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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앞, 간식 나눠주는 아저씨
‘십대의 셔틀’ 이야기
조민기 기자 5b2f90@naver.com
2016년 05월 13일 17시 43분 입력
▲ 유진석 목사와 학생들

“아저씨 오랜만이에요. 오늘은 뭐 들고왔어요”, “우와!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진짜 배고팠는데” 부산 샘물교회(담임 김병수 목사) 유진석 목사는 중 · 고등학생들에게 “간식 나눠주는 아저씨”로 불린다. 아저씨라는 호칭이 더 익숙하다는 유 목사가 간식을 나눠주는 이유는 무엇일까?

학생들을 웃게 하고 싶어 간식 나눠주기 시작
“등교하는 중 · 고등학생들의 뒷모습을 본 적이 있었어요. 축 처진 어깨의 남학생들. 자기 몸보다 더 크고 무거워 보이는 가방을 메고 등교하는 여학생들의 모습이요. 이 아이들을 웃게 해주고 싶었어요.” 유 목사는 학생들에게 어떤 것을 해주면 좋아할까 고민하던 중 학생들이 늘 “배고파요”란 말을 입에 달고 사는 게 떠올랐다. 유 목사는 ‘아침밥’을 제공하면 학생들이 좋아할 것이라 생각하고, 주먹밥과 간식을 챙겨 학교를 찾아가기 시작했다.

▲ 간식을 받기 위해 줄을 선 학생들

월요일을 기다리는 학생들
“월요일만 기다렸어요.”, “월요일인데 기분이 좋아요.” 유 목사는 매주 월요일 등교 시간에 맞춰 학교를 찾아갔다. 주말을 쉬고 난 학생들이 월요일 아침을 부담스러워하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첫 사역은 부산의 삼성여자고등학교 앞에서 주먹밥과 요구르트를 각각 200개씩 준비해 나누어주는 것으로 시작했다. 아이들이 웃는 모습에 사역을 멈출 수 없었다. 꾸준히 찾아가니 학생들이 유 목사의 얼굴을 기억하고 반겨주기 시작했다. “우리 지각생들 간식 좀 챙겨주게 3개만 받아갈 수 있을까요?”, “좋은 일 하시네요, 매주 찾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며 응원해주시는 선생님들도 생기기 시작했다.

▲ 아침 식사를 제공하고 있는 십대의 셔틀

‘십대의 셔틀’
유 목사는 많은 사람이 이 사역에 동참해줬으면 하는 마음에 SNS를 통해 사역소식을 전했다. 유 목사가 올린 글을 보고 동역하겠다는 인원들이 하나둘 생겨났고 총 5명의 청년이 모여 ‘십대의 셔틀’이란 팀으로 활동하게 되었다. 십대의 셔틀은 ‘빵셔틀’이란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하고 학생들에게 거리감 없이 다가가기 위해 지어진 이름이다. 학생들 또한 “‘십셔(십대의 셔틀 줄인 말)’ 왔다”라며 편하게 생각했다. 십대의 셔틀 사역에는 한 가지 철칙이 있다. 유 목사의 신분과 교회에서 나온 것을 밝히지 않는 것이다. “목사=전도하러 온 사람”, “목사가 나눠준 간식=우리 같이 교회 가자”로 인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학생들은 목사님이 간식을 나눠주는 것을 알고 감사해 한다.

십대의 셔틀 팀이 구성되고, 사역은 체계화되어갔다. ‘매주 월요일 한 학기씩’이라는 규칙을 정했다. 아직은 사역과 인력의 한계가 있기에 한 학기씩 학교를 순회하기로 한 것이다. 십대의 셔틀은 현재까지 10여 곳의 학교를 방문했다. 좋은 마음으로 학교를 찾아갔지만 때로는 퇴짜를 맞기도 했다. 부산 사상의 한 중학교에서는 “취지는 좋지만, 법인으로 등록된 단체가 아니고 교육청에 인가를 받고 하는 사역이 아니기 때문”에 허락할 수 없다는 냉랭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 학생들에게 나눠준 간식

“담배 셔틀도 해주시나요”
십대의 셔틀에서는 학생들에게 더 많은 것을 제공하고 싶다는 생각에 유 목사의 연락처를 알려주기 시작했다. 아이들로부터 연락이 왔다. “피자 먹고 싶어요.”, “점심시간에 아이스크림 먹고 싶어요.” 부담 없이 요청하는 아이들의 그 모습이 좋았다. 그러나 십대의 셔틀을 악용하려는 학생들도 있었다. “십대의 셔틀이죠, 혹시 담배도 사주시나요?” 속상하기도 하지만 모두가 소중한 아이들이기에 만남을 요청했고 맛있는 음식을 대접해주며 관계를 맺어갔다.

재정의 어려움 있지만, 사역을 이어나갈 것
십대의 셔틀사역은 자비량으로 진행된다. 학교에 한 번 방문할 때마다 10만 원 정도의 예산이 든다. 비행청소년들도 섬기다 보니 재정적으로 부담되기도 했다. 감사하게도 SNS를 통해 십대의 셔틀 사역을 알고 후원해주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역부족이다. 유 목사는 “현실적으로 고민되는 부분도 많지만, 십대의 셔틀을 기다리고 있는 학생들이 많이 생겨나 이 사역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 십대의 셔틀에서 제공하는 간식을 받고 기뻐하는 학생들

‘푸드트럭’ 운영하고 싶어
유 목사는 비행청소년들의 범죄가 ‘배고픔’에서 시작되는 것을 깨달았다. 배가 고파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물건을 훔치게 되고, 때로는 남의 돈을 훔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을 끊고자 십대의 셔틀에서는 푸드트럭 사역을 준비하고 있다. 유 목사는 “비행청소년들이 주로 몰려있는 공원이나 길거리가 있다. 이 아이들에게 언제든지 찾아가 음식을 제공하기 위한 방법을 구상하다가 떠오른 것이 푸드트럭”이라며 “밥만 정기적으로 먹을 수 있도록 해줘도 청소년 범죄가 예방될 수 있다”고 확신했다.

천부교, 통일교 등 많은 이단이 학생들을 대상으로 접근하고 있는 가운데 기성교회 목회자가 직접 나서서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십대의 셔틀’이란 사역팀을 통해 학생들이 부담 없이 목사님과 교회의 문을 두드리고 있어 큰 귀감이 된다. ‘십대의 셔틀’이 일구어가는 ‘다음세대’ 사역이 기대된다.

 

후원계좌
부산은행 112-2061-1728-04 유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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