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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에 관한 단상
현대종교 | 탁지원 소장 takjiwon@hdjongkyo.co.kr
2022년 06월 03일 08시 30분 입력

지난 한 달간 지인 목사 네 사람의 궂긴 소식이 전해졌다. 아울러 함께 운동했던 동갑내기 친구의 아내와 12년을 가족처럼 지낸 반려견도 곁을 떠났다. 선친의 죽음 이후 이렇게 강렬하게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또 있었나 싶다.

내담자


‘(앞부분 생략) 상담을 맡은 기자들은 취재 등으로 인해 외근이 많고, 저는 여전히 할 일 없이(?) 늘 바쁘기만 합니다. 상담을 하실 거라면 방문 상담보다는 짧게 정리를 해서 이메일로 먼저 보내주신다면 더 좋습니다. 그렇게만 해 주셔도 충분히 상황을 파악하고 도움을 드릴 수 있으니까요! 상담이나 문의는 언제든 환영이고, 이단이나 문제성 단체에 대한 제보도 가끔 부탁드립니다.

현대종교에는 매일 전화와 이메일, 문자 등을 통틀어 하루에 50여 통 가까운 연락들이 쇄도하고 있답니다. 여러분들은 그저 한 통이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반대로 저희는 밥 먹을 시간조차 없이 바쁠 때도 있어요. 하지만 「현대종교」의 식구들은 “상담자들은 모두, 각기 다른 사람들이니 한 분 한 분 최선을 다하자”라는 생각으로 노력하고 있답니다. 서로를 배려하는 것이 필요하고, 그것이 아름다워 보여요! 그러니 당신께서 간단명료하게 상담을 하신 것은 매우 잘한 일입니다.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하시면 도무지 정리가 안 되거든요! 내담자들이 알면 좋을 것 같아 우리 기자들 몰래 귀띔 드립니다. (뒷부분 생략)’

예전 칼럼 중 일부를 담아봤다. 지금도 하루 평균 간단한 질문 포함 열 건 정도의 상담을 하고 있다. 본지 상담실과 이사장, 그리고 직원들의 공과 사적인 상담까지 합친다면 하루 50여 건 내외의 숫자가 부풀린 숫자만은 아니라 본다. 만일 본지가 상담료를 받고 사역을 했다면 빌딩 몇 채 정도는 짓지 않았을까 하는 농담을 하곤 하는데 아무튼 이러한 상담 사역은 그동안 받은 사랑의 빚진 마음을 갚는 의미도 있기에 더욱 감사하게 임하고자 한다.

허나 기쁜 마음으로 상담을 하는 중에도 부러 시비를 걸고자 연락을 한 건 지 도통 알 길이 없는 사람들과 아무런 내용도 없이 하염없이 중언부언하는 이들을 만나는 일은 여전히 고단하기만 하다. 아울러 자기소개도 없이 본지를 흥신소나 해결사처럼 여기며 다짜고짜 질문들을 퍼붓거나 하고 싶은 이야기만 내뱉는 사람들과의 상담은 자괴감까지 느끼게 한다.

내담자의 생각과 다른 답을 듣거나 답을 얻지 못할 때는 비아냥과 실망을 토로하기도 한다(내지는 저주를 퍼붓기도 한다). 그럼에도 본지의 주요 사역 중 하나인 상담을 통해 회복과 치유의 힘을 얻는 이들이 대다수라 믿기에, 답이나 방향을 제대로 제시해주지 못할 때도 있으나 열심히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 그리고 격려와 위로를 더 해드리는 것으로 문제의 해결점에 좀 더 근접하고자 한다.

상담자

- 영화 <변호인>을 다시 떠올리며 -


노무현 전 대통령과 관련된 실화를 모티브로 한 영화 <변호인>에 대해 다룬 적이 있었으나 다듬어 한 번 더 소개하련다. 최근 한승헌 변호사의 소천이 이유가 되겠으나 이번에 상담 관련 이야기를 담고자 하는 중에 왠지 모르게 영화 속 주인공의 간절함이 맞물렸기 때문이다. 무튼 故 한 변호사는 사회적으로나 여러모로 크게 귀감이 되었던 인물이었다. 직접 만난 적은 없으나 필자의 가족에게 도움을 주었던 일을 들은 적이 있기에 관심을 두고 있었다(고인에 대해서는 뒤에 좀 더 소개하련다).

