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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호와의 증인 왕국회관 방화사건 사형수 원언식씨
사형 시효 만료 앞둬
현대종교 | 김리나 기자 tigerfish98@naver.com
2023년 06월 19일 08시 28분 입력

1992년 10월, 원주 여호와의 증인 방화사건의 범인 원언식씨가 사형을 선고받았으나 시효 만료가 다가오고 있다. 「현대종교」 설립자인 고 탁명환 소장은 원씨의 사형 선고를 통해 사형 폐지 운동에 힘 쏟으며 원씨의 구명을 도운 바 있다. 원씨의 범행 동기와 고 탁 소장과의 인연, 그리고 다가오는 사형 시효 만료에 대해 알아보았다.

원주 여호와의 증인 방화사건

1992년 10월 3일, 원주 여호와의 증인 왕국회관에 방화사건이 일어났다. 범인은 원언식씨로, 여호와의 증인 활동에 집중해 가정을 등한시하는 아내에게 분노해 방화를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아내는 1991년부터 여호와의 증인에 빠졌고, 이로 인해 원씨와 아내는 다툼이 잦았다.

아내는 여호와의 증인 교리에 심취해 가정을 돌보지 않고 파수대를 팔러 돌아다녔고, 고부갈등으로 원씨의 노모는 딸의 집으로 떠났다. 원씨는 가정불화의 원인이 여호와의 증인이라고 생각해 여호와의 증인에 가지 말라고 아내를 설득했다.

그러나 아내는 원씨의 설득을 외면했고 원씨는 분노했다. 결국 원씨는 만취 상태로 휘발유 통을 들고 왕국회관으로 가 큰 소리로 아내를 찾았다. 아내는 원씨를 피해 예배당 뒷문으로 빠져나갔고, 현장에 있던 신도들이 원씨에게 관심을 안 보이자 원씨는 휘발유를 왕국회관 곳곳에 뿌리고 라이터에 불을 붙여 불을 질렀다. 원씨의 방화로 14명이 숨지고 2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후 원언식씨는 자수했고, 1심, 2심, 3심에서 모두 사형을 선고받았다. 현재 원씨는 광주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고 탁명환 소장과의 인연

「현대종교」 설립자인 고 탁명환 소장은 생전에 원언식씨와 편지도 주고받고, 면회를 다녀오기도 했다. 다음은 원씨가 사형 집행을 기다리며 고 탁 소장에게 보낸 편지의 일부분이다.

탁명환 소장님께 올립니다.
소장님 안녕하세요? 오늘도 하나님의 말씀을 전파하시면서 이 땅의 이단 사이비 종교의 방지와 사이비 종교 문제를 해결하느라 여념이 없으신 소장님께 불초소생이 부탁드릴 것이 있어 감히 펜을 들었습니다.
저는 1992년 강원도 원주에서 발생한 여호와의 증인 왕국 회관 방화 사건의 죄인 원언식입니다. 이제 저에게는 모든 재판이 끝나고 대법원에서 사형이 확정되었습니다. 그래서 매일 저는 수감되어 있는 이곳 서울 구치소에서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보면서 사형 집행의 그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우연히 소장님께서 발행하시는 월간 현대종교 11월호를 구입하게 됐습니다. 책을 읽는 동안 제가 죄인이 된 것도 하나님의 뜻이란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죽기 전이라도 이단 종교, 특히 여호와의 증인에 대해서 확실하게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하나님을 믿는다는 사실은 참으로 좋은 일입니다만 사람들이 여호와의 증인 같은 사이비 종교 집단에 빠지는 것은 하나님도 바라시지 않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러므로 이번 기회에 여호와의 증인의 정체를 밝혀주셔서 저와 같은 죄인이 또다시 이 땅 위에 생기지 않고, 여호와의 증인으로 인하여 귀중한 가정이 파괴당하는 불행이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해 주십시오. 갖은 모략과 비방 속에서도 이단 종교 방지를 위해 일하시는 소장님께 언제나 하나님이 함께 하시고 하나님의 은혜와 평강이 충만하기를 간절히 기도드리겠습니다.
두서 없는 글을 올리게 됨을 용서해 주시고 좋은 회답을 기다리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1993년 12월 27일
서울 구치소에서
언식(수인번호 4070호) 드림.​​​​

이 편지를 받은 고 탁 소장은 즉시 구치소에 가서 원씨를 면회했고, 그때부터 원씨의 구명에 적극적으로 힘썼다. 고 탁 소장은 사형수 원언식에 대한 무기감형 청원 취지문을 통해 “그를 위한 구명 운동을 전개하기로 결심(했다)”며 “결과만 가지고 보면 그의 범행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것이지만, 사건의 원인을 따져볼 때 여호와의 증인의 반사회적인 교리 때문에 아내를 잃게 되고 가정이 파괴되자 앞뒤 생각할 겨를이 없이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사형이라는 극형보다는 무기형으로 감형시켜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언식씨 구명 기자회견을 개최한 고 탁명환 소장

고 탁 소장은 원씨의 구명을 위해 1994년 1월 12일, “사형수 원언식 형제 구명 기자회견”도 진행했다. 본지 발행인 탁지원 소장은 “원언식씨는 탁명환 소장님께서 돌아가시기 전까지 교제했던 분”이라며 “탁명환 소장님께서 소천하신 후에도 현재까지 종종 편지를 주고받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종교」 1994년 2월호에 실린 사형수 원언식에 대한 무기감형 청원 취지문

끝나가는 사형 시효

원언식씨의 사형 시효가 끝나가고 있다. 사형의 시효는 30년이다. 현재 원씨는 29년 7개월을 교도소에서 보냈고, 곧 30년을 앞두고 있다. 형법 제77조에 형을 선고받은 사람에 대해서는 시효가 완성되면 그 집행이 면제된다고 규정했다. 제78조에서는 사형의 경우 재판이 확정된 후 그 집행을 받지 않고 30년이 지나면 시효가 완성된다고 말한다. 우리나라에서 사형 시효 만료를 몇 개월 앞둔 경우는 처음이다. 법무부는 형법 제80조에서 사형, 징역, 금고, 구류의 경우 수형자를 체포하면 시효가 중단된다고 규정했기 때문에 원씨가 교정시설에서 보낸 29년 7개월은 사형 집행 대기 상태이므로 구금됐던 때부터 시효가 진행되지 않았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원언식씨는 자신의 범행에 대해 깊이 뉘우치고, 사형을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사후 안구와 장기, 사체 모두 연구용으로 기증하겠다고 약속했다. 원씨의 범행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원씨를 통해 여호와의 증인의 반사회적 행태가 세상에 드러났다. 원씨는 방화사건의 가해자이지만, 이단 사이비종교의 피해자라는 점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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