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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서에 나타난 종말론 (3)
배정훈 교수 mrmad@hdjongkyo.co.kr
2017년 12월 22일 10시 31분 입력

 

▲배정훈 교수 
  대전신학대학교 교수 역임 
  현 장로회신학대학교 구약학

  

이제 마지막으로 다니엘서와 기독교의 관계를 살펴보려고 한다. 다니엘서 안에는 종말에 대한 기대가 있었고, 네 왕국 이후에 하나님의 나라가 올 것을 기대했으며 그 왕국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이루어졌다고 이해한다. 다니엘서에 나타난 종말 신앙에 대하여 기독교인들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1. 다니엘서, 종말 신앙의 책

다니엘서에 역사의 종말만 있고 역사의 종말을 향한 시간표로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바벨론 포로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위기의 종말과 역사의 종말을 보여주면서 종말을 기다리는 공동체의 종말 신앙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책이다. 느부갓네살 왕이 통치하던 바벨론에 끌려간 유대 백성들은 바벨론이 멸망하면 역사의 종말이 온다고 기대했지만, 바벨론이 멸망한 후에도 새로운 왕국이 계속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종말 신앙이 위기를 극복하는 힘이 되었다. 다시 포로 70년이 지나면 역사의 종말이 올 줄 알았는데, 종말은 오지 않았고, 종말의 계시는 70년이 아니라 70이레 이후에 종말이 온다고 말했다. 70이레라는 계시 아래 유대 공동체는 주전 167년에 3년 반 후에 종말이 오리라는 예언을 듣는다. 그리고 3년 반 후인 주전 164년에 성전의 재봉헌을 경험했지만 아직 역사는 끝나지 않았고, 그리스 왕국은 여전히 존재하였다. 그러나 종말 신앙이 위기를 이기고 견디는 힘이 되었다. 역사의 종말이 오지 않았어도 종말 신앙은 종말을 기다리는 신앙인들의 삶을 풍성하게 하였다. 그리스 왕국이 끝나고 로마 시대에 들어서도 종말 신앙은 계속되었고, 다니엘서는 신약시대의 그리스도인들에게도 종말 신앙을 보여주는 책이었다.

2. 다니엘서에 나타난 역사의 종말

그리스도인들은 다니엘서에 나타난 역사의 종말이 곧 예수 그리스도의 초림과 재림이라고 이해한다. 다니엘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초림과 재림을 구별하지 않고 한 번에 올 것으로 이해하였다. 다니엘서에서의 종말은 요한계시록에서 더 명확해진다. 요한계시록은 예수의 초림을 전제하고 이미와 아직의 긴장 사이에 사는 신앙인들을 위하여 재림을 어떻게 기다려야 할지를 보여준다. 다니엘서에서 보여주는 역사의 종말은 장차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이루어질 종말의 모습을 보여준다. 다니엘서 2장에서 역사의 종말은 네 금속으로 표현된 왕국의 종말(2:34),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2:44), 그리고 네 왕국을 멸망시키는 도구인 손대지 아니한 돌(2:35)이다. 다시 다니엘서 7장은 역사의 종말을 더 뚜렷하게 계시한다. 교회는 역사의 종말 이전에 세 때 반을 남겨 놓고 핍박을 받는다: “성도들은 그의 손에 붙인 바 되어 한 때와 두 때와 반 때를 지내리라”(단7:25b). 역사의 종말이 임하기 전에 다음과 같은 일이 발생한다: 하나님이 심판자로 서신다(단7:9~10); 마지막 왕국을 상징하는 짐승이 죽임을 당한다(단7:11): 인자가 나라를 유업으로 받는다(단7:13~14).

다니엘서 7장의 계시에 따르면, 짐승으로 상징되는 나라와 마지막 왕은 반드시 멸망할 것이다. 마지막 때에 인자가 왕국을 유업으로 받고 핍박을 받던 하나님의 백성들은 모두 하나님 나라에서 왕 노릇 할 것이다. 참을 수 없는 환란의 기간은 세 때 반이다. 이 기간이 지난 후에 종말이 올 것이다. 그때는 하나님의 공의가 승리하는 세상이 될 것이다. 다니엘서가 보여준 계시는 환란 가운데 하나님의 백성을 위한 약속이며 동시에 세상 끝 날에 올 역사의 종말의 내용이다. 다시 역사의 종말은 다니엘서 10~12장에서 나타난다. 유대 백성들을 괴롭혔던 안티오쿠스 4세의 종말(단11:45)은 역사의 종말의 신호탄이다. 비록 안티오쿠스의 종말과 함께 역사의 종말은 찾아오지 않았지만, 종말에 대한 계시가 다니엘서 12장 1~3절에 드러난다. 다니엘서 12장 1~3절에 따르면, 역사의 종말은 전쟁과 환란, 그리고 성도의 분리를 동반한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큰 박해에 직면하고, 그 박해 가운데 하나님의 백성들이 구원을 얻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환란이 찾아오지만 다니엘서는 신앙인들이 신앙의 절개를 지킬 것을 요청한다. 죽음 이후의 부활은 악한 자나 선한 자 모두에게 찾아오는데, 그것은 영생이거나 영원한 부끄러움이다. 예언을 듣는 자들은 죽음 앞에서 죽음 이후의 세계에 하나님의 정의로운 심판과 믿음을 지킨 자들의 부활이 이루어질 것을 믿고 신앙을 지켜야 한다.

