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단은 동시대 교회의 문제점을 비판하며, 자신을 타락한 교회의 대안으로 내세운다. 그렇기에 이단현상에 대한 세밀한 연구는, 교회의 시대적 사명을 재확인하고, 잃어버린 정체성을 회복하고 재정립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최근 이단사이비단체들의 활동을 분석하고, 향후 전망과 대처 방안을 제시해 보았다. 1. 사리사욕(私利私慾) 단 한 차례도 시한부종말론이 성공한 적이 없다. 성서는, 종말의 날과 때는 아무도 모르며, 예수 그리스도를 믿으면 영생을 얻는다고 분명히 증언하고 있다. 하지만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총회장 김주철, 하나님의교회)의 멈추지 않는 시한부종말론과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대표 이만희, 신천지)의 144000명 육체영생 교리를 내세운 조건부종말론에 수많은 사람들이 미혹되어, 소중한 가족과 꿈을 포기하고 있다. 이해할 수 없는 사실은, 2012년 종말을 주장하던 하나님의교회가, 2012년 한 해 동안만 전국 29개 지역의 땅을 사고, 건물을 마련하는 이율배반적인 행동을 했다는 점이다. 종말의 순간에 부동산을 매입하는 일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현재도 앞으로도 이들의 시한부종말 주장은 계속될 전망이다. 또한 신도수가 144000명에 이르면 육체영생하고 왕과 같은 제사장이 된다던 신천지는, 144000명이 거의 찼다는 2015년에 부동산 매입과 건축에 혈안이 되었다. 144000명이 넘었는데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채, 세상의 땅과 건물에 집착하는 신천지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결국 시한부종말론과 144000 교리를 내세운 조건부종말론은 거짓 명분일 뿐, 재산증식을 위한 사리사욕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이 분명해졌다. 거짓이 밝혀지기 전에 돈을 벌어야 한다는 계산, 돈이 있어야 신도들을 통제할 수 있다는 계산, 신도들이 통제되어야 교주의 신상에 문제가 생겨도 조직이 건재할 수 있다는 계산, 종말론적 이단들의 이런 얄팍한 계산에서 산출된 사리사욕(私利私慾)이 두드러진 2015년이었다. 2. 세대교체(世代交替) 주요 이단들의 세대교체가 진행 중이다.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이룬 이단은 하나님의교회가 거의 유일하다. 소위 “아버지 하나님” 안상홍씨에서 “어머니 하나님” 장길자씨로의 세대교체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 종교사회학적으로는 신흥종교로의 정착이 이루어졌다고 평가할 수 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하나님의교회에 대한 한국교회의 적극적인 대처가 시급한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과 신천지 등, 대다수 이단들의 세대교체는 현재 진행중이다. 참가정을 표방하는 통일교의 세대교체는 부모자식 그리고 자식들 간의 진흙탕 싸움으로 진행되고 있다. 자식이 어머니를 “사탄의 핏줄”이라고 부르고, 자식들도 서로를 격렬하게 비난하고 있다. 참가정도, 참부모도, 참자녀도 없는, 명분 없는 재산과 권력 다툼의 모습만 노출되고 있다. 신천지는 지난 해 설립자 이만희씨의 후계자로 김남희씨를 지명했다. 그들의 주장대로 이씨가 영생불사한다면, 후계자가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 결국 이만희씨의 사후를 대비하는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고상한 교리와 명분으로 포장되더라도, 이단들의 세대교체는, 첫째, 교주의 사후를 대비한 보험 차원의 사전 포석이며, 둘째, 교주 사후에 일어날 수 있는 신도들의 혼란과 이탈을 막기 위한 사전 통제장치의 마련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단들의 세대교체 성공이 어려운 만큼, 조직 분열로 이어질 가능성이 많다. 예를 들면, 통일교 문선명씨의 부인 한학자씨, 그리고 아들들인 문현진, 문국진, 문형진의 권력투쟁이 진행 중이며, 신천지 내부에서도 영향력 있는 지파장들이 분리 독립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 주목할 점은, 최근 주요 이단 세대교체(世代交替)의 혼란기가 한국교회 이단대처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3. 여성시대(女性時代) 이단들의 여성시대가 열렸다. 주요 이단들의 후계자들이 대부분 여성들이다. 