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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호와의 증인의 반복되는 성범죄와 조직적 은폐
현대종교 | 오기선 기자 mblno8@naver.com
2025년 01월 16일 09시 00분 입력

■ 아동 등 성폭력 은폐 관련 고발 이어져
■ “두 증인” 교리, 범행 입증 어렵게 해
■ 사법 처리보다 가해자 회개 우선시…범죄 부추겨

작년 여호와의 증인 한 장로가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신도 2명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2024년 10월 25일 서울서부지방법원 형사합의 11부는 강제추행과 아동 ·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계 등 추행)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이 장로는 ‘연인 사이였다’며 항소했다. 해당 증인회관은 사건이 커지자 부랴부랴 장로직을 박탈했다. 여호와의 증인 내부의 성범죄는 자주 입방아에 오르는 단골손님이다.

특히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가 언론에 자주 노출된다. 그들의 주장처럼 단순히 개인의 일탈로 치부해 버리기에는 결코 작지 않은 사건들이다. 성범죄를 은폐하려는 조직적인 노력과 이를 뒷받침하는 교리가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사회적 비난을 피할 길은 없다.

여호와의 증인, 아동성범죄 조직적 은폐 정황

2002년 “BBC NEWS”는 성범죄를 은폐하고 있는 여호와의 증인에 대해 보도했다. 20년 동안 장로로 지낸 빌 보웬의 증언을 토대로 여호와의 증인 세계 본부가 2만 3720명의 성적 학대자 명단을 보관하고 있으며, 이 자료를 비밀로 하고 학대 사실을 은폐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여호와의 증인의 성범죄 은폐사실을 폭로한 BBC NEWS

 

성범죄에 대한 조직적인 은폐는 2016년 호주 왕립위원회의 조사에서도 드러났다. “사례연구 보고서: 아동성학대 혐의에 대한 여호와의 증인과 호주 워치타워성서책자협회의 대응”을 보면 1950~2016년 여호와의 증인 내 아동성학대자는 1006명이었다. 피해자만 1800명이 넘을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이 중에는 혐의가 제기된 후 장로나 봉사의 종으로 임명된 가해자 28명도 포함되어 있었다. 혐의가 제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장로 임명을 강행했다는 뜻이다. 경찰 자체 조사로 유죄 판결받은 가해자는 161명이었다. 하지만 경찰에 신고된 건수는 없었다. 언론 보도로 알려지는 성범죄 사건은 조족지혈일 뿐, 은폐된 사건은 더욱 많다는 것을 방증한다.

 

▲호주 왕립위원회가 발표한 사례연구 
보고서: 아동성학대 혐의에 대한 여호와의 
증인과 호주 워치타워성서책자협회의 대응

여호와의 증인 내 성학대 피해자들을 위한 단체 ‘침묵하는 양들https:// silentlambs.org/’은 Q&A에서 “여호와의 증인은 아동 학대 사건을 조직 내에서 처리하도록 장려하는 폐쇄적인 사회”라고 꼬집으며 “워치타워 법률 부서의 조언이 있어야만 장로들은 부모에게 아동 학대자를 경찰에 신고하라고 제안할 수 있다”고 비판해 오고 있다. 이러한 비판들을 의식해서인지 최근에는 장로들이 피해자와 그 부모에게 아동 학대자를 당국에 신고할 자유가 있음을 알려주도록 교리가 변경됐다.


성범죄와 은폐 뒷받침하는 두 증인 교리


여호와의 증인에는 ‘두 증인’ 교리가 존재한다. 신명기 19장 15절, 고린도후서 13장 1절 등을 근거로 회중 내에서 신도들에 의해 일어난 범행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두 명의 목격자가 있어야 한다고 정해놓았다.

최근 아동성범죄에 대해서는 경찰에 신고가 가능하도록 변경되었지만, 여전히 “두 증인” 교리는 남아 있는 상황이다. 여호와의 증인 장로 지침서 『하느님의 양떼를 돌보십시오』를 보면 사법위원회를 구성하는 조건으로 자백과 목격자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목격자의 경우 “단지 전해 들은 말을 반복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목격 증인이 두세 명 있어야 합니다”라며 “목격 증인이 한 명뿐이라면 조처를 취할 수 없습니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단 두 명만 있는 은밀한 곳에서 이뤄지는 성범죄의 특성상 두세 명의 증인 즉 목격자가 있을리는 만무하다.

설사 범행 시간에 단둘이 범행 현장에 들어간 것을 본 사람이 있더라도 현장에서 실질적인 범죄가 일어났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증언할 수 없기 때문에 범행을 입증할 수 없다.
 