3. 다니엘서에 나타난 네 왕국

다니엘서는 네 왕국 이후에 하나님의 나라가 올 것을 예언하고 있다. 하나님의 나라가 오기 전 마지막 왕국을 로마로 보기 위해서는 주목할 것들이 있다. 먼저 메대와 바사를 한 나라로 이해해야 한다. 메대 왕국과 바사(페르시아) 왕국은 한 왕국처럼 묘사된다. 벨사살의 멸망을 선포하는 다니엘의 예언에서 벨사살 왕의 나라는 나뉘어서 메대 왕국이 아니라 “메대와 바사”사람에게 준바 되었다고 묘사한다(5:28). 메대 사람 다리오가 통치할 때 신하들이 왕 외의 어떤 신에게나 사람에게 구하면 사자 굴에 넣기로 한 규례가 메대 왕국이 아니라 “메대와 바사”의 고치지 못하는 규례라고 세 번씩이나 표현하고 있다(6:8, 12, 15). 다니엘의 환상에서도 메대와 바사를 서로 다른 짐승으로 표현하지 않고 수양의 두 뿔로 표현한다(8:20). 한 짐승을 두 나라로 표현함을 통하여 메대와 바사가 한 왕국인 것처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메데와 바사를 한 나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럴 경우 다니엘서에서 나타나는 네 왕국의 마지막 왕국은 그리스가 아니라 로마로 이해할 수 있다. 하나님 나라의 도래는 로마의 멸망과 함께 도래한다. 로마를 마지막 왕국으로 보는 견해는 네 왕국을 다음과 같이 이해한다. 

바벨론/ 메대-바사(페르시아)/ 그리스/ 로마/ 하나님 나라
 

이와 같이 그리스도인들이 다니엘서를 읽을 때 네 왕국은 바벨론-메대/바사-그리스-로마로 이해한다. 학자들은 네 번째 왕국을 로마로 이해하는 근거들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1) 8장의 뿔과 7장의 작은 뿔의 비유는 각각 다른 나라를 나타내고 있다. 8장의 뿔은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이지만, 7장의 뿔은 상징으로 나타나고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가 아니다; 2) 두 번째 왕국은 메대-바사이다; 3) 7장의 네 번째 짐승과 8장의 숫염소는 서로 다른 왕국을 가리킨다; 4) 메시아 제국이 헬라 왕국의 때에 세워지지 않았기 때문에 마지막 왕국은 로마왕국이다; 5) 메시아 왕국은 네 번째 왕국이 멸망한 후에 오는 것이 아니라, 네 왕국이 존재하고 있는 시점에 온다(단2:44). 이렇게 마지막 나라를 그리스가 아니라 로마로 이해하는 해석은 그리스가 멸망하고 로마가 뒤를 이어 강한 나라가 된 이후이다. 요세푸스는 느부갓네살 왕의 꿈에 나타난 네 번째 나라가 로마라고 말하였다(ANT. 10.208-210). 제4에스라서에서도 네 번째 나라를 로마로 이해한다(제4에스라12:11). 전통적인 유대교에서도 마지막 나라를 로마로 이해한다. 기독교 교부들 중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마지막 나라를 로마로 이해한다. 예루살렘의 키릴(Cyril)이나 제롬(Jerome)도 로마를 뜻하는 마지막 나라가 결국 멸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거스틴은 손대지 아니한 돌은 그리스도이며, 그의 나라는 교회라고 말하였다. 종교개혁 이후에도 학자들은 다니엘의 환상이 그리스도의 초림 또는 재림을 통하여 성취된다고 주장하였다.

