이고, 지옥에 대한 공포가 커서 돌아오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구원론을 들으면서 확고히 서고 건강하게 회복할 수 있다고 김 목사는 설명한다.

가정에서는 평소 가족관계가 좋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 목사는 “가족 구성원이 이단에 빠지더라도 평소 가족관계가 좋았던 집은 반증 교육도 그만큼 수월하고, 개종하기가 쉽다”며 “이단에 빠진 자녀가 있더라도 가족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면 결국 돌아오게 된다”고 강조했다.

과도한 헌금으로 갈등하는 통일교 가족
 

▲헌금강요로 일본 삿포로 고등법원에서 신도들에게 3억 7000만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은 통일교 기사

 

통일교에는 평소 소외되거나 외로운 삶을 사는 사람들이 미혹되기 쉽다. 이영선 사무총장(한국기독교통일교대책협의회)은 “막대한 자금과 권력을 이용하여 자신들의 이미지를 좋게 포장하여 포교에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노인정 청소 등 일손돕기, 외로운 독거노인 돌보기, 청소년 중고생 장학금 사업 등의 포교성 사업에 동화되어 통일교에 입교해 착취당하기에 이르게 된다”고 전했다. 통일교 가족의 갈등 중에 하나는 과도한 헌금 강요다. 세뇌된 신도들은 빚을 내서라도 교주가 요구하는 헌금을 마련한다. 이로 인해 부모, 형제, 친지 등과의 갈등을 겪고 비난을 받는다는 게 이 사무총장의 설명이다.

통일교의 경우 자녀를 통해 부모가 탈퇴하는 사례도 있다. 이 사무총장은 “부모의 잘못된 믿음으로 이단 종교에 세뇌되어 자녀들은 어린 나이에 통일교에 나가게 되지만 유년기부터 친구들의 놀림을 받는 등 어려움에 봉착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에 세뇌되지 않은 자녀들이 부모를 설득하여 통일교에서 빠져나오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경우가 일부 있다”고 전했다.

탈퇴한 이후에도 ‘문선명 자칭 교주가 재림주면 어떡하지?’라는 불안감에 시달린다. 이 사무총장은 “가족들은 지속적인 상담을 통해 불안과 갈등을 완화해 나가야 한다”며 “모든 가족은 항상 통일교 등의 이단 종교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가족의 역할에 대해 이 사무총장은 “가족은 항상 사랑하고 이해하고 서로 부족한 부분을 어루만져 주는 유기적인 공동체여야 한다”며 “이단 종교에 빠졌다고 가족 간의 비난은 없어야 할 것이며 항상 사랑으로 어루만져 가족이 어두운 터널을 빠져 나와 올바른 하나님의 자녀가 될 수 있도록 서로 의지하고 보살펴야 할 것이다”라고 부탁했다.

이산가족이 된 은혜로교회 피해자
 

▲은혜로교회 피해자 기자회견

 

은혜로교회에 빠지는 사람들은 기성교회 문제점을 시원하게 지적하는 것에 매력을 느낀다고 한다. 이윤재 대표(은혜로교회 피해자 대책위원회)는 “기성교회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파헤치는 설교가 기성교회에서 말 못 하는 교인들의 마음을 대변해 주는 것 같았다”며 “갈수록 심해지는 사회 경쟁에서의 갈등에서 모든 것을 던지고 영생을 추구할 수 있다는 미혹에 넘어(간다)”고 전했다. 피지에 거주하는 신도들도 힘들고 고달픈 경쟁과 갈등을 벗어나 영생을 추구하는 새로운 희망을 품고 전 재산을 바쳐 타지에 간 것으로 보인다.

