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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해를 위한 화해
탁지원 소장 takjiwon@hdjongkyo.co.kr
2016년 10월 07일 21시 29분 입력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 인터넷 커뮤니티단체 ‘일베’와 ‘이단’은 비슷한 구석이 많다. 상식과 소통의 부재의 면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우리 안에도 소통의 부재와 상식적이지 못한 일들이 적지 않다. 그로 인한 상처는 당연 앞의 것들보다 깊고 크다. 상식과 기본이 통하는 사회와 종교(교회)를 기대하기가 이다지도 어려운 건지 여전히 잘 모르겠다.

1. 규정
‘어떤 일을 고정된 규칙이나 방침으로 정함’이란 뜻의 ‘규정’이 이단과 맞물릴 때는 엄격함과 무거움이 더해진다. 세상의 것들과는 다른 영적인 부분이 더해지기 때문이다. 성경이란 잣대로 교회와 성도를 보호하려 이단을 규정하는 문제는 쉬이 이뤄져선 안 될 것이며, 기도와 더불어 오랜 기간의 검증을 통한 연구가 병행돼야 함은 물론이다. 이단에 대한 연구와 그 규정이 제대로 되지 않았거나 현저히 늦는 경우도 커다란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

2. 사면과 해제
‘지은 죄를 용서하여 형벌을 면함’, ‘규제나 금지 따위를 풀어서 자유롭게 함, 책임을 벗어서 면함’ 등의 뜻으로 쓰이는 각각 ‘사면’과 ‘해제’, 최근 여러 상황을 지켜보며 답답한 마음에 국어사전을 다 찾아봤다. 이번 호 마감 때까지도 각 교단 총회가 마무리되지 않았기에 그 결과들을 끝까지 지켜보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특히 커다란 이슈가 되고 있는 예장 통합 측의 이단 부분 관련해서는 더욱 그러하다. 최근 긴박하게 돌아가는 통합 측의 상황을 보면 새문안교회부터 시작해 그 교단에 오랫동안 몸담았던 자긍을 잃게 하기에 충분한 상황이 되고 있다.

예수의 화해 정신을 살려 이단 문제에 대해서도 화해 부분을 적극적으로 실천해야 한다고 하나 정치적 의도가 확연히 드러남과 동시에 우려의 목소리는 점차 확산되는 분위기다. 그 우려는 지난달 9일 확인됐다. 예장 통합 측은 임원회를 열어 특별사면(이하 특사) 대상을 최종 확정했다. 특사 대상은 예상했듯이 김기동(서울성락교회), 이명범(레마선교회), 변승우(큰믿음교회), 고 박윤식(평강제일교회) 등 4명이고, 총회장은 같은 달 12일 담화문을 발표했다. 담화문 발표 이후 특사 대상인 4곳의 교회에서 나와 소명의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뭐가 그리 급했는지 일사천리다.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적지 않고, 앞으로 예장 통합 측을 넘어서 한국 교계 전반에 불어올 후폭풍을 예상치 않을 수 없게 됐다.

*담화문 발표 현장에 다녀온 기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통합 측에서는 ‘사면’이라 하고, 이단들 쪽에서는 ‘해제’로 받아들이는 모양새란다. 왜 아니겠는가?

3. 과정
지금까지 진행된 상황을 간략히 정리해보면,
특별사면위원회(이하 특사위)는 이전에 ▲김기동 목사 ▲고 박윤식 목사(평강제일교회) ▲변승우 목사(큰믿음교회, 현 사랑하는 교회) ▲인터콥(최바울 대표) ▲이명범 목사 ▲재림교회(안식교) ▲김풍일 목사에 대해 이단성이 없다고 결론 내렸다. 이단 해제를 요청한 인물 · 단체 10곳 중 7곳에 면죄부를 주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단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 판단은 달랐다. 특사위가 요청한 건에 대해 심의한 결과, 사면 대상을 축소했다. 변승우 목사, 최바울 대표, 김노아 목사만 특별사면이 가능하다고 봤다. 그러나 이후 언급한 바, 김기동(서울성락교회), 이명범(레마선교회), 변승우(큰믿음교회), 고 박윤식(평강제일교회)씨 등 4명으로 특사 대상을 최종 확정했다. 이대위는 자문기구로 그 연구내용은 참고만 할 뿐 최종결론은 특사위가 내린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부분에 대해서 민감한 이단문제를 전문성이 담보되지 않은 비상설기구가 결정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견해가 상당하기에 이 또한 커다란 반발이 예상된다.

