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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단을 알면 교회사가 보인다』를 읽고
조믿음 기자 jogogo@hanmail.net
2016년 01월 25일 14시 52분 입력

성공회 사제인 저스틴 S. 홀콤은『이단을 알면 교회사가 보인다』를 통해 교회사 속에 나타난 주요 이단을 소개한다. 홀콤은 “이 책은 이단과 정통에 대한 조직적인 이론을 제공하지 않는다. 오히려 독자가 이 책을 읽고 기독교 역사에 가장 큰 파란을 불러일으킨 주요 이단의 형태와 사상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돕는 데 목적이 있다”고 책의 목적을 밝힌다.

홀콤이 소개하는 열두 개의 이단

『이단을 알면 교회사가 보인다』는 총 12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의 유대주의자부터 12장의 소키누스까지 각 이단이 발흥한 ‘역사적인 배경’, 이단의 주장인 ‘이단적 교훈’, 이단적 교훈에 맞선 ‘정통 신앙의 반응’, 해당 이단의 ‘오늘날과의 관련성’을 전개한다. 홀콤은 열두 개 이단의 교리적 특징을 각각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1장 유대주의자
이방인이 구원을 받아 유대인과 동등해지려면 할례를 받고 유대관습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했던 초기 유대인 신자들이 훗날 유대주의자라고 알려진다. 할례당이라고도 불렸던 이들은 비유대인 신자도 중요한 유대 관습을 따라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했다.

2장 영지주의자
영지주의는 한 마디로 정의하기 어렵다. 특정한 이단이 중심이되어 나타난 운동이 아니라 다양한 종교적 신념이 산만하게 모여 형성된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지주의자들은 그노시스 즉, 은밀한 지식을 구원의 길로 간주한다, 우주는 열등하고 무지한 힘으로 창조되어 어두운 감옥을 이룬다, 인간은 어두운 감옥에 갇혀 있다, 그노시스를 통해 우주라는 감옥에서 해방되어 본래의 하늘 자리로 돌아갈 수 있다는 등 나름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3장 마르키온
마르키온은 극단적 이원론에 근거한 신학에 바탕을 두고 구약을 완전히 배제한다. 마르키온은 누가복음과 바울 서신 열 개만을 정경으로 인정했다.

4장 가현설주의자
지성인 그룹에서 예수님을 순수한 영적 용어를 사용해서 다시 정의하려는 움직임을 가현설의 역사적 배경으로 본다. 가현설은 예수 그리스도는 온전한 신이고 인성은 겉으로 드러난 모습일뿐이라고 믿는데 이 교리는 특정 지도자가 없었다.

5장 마니
마니는 기독교 사상이 중동 지역으로 빠르게 퍼진 3세기에 다른 종교와의 혼합을 가장 잘해 낸 사람이었다. 영적인 영역은 선하고 물질은 악하다는 이원론적 사고를 가졌고 구약을 인정하지 않았다.

6장 사벨리우스
양태론은 성부, 성자, 성령이 단지 하나님을 나타내는 서로 다른 양식이나 형태지 구분된 인격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는 이단교리다. 양태론을 가장 잘 발달시킨 사벨리우스는 실체적인 객체로 태양이 빛과 열을 내듯이 단일한 신적 존재가 역사 속에서 여러 형식으로 발현한다며 태양의 비유로 하나님의 상태에 대해 설명했다.

7장 아리우스
아리우스와 그의 추종자들은 성자가 최상의 피조물이라는 사상을 발전시켰다. 아리우스는 성부와 성자가 독립된 두 존재이며 이 관계를 나타내는 성경적 모델은 영원한 종속 관계라고 생각했다.

8장 아폴리나리우스
그리스도가 사람일지라도 그의 정신은 신적이라는 주장이 아폴리나리우스가 빠진 오류였다. 아폴리나리우스의 구원론에서는 그리스도가 완전한 사람이실 필요가 없었다.

9장 펠라기우스
펠라기우스는 삼위일체론자였고 그리스도의 신성과 인성을 고백했다. 하지만 아담 이후 태어난 사람은 아담이 저지른 죄로 인해 책임을 지거나 그 죄에 연루되지 않는다며 원죄 교리를 부인했다. 대속과 이신칭의 역시 거부했다.

