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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코로나 위드 현대종교
현대종교 | 탁지원 소장 takjiwon@hdjongkyo.co.kr
2021년 12월 03일 09시 18분 입력

동성애 문제는 물불 가리지 않고 문제를 풀고자 하고, 이단 문제도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식의 대처라도 하건만 교회의 부조리한 문제들, 거대 교회의 세습이나 교회 지도자 내지는 구성원의 물질과 성폭력 등의 문제에는 관대하거나 침묵하는 일이 잦다. 2021년 끝자락에 ‘새해에는 희망’ 같은 틀에 박힌 인사는 생략, 그저 스스로 강하고 냉철한 잣대를 손에 쥔 채 새해를 맞고자 한다.

2021 끝자락의 넋두리들

1. 손편지


‘이토록 많을 줄이야!’ 그간 받았던 편지에, 선친의 것까지 더해지니 족히 스무 상자는 넘어 보였다. 일일이 모두 살펴보진 못했으나 각각의 편지 안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있을까, 싶은 호기심이 내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한 달여 동안, 이전 정리로 애를 먹었으나 싫진 않았다. 새로운 처소의 이전만큼이나 이런 소소함을 누리는 즐거움이 생각보다 컸기 때문이다.

각각의 편지들이 문의 내지는 상담이든, 절절한 감사의 맘을 담은 편지나 안부를 담은 것이든 간에 사랑하는 이들의 정성 어린 관심이 담겨 있다고 생각하니 행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시대가 바뀌어 예전처럼 손편지를 주고받는 일은 쉽지 않아졌다. 이메일이나 댓글들이 그 몫을 대신하고 있긴 하나 손편지의 살가움을 대체하기엔 뭔가 허전함이 깊다.

2. 모든 것이 응원이 되어

이단 내지는 이단 옹호자의 악플이 많기에 본지는 댓글 자체를 좋아하진 않는 편이다. 그러나 응원의 메시지 역시 적지 않기에 늘 힘이 된다. 유튜브 채널 〈현대종교 TV〉 같은 경우는 불특정다수의 공간이기에 비종교인들도 많이 참여하는데, 그들 중 여럿이 때마다 응원의 맘을 더해주곤 하니 서로를 위해 잘 시작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악플도 생각하기에 따라 긴장이 풀린 마음에 고삐를 조이고 다지게 하는 역할을 하니 이 역시 나쁘게 만 받아들이고 싶진 않다.

아무튼 댓글들을 보면 종종 「현대종교」 공동체의 마음을 위로하고 쓰다듬어주며 오래전 기억들을 소환해주기도 해서 그런지 추억에 젖고 위로가 된다. 지난 목록 중 이단 제품에 관한 동영상 댓글만 해도 450개가 달렸는데 그중 앞에 몇 개만 소개해보고자 한다.

“학생 때 수련회에서 강의 듣고 넘 충격받았는데 30대 중반이 되고 어쩌다 유튜브로 뵙게 되니 참 반갑네요! 이단 제품 불매 영상에서 설명해주신 제품들, 그때 이후로부터 지금까지 불매 중입니다. 이래서 조기교육이 중요한가 봅니다.”
“고등학교 때 뵈었습니다. 그때 받았던 교육이 제가 대학교 입학 후 어머니가 신천지에 빠지고 회심하여 나오기까지 8년의 세월을 버티고 대처하는데 훌륭한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저는 종교는 없지만 충격이었습니다. 앞으로는 안 사야겠어요! 이 영상 안 봤으면 내일 시장 볼 때 모르고...^^”

등등 각각의 동영상마다 여러 댓글이 달리곤 하는데 응원의 메시지와 다짐, 그리고 소회 등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 외 눈시울이 촉촉해지는 일들도 적지 않다. 매일 칼럼을 통해 힘든 넋두리들만 쏟아내기에 이단 대처 사역이 힘들기만 한가, 오해하는 분들도 있으나 기도와 응원이 더 많았기에 연약한 이들이 이 일을 오랜 시간 감당해올 수 있었지 않았나 싶다.

3. 우리도 한때는 독자였던 적이 있었지!

그러고 보니 직원들도 한때는 독자로써 본지를 응원했던 때가 있었을게다. 보냈던 응원이 받는 응원으로, 또 받는 응원에서 보내는 응원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리라. 본지 편집국 조민기 기자의 경우는 초등학교 때 이단 강의를 접하고 나서 청년 때까지 이단에 관심을 갖고 지내다 결국 현대종교 기자로 입사하게 됐는데 그 일이 여태껏 신기할 뿐이다. 몇 달 전 하나님 나라로 떠난 故 장인희 기자도 그랬었고. 이러한 서로의 섬김과 나눔이 이단 사역의 원동력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러나 편치 않은 구석도 있다. 독자 중에서 마음이 떠난 이들이 적지 않아서다. 물질의 문제인지, 관심이 식어서인지 잘은 모르겠으나 아쉬움이 크다. 한 해 동안 나누었던 기사를 통해 독자에게 얼마나 잘, 내지는 겸손하고 충분하게 설명하고 전하려 애썼는가 싶기도 하고. 남아 있는 독자만 생각했지, 떠나간 독자의 마음을 자세히 들여다볼 기회가 없었던 것 같다. 시간이 갈수록 독자들이 하나, 둘 우리 곁을 떠나지 않을까 싶어 매주 금요일 업무보고 때 독자의 증가와 감소 표를 보며 안도와 두려움이 앞서곤 한다.