통일교의 한학자씨, 기독교복음선교회(JMS)의 정조은씨, 하나님의교회의 장길자씨, 신천지의 김남희씨, 중국 이단인 전능하신 하나님교회(동방번개)의 양상빈씨 등의 여성들은 6000년 만에 태어난 재림주 독생녀, 어머니 하나님, 이긴자의 영적 배필, 혹은 재림 그리스도 등으로 신격화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가부장적인 한국사회에서, 그것도 가장 보수적이라고 할 수 있는 종교영역에서 여성지도력이 급부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여성대통령의 등장과 함께, 사회핵심 지도력으로 여성들이 부상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관계가 있다. 이단들은 일반적으로 그들의 생존전략상 시대 트렌드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 때문이다. 둘째, 남성을 후계자로 정할 경우, 현 지도자를 배신할 우려도 있고, 후계자를 꿈꾸는 여러 남성 2인자들 사이의 분란과 조직 분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셋째, 김백문, 문선명, 박태선으로부터 시작된, 한국이단교리의 성(sexuality)적 특징과도 관련되어 있다. 한국이단들은 교리적으로 음양의 결합을 온전함의 상징으로 보는 경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간과해서는 안 될 점은, 이들 여성 후계자들의 배후에는 일반적으로 전권을 가진 실세 남성(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여성을 전면에 내세우지만, 뒤에서는 남성 중심의 조직이 가동된다. 통일교 한학자씨의 측근들, 하나님의교회 총회장 김주철씨 등을 비롯해, 카리스마적인 남성 창교자의 뒤를 잇는 여성 후계자 뒤에는, 남성 중심의 조직이 도사리고 있다. 이단 후계자들의 여성시대(女性時代)가 열렸음에도 불구하고, 이단 조직 내 남성중심의 권위주의적이고 가부장적인 성격은 지속될 전망이다. 4. 사회봉사(社會奉仕) 사회봉사가 이단들의 특징이 되었다. 최근 성장하는 이단들은 앞 다투어 사회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하나님의교회는 대통령상 수상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신천지는 낙후지역 벽화 그리기와 이주민지원 등의 봉사활동에 힘을 쓰고 있다. 다른 이단들도 국내외 봉사활동을 전면에 내걸고 활동하고 있다. 이러한 성격변화는, 현재 한국교회의 모습과 무관하지 않다. ‘사회봉사에 헌신적인 이단’과 ‘개교회주의에 집착하는 교회’가 있다면, 비개신교인들은 누구를 더 선호할까? 사회적 순기능을 하며 ‘표창장을 받는 이단’과 사회적 역기능을 노출하며 ‘비판의 대상으로 떠오른 교회’ 중에서, 한국사회는 누구를 더 선호할까? 사회의 동의와 공감을 결여한 이단규정은 마녀사냥이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이단이 문제가 아니라, 이단을 규정하는 주체가 문제라는 비아냥거림을 들을 수 있다. 우리는 고심하며 이단과 정통을 분별하는데, 한국사회는 이러한 이단논쟁을 교회의 밥그릇 싸움 정도로 보고 외면할 수 있다. 최근 성장하는 이단들은, 소수의 기독교인들에게 교리적인 인정을 받는 것보다, 다수의 비기독교인들에게 사회적인 공신력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한편으로는 사회봉사(社會奉仕)활동에 헌신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는 죄악을 저지르는데 망설임 없는 이 이단들에 교회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건강한 교회만이, 이단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한국교회가 건강성과 사회의 신뢰를 다시 회복하지 못한다면, 이단대처를 위한 영적 힘을 갖기 어렵다. 앞으로도 이단대처를 위한, 한국교회의 체질개선이 지속되어야 한다. 5. 해외진출(海外進出) 한국 이단들이 한류 바람을 타고, 성공적으로 세계화하고 있다. 한국교회가 교파 간, 교회 간 경쟁을 통한 비효율적인 선교를 진행하는 동안, 이단들은 조직력과 경제력을 앞세워, 선교 오지를 효과적으로 파고들고 있다. 이단대처가 결여된 선교는, 밑 빠진 독에 물붓기가 되었다. 신천지처럼, 해외 교민사회에 침투하는 이단들도 있고, 하나님의교회와 기쁜소식선교회 국제청소년연합(IYF)처럼 현지인들을 주로 미혹하는 이단들이 있다. 신천지는 해외에 있는 친인척과 지인들에 관한 정보를 신도들로부터 수집하여, 그들만의 모략포교, 즉 거짓말 포교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하나님의교회는 국내에 방문한 외국인들에 대한 자원봉사활동을 매개로 관계를 형성한 후, 현지 침투를 시도하고 있다. 최근 해외에 설립되는 하나님의교회 숫자가 급증하고 있다. 선교사들로부터 이단들의 정체와 대처방안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이제는 국내 차원의 이단대처를 넘어, 해외진출(海外進出)을 시도하는 한국 이단들을 예방하고 대처할 글로벌이단대처 네트워크의 구축이 필요하다. 