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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
현대종교 | 탁지원 소장 takjiwon@hdjongkyo.co.kr
2020년 07월 03일 08시 00분 입력

억울하게 죽어간 사람들이 있을 때 그 억울함은 누가 풀어줘야 하는 걸까. 가장 좋은 것은 억울한 죽음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미 발생했다면 최선을 다해 풀어줘야 한다. 죽은 자를 위해, 산 자를 위해, 그리고 이 땅에서 살아갈 미래의 사람들을 위해.

소망한다

# 장면 하나, 정의연 관련 문제의 파장이 쉽게 가라앉질 않고 있다. 어수선한 상황이긴 하나 여전히 중요하고, 기억해야 할 본질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세상을 떠나기 전에 기필코 일본의 양심선언과 사과, 그리고 배상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탁지원 소장
본지 발행인

  

# 장면 둘, 40년 전 빛고을 광주에서 벌어진 사건의 진실을 조금이나마 알게 된 것은 대학 1학년 때였다. 어떠한 것으로도 그 충격과 아픔을 표현할 수 없었던 기억이 또렷하다. 당시 광주는 다른 지역과 사람들로부터 얼마나 철저하게 고립되고 버려졌던가. 그 폐허의 땅이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항쟁 40주년을 지내며 부활의 소망을 안고 일어서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그때의 진실을 명명백백하게 찾아내고 밝히는 일이지 싶다.

당시 계엄군 중 단 한 사람이라도 나타나 진실을 말해주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소망한다. 광주의 진상이 드러나지 않는다면 40년이 아니라 400년이 되어도 우리는 죄인의 심정으로 살아가야 할 것이다. 진실을 찾는 노력에는 교회도 예외가 없다. 전두환씨와의 친분을 과시하며 거룩한 성전에까지 서게 했던 몇몇 교계 지도자들이 역사의 진실 앞에 한 발자국 다가갈 수 있도록 전도니, 간증이니 하는 그런 거창한 것 말고, 역사가 바로 설 수 있도록 설득과 노력을 기울여주길 바란다.

# 장면 셋, 현대종교 공동체의 기도 제목 중 고 탁 소장 테러 사건의 진실을 밝혀내고자 하는 것이 그간 멈춰진 적은 없었다. 당시 상황을 잘 알고 있는 대성교회(현 평강제일교회) 구성원 중 이 역시 단 한 사람만이라도 더 늦기 전에, 1994년의 진실을 밝혀주길 간절한 마음으로 바란다. 오래전 담임을 지낸 이의 양심선언과 이후 내부 고발자를 통한 평강제일교회의 이중성에 대한 제보, 아울러 최근에는 당시 살해범으로 지목됐던 임홍천씨와 교회와의 커넥션 의혹을 제보하며, 고 탁 소장 사건 관련한 문제의 해결점을 찾을 수 있는 녹음 파일까지 들려준 이도 있었다.

안타까운 것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을 제시했기에 진실을 알 수 있는 기회가 조금 더뎌지긴 했지만 언젠가 하나님의 방법으로 모든 진상이 밝히 드러날 것이라 확신한다. 제보자는 ‘우리 모두 괴물이 되어야만 진실을 알 수 있을 것’이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기도 했으나 굳이 그러한 방법이 아니더라도 멀지 않은 시기에 반드시, 그리고 명명백백하게 선친의 사건이 만천하에 드러나고 말 것이다.

✽ 이 세 가지의 소망들이 이뤄질 수만 있다면 더할 나위 없으련만.

상념으로부터 시작해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는 두 번째 기자회견을 통해 위안부 관련 시민단체 활동에 대해 “위안부 할머니들을 팔아먹었다”라는 비판과 동시에 “내가 왜 팔려야 하는가?”라고 절규했다. 그 일이 그저 개인적인 할머니의 울분이었는지, 아니면 그동안 밝히고 싶었던 근본적인 문제가 있었던 건지, 아직 알 길은 없으나 정의연 사태 등 모든 문제 제기들이 검찰 조사를 통해 한 점 의혹도 없이 드러나길 바란다. 자신의 주장을 부각하거나 드러내기 위해 남을 깎아내린다든지, 원하는 목적을 이루고자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거나 폄하하는 일이 부지기수인 시대를 살고 있다. 때로는 상대방이 원하지 않고, 동의가 없었음에도 그리할 때가 있다.

