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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다락방에 빠져들었나?
최영민(가명)
2024년 08월 16일 08시 50분 입력

약 1년간의 치열한 방황을 접고 대학 2학년에 접어들자 잠시 이탈해 있던 CCC 동아리를 다시 찾았습니다. 후에 안 사실이지만 당시 CCC는 제가 방황하던 1년 동안 다락방 광풍이 불어 거의 절반 정도의 회원들이 다락방에 넘어간 상황이었습니다.

순모임을 하며 차근차근 제자리를 잡아갈 무렵 CCC 회원이었던 다락방 선배를 만났습니다. 그날로부터 작년까지 꼬박 28년간 다락방에 몸을 담았습니다. 그 안에서 세례를 받았고, 신학을 공부했고, 결혼도 했으며 목사가 되어 현재 담임 목회를 하고 있습니다. 


그 기나긴 세월 동안 정말 다락방이 이상했음을 감지하지 못했느냐, 앞으로 정상적인 목회를 할 수 있겠느냐, 왜 거기에 빠져들었느냐, 왜 그랬을까요? 쇳가루가 자석에 이끌리듯이, 불나방이 가로등 불빛에 달려들듯이, 뭔가에 홀린 듯 빨려들었다고 밖에 설명이 안 되네요.


도망치듯 집을 떠나 대학에 왔지만, 하루하루 미래를 걱정하던 스무 살 대학생에게 다락방은 신세계였습니다. 그것도 잠시 그분이 자랑하듯 내세운 복음과 전도에 대해 갈등과 의심이 있었지만 개인의 불신앙과 영적 문제 때문인 줄로만 알고 자책하며 더욱 열심을 내었던 지난 과거였습니다.


2023년 8월 지인을 통해 끔찍한 소식을 전해 들은 후 제 삶은 끝을 알 수 없는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었습니다. 지도자들의 부도덕함과 비윤리적, 비상식적인 행태로부터 신학적인 심각한 문제들까지 알고 나자, 제 자신의 존재가 부정당한 느낌이었습니다.

하나님께 울부짖어 기도하며 기회가 닿는 대로 폭넓게 많은 사람들과 대화했고 책을 찾아 읽으며 과거를 정리해 왔습니다. 이제 시작이고 첫걸음이겠지만 차근차근 어둠에서 빛으로 나아오고 있습니다.


하나님 없이 마음의 안정과 삶의 안락함을 좇았던 나는 ‘그리스도는 모든 문제 해결자’라는 달콤한 메시지에 빠져들었습니다. 주위에 방탕한 삶을 즐기는 사람들을 보며 ‘나는 다르다’라는 교만함으로 더욱 깊이 빠져들었습니다. 신앙의 성장과 성숙보다는 외적인 부흥과 발전에만 눈이 멀어 하나님의 세미한 음성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정말 어리석고 미련하고 악한 죄인이었습니다. 죄가 죄를 끌어당기듯 나의 과거는 그 무엇으로도 핑계할 수 없는 죄인의 길을 걸어왔습니다. 이제 죄의 욕심에 종이 되지 않고 하루하루, 한 걸음 한 걸음 하나님의 말씀을 의지하며 주님의 나라를 위해 살기를 소망합니다.


* 네이버 카페 ‘다락방 밖으로’에 게시된 글을 작성자의 허락을 받아 정리해서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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