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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종교 피해방지특별법의 필요성과 실효성
허호익 교수 mrmad@hdjongkyo.co.kr
2017년 07월 05일 10시 23분 입력

 

▲허호익 교수 
  본지 편집자문위원 
  대전신대 퇴임교수 

종교는 크게 하등종교와 고등종교로 구분된다. 자연발생적으로 생겨난 원시자연종교나 샤머니즘과 같은 종교는 하등종교라 하고, 특별한 창시자나 경전 및 교리체계나 조직적인 성직제도를 갖춘 종교를 고등종교라고 한다. 서양의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와 동양의 유교, 불교, 도교는 후자에 해당하는 고등종교이다. 이들 고등종교들의 공통점은 사회윤리적인 규범과 그 실천을 중시한다는 점이다. 물론 이외에도 원시자연종교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 바벨론 종교, 이집트 종교, 가나안 종교들이 그 당시에는 위세가 대단하였지만, 이런 하등종교들은 사회윤리적인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더 많았고 시대의 변화에 부합하지 못했기 때문에 역사에서 사라졌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닌 고등종교 외에서 새로운 종교들이 수시로 등장해 왔는데, 이들 신흥유사종교 중에서 사회윤리적 역기능이 더 많은 종교를 사교(邪敎)라고 할 수 있다. 이들 사교 중에서 고등종교의 교리나 제도나 의식을 빙자하는 경우가 많아 이들을 이단 또는 사이비 종파라고 규정하고 있다. 사교나 이단 사이비 종파는 사회윤리적인 측면에서 보면 사기 집단의 특징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이들 종교사기집단의 교주와 사기꾼은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사기꾼은 그럴듯한 말로 사기를 치고 사교집단은 교묘한 교리 체계로 사기를 치는 점이다. 욕심이나 두려움을 부추겨 판단을 흐리게 하고 거짓말이나 거짓 교리로 미혹한다.

둘째로 사기꾼들이 큰돈을 벌게 해준다고 현혹하고 속이는 것처럼, 사교집단들도 터무니없는 종교적 보상을 약속하고 집중적으로 세뇌한다. 예를 들어 신천지는 144,000명에 속하면 새 하늘과 새 땅 즉 신천지가 완성되는 날 천하를 다스리는 제사장의 권세 즉 온 세상을 다스리는 부귀영화와 더불어 이 땅에서 죽지 않고 영생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미혹한다. 셋째로 사기꾼들은 허우대가 멀쩡하고 친절하기가 이를 데 없다. 마찬가지로 사교집단 역시 의도적으로 개인적인 친밀감과 정서적인 유대감을 이용하여 정서적으로 취약한 이들에게 접근한다. 넷째로 사기꾼과 사교집단은 모두 바람잡이가 있다는 점이다. 바람잡이들이 그들이 사기꾼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충성을 다하는 것은 돈을 받고 일하기 때문이다.

특히 신천지나 하나님의교회 같은 집단에는 집중적인 이단교리를 체계화하고 홍보전문가들이 이를 동영상이나 만화로 잘 만들어 퍼트리고 있다. 다섯째로 이들의 궁극적인 목적으로 돈을 끌어 모으고 그 돈으로 조직을 유지하고 확대하는 일에 투자한다. 가장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사기 치는 것이기 때문에 사기꾼과 사교집단이 사라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성경에도 이단들은 “탐심으로써 지어낸 말을 가지고 너희로 이득을 삼으니”(벧후2:3)라고 하였다. 이단 사이비 집단들은 신도들을 미혹하여 각종 헌금과 성금을 빌미로 돈을 모으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이기 때문에, 돈 버는 사업에는 투자하지만 돈 더는 구제 사업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노숙자 무료 급식이나 양로원, 고아원와 같은 사회복지시설을 운영하는 이단이 하나도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나님의교회 같은 경우는 봉사활동을 열심히 한다. 이는 돈들이지 않고 교인을 동원할 수 있고 홍보효과가 큰 수단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신천지는 가난하거나 아프거나 나이가 많은 사람을 전도 대상에서 제외한다. 이들은 헌금을 내거나 포교활동을 할 형편이 되지 않는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리고 헌금이나 성금이 얼마나 들어오고 어떻게 나가는지 일체의 비밀이다. 수입과 지출내역을 공개하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기꾼의 경우 법적인 처벌이 가능하다. 반면에 종교사기집단은 처벌하는 법규가 전무한 실정이므로 이단 사이비종파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것이다. 형법 제347조(사기)에 의하면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되어 있다.

