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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학대 금지 “가이드라인” 비판하는 일본 여호와의 증인
700쪽 이상 제출, 국가 견제 의도 다분
현대종교 | 오기선 기자 mblno8@naver.com
2024년 11월 26일 09시 27분 입력

2022년 현재 약 21만 명의 신도가 있다고 하는 일본 여호와의 증인의 활동은 가가호호 방문에 의한 전도, 그리고 「파수대」, 『깨어라』 등의 문서 전도 활동과 더불어 수혈 거부, 과도한 전도 활동으로 인한 가정파탄, 정치권력 거부 등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한국과 다른 점은 징집제에 의한 병역이 존재하지 않고 자원에 의한 자위대가 존재하므로 병역거부는 크게 문제화되고 있지 않다. 반면 학교에서의 격투기, 경쟁 스포츠 종목 거부로 인한 교육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어린이에 대한 학대 행위가 변호사들의 조사 결과로 밝혀지면서 인권침해로 비판을 받고 있다. 그런데 일본의 여호와의 증인이 올해 3월, ‘어린이 가정청’이 제시한 종교적 학대를 금지하는 가이드라인에 대해 비판하는 취지의 문서를 제출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FNN(후지 뉴스 네트워크)은 어린이 가정청에 대해 문서의 정보 공개 청구를 실시해 여호와의 증인이 작성한 총 776페이지의 문서를 입수했다. 전문가는 이같은 움직임을 “정부를 견제할 목적이 있었던 것 같다”고 10월 8일 보도를 통해 지적하고 있다.

 

▲“결혼과 어린이 양육 - 성경에는 당신의 결혼생활과 어린이 양육에 유익한 어드바이스가 써 있습니다”라고 게재된 일본 여호와의 증인 공식 홈페이지

 

부상한 종교 2세 문제

2022년 7월, 아베 신조 전 총리 총격 사건을 계기로 일본 사회에서는 컬트 집단 2세들이 받는 피해가 도마에 올랐다. 통일교, 여호와의 증인을 중심으로 한 컬트 집단 2세 당사자들이 자신들에게 피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가이드라인 마련을 요구했고, 후생노동성(厚生労働省)은 2022년 2월 27일 가이드라인 “종교의 신앙 등에 관계하는 어린이 학대 등의 대응에 관한 Q&A”를 공개하였다.

 

▲여호와의증인 부모가 어린이를 학대하는 실태, ‘체벌이나 학교활동 제한’과 관련 여호와의 증인 3세인 나츠노 나나 씨(夏野なな (사) 스노우드롭 대표)가 “물리적으로 허리띠나 이불을 두드리는 봉으로 맞았다”고 증언한 보도(2022년 12월 27일 니혼TV 보도)

 

아동학대방지법의 네 가지 분류와 같은 ‘신체적 학대’, ‘성적 학대’, ‘네그렉트(유아 방치)’, ‘심리적 학대’를 적용했다. A4 용지 13쪽에 걸쳐 ①종교의 신앙 등에 관련된 어린이 학대의 사례 ②어린이 학대 대응이나 자립 지원 등에 있어서 유의해야 할 사항 ③관련 지원으로 구성했다. 이에 대해 본지도 2023년 3월호에 ‘피고가 된 통일교 2세 야마가미 그리고 컬트의 어린이 학대를 방지하는 가이드라인’을 통해 자세히 보도한 바 있다.

‘여호와의 증인’에서도 2세, 특히 어린이에 대한 학대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는 한편 효과적으로 대처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변호사, 의사, 변리사 등 15명으로 구성된 ‘여호와의 증인 문제 지원 변호단’이 2023년 1월 15일에 발족했다. 그중 6명이 여호와의 증인 전 2세 신도로 지금까지 SNS 등을 통해 상담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본지 2023년 4월호 ‘여호와의 증인 문제 지원 변호단’ 결성, 2023년 5월호 ‘어린이들의 피해는 현재진행형–통일교와 여호와의 증인 등 종교 2세들의 공동 기자회견 그리고 피해자들의 서명운동’을 통해서도 보도했다.
 

▲종교 2세의 학대에 대응하여 가이드라인을 공표하고 있는 후생노동성(厚生労働省) 카토우 카츠노부(加藤勝信) 장관(2022년 12월 27일 니혼TV 보도)

 

그 후 어린이 가정청은 Q&A를 근거로 전국 아동상담소 등에 종교법인을 특정하지 않고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올해 4월에 발표된 결과에 의하면, ‘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수혈 실시’, ‘말이나 영상 등으로 공포심을 자극하고 어린이 본인의 자유로운 의사 결정을 저해함’, ‘선교 활동 참여로 인해 양육을 현저하게 게을리함’ 등의 사례가 복수 확인되었다고 한다.

갑자기 도착한 776쪽의 ‘일본 정부에 대한 제출서’

실태조사 직전인 2024년 3월 여호와의 증인이 어린이 가정청 등에 Q&A를 비판하는 취지의 문서를 송부한 것으로 밝혀졌다.