현대종교 독자의 삶에 작은 흔적을 남겨야 하는 일이 쉽진 않으나 누군가 말했듯이 기자의 좌표는 좋은 독자라는 말을 되뇌어 본다. 내년쯤 코로나가 끝나고 나면 사랑하는 독자들을 더 많이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처음 이 일을 시작했을 때를 떠올리면서 그 마음 잊지 않고, 애쓰고 또 애쓴다면 언젠간 더 많은 독자와 살갑게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4. 사무실 이전 이야기 3

이전 예배까지 드리고 나서야 모든 것이 마무리됐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수십 년 이상 모아온 자료와 책들을 한 달 만에 정리한 것만으로도 기적같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유행인 ‘미니멀 라이프’를 사무실에 적용해 필요 없는 물건들을 상당수 버렸음에도 끝없이 쏟아져 나오는 물건들을 처리하고 정리한 것이 그동안 했던 일 중에 가장 잘한 일이지 싶기도 하고.

선친께서 남긴 자료는 탁지일 목사와 기자들이 오랜 시간 동안 정리했고(앞으로도 계속 디지털화 작업이 필요하다), 그 외 청(소)년 시절의 사진과 편지들, 참 버겁기만 했던 군대 시절의 흔적들, 그런 때마다 커다란 위로가 되었던 가족의 사랑 듬뿍 담긴 편지 등 바쁘다는 핑계로 살펴보지 못하고 소환하지 못했던 추억들을 이제야 깊이 바라보게 되니 늦게나마 감사할 뿐이다. 시간이 흘러 다시금 ‘정리’라는 것이 필요한 시기가 오고, 현재의 삶을 돌이켜보게 된다면 더는 후회 없는 이야기만 나누어질 수 있도록 현재에 충실하는 방법과 삶부터 다시 배워보고자 한다.

‘살며 사랑하며.’

✽ 위에서, 그리고 지난달에도 꾸준히 담았던 사무실 이전 이야기를 다시 꺼내어 들었다. 이번 호가 끝일 테니 이해 바란다. ^^

5. 부전자전

앞서 이야기했듯이 족히 스무 상자가 넘는 선친의 서신 등을 정리할 땐 그의 땀과 눈물이 스며 있기에, 아울러 선친의 소천 이후 분주한 상황 속에서 살펴보지 못했던 것들을 하나씩 대강이라도 훑어볼 수 있었기에 그 의

미가 남달랐다.

신기했던 것은 선친의 습관을 빼다 박은 걸까? 선친의 자료를 모으고 관리하는 습관들이 지금의 나와 너무도 닮아 있어서다. 집회에 모인 인원과 날짜 등 집회 관련 일기 내지는 메모를 남긴다든지 주보나 집회 포스터를 모으고, 수첩에 깨알 같은 메모를 남기는 습관들과 바쁜 중에도 편지마다 일일이 답신을 하고, 한 사람이라도 더 교제하고자 애썼던 것이 그러하다.

심지어는 동일인에게 시간의 차이만 있지, 둘이서 나란히 받은 편지들도 적지 않았다. 그와 닮은 것들을 찾는 즐거움은 컸으나 한편으로는 애달픔조차 닮은 것 같아 맘이 편치만은 않다. 故 한경직 목사에게 각각 편지를 보내고 받은 글을 소개하며 끝을 맺고자 한다.

“탁 선생께. 편지 감사합니다. 퇴원하셨다니 더욱 기쁩니다. 탁 선생 하시는 일 뒤에 여러분들이 계십니다. 용감히 싸우세요! 1992년 성탄절 영락교회 한경직 배상”
“친애하는 탁 선생! 보내주신 편지를 잘 받았습니다. 아버지의 뜻을 이어 현대종교를 계속하신다니 실로 감사한 일이며, 돌아가신 아버지에게도 큰 위로가 될 줄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부족한 친구가 부친님 생존 시에 잘 도와드리지 못한 것을 참회합니다. 하나님께서 축복하여 주실 줄 믿습니다. 주안에서 귀 가정에 평강을 빕니다. 1994년 3월 29일 남한산성에서 한경직 배상”

6. 그리고 메리 크리스마스

아무쪼록 올해도 작년에 이어 모두들 힘든 일 많으셨을 테니 성탄만큼은 우리 주변의 이웃들을 한 번 뒤돌아본 후에 평안히 보내시길, 그리고 근사한 연말 되시길 간절히 소망한다.

살면서 좌, 우로 치우치지 않는 삶을 사는 것은 불가능하겠으나 적어도 저지른 실수나 한계에 대해서만큼은 빠르게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가 중요하지 싶다. 자신의 생각과 믿음이 세상 유일한 잣대가 되는 어리석음도 범치 않도록 (개인적으로나 공적으로) 더욱 애쓰며 사는 새해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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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지원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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