이 네트워크는 교파주의의 틀 속에 갇혀있는 국내보다는, 현지 선교사들을 중심으로 한 초교파 조직으로 구성될 때 효과적일 수 있다. 한국 선교사들이 현지에서 사용할 수 있는 공신력 있는 영문 자료들의 제작 및 배포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6. 허망지설(虛妄之說) ‘거짓되고 망령된 말’로 미혹하는 신천지가, 동료 이단들의 추종을 불허하며 활동하고 있다. ‘모략’이라는 이름으로 합리화된, 반사회적이고 비성경적인 신천지의 거짓말은,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컬으며, 가정과 교회 안에 불신을 초래하고 있다. 분명한 사실은, 신천지가 무서운 것이 아니라, 신천지로 인한 분열과 불신이 두려운 것이다. 초대교회부터, 이단은 거짓말을 앞세워 주님의 몸된 교회를 분열시켜왔다. 거짓 형제들이 우리 안에 가만히 들어와, 예수 안에서 자유한 우리들을 그들의 종으로 삼으려고 미혹을 멈추지 않았다(갈2:4). 144000을 명분으로, 부모·자식 간에, 부부 간에, 형제자매 간에 비상식적이고 비윤리적인 거짓말이 난무하도록 신천지가 만들었다. 거짓말이 합리화된 기독교 종파는 없다. 기독교는 어떤 시대와 상황을 만나도, 성경이 증언하는 예수님만을 그리스도로 고백해왔다. 설령 이 믿음으로 인해 박해와 순교를 당한다 하더라도, 우리의 신앙을 당당하게 세상을 향해 선포해 왔다. 결코 나의 믿음과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부인하거나, 숨기지 않았다. 기독교인은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이것이 기독교이고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인 것이다. 허망지설(虛妄之說)의 신천지가 결코 기독교공동체에 속할 수 없는 이유가 이것이다. 7. 지피지기(知彼知己) 효과적인 이단대처에 있어서, 신속하고 공신력 있는 정보의 제공이 가장 중요하다. 부정확한 정보의 제공은 ‘흑색선전’과 다르지 않으며, 부정확한 정보의 활용은 ‘마녀사냥’에 지나지 않는다. 한국사회와 교회가 공감할 수 있는,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이단정보의 수집과 제공이 필요하다. 이단에 대한 정확한 정보는 이단의 정체를 간파하게 해주는 동시에, 이단의 활동을 통제할 수 있는 합법적인 여건을 조성해 준다. 이러한 정보는 이단들마저도 공감할 수 있는 수준이 되어야 한다. 부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이단을 비판할 경우, 오히려 이단들에게 반박할 수 있는 명분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지피지기(知彼知己)하면 어떤 이단들이든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공신력 있는 정보를 통해 이단의 정체를 파악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이단 현상을 통해 교회의 모습을 돌아보며, 이단의 영향력이 기성교회와 교인들에게 폭넓게 자리 잡는 이유를 고민해야 한다. 이단대처와 교회개혁은 동전의 양면이다. 건강한 교회가 이단 바이러스를 잡는 항생제 역할을 한다. 8. 필승불패(必勝不敗) 교회는 반드시 이긴다! 이단은 예외 없이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지만, 참된 교회는 단 한 차례도 패배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기독교역사는 증언한다. 한국 근현대사 속에서 사회적 순기능을 감당해왔던 기독교에 대한, 한국사회의 높은 기대치가 날카로운 비판으로 표출되는 시대에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살고 있다. 교회가 이러한 뼈아픈 시대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교회는 ‘개혁의 주체’가 아니라, ‘개혁의 대상’으로 전락하게 된다. 이단이 문제라면, 교회가 답이다! 공권력과 언론은, 사건 발생 이후에야 개입하여 문제해결과 공론화를 위해 애쓴다. 오직 교회만이 이단의 본질을 간파하고, 사건을 예방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영적 건강성을 회복하고, 사회적 순기능의 전통을 잇는 교회가 이단을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이단의 발흥은 주님 다시 오실 때, 세상 마지막 때의 표징이다. 이단은 가정과 교회와 사회를 미혹하며 어지럽힌다. 하지만 세상을 이기신 예수 그리스도가 쟁취하실 최후의 승리에 대한 필승불패(必勝不敗)의 믿음에는 변함이 없다. * 위의 글은 『목회와 신학』 12월호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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