은혜로교회의 경우 신도 가족의 회복이 여의치 않다. 이 대표는 “가족과 친척이 피지에 남아있기 때문에 이제는 돌아온 가족과 남아있는 가족 간은 상호 생사조차 알 수 없고 연락도 되지 않는 상태로 포기 상태에서 지내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이산가족이 되어버린 신도들의 상황을 밝혔다. 피지에서 돌아온 신도들의 생활도 여의치 않다. 가족 모두 피지에 갔다가 돌아온 경우 그 누구도 잃어버린 시간에 대한 원망조차 못하고 있다. 가족을 잘못된 길로 인도한 신도는 죄인 된 마음으로 가족에게 속죄하며 살고 있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가족이 후회하는 부분에 대해 이 대표는 “좀 더 신중하게 성경에 기초해서 냉철하게 판단할 수 있는 이성이 있었으면 후회하는 일은 없었을 것 같다”며 “한편으로 인간으로서 가진 개인적 욕심이 근본적인 이유인 것 같다”고 고백했다. 마지막으로 “가족과 헤어져 생사라도 알고 싶지만 이념인지, 믿음인지 때문에 이제는 서로 원수가 되어 소식도 모르며 지내고 있는 상황”이라며 “가족 전체를 가장 먼저 생각하는 마음으로 서로를 이해한다면 행복한 가정이 될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조언했다.

고통과 상처만 남는 만민중앙교회 2세들
 

▲법원 앞에서 시위하는 만민중앙교회 탈퇴자들

 

만민중앙교회는 질병의 치료를 기대하며 미혹되는 사례가 많다. 김용훈 대표(만민교회피해자대책회의)는 “피해자들 상당수는 가족이나 본인이 질병과 같은 고통에 빠져 신음할 때 이재록의 권능으로 어떤 병이든 치료해 준다는 거짓말에 속아 넘어간 경우”라며 “궁박한 처지에 내몰린 불쌍한 영혼들의 심정을 교묘히 이용하여 그릇된 신앙과 우상숭배로 빠트린 것이다”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가장 큰 문제로 가정 파괴를 꼽았다. “부부가 서로 ‘당신 때문에 만민에 가게 되었다’며 다투다 이혼을 하게 되는 경우나 반대하는 부모와 의절하려는 자녀, 심지어 이재록의 교리를 따라 그것이 믿음이라며 복수가 차올라도 병원 치료를 거부하다 가족이 사망하는 경우도 즐비하다”고 전했다. 질병의 치료를 기대하며 만민중앙교회에 발을 들였다가 치료는커녕 가족까지 뿔뿔이 흩어지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가족의 화목이 깨어지는 것은 자녀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친다. 자녀들이 만민중앙교회 교리에 맞게 세뇌된 습관으로 인해 고통과 상처를 입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헌금을 강조하고, 이재록의 교리의 허점을 깨닫지 못하게 강요했던 금욕적이고 세상과 단절된 신앙에 매몰(됐다)”며 “마지막 때 결혼하는 것이 재앙이라며 결혼을 기피하고 이성과는 문자메시지도 주고받지 않는 단절된 비정상적인 삶을 사는 이들이 대단히 많다”고 걱정했다.

만민 피해자들은 가족들이 함께 시간을 보내며 더 나은 삶을 꿈꾸고 있다. 여유가 없더라도 여행을 다니며 맛집을 투어하는 등 일상의 회복을 위해 노력한다. 다른 사람에게는 평범한 일상이지만 이들에게는 수십 년 만에 처음 누리는 행복인 것이다.

이단 피해자 가족은 이단에 대한 관심 부족으로 가족이 이단에 빠지게 되었다며 후회한다. 이혼, 가출로 가족이 파괴되고, 자녀가 정신과 상담을 받는 등 고통 속에 피해자들은 지금도 가족이 품으로 돌아오기를 고대하며 눈물로 기도하고 있다. 이단에 빠지면 돌이키기가 어렵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예방이 중요하다. 피해자 가족들은 교회의 정기적인 이단 예방 교육과 사회적인 제도를 통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5월 가정의 달이 마냥 행복할 수만은 없는 것은 ‘가족’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눈물이 나는 이단 피해자 가족이 있기 때문이다. 찢어진 가족의 상처가 잘 꿰매어져 이전보다 더 끈끈한 가족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 Copyrights ⓒ 월간 「현대종교」 허락없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설 연휴, 이만희 별장 앞에서 시위한 신천지 피해자 가족
• 정조은 중심으로 중고생 관리하는 JMS
• 이단 2세들의 탈퇴와 자유를 위하여
• 통일교 2세들의 말 못할 속사정
• [독자제보] JMS 2세가 바라본 JMS
• 이단들의 교육기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