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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서에 나타난 종말론 (2)
배정훈 교수 mrmad@hdjongkyo.co.kr
2017년 11월 24일 13시 22분 입력

 

▲배정훈 교수 
  대전신학대학교 교수 역임 
  현 장로회신학대학교 구약학

1. 다니엘서의 해석 

다니엘서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다니엘서 1~6장은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이야기이다. 그러나 묵시문학적인 장르를 가진 다니엘서 7~12장에 대한 이해는 쉽지 않다. 18세기 역사비평학이 나타나기 전까지 다니엘서는 보수적인 입장으로 해석되었다. 이는 다니엘서에서 주전 6세기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간 다니엘이 역사적인 인물이며, 다니엘서 7~12장은 다니엘이 미래를 위하여 예언했다는 것이다. 보수적인 입장의 문제는 문자주의적인 입장인데, 이는 다니엘서 7~12장에 있는 예언을 바로 예수 그리스도에 의하여 이루어진 종말의 성취로만 이해하려는 점이다. 그리하여 다니엘서는 다니엘의 시대로부터 예수 그리스도에 이르는 종말까지의 시간표를 계산하는 책이 되어 버렸다.

이러한 입장에 편승한 이단 중에는 다니엘서의 예언이 예수 시대까지만이 아니라 예수의 재림 때까지의 시간표로 이해하는 이단들도 있다. 18세기 이후에 시작된 역사비평학은 다니엘서의 저작권, 연대 규명에 대하여 이해하도록 도왔다. 진보적인 학자들은 다니엘서를 주전 2세기에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의 박해에 저항하는 유대인들을 격려하기 위하여 마카비 시대에 쓰인 작품으로 보게 된다. 이러한 주장의 문제는 주전 6세기에 등장하는 다니엘의 역사성에 대하여 회의적으로 보고, 다니엘서 1~6장을 창작으로 보기도 한다. 더구나 다니엘서 7~12장은 주전 2세기의 신앙 공동체의 위기에 초점을 맞춘 역사서로 보지만, 다니엘서가 기독교인들의 종말 신앙을 위한 책임을 강조하지 않는다. 다니엘서를 문자주의적으로만 읽는보수적인 입장은 바로 그리스도와 연결함으로 주전 6세기와 주전 2세기의 종말 신앙에 대한 신학적인 고찰이 생략되는 문제점이 있고, 진보적인 입장은 다니엘서를 주전 2세기의 역사적인 문헌에 머물게 하는 문제점이 있다.

보수주의적인 해석과 진보주의적인 해석을 넘어서서 다니엘서에서 종말의 신학을 말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세 종류의 공동체를 고려해야 한다. 첫째는, 주전 6세기의 디아스포라 공동체다. 다니엘과 세 친구가 속한 이 공동체는 역사적인 포로 70년을 경험하고, 포로의 끝을 기다리며, 토라에 순종했던 공동체로서 바벨론의 멸망 이후에 하나님의 나라가 오기를 기대했던 공동체다. 둘째로, 주전 2세기의 공동체는 주전 6세기에 살던 다니엘이 예언한 종말이 성취되는 시대에 살던 공동체다. 이들은 다니엘서를 통해 주전 2세기의 위기를 극복했지만, 여전히 역사의 종말이 자기 시대가 아니라 미래에 성취될 것을 깨달은 자들이다. 마지막으로 고려해야 할 공동체는 다니엘서가 정경으로 완성된 후 하나님께서 다니엘서를 통해 우리에게 종말 신앙을 계시하셨음을 믿는 공동체다. 이들은 하나님 나라가 오기 전에 마지막으로 오는 나라가 그리스가 아니라 로마임을 고백하는 공동체다. 이와 같이 다니엘서를 정경적으로 읽는다는 것은 종말이라는 주제를 주전 6세기와 주전 2세기의 역사적인 정황과 연결시킬 뿐 아니라, 현재의 기독교 공동체의 종말에 관한 적절한 해석학적인 통찰을 제공하는 것까지 고려함을 의미한다.

 

2. 다니엘서에 나타난 종말: 위기의 종말과 역사의 종말

 

다니엘서에서 갑자기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으로 인한 종말론이 나오지 않는다. 역사 속의 위기 가운데 이스라엘 백성들의 종말에 대한 신앙이 점차적으로 발전되어 간다. 주전 6세기 포로 이전까지 이스라엘 백성들이 성전에서 예배를 드리면서 늘 하나님의 나라를 경험했기에 종말에 대한 사상이 발전하지 않았다. 그러나 나라가 멸망하고 바벨론에 포로로 끌려가면서 언젠가는 포로 시기가 끝나고 하나님의 나라가 올 것을 기대하게 된다. 다니엘서에 나타난 종말론은 위기의 종말과 역사의 종말로 나뉜다. 긴박한 위기가 끝나면 역사의 종말이 올 것을 기대했다. 그러나 위기는 끝났지만, 번번이 역사의 종말은 오지 않고 새로운 역사를 맞이하게 된다. 위기 속에서는 위기의 종말과 역사의 종말이 구별되지 않지만 시간이 지나면 위기는 끝이 나고 역사의 종말은 여전히 미래로 다가온다. 역사의 종말은 바로 신약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초림과 재림임이 판명되었다. 다니엘서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을 명시적으로 표현하지는 않지만, 그리스도인들은 다니엘서에서 언급한 역사의 종말이 예수 그리스도의 초림을 통해 이루어졌다고 믿는다. 신약은 곧 예수 그리스도의 초림을 경험한 그리스도인들이 다시금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을 기다리는 것이다. 이러한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에 대한 신앙은 요한계시록에 나타나는데 이 신앙이 다니엘서에 나타난 언어로 표현된다.

