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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단 집단 신천지의 선거 개입 사례
허호익 교수 mrmad@hdjongkyo.co.kr
2017년 06월 30일 15시 42분 입력

 

 

 

 

 

▲허호익 교수 
  본지 편집자문위원 
  전  대전신대 교수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구속으로 정치와 경제의 정경유착뿐만 아니라 정치와 최태민의 영세교와 같은 사이비 종교의 정종유착(政宗癒着)이 국정을 농락할 수 있다는 역사적 실례를 눈앞에서 뼈아프게 경험하고 있다. 사이비 이단 종교들은 기성의 보수적인 정치인들을 이용해 자신들의 위상을 높이고 이권에 개입하고 자신들의 온갖 불법과 비리의 두둔 세력으로 활용하려고 조직적인 노력을 집요하게 기울여 왔다. 그리고 정치인들로서는 이단집단의 정치자금 지원과 그들의 특유한 조직 동원력을 이용해 선거에 활용하려는 유혹을 받아왔다. 이러한 이유로 사이비 이단 종교와 부패한 정치 집단의 유착과 결탁이 다반사로 일어난 것이다. 그리하여 사이비종교피해대책연맹(정동섭, 종피맹)은 2015년 12월 27일 10개 기독교 이단 및 사이비종교 단체와 20여 개 사이비종교 피해자 단체들이 모여 정치와 사이비종교의 유착관계를 차단하기 위해 ‘정종유착 부정(선거)감시단’을 발족하기도 하였다.

그동안 가장 도발적인 포교활동을 벌여온 신천지 집단의 정종유착 사례를 살펴보려고 한다. 2003년 4월 7일, 신천지에서는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 ‘서청원 대표 최고의원 경선시 지원사항 및 향후 계획’이라는 문건을 작성하였다. 신천지는 전국에서 2500여 명의 신도들을 동원해 50만여 명에게 전화 선거운동을 하고, ‘청원사랑’이라는 인터넷 카페를 개설해 2주 만에 1만 명이 가입했다. 동시에 신천지는 인터넷 모니터링 및 홍보활동을 하면서 227개 지구당별로 최소 30명씩 당원으로 가입시킨 후 탈 종교화하여 일반인의 참여를 적극 지시하였다. 실제로 신천지 교리를 가르치는 하늘사다리 문화센터의 대표 차한선이 이회창 선대위 청년위원회 직능단장, 대학생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으며, 신천지 신도들이 이회창 후보 유세장에 동원되었다. 차한선은 서청원 의원에게 접근했고, 서청원은 신천지종교집회 직후 열린 차한선의 결혼식 주례를 담당하기도 했다. 이 종교집회에는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 등의 거물들이 참여했다.


한편 한나라당 박근혜 캠프의 이경재 기독교 대책 본부장은 2004년 9월 18일 ‘제4회 신천지 전국체전’에 참석하여 3만여 명의 신천지 신도들이 모인 행사장에서 “하나님의 은총이 이만희 총회장님 부부와 여기 계신 신천지 성도 여러분과 내빈 여러분에게 함께 계시기를 기원한다”고 발언했다. 2007년 대선 당시 신천지 총회는 ‘신천지 대외 활동 협조 안내’ 공문을 교단 산하에 있는 12개 지파에 하달하여 한나라당 당원 가입을 지시했다. 공문을 보면, “오늘날 우리 신천지는 대외적으로 이방 바벨론의 교단에 핍박을 받고 있으며 우리의 복음 전파와 전도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며 “한나라당 특별 당원으로 한시적으로 가입하여 (이방 세상사람들의 핍박을 이기기 위해) 준비하고자 한다”고 나와 있다. 신천지대책전국연합(대표 신현욱)은 2008년 당시 박근혜 의원이 이만희 총회장에게 연하장을 보낸 것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은 “연말연시에 수많은 분들에게 보내는 연하장일 뿐이다”라며 “이 연하장은 보좌진들이 교계뿐 아니라 각계 인사들의 발송 명단을 선정한 것으로, 당시 박 의원이 누구에게 보냈는지 일일이 알지도 못할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2016년 12월 28일 한모임에 참석한 신천지의 이만희 교주와 황장엽씨와 박근혜 의원이 함께 찍힌 사진이 공개되기도 하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동생인 박근령씨는 2008년 열린 신천지의 축제 ‘신천지 하늘문화 예술체전’에 참여하기도 하였다.