FNN은 2024년 6월, 어린이 가정청에 정보 공개 청구, 문서를 확보해 9월에 공개됐다. 문서 제목은 “여호와의 증인 가족을 사랑하고 깊이 걱정하는 사람들의 일본 정부 제출서”로 총 776페이지이고 두께만 해도 약 7cm나 되었다. 그러나 공개된 문서의 내용은 정보공개법에서 ‘해당 법인 등의 권리, 경쟁상의 지위 그 외 정당한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일부를 제외하고, 거의 전 페이지가 검정 펜으로 가려져 있었다.

그 후 취재로 문서가 제출된 경위와 문서의 요지가 밝혀졌다. 관계자에 의하면 2024년 3월, 어린이 가정청 ‘학대 방지 대책과’에 여호와의 증인 측에서 “만나고 싶다”는 연락을 해왔다. 어린이 가정청 학대 방지 대책과 직원은 “불가능하다”고 대답했지만, 그 후 여호와의 증인 측이 사전 약속 없이 문서를 들고 왔으며, 문서를 보내왔다고 한다.

문서에는 교단 내부에서 종교를 배경으로 한 어린이에 대한 학대를 부인하면서 헌법이 보장하는 종교의 자유에 대한 내용이 기술되었다. Q&A에 대한 비판 등도 기재되어 있었다. 또한 Q&A의 작성 과정에 하자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검토 위원회의 위원 구성이 편향적이다’, ‘작성하는데 약 3주 밖에 걸리지 않았다’는 학자들의 의견서도 곁들여 있었다.

게다가 ‘Q&A의 발표를 계기로 교단 관계자에 대한 헤이트 크라임(hate crime, 증오범죄)이 7배 이상으로 늘었다’, ‘Q&A가 헤이트크라임을 정당화하는 근거가 되고 있다’는 등 정부로부터 독립한 전문가가 Q&A의 재검토를 실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기재되어 있었다고 한다.

배경에는 “해산 명령 청구”하는 정부 견제

이러한 교단의 움직임에 대해 Q&A의 작성에 관여하고, 종교 2세 문제 등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릿쇼우(立正)대학 니시다 키미아키(西田公昭) 교수(사회심리학)는 “이번에 여호와의 증인의 움직임은 통일교에 대한 해산명령 청구에 대해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10월 도쿄지법에 통일교에 대한 해산명령을 청구했으며 지금도 심리가 이어지고 있다. 니시다 교수는 “가이드라인 마련 실태 조사 등 일련의 움직임 가운데 여호와의 증인 내에서의 학대가 드러남으로써 해산명령 청구가 자신에게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투쟁’을 통해 정부를 견제하고 싶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여호와의 증인 문제지원 변호단’ 타나카 코우타로(田中広太郎) 변호사는 여호와의 증인이 2023년 5월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Q&A에 대해 모든 신도에게 철저히 알렸고 “어린이 가정청과 기꺼이 협력하고자 한다”고 했다. 타나카 변호사는 “표면적으로는 따르는 것처럼 보이게 하면서 뒤에서는 당국을 비판하는 자세가 보인다”고 분석했다.
 

▲여호와의 증인 일본본부(출처:「마이니치신문」)

 

어린이 학대 방지를 위한 첫 걸음 주목해야

이 문서에 대해 FNN은 여호와의 증인 일본 지부에 문의했지만 “정보를 제공하는 보도 기관에 대해서는 우리 쪽에서 판단하겠다. 그래서 이번에 귀사의 취재에 대한 회답은 할 수 없다”고 밝혀 입장을 들을 수 없었다고 한다.

또한 FNN은 다른 종교법인에서도 Q&A를 비판하는 문서를 어린이 가정청에 제출하고 있는지에 대해 확인하기 위해 정보 공개 청구를 했지만, 그러한 예는 여호와의 증인 이외에서는 확인할 수 없었다고 전하였다.

Q&A를 둘러싸고 2024년 4월, 유엔인권이사회 특별보고자가 일본 정부에 “Q&A가 헤이트 크라임으로 이어졌다”는 우려가 담긴 통달을 송부하였다. 한편 일본 정부는 6월 “비록 Q&A가 헤이트 크라임 등을 정당화하기 위해 사용됐다고 해도 정책의 의도와 상관없이 지극히 유감”이라고 답했다.

반사회적인 문제를 일으키는 단체, 특히 종교와 신앙을 명목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단, 컬트, 사이비종교 단체에 의한 어린이 학대 문제는 일본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과거 한국에서도 일어났고 지금도 일어나고 있으며 앞으로도 일어날 수 있는 문제다. 다만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다. 아직 완벽한 제도라고 할 수 없지만 정부와 민간이 함께 힘을 합쳐 첫걸음을 내디딘 일본의 활동을 참고하여 소중한 어린이의 몸과 마음과 영혼을 지킬 수 있도록 강구하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번 보도를 담당한 후지TV 사회부 마츠오카 노부아키(松岡紳顕) 기자는 “지켜야 할 아이들의 인권과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종교의 자유, 양자의 틈은 쉽게 좁혀지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컬트 2세들은 그 틈에서 공포를 느끼고 있다. 그러한 고통에 어떻게 마주해야 되는지 생각해야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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