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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명환 소장 다시 읽기 “한국 신흥종교의 교리적 특징”(下)
탁지일 편집장 jiiltark@hanmail.net
2018년 04월 20일 08시 50분 입력

탁명환 소장이 하나님의 품에 안긴 지 벌써 24년이 되었지만, 아직도 탁 소장의 삶과 사역을 폄하하려는 이들이 있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들이 있다. 하나는 앞장서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아가며 일하는 선각자들이고, 다른 하나는 그 뒤를 쫓으며 끊임없이 평가하고 비판하는 평론가들이다. 탁명환 소장은 선각자였다. 선각자의 삶은 결코 실패하지 않는다. 만약 뜻을 이루지 못한다면, 다른 이들을 위해 실패할 경우의 수를 하나 줄여주었으니 성공적이고, 뜻을 이룬다면 다른 이들이 그 길을 따라올 것이니 역시 성공적이다. 탁명환 소장과 현대종교에 대한 이단들과 이단옹호자들의 비난이 사후 사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계속된다는 것은, 아직도 탁 소장과 현대종교의 사명이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탁명환 소장 다시 읽기”를 통해, 오늘날 사회와 교회가 씨름하는 이단사이비 문제에 대한 통찰력을 얻고자 한다.

 

 

▲탁지일 교수 
  본지 이사장 겸 편집장 
  부산장신대학교 교회사

여러 신흥종교에서 보는 공동특징을 설명하겠다.첫째 많은 신흥종교 단체가 고래의 도참설(圖讖說)과 풍수지리설(風水地理設)을 집대성한 정감록(鄭鑑錄)신앙을 갖고 있거나 그 영향을 받고 있다. 특히 샤머니즘을 기조로 한 토속적인 국산 종교가 그렇다. 본래 정감록은 정감과 이필(李泌)이 서로 묻고 대답한 문답형식으로 된 비결을 비롯하여 토정가장비결(土亭家藏秘決), 도선비결(道詵秘決), 진학비결(眞學秘訣)등을 한데 묶은 것으로 이본(異本)이 많다. 이들 중 십승지지(十勝之地)사상은 난리가 일어날 때 안전할 수가 있는 피난처에 대한 사상이다. 

 

신흥종교의 성역이라 할 계룡산 신도안은 이 사상의 산물이다. 예를 들어 정도교에서는 정감록(鄭鑑錄)의 정도령(鄭道令)을 정도령(正道令)이라 해석하며 십승지지는 정도교(正道敎)의 녹십자기가 휘날리는 신도안의 동교 총본부라고 주장한다. 기독교계의 세계일가공회 양도천(梁道泉)목사도 계룡산에 들어간 뒤 교계 안에 양 목사=정도령(鄭道令) 시비를 일으켰다. 이 밖에 정감록을 따라 신도 안에 자리잡은 종파로는 일심교별파(一心敎別派), 천진교(天眞敎), 천지대안도(天地大安道)등이 있다. 또 대구에 있는 정일회의 정연장서(正然藏書)에 보면 정도오령(正道五令), (正道眞令), (正道妙令), (正道法令), (正道道令), (正道華令)의 설법이 포함돼 있다. 이렇게 정감록을 막바로 받아들이지는 않더라도 그 내용을 교리 설명에 원용하는 수가 있다. 

 