4. 다니엘서와 신약성경
 

다니엘서에서 예언한 종말은 예수 그리스도의 초림으로 실현되었다. 그런데 이는 초림일 뿐 그리스도인들은 다시 오실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을 기다린다. 기독교인들은 예수의 재림을 기대하면서 다니엘서의 언어를 사용한다. 우선 신약성경 전체에서 다니엘서의 언어를 들을 수 있다. 임박한 멸망의 서술을 위하여 복음서 기자들은 다니엘의 전승을 사용한다. 종말이 임박하는 징조는 다니엘이 말한바 가증한 것이 거룩한 곳에 설 때이다(마24:15). 가증한 것이라는 말은 다니엘서 9장 27절에 등장하는 말이다: “가증한 것이 날개를 의지하여 설 것이며”(단9:27). 다니엘서에서 가증한 것이 지성소에 세워졌다는 것은 이제 곧 종말이 시작되었다는 징조로 이해되었다. 마찬가지로 신약성경에서는 가증한 것이 거룩한 곳에 서는 것을 종말의 신호탄으로 보는 것이다. 이 전쟁은 역사 이래 다시없는 큰 환란을 동반하며(단12:1; 마24:21), 이 멸망에 대한 예언은 우주의 종말과 함께 선포된다. 다니엘서와 마찬가지로 복음서 기자들로부터 예루살렘의 멸망을 듣는 독자들은 악한 세력의 종말만이 아니라 우주적인 역사의 종말이(마24:29~31) 함께 이루어지는 것으로 이해하게 된다. 또한 종말은 인자의 등장과 함께 이루어진다(마24:30~31, 26:64). 

5. 다니엘서와 요한계시록
 

신약성경에서 종말에 관한 예언은 요한계시록에 나타난다. 다니엘서에서 예언된 종말은 예수 그리스도의 초림과 함께 시작되었지만, 그리스도인들은 다시금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을 기다린다. 요한계시록이 다시 오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을 표현할 때 다니엘서의 용어를 많이 사용한다. 그러니까 다니엘서의 종말에 관한 예언을 예수 그리스도의 초림과 재림의 성취에 맞추고,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에 관한 예언은 요한계시록을 통해서 더 자세히 들을 수 있다. 요한계시록은 이방 왕의 통치 자체를 적대하지 않지만, 이방 왕의 통치가 신앙의 뿌리를 위협하였을 때 핍박을 이겨야 하는 자들을 위한 위로의 책이다. 요한계시록은 다니엘서와 같이 임박한 박해의 상황을 견뎌야 하는 공동체를 위하여 쓰였다. 요한계시록의 중요한 주제는 황제 제의이며, 다니엘서에서 자신을 숭배하기 원했던 안티오쿠스는 이제 요한계시록에서 로마의 도미시안 황제로 바뀌었다.

요한계시록은 황제숭배를 거부한다면 죽음도 당할 수 있는 상황에서 쓰였다. 요한계시록의 중심 메시지는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을 기다리며 박해를 이기라는 것이다. 요한계시록은 누가 진정으로 세상의 왕인지를 묻는다. 하나님인가 사탄인가? 다니엘서 7장에서는 하나님의 보좌 이상이 나타났다면, 요한계시록에 서는 예수의 보좌 이상이 반복된다(계1:4; 4:2~3,10, 5:1, 6, 11, 6:16, 7:9, 15). 다니엘서처럼, 이미 천국에서는 하늘의 전쟁이 끝나 짐승의 종말이 선포되고, 짐승이 지상으로 쫓겨 와서 성도들을 괴롭히지만 곧 종말이 이루어진다(계10:1~15:4). 장차 승리는 예정되었지만, 사탄과의 지상의 전투는 남아있다. 박해받는 자들도 이제 그 공동체에 참여할 것이므로 순교를 무서워할 필요 없다. 요한계시록은 순교의 윤리를 제시한다. 그리스도인들에게 희망을 줌으로써 순교까지도 감수하도록 그리스도인들을 격려한다.
 

다니엘서와 요한계시록은 모두 박해가 공동체의 신앙을 위협하는 긴박한 위험 아래에서 쓰였다. 그리스의 안티오쿠스는 로마의 도미시안으로 대체되며 적그리스도로 표현된다. 왕국의 멸망과 하나님 나라의 도래가 기대된다. 한 때 두 때 반 때라는 기한은 세상 왕국의 종말까지 남겨진 기간을 상징한다(계12:4). 인자는 하나님 나라의 도래시에 주권자로 나타난다. 맨티시즘을 따라 하늘에서 짐승은 심판을 받고 지상에서의 최종적인 멸망을 기다린다. 그러나 다니엘서와는 달리 요한계시록에서 종말에 대한 이해가 발전된다. 예수는 이미 지상에서 고난을 겪는 어린 양이다. 악의 화신인 사탄은 하늘에서 쫓겨나고, 지상에서 지속적으로 교회를 위협하는 존재이다. 다니엘서와 요한계시록에서 모두 순교의 윤리가 제시되지만, 요한계시록에서는 순교 후에 맞이할 하나님 나라에 대하여 더 자세히 묘사된다. 다니엘서에서는 유대교와 기독교가 공유하는 종말에 관한 사상을 담고 있지만, 요한계시록은 교회에 드러난 종말의 실체가 종말에 더 가깝게 자세히 드러난다. 최후의 심판, 영생, 하나님 나라에서의 삶에 대한 계시가 더 많이 드러난다. 순교 앞에서도 신앙의 지조를 지키는 자들에게 임할 상급이 기대된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