10장 유티케스
유티케스는 신성과 인성의 구분이 희미해질 정도로 한 인격의 연합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오류에 빠졌다. 그리스도가 인간과 똑같은 본질을 지니지 않는다는 것이 유티케스의 주장이었다.

11장 네스토리우스
네스토리우스는 예수 그리스도가 두 본성, 즉 신성과 인성을 가지신다고 주장했다. 성육신 상태에서 두 인격이 구분되며 두 인격과 두 본성이 혼합되거나 혼동될 수 없다고 말했다.

12장 소키누스
소키누스 신학의 전제는 교회 전통과 하나님의 영감으로 신성하게 기록된 성경 계시에 반대해서 인간의 개별 이성을 격상시킨 데 있다. 따라서 이성으로 이해할 수 없는 삼위일체를 부정한다. 예수님의 신성을 거부했기 때문에 예수님의 죽으심은 하나님이 참 사랑과 헌신이 무엇인지 알려주기 위해 보여 주신 모범이라고 해석했다.

교회사 속 이단, 현대 이단과 어떤 관계 있나

『이단을 알면 교회사가 보인다』는 현시대 이단은 케케묵은 이단 사설의 조합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 것을 확인시켜 준다. 홀콤이 소개한 교회사 속의 열두 이단은 그 모습만 달리한 채 이 시대에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예수님을 피조물이라 주장하는 여호와의 증인의 경우는 아리우스를, 깨달음을 통해 구원을 얻는다고 주장하는 구원파의 경우 영지주의를, 아직도 한국사회에 만연한 물, 얼음, 수증기로 삼위일체를 설명하는 오류는 사벨리우스를, 예수님의 신성을 거부하는 유니테리언파와 속죄를 거부하는 일부 자유주의 신학자들은 소키누스를 떠올리게 한다.

여전히 행위를 구원의 조건에 포함하는 유대주의자들 같은 이단, 원죄교리를 부정하는 펠라기우스 같은 이단이 우리 주변에서 활동하고 있다. 또한 최근 한국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인성과 신성을 분리했던 네스토리우스와 같은 신흥 이단도 발생하고 있다.

홀콤이 간과한 것이 있다면 마니교의 현대적 적용이다. 홀콤은 “마니교는 더 이상 현대 중요 종교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고, 앞으로도 서구 사회에서 다시 발생할 것 같지않다”고 밝혔다. 하지만 서구 사회에서 발흥한 신사도운동의 경우 이원론적인 사고방식을 바탕으로 세상을 하나님과 사단의 대결구도로 끌어올린다. 많은 한국교회 성도들이 이러한 사상에 영향을 받아 ‘땅 밟기’같은 비성서적 행동을 해왔다. 구원파는 영은 선하고 육은 악하다는 이원론적 사고방식을 견지한다. 마니교의 현대적 재현은 성도들의 올바른 신앙을 위협하고 있다.

세 가지 분류

홀콤은 리처드 멀러의 말을 인용해 개혁파 진영에서도 “신앙의 근본적인 사항과 관련된 세 가지 부류의 교리적 오류를 전통적으로 구분해 왔다”며 세 가지를 (1) 근본적인 사항에 직접적으로 반대되는 오류 (2) 근본적인 사항이 아닌 것에 대한 오류나 근본적인 사항에 간접적으로 모순되는 오류 (3) 근본적인 사항을 완전히 벗어난 오류라고 전한다.

홀콤은 “이단을 논하면서 이런 구분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왜냐하면 성경을 해석하는 일에서 누군가 자신과 다른 해석을 하면 그를 이단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이는 교파주의적 이단연구의 한계에 부딪친 한국교회가 새겨들어야 할 조언이다.

이단이 창궐하는 때일수록 역사 속에 등장하는 이단과 이설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이 역시 이단 대처의 좋은 출발점이다. 교회사 속에 발흥과 쇠퇴를 거듭한 이단을 살펴본다는 건 정통신학이 정립되는 과정을 배우는 동시에 실패한 신학과 성경해석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공부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단을 알면 교회사가 보인다』는 이단 문제로 몸살을 앓는 한국교회에 시의적절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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