용문산의 나운몽 장로는 <정감록의 성서적 비판> (신앙세계 60 ·1- 3월호)이란 글에서 정도령(鄭道令) 한국출현의 의미를 기독교의 바른 정신 즉 정도(正道)가 한국에서 출현한다는 뜻으로 해석했다. 세칭 통일교도 재림주가 한국에 출현한다는 주장의 근거를 정감록에서도 찾고 있다. 둘째로는 많은 신흥종교가 신비현상을 강조한다. 그 내용은 방언(放言) ·계시(啓示) ·예언(豫言) ·토설(吐說) ·몽시(夢示) ·진동(振動) ·입신(入神) ·강신(降神) ·접신(接神) ·영통(靈通) ·현기(顯氣) ·투시(透視)등이다. 이들 현상은 한 종교에 모두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종교에 따라 강조되는 현상이 다른데 예를 들면 천지대안도의 현기, 기독교계 신비주의 단체들의 입신 ·예언 ·계시 ·방언, 제주도 산신교(山神敎)에서 보는 한라산 산신령의 몽시, 심령과학연구협회의 진동, 미륵증산교의 영통, 천도교의 투시(透視), 무속계에서 보는 강신 ·접신 등 신흥종교의 교주로서 신비 현상의 체험이 없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셋째 치병(治病)의 능력이 중시된다. 그 방법은 안수 ·안찰 ·생수 ·금식기도 ·마찰 ·면접 ·단식수련 ·주문(呪文)등이다. 잘 알려진 것으로는 전도관의 안수 ·안찰 ·생수 등인데 박태선 교주가 축복한 생수는 만병통치약으로 통용된다. 물법계에서는 단식 ·생수 ·찬물 ·주문이 주로 사용된다. 단군계의 정일회는 교주와의 면접만으로 병이 낫는다 하고 심령과학연구협회에서는 진동을 치병수단으로 쓴다. 불교계에서는 염불 ·기원 ·청수淸水, 증산계에서는 주문 ·단식 ·법수(法水) ·정화수(井華水) , 천리교(天理敎)에서는 수호(手護), 두 손으로 유회하는 모습, 일련정종(日蓮正宗)에서는 <남묘효렝게꼬>란 주문, 세계구세주에서는 정령(淨靈)으로 치병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물법계에서는 찬물치료 요법 등을 신앙의 방편으로 쓰는 것이 아니고 아예 기본교리로 삼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넷째 적잖은 집단에서 성적인 퇴폐 ·타락 현상을 본다. 그것이 교리적인 경우도 있겠지만 비교리적인 황음이 더욱 문제이다. 며칠 전 필자는 서울 근교에 있는 어떤 신흥종교집단의 내막 폭로담을 녹음한 일이 있다. 이 녹음으로 교주와 간부들이 무수하게 많은 여신도를 간음한 사실을 확인 할 수가 있었으나 피해자들은 직접 증언하거나 고소하려는 태도를 보이지는 않는다. 신흥종교의 스캔들이 뜬 소문으로 끝나고 법적 문제로까지 번지지 않는 까닭이 이것인데 필자가 조사한 신흥종교 말썽의 상당 부분이 섹스와 연관 지어진다.

 

다섯째 신흥종교 중에는 재산사취, 수탈로 말썽을 일으키는 단체가 많다. 그 방법이 교묘해서 사회적으로 문제화하는 경우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필자는 믿고 있다. 재물을 빼앗긴 신도들은 대개 호소할 길이 없이 손해만 보게 마련인데 재물 말썽이 많은 집단일수록 권력이나 폭력과 결탁한 위협 ·공갈행위가 많다. 여섯째 신흥종교의 송가는 대중가요의 곡을 빌어쓰는 경우를 흔히 본다. 신권도학(神權道學)은 하나님에게서 받았다는 성가(聖歌)의 곡이 매우 신바람 나는 차차차조(調)가요곡이 많으며, 동방교의 33장章성가는 아주 구슬픈 유행가곡이 많았다.

 

✽위의 내용은 1981년 대한기독교교육협회에서 발간한 『한국인 종교의 흐름』에서 발췌한 것이다. 이 책을 통해 한국기독교계 신흥종교운동연구의 선구자였던 탁명환 소장의 연구 및 분석 방법론에 대해 소상히 알 수 있다. 수세기에 걸친 서양 종교사회학자들의 논의를 넘어서는 탁명환 소장의 한국적 신흥종교연구의 유형분류 및 연구방법론이 「현대종교」 및 관련 연구자들을 위한 주요한 선행연구였음을 여실히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