무튼 위 영화는 흥행도 중요했겠으나 사회문제에 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자 했던 것이 영화 제작의 목적이지 않았나 싶다. 하는 일 때문에 늘 교제하고 있는 변호사라는 직업이 변호사 자격증 소지자를 뜻하는 것이고, 변호인은 법률적 도움을 주는(변호사 포함) 사람을 칭한다는 것을 알게 된 것도 영화를 통해서였음을 말한 바 있다. 그런데 영화에서 보여준 것은 변호사의 ‘진정성’에 다름 하지 않다.

진정성이란 진실한 마음과 행동이 일치함을 뜻한다. 모 변호사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변호사는 법정대리인이란 호칭 외에 상담자라고도 불린단다. 상담자는 심리적인 문제나 고민이 있는 사람의 말을 들어주고 공감하며 조언해주는 것인데 진실한 마음 없이 진실한 상담은 불가능할 것이다.

전통적 의미에서의 변호사의 역할은 법정대리인과 상담자 역할 모두를 포함한다고 볼 수 있다. 필자도 의뢰인으로서 법률적 문제라는 외부적 사건 외에도 심리적 고통이라는 내부적 사건을 마음에 품고 변호사와 교통하고 있다. 그러나 요새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유명 로펌의 변호사 등 상당수의 역할은 외부적 사건만 다루는 법정대리인에 국한돼 있는 것 같다.

의뢰인의 법정대리인으로서 사건, 사고를 잘 처리하는 능력에 더해 내면의 아픈 소리를 진심으로 들어주고 안아준다면 이는 더 좋은 변호사, 나아가 ‘변호인’으로의 첫걸음이 될 것이다. 영화 <변호인>이 일 처리에만 유능한 변호사를 다뤘다면 천만 넘는 관객의 호응은커녕 별 감동도 얻지 못했을 것이다. 유능한 세법 변호사가 국밥집 주인의 아픔에 공감하고 변호에 나섰을 때 그는 변호사를 넘어선 ‘변호인’이 됐다. 진실한 마음과 행동이 일치하는 변호사의 진정성이 얼마나 큰 감동을 주는지 보여줬다.

유명한 변호사가 아닌 진정성 있는 ‘변호인’으로 가는 길이 쉽지만은 않은 것처럼 본지 사역도 교계나 세상에서 제법 알려지길 바라는 것보다는 진정성 있고, 진실한 사역자의 길을 걸어가야 함을 일개(?) 영화가 가르쳐준 것이다.

이번 칼럼을 쓰게 된 또 하나의 이유는 한 변호사를 비롯해 오래전 선친의 동역자이며, 변호사보다는 변호인으로 기억되는, 아울러 이단과의 소송에 늘 헌신적으로 협력해 줬던 故 이영환 변호사가 생각나서이다. 그리고 본지의 소송 관련해서, 또 책을 펴낼 때마다 법률자문으로 오랜 기간 함께해 주고 있는 김혜진 변호사와 박기준 변호사도 거기에 더하고 싶다.

앞에서 말했듯이 한승헌 변호사의 이야기를 조금 더 담고 마무리하련다. 그는 많은 이들에게 좋은 선생이기도 했는데 그가 했던 이야기 중에 “인권변호사라고 부르는 세상 사람들보다, 변호사 스스로 자신이 ‘인권변호사’라고 불리는 것에 경계하고 겸손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통한 울림이 컸다.

하여 많은 이들이 응원해 주고 기도해 주는 이단 대처 사역자라고 우쭐대지 말고 먼저는 이단 대처 사역자라고 불리는 것을 경계하며, 더욱 겸손한 사역을 하라는 권면으로 받아들이고자 한다. 심리적 고통을 안고 있거나 여러 정보가 필요한 이들에게 다시금 따스함과 간절한 마음을 안고 상담해야 하는 동기부여를 건네준 것 역시 감사한 마음이다.

‘펫로스 증후군’을 겪으며 주의해야 할 것 중 하나는 ‘동물 하나 죽은 것 같고 뭘 그렇게 유난인가?’ 내지는 ‘대신 다른 동물을 사면 되지!’ 등의 이야기를 하는, 전혀 상황을 인지하지 못하는 이들과는 가까이하지 말라는 것이다. 아마도 상대방의 아픔에 공감하지 못하는 이들을 멀리하는 것이 치유에 더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일 텐데 격하게 동의한다.

이번 일을 통해 잘 알지 못하던 사람들까지 간절한 마음으로 위로를 건네주었던 것에 반해 가까이에 있다고 생각한 이들의 무관심은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무튼 힘들고 어려운 이들에게 역지사지와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다가서는 것이야말로 기쁨을 배가시키고, 아픔은 반으로 줄일 수 있는 인간 사회 최고의 선물이 아닌가 싶다.

 

 

▲탁지원 소장
본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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