사역을 해오면서 필요한 것들을 얻어 내고자 허락도 없이 주변인의 삶과 상황을 마음대로 재단하고 편집하며 입맛에 맞게 말하고 비판하며 살아왔던 것 같다. 더 나아가 선친의 간증으로 원하는 것들을 얻으려 애써왔는지도 모르겠다. 간증의 모순은 말씀의 도전과 감동으로 하나님께는 영광, 우리에게는 기쁨과 삶의 변화로 이어져야 하는 데 다른 목적이 우선될 때가 있다는 것이다. 한 영혼이 천하보다 귀한 삶을 언급하면서 이단 피해자들에 대해 말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지 싶다. 사는 동안 부끄러운 일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차제에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회비(후원금)의 사용에 있어서도 누구에게도 부끄럽지 않고 투명하게 사용되어 졌는가를 스스로 묻지 않을 수 없다. 이 일이 몇몇 단체만의 문제는 아니겠고, 후원으로 운영되는 모든 단체가 마찬가지일 것이다. 건강하다고 자부하는 어느 곳도 털어서 먼지 안 날 수는 없겠지만 고사리 같은 손으로부터 한, 두 푼 모아진 회비가 투명하고 정직하게 사용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후원금과 관련해서는 결코 먼지가 나지 않도록 하는 것과 더불어 한 점 부끄럼 없어야 한다는 것이 이단 대처 사역만큼이나 중요하지 싶다. 할머니를 통한 상념이 귀한 다짐으로 이어지고 있으니 나쁘지만은 않으나 지금의 이 다짐이 쉬이 사그라지지 않도록 평생의 거룩한 숙제로 삼고자 한다.

제안 ( 이단 상담소에 보내는 편지 )

얼마 전 이메일 한 통이 왔다. 이단 상담소들에 보내는 제안을 담은 편지였는데 지면을 통해 소개한다.

평안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부디 코로나와 신천지 관련 문제들이 빨리 지나가고 해결됐으면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오늘은 한 가지 제안을 드리고자 편지를 보냅니다.

이단 피해자들이 반증 교육을 받는 데 필요한 비용에 관한 문제입니다. 상담을 할 때 상담비용(감사 헌금)을 지불하는 것은 당연하겠으나 이단에 빠진 피해자들을 구제하기 위해 상담과 교육을 받기 위한 비용을 교회나 기독교 단체 공적 비용으로 지원하는 것은 안될까 싶어서요! 자녀를 이단에서 빼내기 위한 저리고 아픔 가슴에, 또한 스스로 반증 교육을 받고 싶은 경우에도 먼저는 물질을 생각하며 갈등을 겪어야 한다는 것이 하나님의 품으로 돌아오게 하는 중요한 일에 가로막이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상담을 받는 순간에 비용이 우선 된다면 힘든 피해자 가정에 위로와 격려보다는 냉정함이 느껴지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듭니다. 이단 상담소 중에는 신천지에 빠진 이들의 반증 교육이 우선되기보다는 때로는 물질을 먼저 생각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안타깝습니다. 송구한 이야기이긴 하나 신천지에 빠진 제 지인도 상담소에 돈 갖다 바치지 말라고 이야기했다고 하니 이 역시 가슴 아픕니다.

앞으로 많은 이들이 이단에서 이탈하게 될 것이고, 그들에게 반증 교육을 해줘야 할 텐데 거기에 드는 비용을 기독교 단체 등의 공적비용으로 부담하고, 이후 그 비용을 이단 상담소에 지원한다면 더 많은 이들이 반증 교육을 받을 기회가 마련되지 않을까 하여 어렵게 제안해 봅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교육받는 이들이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겠으나 그들을 지원, 위로해주고 치유가 될 수 있는 따스한 곳의 역할이 감당되어야지만 더 귀한 회복과 치유의 역사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 같은 마음을 담아 편지를 띄우니 부디 오해가 없길 바랍니다. 아울러 평안하시길 소망합니다.

✽ 이단 상담소의 수고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위의 이야기들이 때마다 들려오니 편지를 보내온 분처럼 씁쓸할 때가 많다. 이 같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때다. 본지든 상담소든 간에 이단 사역을 하는 이들은 그 책무를 다하기 위해 남보다 자신에게 더욱 가혹하고 철저한 기준을 마련하고 적용토록 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애쓰는 것이 피를 나눈 친족뿐이라면 그것은 원시사회다. 혹은 혈통공동체가 중심인 중세 봉건사회이거나. 현대사회는 억울함을 조율하기 위해 보다 합리적인 합의 시스템을 활용한다. 법과 언론이 그 역할을 하기 위해 공공성을 부여받는다. 회자되는 저 엄숙한 ‘법 정신’과 ‘언론 정신’은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보살피라는 사회적 책무에 대한 표현이기도 하다. 사건의 시시비비를 가리는 이유는 단죄가 목적이라기보다 누군가의 죄로 인해 발생하는 억울한 피해가 다시는 없도록 하기 위한 것일 터. 그런데 지금 우리들의 사정은 어떠한가? - 시인 김선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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