4. 유감
고린도후서 7장의 말씀을 보면 바울은 오해와 비방 속에서도 일치와 화해를 도모하고 있다. 사도의 자격과 권위가 있지만 성도들에게 간청하고 설득하고 있다. 서로 영향을 주고받은 사랑의 빚이 있음을 안다면 먼저는 겸손히 상대를 이해하고 먼저 화해의 손을 내밀어야 하는데 그 화해가 ‘화해를 위한 화해’가 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루터는 교회의 전유물이던 라틴어 성서를 독일어로 번역해 누구든지 하나님의 말씀을 알고 믿도록 했다.

최근 개봉한 <고산자, 대동여지도>라는 세상 영화를 보면서까지(김정호는 평생 온 나라를 돌며 만든 지도가 관군의 것이 되어서는 안 되고, 백성들이 공유하며 도움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번 일을 떠올렸던 것은 그만큼 공유와 이해라는 것은 어떤 일을 함에 있어 절대로 빠져서는 안 될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단 문제는 더욱 그러해야 할 텐데 교회와 성도들 앞에 어떠한 양해나 이해를 구하지 않고 밀실 야합의 형태로 사면을 결정한 것을 과연 한국교회가 화해의 모습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 의문이다. ‘화해를 위한 화해’, ‘사면을 위한 사면’이 아니라 진정으로 회개하고 한국교회 앞에 철저히 머리 숙여 다시는 잘못된 교리를 설파하지 않으며, 교회와 이단 사역자들에 대한 무조건적인 비판과 비난들을 하지 않겠다는 진정성 있는 반성이 우선 되어야 하는 것이 순서이지 않나 싶다.

아무튼 그 사면은 어떻게 이뤄졌는가? 이대위나 특사위에서 그저 책상 앞에 앉아 연구 자료의 검토 내지는 토론과 논의를 거쳐서만 진행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또한 네 교회들의 사과의 약속만 듣고 순진하게 공허한 메아리 같은 약속을 믿어보려 한 것은 아닌지. 그동안 숱하게 겪어왔던 약속의 파행을 기억한다면 지금이라도 특사 대상 교회 피해자들의 증언을 듣고 구체적인 검증과 더불어 각 교회의 문제점을 직접 발로 뛰며 확인해야 하는 절차를 거쳐야 했지 않나 싶다. 적지 않은 교단 소속의 뜻있는 목회자들은 “총회 특사위를 통해 이뤄지고 있는 이단 해벌이 전문성을 갖춘 교단 내 이대위 위원들과 어떤 원칙과 신학적 교감을 공유하며 접근하고 있는지에 대한 전반적인 입장과 지금까지의 과정을 오는 총회에서 공개적으로 밝히고 해명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더 나아가 “특사위의 월권 사실이 있었거나 혹 위법과 탈법이 있었다면 공개적으로 사과해야 할 것이며, 교단의 이단해벌에 대한 원칙 없는 입장으로 인해 한국교회에 혼란을 초래한 것에 대해서도 머리를 숙여야 할 것이다”라고 엄중히 요구하고 있다.