신천지대책 한국기독교연대(신기연)가 2012년 5월 31일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신천지와 정치권의 유착관계를 폭로한 적이 있다. 신천지의 각종 범죄에 대해 처벌은커녕 수사도 되지 않는데 그것이 정치권과의 유착 때문이고, 신천지는 2002년과 2007년 대선에 1만여 명의 신도를 한나라당에 당원으로 가입시키고 조직을 동원해 왔다는 것이다. 또 신천지가 2003년 한나라당 서청원 대표, 2006년 맹형규 의원을 지원한 것도 폭로하였다. 신기연이 공개한 동영상에는 2007년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가 화산체육관에서 새만금사업공약을 말하면서 “세계가 부러워하는 신천지를 만들겠습니다”라고 할 때 수많은 사람들이 갑자기 일어나서(!) 열광적으로 환호하는 장면이 나온다. 18대 대선을 앞두고 신기연은 2012년 5월 31일 기자회견을 열고 “신천지가 2002년부터 대통령 선거에 개입해 한나라당에 1만여 명의 신도를 당원으로 가입시켰고, 이후에 신천지 관계자가 정부기관에 기용됐다”며 “이는 정치권의 환심을 사기 위한 목적으로 정치인들과의 관계를 맺어 검찰, 경찰의 국가기관으로부터 우위에 있으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를 표했다. 2013년 신천지에서 신천지 총회 섭외부 총무를 역임한 후 탈퇴한 A씨는 섭외부의 주요 임무가운데 하나로 정치인과 외부 유력인사 섭외를 꼽았다. A씨는 “신천지 이만희 교주가 힘 있는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을 좋아했기 때문에 대부분 새누리당 의원들이 섭외 대상이었다”고 말했다. A씨는 새누리당 대표최고위원 직인이 찍힌 당원증을 보여 주면서 “신천지가 2007년 17대 대선 당시에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에 특별당원으로 가입할 것을 지시한 것이 알려지면서 간부급들만 당원 가입을 강요받았다”고 말했다.


19대 대선에도 신천지의 개입이 이어졌다. 19대 대선에 출마하려다가 포기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에게도 접근하였다. CBS 「노컷뉴스」(2016.12.29.) 보도에 따르면 신천지 이만희 교주의 후계자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김남희 사단법인 만남 대표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세계여성평화그룹 활동을 하는 영상 가운데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김남희 대표와 악수하고 있는 장면이 등장한다. 안철수 후보의 국민의당 부산시당 위원장이 신천지 신도라는 것이 보도되어 파문을 일으켰다. 신천지 안드레지파 신도 A씨는 지난 4월 17일 CBS 취재진과 만나 “배○○ 국민의당 부산시당 위원장이 신천지 안드레지파 신도이고, 지난해 4월 총선 유세장에 신천지 신도들을 대거 동원했다”고 양심선언 했다. A씨는 근거로 지난해 3월 31일 배○○ 후보의 출범식 영상과 4월 6일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대표의 지원 유세 영상을 제시했다. “두 영상 모두 신천지 신도들이 대거 등장한다. 부녀회와 자문회, 장년회, 청년회가 동원됐다. 배 후보수영구 유세현장에서 사회를 보는 청년은 신천지 안드레지파 공○○씨로 신천지 행사에서도 사회를 종종 본다”고 폭로했다. 황의종 소장(한국기독교 이단상담소협회 부산이단상담소장)은 “안드레지파가 과거 부산 연제구에 140억 원의 토지를 구매하고 종교시설 건축을 추진했지만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원천 무효화 됐던 적이 있다”며, “1만 5000명의 안드레지파가 모일 종교시설을 짓기 위해 신도들의 힘을 결집시켜 국회의원을 배출하려는 목적이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천지가 정당법과 공직선거법을 위반하면서까지 신도들을 조직적으로 동원하는 것은 정치권으로부터 직간접적 보호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간 정치인들에게 이단들의 조직적 인원동원과 지원은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단 사이비 집단의 사회적 폐해가 극에 이른 상황에서 이단 집단을 경계하지 않고 집회에 참석하거나 이단에 속한 자를 선거에 이용하다가 밝혀지면 해당 정치인은 회복할 수 없는 정치적 타격을 입게 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나아가 이단들의 불법행위에 대한 정치인들과 공직자들의 비호 또는 방치는 국정 농단에 이르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