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집안이나 국가, 단체 따위를 이루어 살아가는 일(살림)과 달리 “안식일에 선을 행하는 것과 악을 행하는 것, 생명을 구하는 것과 죽이는 것, 어느 것이 옳으냐”는 질문을 던진 예수는 죽임으로 내가 죽고, 살림으로 내가 사는 것이라고 가르쳤다.
사역의 소회
이단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고, 사역자라고 하기에도 부끄러운 것이 많다. 본지의 살림을 책임지는 것과 말씀을 전하며 살아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해하는 이유다. 선친의 소천 이후 다른 선택은 없었다. 해야 했던 일도, 공부도 더는 붙잡긴 어려웠고, 선택의 여지없었던 이 일을 지금껏 이어올 수밖에 없었다.
이젠 (본지는 몰라도) 내가 서 있어야 할 자리를 점검할 때가 된 것 같다. 문제는 몸과 머리가 따라주질 않는다는 것이지만 올 한해 고민과 기도가 필요한 제목이다. 그저 직원들을 받쳐주며 지금처럼 본지의 살림을 책임지고, 때마다 강의 사역 등으로 교회를 섬기는 일을 지속하는 것만이 사역의 최선인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선친의 30주기까지 작년에 약속한 일들을 감당하는 것까진 무리 없겠으나 이후 사역의 방향성에 대해 처음으로 밖에서 바라보며 응원하고 있는 독자 제현의 지혜를 빌리고자 한다.
✽ 부디 그냥 지나치지 말고 여러 말씀과 의견들을 전해주길 바란다. 아울러 지면을 빌어 2020년 새로이 후원의 마음을 안고 함께해주고 계신 정기 회원과 한 번이라도 간절한 마음을 안고 섬겨주신 회원들, 그리고 독자 제현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본지를 시기하는 이들과 이단은 현대종교가 설마 이렇게 오랫동안 활동할 줄 몰랐을 것이다. 반전의 주인공은 본지가 아니라 바로 여러분들이다. 위의 고민과는 별개로 우선은 빚진 마음으로 교회와 성도의 심부름꾼 역할을 잘 감당토록 하겠다.
문 서 살 림
수년 전 섬기는 교회에서 외부 강사를 초청했더랬다. 강의 후, 강사의 판매 문서를 보고는 아내의 지인이 부정적인 말을 했단다(이해 못 하는 바는 아니다. 몇몇 강사들의 막무가내식 판매로부터 생긴 일들임을 잘 알고 있어서다). 아내는 본지의 문서 선교도 책 판매만을 위해서 사역을 하는 것으로 오해하는 이들이 많을 거로 생각했는지 지나쳐버려도 될 말에 힘들어했다.
하지만 이내 “책을 팔기 위해 사역을 하는 것이 아니고, 사역과 교회를 위해 문서 선교라는 이름으로 일하고 있음을 더 많은 사람이 알아주길 더욱 응원, 기도하겠다”라며 위로의 말을 건네준 적이 있었다. 어떤 강사가 말끔하게 강의만 잘하고 내려오고 싶지 않겠나? 강의 후에 구차하게 “사역이 어려우니 좀 도와 달라!”거나 “책을 구매해 줬으면 한다”라고 말하고 싶진 않을 것이다.
본지에는 여전히 도움의 요청이 많으나 본지를 위해 도움을 주는 일에는 여전히 인색하다. 그래서 직원들이 최선을 다해 만든 문서를 통해 귀한 실탄을 장만, 다음 싸움을 준비하고, 교회와 성도는 그 문서들을 무기 삼아 가정과 교회를 지킬 수 있다면 서로가 큰 힘이 될 텐데 그 일에 관해 설명하기가 지금도 어렵고, 앞으로도 쉽진 않을 것 같다. 하나님을 욕되게 하는 이들과의 싸움을 문서 내지는 물질로 흥정하자는 것이 아니다. 그럼 현대종교가 망해야지! 때마다 ‘아멘’, ‘할렐루야’만 외치지 말고 지갑을 열 때는 열어 주길, 아울러 문서 사역에 대한 오해도 말아주길 바란다. 교회의 건축 등 교회를 위한 일에 최선을 다하는 만큼 가끔은 이단대처 사역도 또 하나의 선교로 여겨주셨으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다.
또 하 나 의 살 림
또다시 세월호 참사로 인해 희생된 아이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고야 말았다. 지난해 말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의 아버지가 승용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다. 세월호 참사 이듬해 세상을 떠난 아버지에 이어 두 번째다. 그 외에도 여태껏 희생자 유가족들과 생존 학생들이 여러차례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했었다. 아이들의 죽음을 막지 못한 것도 평생의 죄책감으로 남아 있는데 이제 그 가족들조차 지켜내지 못한다면 어찌해야 할까.
올해는 세월호 사건의 최소한의 해결점이 마련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아이들이 떠난 지 6년 만에야 참사의 책임자들이 검찰에 고소,고발되는 나라, 그런 나라에 우리가 살고 있다. 매월 본지 발송 작업에는 이단에 자녀를 빼앗긴 피해자 부모님 중 몇이 참여하고 있다. 그들의 소망은 하나뿐, 순간 부모의 곁을 떠나간 아이들이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일이다. 이리 쉽고 단순한 일을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로 여기며 사는 이들의 간절한 소망이 반드시 이뤄지길, 그래서 그 가정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그저 밥상에 둘러앉아 함께 밥 한 끼 먹으며 남은 시간 못다한 사랑 나누면서 살아갈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그 리 고 죽 임 과 분 열
터진 입이라고 감히 하나님을 욕되게 하고, 이름을 망령되이 일컬으며 세상 정치를 교묘하게 교회에 끌어들이는 이들과 그런 이들을 지지하는 교회와 목회자들을 씁쓸하게 지켜보고 있다. 거기에는 예전 성도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았던 ‘어르신’이라고 불린 이들까지 동참하고 있다.
이단들 조차 그들과 선을 그으려고 하는 마당에. 이단은 교회를 분열시키려고 하지만 교회는 교단을 분열시키기도한다. 이단은 악의 축이긴 하나 서로가 하나 되기 위해 발버둥을 치지만 기독 정치 세력들로 인해 연합 기관은 무력화되고, 교회와 성도들은 둘로, 셋으로 쪼개지고 있다.
‘살림’과 ‘죽임’에 대해 생각하며, 예수와는 정반대의 길을 걸어가는 사람들로 인해 알게 모르게 죽이는 일이 많았던 작년과는 달리 올해는 살리는 일에 매진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길 소망한다. 여러 현장에서 좁은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는 이들이 적진 않으니 그것이 그리 어렵지만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