또 하나의 유감은 이단 해제 당사자들의 약속만 믿고, 향후 2년간 총회 차원에서 구성하는 ‘(가칭) 동행위원회’의 관찰을 받고, 필요한 경우 교리와 신학 등의 재교육과 신앙검증 절차도 밟을 수도 있다고 했지만, 과연 실효성이 있을까 하는 거다. 과거 김풍일씨나 인터콥, 다락방 등의 예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약속이 지켜진 적은 거의 없었다. 그들 존재의 이유 내지는 당위성이 부정되어야 할만치의 크나큰 회개와 결단이 필요할 텐데 쉽지는 않아 보인다. 부디 하나님께서 사랑하는 통합 측 교단의 위상이 이번 일로 인해 바닥으로 가라앉게 되는 것은 아닌지, 또한 위의 네 단체를 ‘이단’ 또는 ‘이단성이 있다’라고 규정한 타 교단의 입장이 전혀 고려되지 못했기에 교계의 질서가 조금이라도 손상되지 않을까 심히 염려스럽다.

5. 반론
우선 특사위는 이미 통합 측에서 이단으로 규정한 변 목사에게 이단성이 없다고 했다. 다만 지나치게 행위(열매)를 강조하는 설교와 은사에 치중하는 목회 행태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기성 교회와 교계 지도자들을 향한 무분별한 비판 행위도 지적했다. 이대위는 이를 받아들여 특사위가 지적한 내용을 변 목사가 인정하고 온전한 목회를 하겠다고 다짐하면 사면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 그러나 본지의 제보와 취재에 의하면 여태껏 큰믿음교회(현 사랑하는 교회)는 이단 내지는 이단성이 제기된 부분에서 한 발자국도 나아진 것이 없음을 확인할 수 있다. 문제가 된 은사에 치중하는 목회행태를 고치라고 하는 것은 그간 큰믿음교회 신앙의 본질적인 부분을 내려놓으라는 것과 같기에 결코 한국교회의 지적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쉽지 않다. 무려 10개 가까운 교단에서 “이단, 내지는 이단성이 있다”라고 규정을 해놓은 상태에서 다른 교단과는 문제에 대한 교감을 제대로 나눈 건지, 내지는 큰믿음교회의 최근 상황을 구체적으로 점검해본건지 등이 궁금하기만 하다. 시시콜콜한 것들에까지 예언이라는 이름 아래 예언학교를 운영하고, 큰믿음교회만이 온전한 교회인 양 때마다 외쳐왔으며, 그 와중에 계속되는 거짓말 논란과 이단 사역자들과 한국교회에 대한 맹비난 등 수없이 많은 문제점들이 도출됐는데 정말 이러한 모든 것들이 제대로 고쳐질 수 있을지 모르겠다.

김기동씨에 대해서는 얼마 전엔 현행대로 이단으로 규정하는 게 맞다고 했다가 이대위가 연구보고서에서 ‘김기동’과 관련해 “이단을 유지하되, 현 담임목사와 성락교회를 일정기간 ‘예의주시’한다”고 밝혔다. 이후 특사위는 ‘김기동’에 대한 이단해제를 결정한 것과 다름없는 결론을 내렸다. 현재 김기동씨는 아들(김성현)에게 신학과 교회와 관련된 모든 전권을 물려준 상태”라며 “김성현씨는 현재 귀신론이 잘못된 것임을 인정하고 한국교회의 지적을 모두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면서 말이다.

이명범씨와 관련해서도 이대위는 “이단을 해지하기로 하고 ‘예의주시’ 한다”고 했지만, 특사위는 이보다 더 적극적으로 사면대상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고 결국 사면됐다.

박윤식씨도 사면 대상에 포함됐다. 박씨는 당초 특사위 논의 단계에서 사면대상 여부를 결정하는 투표 결과 찬반 동수(4대4)로 나와 부결됐다. 하지만 임원회에서 사면 쪽으로 방향이 틀어진 것으로 보인다. 한 임원은 “박씨가 이미 고인이 된데다 평강제일교회 자체에 대해서는 이단이라고 판결 내린 적이 없다는 점이 감안됐다”고 설명했다.