▲“두 증인” 교리를 설명하고 있는 여호와의 증인 장로 지침서 『하느님의 양떼를 돌보십시오』

 

게다가 사법위원회에서 유죄 판결을 내기 전까지는 가해자의 범행에 대해 어떠한 발언도 해서는 안된다. 피해자나 피해자의 부모일지라도 말이다. 두 증인 교리가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의 성범죄를 부추기고, 은폐하는 교리적 뒷받침이 되어주고 있는 셈이다.

증인 2인 이상이 아니면 유죄 입증이 어려운 데다가 이로 인해 거짓 주장으로 결론이 난다면 최악의 경우 제명되기도 한다고 한다. 여호와의 증인 사회에서 제명은 회중 내 인맥을 비롯한 가족과의 교류까지 단절을 뜻하기 때문에 폭로가 쉽지 않다. 특히 제명 후 부모에게 보호받을 수 없는 아동, 청소년이라면 범죄를 당하더라도, 이것을 회중에 알리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

사법권에 우선시 되는 사법위원회

경찰에 신고할 수는 없었을까. 여호와의 증인은 세상이 사탄의 통제 아래 있다고 인식한다. 기본적으로 국가의 사법권을 신뢰하지 않는다. 사법권보다 증인 사회 내의 결정을 더욱 중시하는 경향을 띤다. 또한 장로들의 판단과 결정을 전적으로 신뢰하도록 교육 받는다.

2012년 경 캔던스 콘티 사건을 계기로 아동 성추행 관련해서 두 명의 증인을 고집하지 않는 것으로 교리가 수정되었다. 캔던스 콘티 사건은 아홉살에 성추행을 당한 캔던스 콘티라는 젊은 여성이 미국 워치타워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사건이다.

범행 당시 가해자는 최소 2명 이상의 어린이를 성추행했고, 이러한 범죄사실은 장로들 간의 비밀로 유지됐다. 2009년 그녀는 이 문제를 법정으로 가져갔고, 2012년 법원은 가해자에게 60%, 워치타워에게 40%의 배상을 명령했다.

이 사건을 기점으로 워치타워는 2017년 아동 성추행과 관련해서는 증인 두 명을 고집하지 않는 것으로 교리를 수정했다. 두 증인 교리를 차치하더라도, 피해 사실을 경찰 등 사법부에 알릴 수 있도록 교리를 빠르게 수정했다면 계속되는 피해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사법부보다 사법위원회를 더욱 중시하는 여호와의 증인 교리 때문에 계속 성범죄가 반복되고 은폐돼 왔다.

익명성에 숨어 반복되는 성범죄

“침묵하는 양들”에 따르면 성범죄가 발각되더라도 여호와의 증인 내에서는 완전한 익명성을 보장 받는다. 신도가 성범죄를 당하고, 이 사실을 장로들에게 알렸더라도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이 혐의를 부정하면 유죄 판결이 날 때까지 무죄로 간주한다.

또한 이 같은 사실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파하는 것도 금지되어 있다. 피해자의 부모에게 회중의 다른 신도들에게 해당 사실을 알리면 제명하겠다는 위협을 가한 경우도 있다고 한다. 설사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더라도 사법위원회에서 유죄로 결정이 나지 않았다면 회중에 남아 장로 등의 특권도 그대로 누릴 수 있다.

회중 내에서 성범죄가 발생하더라도 두 증인 교리로 인해 유죄 입증이 어렵다. 게다가 가해자에 대해 완벽한 익명성을 보장해 주고 있기 때문에, 수많은 성범죄들이 은폐된다. 언론 등을 통해 세상에 전해지는 범죄 소식은 극히 일부다.

교리를 무시하고 경찰에 알려 사법적(여호와의 증인 내부에서 열리는 사법위원회가 아닌) 처리를 받게 되면 모를까. 성범죄 사실은 회중에서 몇몇 장로들만 알게 될 뿐 일반 신도들에게까지 알려지지는 않는다.

어렵게 회중 내에서 사법위원회를 구성한다고 해도, 두 명의 증인을 세워 유죄를 입증한다고 해도, 결국 이 사법위원회 안에는 아동과 청소년 그리고 성범죄에 대한 교육을 받은 전문가는 존재하지 않는다. 조사 과정에서 2차 가해의 가능성도 농후하다.

사법위원회를 구성하는 장로들이 남성들인 데다가 매우 구체적인 질문으로 범죄를 당할 당시의 행위를 매우 적나라하게 드러내어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여호와의 증인의 폐쇄적인 교리는 많은 아동, 청소년을 비롯한 신도들을 성범죄와 2차 가해로 내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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