신앙촌의 박태선은 덕소에 오토바이 공장을 설립하면 집집마다 자가용, 피아노, 전축을 각각 한 대씩 주겠다고 호언장담했다. 세 곳에 신앙촌을 세우고 신도들의 노동력과 재산을 착취하여 엄청난 부를 축적했다. 박태선은 신앙촌의 제품과 더불어 치유의 효과가 있다고 속여 특별생수권과 정기생수권 값을 다르게 매겨 판매했다. 통일교인의 경우 의무적으로 합동결혼식을 해야 하며 이 경우 축복가족 탕감성금(가족당 1200만 원)을 내야 한다. 그리고 전 재산을 헌납하도록 하는 소유권 환원식과 10의 3조의 헌금을 하도록 한다. 그러나 이러한 요구는 종교적 교리라는 미명하에 고발도 할 수 없고 처벌도 되지 않는다.

사교집단의 피해가 날로 극심하여 개인적 일탈과 가정파괴를 넘어 사회 문제가 되고 국정을 농락하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우리나라도 유사종교 피해방지특별법이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지난 4월 28일 7개 주요 교단의 대표들이 모여 ‘유사종교 피해방지특별법 제정을 위한 백만인 서명운동’을 함께 진행하기로 했다. 특별법에 포함될 입법내용은 종교실명제, 사기포교 금지, 피해보상법 등 크게 세 가지이다. 그러나 이 세 가지 법을 법제화하는 데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적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우선은 정부가 2018년부터 시행하려고 하는 ‘종교인 과세법’부터 시행하는 것이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경우 이단 종파들도 객관적인 수입 지출에 근거한 인건비에 대한 세금을 내야 하기 때문에 이단 종파의 불법적인 헌금 착취를 법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

“개인이나 단체가 포교활동의 일환으로 모임이나 교육 문화활동을 기획, 진행할 경우 어떤 종교단체에 소속되었는지 사전에 명확히 밝힐 수 있도록 제한하는 종교실명제법”의 실제 적용은 쉽지 않고 그 효과도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포교활동의 목적의도를 숨기거나 속이고 포교한 경우 처벌하는 사기포교금지법”도 행위의 의도성을 처벌하는 법적 근거가 취약한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건전한 종교 활동의 자유를 침해하는 소지도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외국에서도 종교실명제나 사기포교금지법의 입법 사례가 있는지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우선적으로 입법화할 수 있는 것은 ‘피해보상 및 처벌법’이다. “유사종교의 교리에 속아 사이비종교 활동을 하는 가운데 금전적, 물적, 심적 손해를 당한 경우 그것을 청구하여 돌려받을 수 있도록 하며, 종교를 빙자해 기본인권을 침해하는 행위(폭력행사, 가정파괴, 헌금강요)를 처벌하는 법안”이라는 설명인데, 우선 일본의 영감상법(靈感商法, spiritual sales)처럼 거짓된 종교적인 이유에 속아 구매한 종교용품이나 헌금에 대한 금전적 피해만이라도 우선적으로 보상받는 입법부터 추진하는 것이 실제적일 것으로 생각된다. 일본의 경우 통일교 등 사교에 의한 재산 피해 사례가 너무 많다. ①영감상법을 사기적인 판매로 보고 일본 통일교의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되었고, ②위법한 전도방법에 대한 일본 통일교 측의 손해배상을 받았으며, ③사기, 협박 등 비정상적인 방법에 의해 유도된 헌금 · 기부금에 대한 피해자의 반환 청구권도 인정되고, ④개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교주 문선명의 지시에 의해 이루어진 합동결혼식에 의한 결혼의 효력 무효 등 획기적인 판결을 얻어 낸 사례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