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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종교 | 탁지원 소장 takjiwon@hdjongkyo.co.kr
2020년 09월 04일 09시 36분 입력

‘도적질’의 뜻과 의미가 물건을 훔치는 것에만 한정돼있다고 생각진 않는다. 누군가의 땀과 눈물이 서린 창작물을 가로챈다든지 허락 없이 글을 인용하는 것도 같은 선상에 놓여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누군가에겐 간단한 글이나 기사 정도로만 치부될 수 있으나 글을 쓴 사람에게는 그의 삶에 가장 중요한 일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당사자에게 허락을 받거나 내지는 출처를 밝히는 일은 그래서 중요하다. 아울러 최소한의 예의이며, 기본이기도 하고.

우리의 어머니와 아내들이 하루쯤

아내가 하루쯤 푹 쉬었으면 좋겠습니다. 그 하루는 아무 일도 없고, 아무 걱정도 없어 해가 중천에 뜨도록 늦잠도 자고 만족한 모습으로 한껏 기지개를 켤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나는 창문을 열어 아내의 얼굴에 비치는 햇살을 즐거워하며 아내가 좋아하는 따뜻한 아메리카노 커피 한 잔을 타다 줄 것입니다.

▲탁지원 소장
본지 발행인

  

그러면 아내는 참으로 오랜만에 내가 그토록 좋아하는, 그러나 한참 동안 못 본 함박웃음 가득한 환한 얼굴로 태어나 처음 마시는 커피인 양 행복하게 마실 것입니다. 아! 그런 아침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저녁엔 금방 한 밥으로 찌개 하나여도 맛있는 저녁을 먹고 느긋이 앉아 G 선상의 아리아, 첼로로 연주한 그윽한 선율, 그것이 아니라면 김광석의 노래도 괜찮고, 한웅재의 CCM 찬양도 좋겠습니다. 그 속에 눈을 감으면 그래도 우리에겐 건강이 있고, 소중한 아이들로 인한 소망도 있기에 가슴이 따뜻해지는 그런 저녁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나는 하나님이 들으시면 기막혀하실 꿈 반, 허풍 반의 장밋빛 내일을 웃지도 않고 아내에게 말할 것입니다. 그러면 아내는 수없이 듣고 그때마다 속았는데도, 마치 태어나 처음 듣는 이야기처럼 안경 속 두 눈을 반짝이며, 장난스러운 웃음 가득 즐거워 할 것입니다.

아! 하루쯤, 정녕 하루쯤은 아내가 코로나로 인해 어려운 회사 일도, 마음대로 안 되는 자식 문제와 누구에게도 말하기가 쉽지 않은 가정의 일도 모두 까맣게 잊고, 고난이 오히려 유익이라시는 이해 안 되는 말씀이 온전히 믿어지는, 짙은 어두움 속에서 푸근히 감싸시는 그분의 임재가 떨리도록 느껴지는 그런 밤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아! 어떤 근심도, 정녕 아무 걱정도 없이 아내가 하루쯤 평안히 쉬었으면 좋겠습니다.

✽ 예전에 잠시 섬긴 ‘새민족교회’라는 곳에서 함께 신앙 생활했던 이의 글이 지금껏 잊히질 않는다. 시간이 한참 흐르긴 했으나 소소한 그 감동을 한 번 더 나누고 싶어 조금 다듬고 각색해봤다. 아내는 물론이거니와 이 땅의 어머니들과 여성들, 그리고 본지의 여직원들에게까지 글로나마 감사와 위로의 맘을 전한다.

밑의 글도 지난번 ‘아직도 잡지를 보니?’라는 칼럼에 영감을 줬던 이(고경태, 한겨레 신문)가 이번엔 ‘신문을 버리며’라는 글을 썼는데 역시나 공감이 컸기에 ‘신문’과 ‘잡지’를 한데 묶어 본지의 상황에 맞게 정리해봤다. 이렇듯 이번 호는 각색한 글로 채웠다.

버리고 다시 움켜쥐며

1. 여러 신문을 구독 중이다. 교계 신문 역시 웬만한 것은 다 받아 보고 있는데 이렇게 매주 답지하는 잡지나 신문의 수가 적지 않다. 이 모든 것을 꼼꼼히 읽기에는 무리가 있으나 그래도 잡지를 만드는 사람이니 지켜야 할 예의가 하나 있다면 보내오는 신문 등을 아무렇지도 않게 폐기 처분하지는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매일 철저하게 신문을 챙기고, 어느 정도 내용을 들여다본 후에 폐기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믿고, 또 노력하고 있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신문이나 잡지를 만드느라 수고한 이들에 대한 존경심 때문이다. 이렇게 수고한 이들에 대한 예의를 갖춘 후에 신문과 잡지 역시 단순히 종이가 아닌 귀한 열매들이기도 하기에 한 번 더 감사의 맘을 곱씹어보고, 그다음에야 재활용한다.