 

3. 다니엘서에 나타난 종말 신앙의 역사

 

다니엘서에 나타난 종말론을 살피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초림을 예언하는 상징만을 찾는 것이 아니라 위기 속에서 종말 신앙이 어떻게 발전하였는지를 살피는 것이다. 위기 속에서 위기의 종말과 역사의 종말을 기다리던 이스라엘 백성들은 종말 신앙으로 위기를 극복하면서 역사의 종말을 기다렸던 것이다. 이스라엘 역사에서 백성들이 가졌던 종말을 이해하기 위해 도움이 되는 왕들의 연대기는 다음과 같다: 느부갓네살 왕의 정복(단1:1); 느부갓네살 왕 2년(단2:1); 느부갓네살 왕(단3:1); 느부갓네살 왕(단4:1); 벨사살 왕 원년(단7:1); 벨사살 왕 3년(단8:1); 벨사살 왕(단5:1); 다리오 왕(단6:1); 다리오 왕 원년(단9:1); 고레스 3년(단10:1). 이제 왕들의 시대에 나타난 종말을 살펴보기로 하자.

 

느부갓네살 왕 시대의 종말론(단1:1, 2:1, 3:1, 4:1)은 어떠한 것인가? 이방왕인 느부갓네살 왕이 유다를 멸망시키고 유대인들이 바벨론에 끌려오면서 종말에 대한 신앙이 시작되었다(단1:2). 다니엘은 느부갓네살 왕의 전성기를 인정하지만(단2:37~38), 이 왕국이 끝이 있음을 고백한다(단2:21). 2장에서 주어진 종말에 관한 계시는 네 금속으로 이루어진 신상이다. 유대인들에게 이 예언은 네 왕 이후에 바벨론의 멸망이 오며 그와 함께 하나님의 나라가 올 것으로 해석되었다. 위기인 바벨론 나라가 멸망되면 역사의 종말이 오는데 그것이 하나님 나라라고 고백한다. 벨사살 왕 때에도(단7:1, 8:1) 여전히 위기인 바벨론의 멸망이 임박한 것으로 이해되었다. 유대 백성들은 바벨론의 멸망 이후에 하나님의 나라가 올 것을 기대하기는 했지만, 바벨론 이후에도 세 왕국이 지난 네 왕국의 종말 이후에 하나님의 나라가 온다는 다니엘의 예언은 이해하기 힘든 것이었다. 다니엘의 예언에서 네 왕국의 멸망은 위기의 종말이며, 하나님 나라의 도래는 바로 네 왕국 이후에 이어지는 역사의 종말을 상징한다.

 

7장에서 다니엘이 받은 계시의 핵심은 네 짐승으로 표현된 네 왕국(단7:2~7), 마지막 왕국을 상징하는 짐승의 멸망(단7:11), 인자와 하나님의 나라(단7:13~14). 지극히 높으신 자의 성도의 핍박(단7:25), 핍박의 남은 기간으로서 한 때 두 때 반 때(단7:25) 등이다. 위기는 바벨론으로부터 시작되는 네 왕국이며, 네 왕국을 무너뜨리는 자는 2장의 “손대지 아니한 돌”(2:34)에서 “인자 같은 이”(7:13)로 발전되었다. 인자 같은 이도 나중에 지극히 높으신 이의 성도와 동일시되었다(7:14, 18). 또한 종말까지 남은 기간으로 제시된 “한 때 두 때 반 때”(단7:25)는 처음으로 제시된 계시이다. 네 번째 짐승이 무엇인지는 정확하지 않으며 신앙 공동체는 이를 그리스 또는 로마로 해석하게 된다. 그러나 역사의 종말에 관한 계시가 드러났는데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인자와 하나님 나라의 도래이다. 그리스도인들은 이러한 특징들이 곧 예수 그리스도의 초림을 통한 하나님 나라의 도래를 통하여 성취되었다고 이해한다.
 

