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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로교회,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
현대종교 | 오기선 기자 mblno8@naver.com
2026년 02월 19일 08시 45분 입력

은혜로교회 신옥주는 타작마당 교리로 인한 신도 폭행과 아동 학대 혐의 등으로 총 11년 6개월 형을 받고 복역 중이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한창 뜨거웠던 은혜로교회 사건에 대한 관심은 점차 옅어졌다. 하지만 지상낙원이라 여겼던 피지에서 신도들은 여전히 삶을 착취 당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피지로 들어가기 위한 준비가 이어지고 있다. 은혜로교회대책위원회(은대위 이윤재 대표)를 만나 은혜로교회의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들어봤다.

 

▲인터뷰 중인 은대위 이윤재 대표(좌)와 「현대종교」 이사장 겸 편집장 탁지일 교수(우)

 

떠나지 못한 자들

눈에 보이는 은혜로교회는 사실상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국내에서 은밀하게 활동 중이다. 남아 있는 신도들은 공동체 생활을 하며, 레스토랑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일상생활이 아니라, 피지에서의 생활을 미리 연습하는 것이다. 피지와 동일한 시스템을 구축해, 피지로 들어갔을 때, 언제라도 현장에 투입될 수 있도록 준비시키고 있다는 뜻이다.

신도 일부는 고령의 문제로 국내 체류 중이다. 사실상 피지에 가더라도 노동력을 제공할 수 없는 인원들이어서, 교회 측에서는 짐만 되기 때문에 피지로 보내주지 않아 한국에 머물고 있다고 한다. 또한 감옥에 있는 신옥주를 뒷바라지 하는 등의 이유로 떠나지 못한 신도들이 존재한다. 이윤재 대표는 “피지까지의 직항로가 없다 보니 호주에서 피지로 들어가는 항공권을 끊는 경우가 많은데, 입국 거부돼서 돌아온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은혜로교회 타작마당 모습(출처: 유튜브 채널 <그것이 알고 싶다>)

 

떠난 자들

은혜로교회가 운영하는 그레이스로드그룹(대표 김정용, GR그룹)을 통해 피지에서의 지속적인 부가 창출되고 있다. 피지 내에서 120만 평 규모의 농장을 포함한 대형마트, 편의점, 주유소, 식당, 건설 등 다양한 방향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도들의 삶의 질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더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계속 탈퇴자가 생겨났고, 해당 탈퇴자가 하던 일을 다른 신도가 대신 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됐다. 그러다 보니 일이 힘들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나마 교회에서 제공했던 생필품도 공급이 끊기고, 한화 약 24만 원을 월급으로 준 후, 알아서 사서 쓰라고 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이윤재 대표는 “물질도, 돈도, 시간도 모든 것을 버리고 죽은 듯이 지내야 한다”면서 “예수님처럼 예라는 대답을 하라고 강요하면서 정신적, 육체적으로 꼼짝 못 하게 만들어 놓았다”고 고발했다. 이어 “제도적으로 팀장에게 막강한 권력을 줘서, 팀장이 남은 음식을 먹으라고 하면 상한 음식도 먹어야 할 정도로 세뇌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현지에서 운영되고 그레이스로드그룹 농장 간판(출처:은피모 제공)

 

은혜로교회는 ‘청년’ 탈퇴를 막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청년은 곧 노동력이기 때문이다. 청년들의 욕망과 불만을 잠재우는 동시에 조직의 체제 유지를 위해 신옥주의 주도하에 결혼을 시킨다. 청년들을 서로 부부의 연을 맺도록 결혼을 시킴으로써 부부가 상호 교주에 대한 믿음과 배신을 감시하게 해 탈퇴를 막는다.

이 과정에서 신옥주가 감옥에서 결혼시킬 청년 신도들과 교제해서는 안되는 신도들을 결정해 주면, 이에 따라 부부가 성사된다. 하지만 정상적인 결혼생활 같아 보이지는 않는다. 평소에는 떨어져서 살다가 빠르면 일주일, 아니면 몇 달 만에 ‘교미방’이 열리면 만나서 성관계를 맺는 정도다.

이어지는 로비, 도망 준비 중인 김정용

은혜로교회의 범행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GR그룹과 피지 정부와의 유착은 계속되고 있다. 특히 1년 가까이 이민국에 구금돼 있다가 보석으로 석방된 김정용이 피지 나부아(Navua) 지역에서만 활동해야 하는 조건을 깨고 피지 전체를 마음대로 활보하고 있다고 한다.

거주지 제한 자체가 형식일 뿐이라고. 김정용의 추방과 관련한 재판도 질질 끄는 면이 있어, 피지 정부의 김정용 봐주기가 도를 넘은 것으로 보인다. 피지 정권의 변화에 따라 은혜로교회 문제의 해결 실마리가 풀릴 것을 기대해 봤지만, 여전히 검은돈을 이용한 로비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이윤재 대표는 “김정용 같은 경우에는 제3국으로 도망가기 위해 바누아투 등의 시민권을 사고, 아내 이름으로 땅도 투자하는 등 불안한 앞날을 준비하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고 전했다.

떠나온 사람들

2025년에만 10명 정도의 청년들이 피지에서 탈출했다고 한다. 그들은 하나 같이 피지에서의 고된 삶과 추가 형량을 받은 신옥주 때문이었다고 고백한다. 희망이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도 변화는 있었다고 한다. 내부의 인권문제가 지속적으로 대두되면서 피지에 잡아둘 명분이 없어진 것이다. 탈퇴자들에 따르면 몰래 탈출해서 국내로 들어오는 경우도 있지만, 귀국을 원하는 신도에게 교회 차원에서 항공료를 주고 보내주는 사례도 생기고 있다. 다만 강제로 잡아뒀다는 인상을 없애기 위해 가족들을 동원해서 설득하고, 그래도 안 되면 한국으로 보낸다.
 

▲피지 탈출을 돕고, 탈퇴자들의 한국 재정착을 지원하고 있는 은대위 이윤재 대표

 

은대위는 피지를 떠나온 사람들이나, 피지로 떠난 사람들의 가족들이 모인 단체다. 피지에서 탈출을 원하는 사람들을 돕거나, 피지에서 돌아와 기반이 없는 탈퇴자들이 한국에 정착할 수 있도록 소정의 금액을 모아 지원하거나 새로운 일자리를 소개해 주기도 한다. 이윤재 대표 역시 여전히 가족들이 피지에 남아 있는 은혜로교회 피해자다. 체리, 블루베리 농사를 짓고, 농업관련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까지 마쳐 석사 학위 수여를 앞두고 있는 바쁜 생활 속에서도 은혜로교회 피해자들에 대한 도움을 잊지 않고 있다.

이윤재 대표는 인터뷰 말미에 피지에 남아 있는 신도들을 향한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했다. 바로 옆에서 죽어 나가는 사람들을 보면서도 여전히 신옥주의 영생이라는 잘못된 망상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는 신도들에 대한 답답한 마음이다.

“한국에 돌아오면 뭘 해도 먹고 사는 거야 걱정 없지 않겠습니까? 헛된 시간 보내지 말고 하루라도 빨리 돌아왔으면 좋겠습니다” 그의 한마디에서 여전히 피지를 지상낙원으로, 신옥주를 보혜사 성령으로 믿고 있는 신도들에 대한 절절한 마음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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