별일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까지 이리 진지하게 늘어뜨린 이유는 사역과 상관없다고, 내지는 다른 언론이라고 쉽게 대하게 된다면 본지의 열매들 역시 다른 곳에서 같은 수모를 당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부디 땀 흘려 만든 모든 노동의 결과물이 사랑받기를 소망한다.

더 나아가 이단 대처 집회 후에 동정과 후원의 맘으로 독자가 되어주기보다는 작금의 마지막 때에 믿는 이들이 함께 감당해야 할 소명으로, 아울러 이단으로부터 교회와 가정을 지켜가기 위해 바로 아는 것이 필요할 테니, 그러한 이유로 월간지를 선택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여전히 희망 사항이긴 하나 그것 하나로 50년을 버텨 왔으니 조금만 더 그 희망을 붙잡고, 또 버텨보고자 한다.

2. 잡지 시장이 하루가 다르게 어려워지고 있다. 그래도 잡지보다 여러 이유로 ‘신문이 좀 더 낫지 않겠나?’ 싶다가도 ‘수명이 하루인 신문보다야 한달 수명인 월간지가 낫겠지!’ 등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면 결국 결론은 ‘도긴개긴’으로 정리가 된다. 그럴 때마다 급격히 우울해진다. 열악하기는 둘 다 매한 마찬가지. 신문도 신문이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잡지 시장이 녹록지가 않다. 창간되는 잡지보다 폐간 잡지가 늘어 난지는 꽤 됐다.

통계청은 2016년 말부터 소비자물가지수를 계산할 때 시대변화를 반영해 도시락, 현미, 휴대전화기 수리비 등은 조사 항목에 추가하고, 종이사전과 잡지 등은 빠진다고 발표하기도 했었다. 잡지 시장의 침체를 맞으며, 문제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오랜 시간 고민 중이다. 특히 오프라인에 기대던 일들이 코로나라는 직격탄을 맞으며 온라인에 집중하는 모습들을 보며, 본지 역시 피해갈 수는 없기에 이단의 온라인 포교에 대처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온라인 부분을 점검하고 강화하고자 머리를 맞대고 있다.

3. 그렇게 힘들고 고단한 마음이 전해져서인지 이따금 따스한 격려와 위로가 부메랑처럼 돌아오곤 한다. (섬기는 교회도 코로나로 매우 힘들 텐데) 개척교회를 이끄는 교역자부터 멀리에 있는 선교사, 내지는 유학생과 교민들을 위시해 청소년, 청년에 이르기까지 안부와 위로 차 연락과 선물을 보내주는 이들이 여럿 있기에 고마움이 크다.

때로는 따끔한 피드백과 조언을 건네주기도 하는데 그럴 때면 칭찬에만 익숙해 있고, 우쭐했던 마음에 긴장감 역시 커진다. 그런데 그것이 나쁘지가 않다. 월간지를 포함 해 (모바일)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그리고 팟빵과 유튜브까지 모든 일에 고삐를 당기고, 때마다 최선을 다하는 계기가 되어서다. 월간지뿐 아니라 진행하고 있는 (또는 진행할) 일마다 깊은 애정과 관심을 부탁드린다.


4. 하여 본지는 빚진 맘을 안고 여전히 열심을 다하고 있다. 더불어 독자들에게 진심 어린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지난번에 유일하게 구독했던 영화 잡지와 더불어 1년 동안 구독 신청을 호소해왔던, 그래서 어렵사리 구독하게 된 모 시사 잡지를 개인 사정으로 끊게 된 일이 있었다. 잡지 구독 연장의 결정이 그래서 얼마나 어려운지를 잘 알고 있다. 다시 독자 제현들에게 심심한 경의를 표하는 바이다.

온, 오프라인 모두 더 애쓰는 것으로 보답하겠다는 다짐을 하루에도 몇 번씩 되 내이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좋은 콘텐츠에 대해 무던히 고민하고, 근사한 결과물을 창출해 내는데 있다고 믿는다. 종이 잡지가 비록 미련한 매체가 될지라도 열심히 애쓰는 이들이 있고, 또 그 미련한 잡지를 구독해주는 이들이 있어 감사할 뿐이다. 진짜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했던 여름이 저물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도 그렇게 빠르게 저물었으면 좋겠다.

인용 보도를 하면 권위가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언론이 많은데 한심하고 부끄러운 일이다. - 언론인 최승호 - 최근 본지의 기사를 출처 표시 없이 인용하는 언론사들이 있다. 모든 기사에는 기자들의 노력이 들어가 있고, 그렇기에 저작권은 존중받아야 한다. 인용과 각색 투성인 부족한 칼럼에 반드시 출처를 밝히는 이유다. 부디 본지를 인용하거나 참조할 경우, 출처를 표시해주기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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