짐승의 멸망, 지극히 높으신 자의 핍박, 세 때 반 등의 계시는 부분적으로 성취되었지만, 여전히 재림 때 나타날 계시로 여겨진다. 이와 같이 다니엘서 7장에서는 역사의 종말이 강조되었다면, 다니엘서 8장에서는 역사의 종말보다는 위기의 종말에 대하여 상세히 서술된다. 8장에서 받은 계시는 7장에서 나타난 네 왕국 중에서 숫양의 두 뿔로 상징되는 메대와 바사(8:20), 그리고 숫염소에 상징되는 그리스 왕국의 이름이 제시된다(8:21). 작은 뿔은 7장에서도 나타났지만, 작은 뿔의 신성모독은 새로운 계시이다. 또한 성소를 정결하게 하기까지 주어진 기간은 2300주야로 표현되었다(8:14). 7장에서는 계시가 역사의 종말을 더 보여주는 반면, 8장에서는 이 계시가 당대의 위기 속에 어떻게 반영되는지를 더 보여준다. 하지만 아직 바벨론이 멸망되기 이전이기 때문에 이 계시의 충분한 이해는 바벨론이 멸망된 이후인 다리오 시대에 나타난다.

 

9장에서 다니엘은 바벨론의 멸망과 함께 하나님 나라가 오리라는 기대를 하고 있었지만, 바벨론이 멸망하고 하나님 나라가 오지 않고 메대가 세워지자 언제 종말이 올 것인지 하나님께 묻는다(단9:1~2). 다니엘은 다리오 왕이 즉위한 직후에 포로의 기간이 예레미야가 예언한 대로 70년이라는 계시를 받고 해석을 구하는 기도에 들어간다. 10장에서 고레스가 등장하면서 고레스 3년을 포로의 마지막 해(69년째)로 이해한다는 것은 적어도 다리오 왕 때는 아직 포로 70년이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도가 끝난 후에 그에게 주어진 응답은 포로의 기간이 70년이 아니라 70이레(week-years)라는 것이다(단9:24~27). 포로의 기간이 일곱 배가 된 것은 포로 가운데 강퍅함으로 인한 가중 처벌 죄와 같다(레26:18, 24, 28). 70이레는 일곱 이레, 육십이 이레, 한 이레, 반 이레의 순서로 전개된다. 반 이레는 7장에서 나타난 한 때 두 때 반 때와 일치하는 기간이며, 8장에서 등장하는 2300주야와는 유사한 기간이다.

 

본문을 연대기에 따라 이해할 경우 주전 2세기의 공동체에게 남겨진 종말까지의 기간은 한 때 두 때 반 때(7:25), 2300주야(8:14), 그리고 반 이레(9:27)로 표현된다. 여기에서 주목할 것은 한 때 두 때 반 때라는 개념은 벨사살 왕 때인 7장과 8장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계시였지만, 다리오 왕의 시대인 9장에 들어서 70이레의 일부라는 것을 알게 된다는 것이다. 다리오 왕 시대에 깨달은 종말론은 다음과 같다. 바벨론의 멸망 후가 아니라 70이레 후에 하나님의 나라가 온다. 종말의 반 이레 전에 핍박의 절정에 이를 것이다.

 

10~12장은 네 왕국인 메대, 페르시아, 그리스 왕국의 역사와 그리스의 왕들의 역사를 자세히 묘사한다. 10~12장에서 사후 예언이라고 불리는 예언은 거짓 예언이 아니라, 반 이레 남은 시점에 69이레와 반 이레 동안 있었던 역사를 확인하고, 남은 반 이레 동안 일어날 예언을 선포하는 형식이다. 다니엘은 안티오쿠스 왕 이전 왕들의 역사를 통해 안티오쿠스의 운명을 예언한다. 이 예언의 절정은 네 번째 왕국의 마지막 왕인 안티오쿠스 4세의 과거를 확인하고 그의 남은 운명을 서술하는 것이다. 그의 종말과 더불어 역사의 종말이 도래할 것을 서술한다. 결론적으로 고레스 왕 시대에 주어진 계시는 다음과 같다. 하나님 나라가 오기 전 네 왕국이 멸망하기까지의 기간은 70이레가 된다. 이전에 예언한 대로 종말까지 남은 기간은 반 이레이고 핍박의 절정에 이르게 되는 기간이다. 12장에서는 7장에서와 같이 역사의 종말에 관한 새로운 내용이 계시되었는데, 전쟁, 환란, 영생, 지혜 있는 자의 역할에 대한 것이다. 10~12장에서 위기는 안티오쿠스로 대표되는 그리스 제국이다. 역사의 종말은 큰 환란

이후에 찾아오는 하나님 나라이다. 그리스의 마지막 왕은 안티오쿠스 4세이다.

 

주전 2세기 유대 백성들은 안티오쿠스 4세를 위기의 근원으로 보고 안티오쿠스 4세가 죽은 이후에 역사의 종말이 올 줄 알았다. 그러나 위기의 종말은 실현되었지만, 역사의 종말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고, 그리스 제국은 계속되었다. 이제 다음호에서는 그리스도인들이 마지막 왕국을 로마로 해석하며, 그리스도인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초림을 역사의 종말로 이해했으며, 요한계시록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을 어떻게 다니엘서의 언어로 설명하였는지를 살펴보기로 하겠다.(다음 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