- 문제는 성락교회와 평강제일교회의 긍정적인 변화에 대해서 본지나 한국교회는 전혀 들은 바가 없다는 것이다. 그 긍정적인 변화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밝혀주기를 바란다. 최근 본지가 성락교회 취재를 통해 확인한 바는 여전히 귀신은 제명에 죽지 못한 불신자 사후의 영이고, 모든 질병이 귀신에서 온다는 잘못된 교리를 가르치고 있으며, 매주 화요일, 목요일 ‘베뢰아신유성회’를 열고 있다. 문제가 되는 귀신 축사를 진행함은 물론이고, 세례는 침례의 본질적인 의미를 변질시켜 오해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말 성락교회가 회개하는 마음이었다면 축사집회나 김기동씨의 불신자 자체가 귀신이라는 주장 등이 이미 철회됐어야 했음에도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은 그들 약속이 신앙의 양심이나 진심에서 우러나온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여전히 많은 신도들이 귀신을 쫓는 특유의 은사집회에 미혹되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평강제일교회는 문제가 된 박윤식씨의 말씀 공부 등이 박씨의 사후 지금은 이뤄지지 않는지 등의 확인 여부가 필요하다. 이단 문제와는 직접적인 상관은 없으나 개인적으로는 선친이 소천한지 22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 사건에 직 · 간접적 관련이 있었던 교회가 그 당시 사건을 조직적으로 은폐는 시도했었으나 단 한 번도 사과나 유감 표명이 없었던 것은 그곳이 정말 교회 공동체가 맞는가 하는 생각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다. 물론 지금은 윤리, 도덕적인 부분들은 차치하겠다. 중요한 것은 교리적인 부분만큼은 반드시 확인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거다. 모두가 공감할 수 있을, 한 점 의혹까지도 풀어낸 이후에 사면을 검토하는 것이 타당하다.

이명범 목사의 이단 해제 이유도 원론적인 이야기 말고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지금은 완전히 김기동씨의 ‘귀신론’과는 무관한지, 그것을 따르지 않고 있다면 그간 아들과의 논란 부분 등에 대해 좀 더 명확하고, 구체적인 내용을 말해줘야 설득력이 있고, 정당성의 획득이 가능할 것이다.

6. 해제를 위한 해제 아닌, 진정한 화해
본지가 이단 해제를 무조건적으로 반대하자는 것은 아니다. 진정으로 회개하고 하나님 앞으로 돌아선다면 얼마나 기뻐할 일인가? 이단으로부터의 회복과 치유는 본지가 지향하는 가장 중요한 일들 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이번 일이 그렇게 간단하지만은 않고, 또 그렇게 진행된 것은 아닌 것 같아 간절한 염려와 고민을 안고 강력히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다. 진정한 화해는 무조건적인 해제에 있지 않고 명확하고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설득이 먼저 되어야 한다. 한 번 더 간절한 마음으로 아뢰고자 한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총회장을 위시하여 관계자들은 조금이라도 ‘손바닥으로 태양을 가리는 일’이 있었다면 하나님 앞에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인간의 생각이 아닌, 그분의 말씀에 기초하여 다시 한 번 이 문제를 직시하고 제대로 해결할 수 있길 바라마지 않는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하나님과 역사 앞에, 그리고 후손들 앞에 영원히 기억될 치욕으로 남게 될 것이다.

본지가 예수의 삶에서 넘어 설 수 없었던 지점은 「현대종교」가 시작되었던 처음부터였다. 그렇듯 본지는 언제나 보잘것없는 공동체였고, 지금도 늘 그러한 삶을 감추고 싶진 않다. 그러나 선친과 「현대종교」 공동체에 대해 누가 뭐라 해도 이 땅을 살아가며 변하지 말아야 하는 상식과 기본, 그리고 믿음만큼은 제대로 지켜왔으며, 그 자긍 역시 변함이 없다. 하여 믿어 의심치 않는다. 마지막 때에 하나님 나라에 분명히 안착하여 먼저 떠나간 선배들과 오래도록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내리라는 것과 하나님께 참 잘했다 칭찬받을 것임을, 예수의 삶을 쫓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예수와는 다른 역행의 삶을 살아가는 이들과는 분명코 다른 곳을 향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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